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공천개혁 외치는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권력이 권력 재생산 구조 깨야”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한국의 정치현실을 언급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공천을 위해 줄 서는 이들, 말만 잘 듣는 이를 걸러내야 한다고 말한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금도 그들만의 리그를 타파할 다양한 방법을 연구 중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처럼 당 지도부에도 젊은 최고위원이 있었다. 바로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다. 정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외치는 인물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올바른 정치를 위해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요시사>는 김 전 최고위원이 생각하는 정치개혁과 정치인으로서의 목표 등에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고위원을 지냈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최고위원을 그만두고 나서 지도체제가 바뀌고 당에서는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비대위로 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국민이나 당원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최고위원으로서 도의적 책임이 있다보니 한동안 조용하게 지냈다. 

-90년생으로 정치세계에서는 젊은 축에 속한다. 정치에 뛰어든 이유는?

▲나름의 이기심도 있었고, 권력 욕심도 있었다. 이것을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에 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우리 사회가 좀 더 발전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전공이 환경, 에너지 분야인데 기후와 에너지 안보 분야는 2050년까지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국민에게 중요한 의제다. 지금은 정치권이 여기에 많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미래 이야기다 보니 당장 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치권에서 잘 접근하지 않는 분야다.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잘 녹여내고 싶다는 생각을 매번 했다. 또 최고위원을 하면서 정치개혁으로 권력이 권력을 재생산하는 구조를 깨고 싶다. 

-정치개혁을 어떻게 하고 싶다는 것인가?

▲우리나라 정치는 발전이 더디다. 시인이나 화가와 같은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이 심리적으로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연구한다. 반면 정치인들은 정치 본연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우리 사회가 발전을 거듭하는 데 정치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연구가 없다.

국민과 당원에게 선출 권한 돌려줘야
“중대선거구 제도로 개편 어렵지 않다”

일각에서는 직을 좇는 직업이라고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공천개혁이다. 지금까지는 당 대표 혹은 권력자가 되면 국회의원 공천권을 행사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능한 사람보다는 줄 잘 서고 말 잘 듣는 사람을 공천하던 게 정치권의 관례다.

-기득권을 타파해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정치가 발전 없이 계속 도태되고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기득권만 차지하고 밥그릇 싸움만 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런 것을 부수기 위해서는 국민과 당원에게 공천 권한을 돌려드려야 한다. 지역을 대표하고 나라와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지역 유권자가 뽑을 수 있는 구조로 개선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앞으로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치개혁을 위해 여야 젊은 정치인이 한데 모여 ‘정치개혁 2050’ 활동을 하고 있다

▲사실 공천개혁은 당내에서 해야 할 부분이다. 정치개혁 2050 활동은 당외에서 힘을 모아 바꿀 수 있는 의제들이다. 사실 우리 국민이 정치인을 선택하는 데 선택지가 별로 없다. 양당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국민의힘이 잘해서 뽑은 게 아니다. 민주당을 심판하기 위해서 뽑은 사람이 많다. 결국 여당이 된 현재 국민의힘은 국민의 입맛에 맞는 정치를 해서 메리트가 있는 당이 돼야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런 부분들이 너무 부족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논의 중인가?

▲선거구제 개편이다. 기득권의 문제는 결국 소선거구제에서 발생한다. 현재는 1등만 당선되는 구조다.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지는 30년 정도 됐다. 많은 전문가들도 다시 평가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시점이다. 이것을 4등까지 당선될 수 있는 구조로 바꾼다면 국민에게 더 충분한 선택지를 드릴 수 있다. 이게 바로 중대선거구제다.

‘1등만’ 소선거구제 개편 주장
‘4등까지’ 중대선거구제로 가야

이렇게 되면 후보 사이에서도 좀 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 바꾸기도 쉽다. 선거구제만 개편하면 되기 때문에 헌법 개정같이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여야가 합의하고 국회에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합의만 하면 개혁이 가능하다.

-정치 혐오가 심각한 이유는?

▲우리가 늘 이야기하면 옆집 아저씨, 이웃 아저씨들의 목소리를 국회가 대변하지 못하냐는 말이 나온다. 여의도는 섬이라고 많이 이야기하는데 결국 국민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해서다. 안타깝게도 우리 국회의 300명 중 그런 분들은 좀 적은 것 같다. 젊은 세대뿐 아니다. 대다수 국민이 정치인들 왜 저러냐. 상식을 대변하지 못하냐고 하고 있다. 동물에 빗대는 사람도 많다. 이러다 보니 혐오감이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 

-국민의힘이 청년 챙기기에 나섰는데 다음 총선에서 젊은 정치인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는 그들만의 리그가 있는 곳이다. 기득권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밥그릇을 누가 내주지 않는다. 과거의 선배 세대와의 싸움이다. 담론을 가지고 가치 경쟁을 할 수 있는 구조로 가는 게 좀 더 바람직하다. 그렇게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것이 좀 맞는 방향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꾸준히 보수당에 있었다. 보수당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국민의힘이 ‘민주공화정’이라는 헌법에 나온 가치를 좀 더 실현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 그러나 지도체제 변환 과정을 보면 사실 그렇지 못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비상 상황을 유발해서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국민이 이런 게 민주주의가 맞냐고 질문을 던졌을 때 그렇지 않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보수정당이 더 많은 국민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강정책과 헌법정신, 민주주의라는 메커니즘을 보다 더 잘 지키는 정당이 돼야 한다. 

-정치인으로서의 목표는?

▲정치적인 목표는 공천개혁과 선거구 제도 개혁이다. 정치인이 된 이후로는 먼 미래지만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뒤 앞으로 닥쳐올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적응과 대응이라는 방법을 적절하게 섞어서 집중해나가겠다. 

<ckcjfdo@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4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태풍의 눈’ 오세훈 차기 대선 로드맵

‘태풍의 눈’ 오세훈 차기 대선 로드맵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참패했다. 국민의힘의 수도권 참패 기류 속에서 홀로 승리한 오 시장은 국민의힘에 불어올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과연 오 시장은 성공적인 시정과 국민의힘 체질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지난 4일 오전 개표 결과, 국민의힘은 광역자치단체장 기준 서울·대구·경북·경남 등 4곳 수성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지지자들의 지원에 힘입어 최소한의 수성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졌잘싸’ 최소 수성 이로써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상 첫 5선에 성공했다. 오 시장은 48.94%를 득표해 48.34%를 득표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가까스로 물리쳤다. 방송사들의 출구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오 시장을 약 5% 앞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개표 후 13시간이 지난 시각부터 정 후보를 역전해 신승을 거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월 이후 역동적으로 중앙정치에 개입했다. 공천 과정에서는 후보 등록을 거부하면서 ‘윤 어게인’에 기반한 강경 보수 노선을 유지하려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에 반기를 들었다. 이어 당에 절윤(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선언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개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에 반대한다”는 등 절윤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후에도 오 시장은 당과 거리두기를 멈추지 않았다. 오 시장이 후보 등록을 거부하면서 요구했던 것 중 하나는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설치였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그러자 오 시장은 한동안 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 차림으로 현장을 누볐다. 그는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절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당 필승결의대회와 지난달 12일 진행된 서울시당 선대위 발대식 모두에 장 대표를 초청하지 않았다. 오 시장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절한 취지는 “마음은 고맙지만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오 시장은 지난 3월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모시고 싶다. 변신한 모습으로 지원 와 주시길 촉구한다”며 “국민의힘 자체가 중도 확장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오 시장은 서울시당을 배경으로 서울 내 자치구를 둔 의원들과 함께 선대위를 구성해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렀다. 그리고 5선에 성공했다. 오 시장의 승리는 정치학적으로 정치의 개인화 현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정치의 개인화는 정당 등 집단적 배경이 아닌 정치인 개인의 리더십 등 이미지가 정치 과정의 핵심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전통적인 지지 세력 외엔 국민의힘이라는 브랜드가 호감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권자는 국민의힘과 오 시장을 분리해서 평가한 후 오 시장을 지지했다. 국민의힘이라는 정당 브랜드가 오 시장에게 도움이 되기보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오 시장은 당과 거리를 두면서 개인 지지 기반이 잠식되는 것을 최대한 막은 셈이다.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된 경기 평택을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승리했다. 유 후보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지지 선언 외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언론이 주목한 핵심은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갈등·상호 폭로였다. 유 후보의 승리는 범여권의 내분 속에서 어부지리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뒤베르제 법칙에 따르면, 단순다수대표제와 소선거구제는 양당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와 조 대표가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유 후보를 상대로 여유 있게 승리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참패 속 홀로 선 오…당과 거리 두고 5선 신승 유 어부지리·한 자력 생존…장동혁 책임론 불씨 하지만 두 후보가 화합하지 못하면서 평택을 선거구도는 다당제로 전개됐다. 김 후보와 조 대표가 각각 일정한 경쟁력을 가진 채 분열했기 때문에 범여권 지지자의 표심은 사실상 양분됐다. 반면 자유와혁신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와 조 후보만 한 경쟁력을 갖지 못해 유 후보의 표를 결정적으로 잠식하지는 못했다. 김 후보·조 후보·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등 진보 성향 범여권 후보들은 각각 28.77%·27.44%·2.95%를 득표했다. 반면 유 후보는 34.83%를, 황 후보는 6.19%를 득표했다. 이 때문에 유 후보는 다수 대결 구도 속 승자가 될 수 있었다. 평택을 결과는 뒤베르제 법칙의 기계적 효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줬다. 단순다수대표제에서는 1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의석을 차지한다. 유 후보는 34.83%를 득표하는 데 그쳤지만, 범여권 후보들이 분열하면서 의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 범여권 후보의 분열은 뒤베르제 법칙이 기대하는 심리적 효과인 사표 방지를 위한 유력 후보 결집 효과 실현을 방해했다. 따라서 유 후보의 승리는 국민의힘의 조직적 승리라기보다, 범여권 분열과 단순다수대표제의 기계적 효과가 맞물린 결과에 가까웠다.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민주당 하정우 후보를 물리치고 신승했다. 이로써 한 전 대표는 오 시장과 함께 자력으로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 지난 2월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던 장 대표 등 당권파는 매우 치명적인 내상을 입은 것이다. 통상적인 정치적 관례대로라면 선거에서 대패한 당 대표 등 지도부는 일괄 사퇴의 길을 걷는다. 이후엔 비상대책위원회가 설치돼 당의 혼란을 수습한 후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선거 이전부터 “장 대표는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3일 SBS 선거 방송에 출연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나는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패배를 예고하는 출구조사 발표를 듣는 즉시 사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는 억울하다고 생각하면서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가 장 대표가 억울해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로는 “상당수 후보들이 장 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으므로 장 대표로서는 할 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지난 4일에도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장 대표를 강제로 사퇴시킬 수단은 사실상 없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청년 최고위원을 포함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하거나 궐위되면 지도부가 무너진 것으로 간주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치열한 혈투 치명적 내상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은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우재준 최고위원이다. 이들 중 신동욱·김민수·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반적으로 장 대표와 뜻을 함께하고 있다. 물론 구 친윤(친 윤석열)계가 장 대표의 거취를 어떻게 결정할지에 따라서 신 최고위원과 김재원 최고위원은 유동적인 결정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 친윤계로서는 장 대표를 섣불리 사퇴시켰다가 오 시장이 당권 장악까지 시도하는 더 큰 강풍을 맞이할 수도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동안 “구 친윤계가 장 대표를 사퇴시킨 후 신 최고위원을 얼굴로 내세울 수도 있다”는 설이 돌아다녔지만, 말 그대로 설로 끝났다. 장 대표와 구 친윤계가 충돌했던 지난 1~2월에도 충돌했던 핵심 요소는 절윤 등 노선 변경 여부였을 뿐, 장 대표의 거취는 아니었다. 인위적인 지도부 붕괴는 사실상 어렵다. 최고위 자체가 장 대표에겐 벙커로 작용하기 때문에 장 대표가 버티면 끌어낼 수 있는 정상적인 방법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대구·경북·경남을 수성했기 때문에, 대체로 이 지역을 기반으로 삼는 구 친윤계는 참패 속에서도 당내 발언권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반대로 대구에서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45.05%를 득표하는 등 핵심 지역 기반 대구에서도 예전과 다른 정치적 정서가 확인됐다. 따라서 구 친윤계로서는 “지역 기반 수성을 위해 당에 변화를 줘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과 “장 대표가 관례대로 사퇴해야 한다”는 판단이 교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하마평에 올랐던 신 최고위원 등 대안 인물을 찾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옹립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국민의힘은 ‘윤 어게인’ 정서를 등에 업은 강경 보수 세력과 영남권에 기반을 둔 구 친윤계가 양대 축을 형성한 과두적 구조에 가깝다. 이탈리아의 사회학자 로베르트 미헬스는 ‘과두제의 철칙’이라는 개념을 주장했다. 과두제의 철칙은 “조직이 커질수록 민주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미헬스가 지적했던 근거는 ▲관료화와 분업 ▲대중의 무관심과 무능력 ▲지도부의 권력 독점 등이었다. 이 중 국민의힘에 작용하는 것은 관료화와 권력 독점이라고 할 수 있다. 관료화로 인해 지도부에 권력이 집중되고, 지도부는 권위 유지를 위해 정보·자원을 통제한다. 구 친윤계 대안 옹립? 그간 구 친윤계는 “당의 이익보다 자신의 권력 자산을 보존하려고 한다”는 비판적 평가를 받아왔다. 장 대표가 구 친윤계의 사퇴 공세에 맞설 수단은 당헌·당규가 벙커로 만든 지도부의 견고함밖에 없다. 영남을 수성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역설적으로 큰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반이 영남에 과도하게 집중돼있기 때문에 연이은 선거 패배라는 외부적 충격이 발생할수록 당내 권력구조 강화로 회귀하려는 관성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구 친윤계에 대해서는 “당을 파벌·지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오랫동안 제기돼왔다. 서울시장 5선에 성공한 오 시장은 지금까지 구 친윤계와 장 대표 모두를 상대해 왔던 한 전 대표와는 다르다. 한 전 대표는 구 친윤계와 강경 보수 성향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 있었다. 그가 국민의힘 복당 이후 당권 장악을 거쳐 대권에 도전할 것이란 예상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복당은 역설적으로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복당하더라도 국민의힘 내 소수 계파인 친한(친 한동훈)계 수장에 불과하다. 목표로 삼을 당권·대권 도전을 위해선 당내 구 친윤계의 거부감을 누그러트릴 수 있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따라서 한 전 대표는 당선돼 자력 생존했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태풍 속의 찻잔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사상 최초로 서울시장 5선에 사실상 자력으로 성공한 오 시장이야말로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장 대표는 당 대표직 유지와 생존이 급박하기 때문에 수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당 대표이기 때문에 자신의 노선을 변혁하려는 모순을 저지를 수도 없다. 따라서 국민의힘의 차기 권력구도는 오 시장과 구 친윤계가 여러 쟁점을 놓고 충돌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몇 달 안으로 결정해야 할 논점만 해도 ▲장 대표 등 지도부의 거취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여부 및 위원장 임명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점 등이며, 이것들이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최고위는 장 벙커…영남 기반 구 친윤도 셈법 복잡 복당 벽 마주할 한…‘오세훈계’ 편성 당 흔드나 국민의힘 내 수도권 거점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무너졌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따라서 오 시장이 잔존한 수도권 내 비친한계 성향 중도보수계열 인사들을 규합해 오세훈계를 구성할 수도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광역자치단체장이 직접 정당 대표를 맡기는 어렵다. 오 시장으로서는 오세훈계를 구성해 참신한 개혁 이미지를 표방할 수 있는 대리인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그 대리인으로, 친한계로 알려졌지만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 당권파와 겨뤄가면서 오 시장과 호흡을 맞춘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과 서울 내 험지인 도봉갑에서 당선돼 서울시장 선거전에서도 민주당 정 후보 저격 활동에 집중했던 김재섭 의원 등을 거론한다. 이에 맞서 구 친윤계는 전통적인 논리를 동원해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이후 영남권 중심 구 친윤계의 논리는 “수도권이야말로 늘 국민의힘 선거 패배의 원흉”이라는 것이었다. 만약 오세훈계가 새롭게 편성된다면, 사안에 따라 오세훈계와 친한계가 구 친윤계의 공세에 공동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장 대표의 정치적 수명이 이 사태에 아예 참전할 수 없을 정도로 끝난 것은 아니다. 그의 정치적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변수는 이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관리 논란에서 나올 수도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선 재투표까지 주장하고 있다. 당장 직면한 참패의 여파를 수습하고 당을 뭉치게 하는 데 있어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위기를 통제 가능한 외부의 독립된 실체로 분리해 내부적 결집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강경 보수 집단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민의힘에선 오히려 내부를 겨냥한 칼이 될 수도 있다. 섬세하게 다루지 못하면 부정선거론의 영향력이 당 안에서 강해질 수 있고, 역설적으로 장 대표의 영향력이 강해지도록 돕는 생명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선은 대권에? 부정선거론과 장 대표의 영향력 유지가 겹쳐지면, 오 시장과 구 친윤계가 일시적으로 연합해 대응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에선 네 갈래 권력 투쟁인 ‘사국지’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크게는 영남·강경 노선과 수도권·확장 노선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이를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대구·경북 중심 구 친윤계 ▲지도부란 벙커에 있는 친 장동혁계(당권파) ▲친 한동훈계 ▲무계파·수도권 중심 친 오세훈계 등으로 편성될 수도 있다. 계파의 세분화 가능성 중심에는 오 시장이 있다. 태풍의 눈이 된 오 시장은 과연 성공적인 서울시정 수행과 국민의힘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오 시장이 대권에 시선을 두고 있다면, 두 마리의 토끼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