<정치를 만나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1.14 06:35:59
  • 호수 15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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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구세주 아닌 선진국형 정치 필요”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되면, 조기 대선이 열린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세대교체를 강조하면서 “개혁신당과 이준석 의원은 완벽하진 않아도 그나마 적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12·3 내란 사태 이후 한국 경제는 환율 상승·주가 하락·소비 둔화 등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기획재정위·운영위 소속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달 23일 ‘계엄 쇼크, 한국 경제 긴급 진단‘이라는 세미나서 경제 상황을 짚었다. 천 원내대표는 해를 넘겨 <일요시사>와 만나 12·3 내란 사태의 쟁점과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RP(환매조건부채권)를 매입해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시장이 완전히 안정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이 시장을 빨리 진정시켰기 때문에 실제로 시장에 풀리는 RP의 양을 줄일 수 있었다. 실제로는 많이 풀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서 “무제한으로 RP를 공급하겠다”는 신호만으로도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시장을 향한 약간의 눈속임이었다.

-미국은 지난달 18일 금리를 0.25% 인하했고, 우리는 오는 16일 금리를 결정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판단은 유보하면서, 추경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금리는 한은 소관이다. 정치인들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 금리인하를 서두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우리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도 빠르다. 수십조원의 세수 펑크도 발생하고 있어 국가부채 규모를 늘리는 형태는 위험할 수도 있다. 추경을 하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한 부분에 핀셋 지원하는 제한적 형태로 사용해야 한다.


-미국 바이든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민주적 회복’을 수시로 강조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우리의 상황을 약점 삼아 보호무역 강화를 시도할 것 같은데…

▲역설적으로 한·미·일 연대를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2·3 내란 사태로 인해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생각보다 탄탄하지 않다는 의심을 사게 됐다. 미국 등 블루팀 국가들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워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정권을 인수하는 동안 외교적 노력도 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많이 끌려갈 것이고, 많은 것을 내줘야 할 것이다. 12·3 내란 사태를 일으킨 대통령이 적법하게 수사를 받고, 헌법재판을 통해 민주주의 절차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미국의 강력한 중국 압박은 고율 관세 부과 형태로 드러날 예정이다. 중국은 제3시장 수출로 이를 타개하려고 할 텐데…

▲과거엔 철강·석유화학·경공업 등 많은 분야서 가격경쟁을 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기술 경쟁력은 우위에 있었다. 지금은 중국의 기술 수준도 우리 수준 이상으로 올라왔고, 과잉 생산과 덤핑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중국 반도체가 미국의 압박 때문에 조금 주춤할 때, 우리는 반도체 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서 격차를 조금 더 벌려야 한다. 중후장대 산업의 인적 자원이 중장기적으로는 스타트업을 통해 AI·챗GPT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가도록 유도하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민주주의 정상 작동
전 세계에 보여줘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이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났을 것이다. 어느 정권이든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맞다.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내로남불 격으로 0원으로 다 자르고, “사용 명세를 내놓지 않으면 복구하지 않겠다”고 할 일이 아니다. 특활비는 조금씩 줄이면서, 사후점검이 가능한 예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화가 나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도 선을 넘었다.

-소추위원단이 탄핵 심판 소추 사유서 내란죄를 제외했고, 국민의힘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헌재는 소추 사유가 대통령을 파면할 만한 중대한 위헌·위법인지 판단한다. 무슨 죄인지 판단하는 것은 대법원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다. 공무원이 음주 운전을 하면, 형사처벌과 징계처분을 받는다. 징계를 할 땐 처벌 수위를 따지진 않는다. 대통령 탄핵 심판도 똑같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비상계엄령을 일컬어 통치행위라고 주장한다.

▲통치행위도 위헌·위법이면 사법 심사 대상이 된다. 성공한 쿠데타를 한 전두환·노태우씨도 형사 처벌됐다. 실패한 쿠데타의 위헌·위법 사유가 있다면 당연히 심사 대상이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에 대해선 한덕수 국무총리 등 많은 사람이 국무회의·부서·국회 통지 등을 제대로 안 했다고 말했다. 국회의 정치 활동을 금지한 포고령 위반도 누가 봐도 위헌이다.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날이 진지하게 커지고 있다.

▲정당해산심판은 정부가 청구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어야 실제 논의에 불이 붙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감싸고,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까지 몸을 던져 방탄하면, 정말로 위헌 정당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당해산심판이 진행된다면, 헌재도 “이 정도 되는 정당을 해산해야 하나” 싶다가도, 해산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굉장히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심판을 통해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는 것이 보다 맞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대로 가면 해산당해도 할 말 없는 정당의 모습이란 것이다. 굉장히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

“윤 대통령 몰락 가시화
이와 적대적 공생도 끝”

-“2030 남성이 촛불시위서 잘 안 보인다”는 평이 있고, “2030 남성의 무당층 비율이 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더러 있는데…

▲나라를 위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싶단 마음은 같을 것이다. 시위 참여가 열정을 재는 유일한 잣대는 아니다. 20대 남성 중 상당수는 군 복무를 하고 있다. 집회서 국민 개개인이 개별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다른 어젠다들이 함께 소구되는 경우도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복잡화·고도화됐다. 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하나의 어젠다를 위해 깃발을 든 구세주는 등장할 수 없다. 우리는 지난 대선서 ‘공정과 상식’이란 깃발을 든 윤 대통령을 우리의 구세주로 삼았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게 허구였단 것이 드러났다.

이젠 국민 앞서 발가벗겨진 정치 전문가가 복잡한 사안을 조율·타협·결정하는 선진국형 정치를 할 때가 온 것 같다. 개혁신당이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도 영웅보단 합리적·실용적으로 정치하는 사람이 나올 때가 됐다고 평가해주실 수도 있다.

-탄핵이 인용되면, 조기 대선 정국이 시작된다. 개혁신당의 목표와 각오는?

▲저희는 스스로 “유연하고, 합목적적이며, 진영논리에 빠져 있지 않다”고 평가한다. 개혁신당은 쌓아온 역사도 적고, 국민께서 보시기에 어떤 어젠다를 추구하는지 불분명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번 대선서 “대한민국의 확고한 진영 대결을 넘어 세력·세대교체를 통해 조금 더 진일보된 정치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국민적 열망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이 파멸적으로 몰락했기 때문에,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적대적 공생도 끝날 것이다. 국민께선 윤 대통령을 몰아낸 후엔 171석을 보유하고 견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이재명 정권 탄생을 섬뜩하게 느끼실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역사의 한 바퀴를 확 굴리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국민께서 이번 대선서 ‘신 40대 기수론’을 세대교체의 장으로 사용하실 수도 있다. 세대교체를 원하신다면, 개혁신당과 이준석 의원은 현재 선택지 중 완벽하진 않아도 그나마 적합한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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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