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신인규 정당 바로 세우기 대표

“보통 시민 힘으로 정치 새 표준 만든다”

[일요시사 취재2팀] 양동린 선임기자 = 신인규 ‘정당 바로 세우기’ 대표는 지난 2023년, 윤석열 대통령의 정당 사유화를 비판하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신 대표는 거대 양당 독과점 정치를 벗어나 보통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정치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와 함께 기득권 공화국의 해체와 대한민국의 정당 바로 세우기를 정치 신조로 내세우고 있다.

신 대표의 ‘정당 바로 세우기(이하 정바세)’는 한국 정치서 정당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한 노력이나 목표를 표방한다. 또 정당 이념, 정책, 지도력, 구조 등을 올바르게 정립하고 개선하기 위해 출범했다. 여기엔 정당 내부의 부패 척결 및 민주적 절차 강화, 국민의 요구에 맞는 정책 수립, 그리고 정치적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도 포함된다.

부패 척결
절차 강화

정당은 헌법 제8조에 따라 운영에 필요한 국고보조금을 받는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당에 지원된 국고보조금은 총 약 1조5000억원가량이었다. 우리나라의 정당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어디에 어떻게, 원래 목적에 맞게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 세금을 공돈 쓰듯 마음대로 쓰는 관행이 달라지지 않는 한 정당 운영의 민주화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정바세가 정치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다고 보고 있는 것은 각 정당들의 보조금 운영 실태다. 정당들은 해마다 수백억원의 세금을 국고보조금 명목으로 받고 있다. 이해관계에 휩쓸리지 말고 좋은 정책을 개발하라는 취진데, 정말 취지에 맞게 쓰이는지 외부 감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쟁점이 되는 이준석 의원의 개혁신당 정당보조금 사용 논란 등에 대해 <일요시사>는 신인규 정바세 대표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정당보조금의 부적절한 사용 실태에 대한 대책 마련과 분배 방식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최근 개혁신당 내홍 사태의 원인인 정당보조금 사용으로 허은아 전 대표가 이준석 의원 등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는데…

정당은 헌법기관으로 보호받고 자유권도 갖고 있어 내부 회계를 자세히 들여다본다거나 조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물론 1년에 한 번씩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감사하긴 하지만, 정당의 자유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세밀한 부분까지 다 들여다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최근 개혁신당 이 의원의 배임 논란은 내부 비리에 대한 제보보단 공익 제보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 보통 규모가 큰 당에서는 이런 일들이 덜 있는 편인데, 개혁신당처럼 적나라하게 벌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국민의 세금 마음대로 쓰는 관행
달라지지 않는 한 민주화 공염불”

왜냐하면 거대 정당에는 다수의 계파들이 모여 있고 계파들끼리 내부적으로 견제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혁신당의 경우, 이 의원이 사실상 대주주라고 표현되는 거의 1인 정당처럼 운영되고 있어 그의 의사결정에 대한 내부 통제가 쉽지 않은 구조적 문제가 있다.

보통 회사로 치면 1인 회사에서 개인이 법인을 소유할 때 돈을 착복하거나 제3자에게 이권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개혁신당 사례도 1인 주주 회사, 1인 소속 회사의 경우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허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만큼 반드시 수사기관에 의해 엄정하게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국내 정당들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목적에 맞게 제대로 쓰이는지 감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보공개 강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 같은데?

정당보조금에 대한 헌법 취지는 정당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을 보조하라는 것인데, 작금엔 본래 의미가 변질돼 최소한의 지원이 아니라 정당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은 게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정당들은 국가 예산 즉, 국민의 세금인 ‘국고보조금’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정당 수입원 중 국고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정당은 국고보조금을 정책개발비, 지방당 지원, 여성 정치 발전에 쓰고 남은 돈으로 인건비, 사무비, 조직활동비에 충당할 수 있다.

개혁신당
문제는…

당비가 아닌 국민 세금으로 정당을 운영한다? 기실 국가 예산으로 정당을 지원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닐 수 있다. 정치자금의 음성적 수수에 따르는 정치 부패를 막을 수 있고, 선거 비용과 정당의 운영비 지출의 증가 추세에 따른 정당의 재정적 압박을 완화하며, 정당 간 또는 후보자 간 자금 능력 격차의 해소로 공평한 경쟁을 유도해 유능한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등의 분명한 이점도 있다.

매년 수백억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정당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감사를 받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얼마든지 정당의 쌈짓돈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있다. 또, 감사원법에 따라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보조금이 교부되면 감사할 수 있지만, 양당 기득권을 포함한 정치권에선 정치 탄압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감사원법을 무력화해 왔다. 

정당의 공익적 측면에 대한 지원이라는 취지로 대다수의 국가마다 정당에 국고를 지원하고 있다. 국고보조금이 국민의 세금인 만큼, 투명하게 애초의 취지에 맞게 쓰였는지에 대한 회계감사는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보조금 관련 제 법규나 정당의 보조금 사용에 대한 사후 관리·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정치자금법의 전면적인 개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실제로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주요국들은 경상보조금 없이 정당을 운영하고 있고 정당 지원은 선거보조금으로 한정하며 영국에서는 정책 개발을 위한 목적으로 한정해 최소한의 보조금만 지급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제기된 개혁신당의 정당보조금에 대한 업무상배임이나 횡령 같은 경우 1인 기업서 나타나는 부패 사건과 한가지다. 그렇기에 제도 보완도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지금의 정치 현실에서는 제도적 보완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개혁신당의 문제는 부득이하게 검찰 수사로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느냐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국고보조금
내역 보니…

또 개혁신당을 이 의원이 사실상 독점하고 장악하고 있는 당의 구조는 내부 부정부패의 문제가 발생하기 아주 좋은 구조다 보니 헌법서 부여한 자율권을 누리고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으면서 정치 병폐로 이어지고 있다.


이 의원처럼 개인의 능력으로 열성 팬을 갖고 창당했을 때 그 당의 모든 구성원은 예속된다. 이번 사태가 정당 민주주의 차원서도 비판받을 점들이 많지만, 정당 민주주의라는 헌법 가치를 떠나서도 공당의 내부 부패 문제에 대해 엄정한 사법 처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국고보조을 지도부 회식비, 화환, 당원 단합대회 술값 등으로도 지출했다는 의혹이 있고, 허위 영수증을 이용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 비용을 정책개발비로 위장하는 사례도 있다고 하는데…

국고보조금이 아무런 용도 제한 없이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 문제다. 정치자금법 제19조는 보조금의 사용 용도를 인건비, 사무용품비, 정책개발비 등으로 열거하면서 ‘기타 정당 활동에 드는 경비’라고 명문화했다. 사실상 용도 제한이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러나 독일 등 대부분 국가는 보조금의 사용 범위를 명확히 하고 있다. 인건비나 임대료, 사무용품 등 정당 운영비는 당비나 후원금, 기탁금 등으로 충당하고, 보조금은 애초의 취지에 맞게 정책개발비 등 정당의 공익적 활동에 쓰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고보조금의 용도를 엄격히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또, 정당마다 당내에 감사위원회가 있는데 개혁신당의 경우는 위원회조차도 구성이 안 돼있다. 회계감사가 필수적으로 따라야 하는데 보조금에 대해 사후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을 관리하고 관할하는 국가기관인 선관위가 정당 내 내부 통제기구까지 관리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세밀한 회계감사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어떤 업무를 추진했다고 보고 시 사실상 형식적 감사에 그치는 게 지금 상황이기 때문에 내부 고발이나 증언이 없는 한 정당 내부의 회계 부정을 적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개혁신당이 공당의 형태로 다양한 정파들과 정당 민주주의를 지키면서 운영됐더라면 이번 같은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특수하게 1인 주주(이 의원)가 전체를 장악하다 보니 범죄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보통 해 먹어도 이렇게까지 지저분한 방법으로는 하진 않는데 1인 독과점 정당서 반민주성, 비민주성이 판치다 보니 이런 질 낮은 범죄 혐의까지 드러난 게 아니겠나?

우리의 정당보조금 제도가 얼마나 허술하냐면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라 선관위는 각 정당으로부터 보고받은 ‘수입·지출 명세와 증빙자료’의 열람을 공고하고, 공고일로부터 3개월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열람 기간이 끝나면 매년 가을 쯤에 <정당의 활동 개황 및 회계보고>라는 두툼한 책자를 발간하지만, 이 책자 어디서도 증빙자료는 찾아볼 수가 없다.

윤석열 정당 사유화 비판…국힘 탈당
매년 수백억 투입…감사도 받지 않아

여기서 첫 번째 불합리함은 유권자들이 3개월의 열람 기간에 선관위를 찾아가 직접 열람하지 않으면, 각 정당이 보고한 지출 명세와 증빙자료를 비교·검증할 기회가 전혀 없고, 심지어 열람 기간에는 복사나 촬영도 금지된다는 점이다.

유권자가 낸 세금으로 지급된 국고보조금의 지출과 그 증빙자료의 공개를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최소한 3∼4년 동안은 누구에게나 공개해 국고보조금 지출의 투명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국고보조금 제도는 ‘지급액의 상한 규정’ ‘사용 용도의 제한’ ‘회계자료의 공개 및 감사’ 등 세 가지의 방향으로 전면 개혁돼야 한다. 국고보조금의 상한을 정하고, 그 사용 용도를 정책개발비 등으로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정당 개혁이라는 연쇄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당의 수입이 지나치게 보조금에 의존함으로써 당원을 늘리거나 후원금을 모금하는 데 주력하지 않아 정당의 체질이 약화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나 독일의 경우와 같이 의석수에 따른 배분이 아니라 정당 지지율에 따라 배분하고, 국고보조금의 총액 제한과 상대적 제한을 두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상대적 제한은 보조금을 각 당이 모금한 후원금 이상으로 지급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고 이를 매칭펀드(Matching Fund)라고도 한다. 우리의 경우 당원의 당비와 국고보조금을 연동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나친 보조금 의존으로부터 나타나기 쉬운 정당의 체질 약화를 방지하는 한편, 정당 지지율을 근거로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정책 대결을 도모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국가 예산으로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이 허술한 관리 속에서 정당의 쌈짓돈처럼 운영되는 것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정당보조금 투명성 확보는 정치개혁과 관련이 깊다. 국회 차원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 같은데?

동일하게 수익지출 통장서 회계상으로 처리할 뿐이지 자금 흐름에 대해서는 감시가 이뤄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여성발전기금을 지급하면서 얼마를 쓰라고 하는 인센티브 형식의 보조금 제도를 다양하게 확충하고 있다. 정당에 지원금을 줄 때엔 여러 가지 조건이 있다. 여성, 장애인, 청년 등에 사용하라고 하는 건데 아직 사용에 대한 합의가 안 됐다.

여성 활동비
인건비 처리?

실무 현장에선 여성의 정치 활동을 대체로 인건비라고 하는데, 결국 많은 정당이 여성 활동비를 인건비 차원으로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인건비=여성의 정치 활동비’로 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집행하느냐에 대한 해석을 두고서는 상당한 딜레마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국가기관에서 규제한다기보다는 시민단체, 언론 등을 통해서 많이 알려야 한다. 회계 투명성이 확보돼야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

<haohao51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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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