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촛불집회 걱정하는 조경태 의원

“추모할 마음 없으면 순수한 추모 아닌 정치쇼”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까지 함께 열리고 있다. 정쟁으로 번진다는 것은 이미 예견된 바 있다. 이런 탓에 여야는 국정조사, 책임 소재를 두고 대치 전선을 이어오고 있다. 

한쪽에서는 촛불집회가, 반대편에서는 태극기 집회가 열린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추모에 진심으로 참여하는 것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드는 이들은 솎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매주 주말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추모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정치적 의도를 담은 분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해당 집회를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이 추모라는 구호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치적인 발언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이태원 참사를 과거 세월호처럼 정치 쟁점화하려는 모습입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세월호 희생자들의 방명록을 쓰면서 고맙다, 미안하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저는 그 부분에 대해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번 추모 행사·집회 역시 불순한 의도로 한다면 그런 사람들을 솎아내야 합니다.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지옥의 불구덩이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민주당 몇몇 의원도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국회의원은 선출직입니다. 일을 잘하든 못하든 4년이 보장돼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거기에 가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운운하고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출직으로 당선된 분들이 선출직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물러나라고 하는 게 이치적으로 잘못됐습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분들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태원 집회라는 명분하에 정치적으로 선동하고 악용한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태원 참사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는 현장의 지휘 라인의 초기 대응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조직은 하부 라인에서 보고와 정보가 올라와야 상부 라인에서 이것을 인지하고 대첵을 세웁니다. 이번 사태는 하부 라인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했기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됩니다. 국가가 없었습니다. 112 신고를 했는데 그 신고를 책임져야 할 당사자가 없었습니다. 

집회 참석 국회의원들 자기모순
“민주주의 파괴행위, 자격 없다”

-의원님은 국정조사를 반대하셨습니다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장관에게 책임이 있다면 물러나는 겁니다. 민주당은 결국 이태원 참사를 순수한 의도, 사건 사고를 예방을 하려는 의미에서 국정조사를 진행하는 게 아니라 정쟁화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납니다. 아주 불순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여실히 드러난 셈인데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 부분을 잘 살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민주당은 이런 책임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물으려 합니다

▲이 장관의 거취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사고가 일어났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모든 사람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장관에게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것은 저 또한 공감하는 바입니다. 다만 도의적 책임을 지기에 앞서 특수본 조사 이후 책임지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파면을 결정할 정도로의 업무상 과실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장관 파면부터 주장하고 나선다면 국조를 하는 이유가 뭔지 되묻고 싶습니다. 민주당 마음 속에는 이미 책임을 물을 대상이 정해져 있고 국정조사가 보여주기식에 불과한 게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민주당이 반이성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단 공개에 대한 의견은?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고 분열시켜 과연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유족 명단을 공개하고 안 하고는 저희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인 유족들이 선택할 문제입니다. 그전까지 언론과 정치인은 유가족의 선택을 기다려야 합니다. 

명단 공개는 아픔에 생채기 주는 꼴
이상민 장관, 물론 도의적 책임 있어

-몇몇 언론에서는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따져보면 세월호 때도 국민을 이용했습니다. 이번에도 참사가 터졌습니다. 우리 국민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남의 아픔에 생채기를 주는 행태는 부적절합니다. 유족들에게 전적으로 본인들이 애도를 표한다면 명단 공개를 하지 않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애도할 수 있습니다. 자꾸 우리 사회의 아픈 구석을 찔러 장기화시키는 정쟁에 이용해 뭘 얻을 수 있는지 의도가 궁금합니다. 

-경찰 수사로 충분하다는 뜻인지?

▲여론조사에서는 경찰 조사가 미흡하면 검경합동수사본부를 만들자는 게 아주 이상적이고, 이성적인 대안으로 보입니다. 국정조사는 수사권이 없는데 지금 국정조사를 할만큼 대한민국이 한가한 시기가 아닙니다. 국회를 맨날 노는 곳으로 인식하고 계십니다. 지금은 여야가 위기 상황을 극복해나가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책을 세우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동안 행정안전위원회 국회의원들은 뭐 했냐고 묻고 싶습니다. 꼭 사고가 벌어져야 허겁지겁 법을 만듭니다. 지난번 세월호 때도 많은 정치인이 노란 리본을 몇 년 동안 달고 다녔습니다. 노란 리본을 달았던 국회의원이 안전에 대한 법을 제대로 만들고 있냐는 말입니다. 쇼하는 모습을 정치인이 보여주는 건 올바르지 않습니다.


옆 나라 일본에서도 과거 수학여행을 가는 배가 침몰한 적 있습니다. 그분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어릴 때부터 수영을 가르쳐야 한다면서 생존 수영을 가르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수영장을 지었고, 현재 일본의 초등학교에는 수영장이 90% 넘게 보급돼있습니다. 일본을 우리가 그렇게 규탄하면서도 일본보다 못하는 정치를 하고 있는지 참담한 심정입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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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

미리 보는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선이 끝났다. 모두가 예상한 대로 승자와 패자가 뚜렷하게 갈렸다. 각 정당은 선거 결과에 따라 여당과 야당의 역할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선거를 치른 정치권은 숨 돌릴 새도 없이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지방 권력의 향방을 결정하는 지방선거가 채 1년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서 시작된 대선 정국이 마무리됐다. 2022년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했던 진보 진영은 3년 만에 다시 여당의 지위를 되찾았다. 보수 진영은 비상계엄과 탄핵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대선이 대통령 궐위로 치러진 보궐선거인 만큼 당선인은 인수·인계 기간 없이 바로 임기에 돌입했다. 또 한 번 정권교체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6개월,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한 지 60일 만에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9.4%,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2%,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였다. 지상파 3사(KBS·MBC·SBS)가 진행한 출구조사 결과와 차이를 보였지만 당락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서 본투표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의 투표자 8만14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0.8%포인트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는 이 대통령 51.7%, 김 후보 39.3%, 이 후보 7.7%였다. 출구조사와 비교해 이 대통령은 낮았고 김 후보와 이 후보는 더 득표했다. 이 대통령은 1728만7513표를 얻어 역대 대선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지만 과반 득표율에는 실패했다. 역대 대선에서 과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선관위가 지난 4일 오전 6시21분 이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하면서 이 대통령의 5년 임기가 시작됐다. 임기 개시와 동시에 국군 통수권을 비롯한 대통령의 모든 고유 권한이 이 대통령에게 자동 이양됐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2030년 6월3일까지다. 비상계엄부터 대통령 탄핵, 대선까지 숨 가쁜 6개월을 보낸 정치권은 대선 후폭풍에 직면했다. 문재인정부 이후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던 민주당은 3년 만에 여당으로 복귀했다. 민주당 단독으로만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범진보 진영(192석)으로 보면 200석에 육박하는 ‘거대 여권’의 등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 이어 대선서도 패배하면서 존망의 갈림길에 섰다. 당장 대선 패배 책임론이 불거졌고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이전투구 양상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범진보 진영과 비교해 107석이라는 ‘초라한’ 국회 의석수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차지한 이재명정부를 견제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3년 만에 정권 탈환 국민의힘, 총선 이어 또 졌다 대선 후폭풍이 걷히면 정치권은 또다시 ‘선거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3일 지방선거가 예정돼있다. 채 1년이 남지 않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지 않았다면 내년 지방선거는 윤석열정부 임기 중에 치러질 예정이었다. 윤정부서만 두 번의 지방선거가 열리는 셈이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열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윤정부에 대한 평가이자 대선 전초전 격이었을 선거가 이재명정부의 첫 대형 선거가 된 것이다. 이미 여당이 행정과 입법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서 지방 권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이재명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이른바 ‘절대 권력’을 손에 쥐게 된다. 가능성은 작지 않다. 대선 이후 몇 개월 만에 치러지는 선거서 여당이 진 적은 거의 없다. 바로 직전 지방선거서 국민의힘이 압승한 게 대표적이다. 2022년 6월, 윤정부 출범 한 달 만에 열린 지방선거서 국민의힘은 17개 광역단체장 중 서울·인천 등 12곳에서 이겼다. 민주당은 경기·광주·전남·전북·제주 등 5곳에서만 승리했다. 기초단체장 선거도 국민의힘이 완승했다. 전국 226곳 중 145곳에서 이겼다. 서울에서는 25개 자치구 중 17곳에서 승리했다. 2018년 지방선거서 서초구를 제외한 24곳에서 민주당이 이겼던 때와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열린 재보궐선거서도 7곳 중 5곳을 차지했다. 당시 이 대통령이 출마한 인천 계양을과 제주을을 제외한 대구 수성을·경남 창원의창·경기 성남시 분당구갑·강원 원주갑·충남 보령·서천 등에 국민의힘 깃발이 꽂혔다. 지난 지방선거는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고 불릴 정도로 네거티브가 난무했던 20대 대선 직후에 열리면서 당시 투표율은 50%를 간신히 넘는 낮은 수준이었다. 역대 지방선거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낮은 수치였다. 새 정부 탄생과 거의 동시에 치러진 만큼 ‘허니문’ 성격이 강했던 점도 국민의힘 승리에 영향을 미쳤다. 민심이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계엄·탄핵 보수 폭망 불과 3년 만에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대선 승리를 등에 업고 지방 권력까지 차지했던 국민의힘은 순식간에 야당으로 전락했고 민주당은 기세를 탄 상황이다. 이재명정부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지방선거 승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한 호흡으로 같이 나가려면 기울어진 지방 권력 구도를 돌려놔야 한다는 취지다. 내년 6월3일 열릴 지방선거는 대선 이후 1년 뒤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이전 허니문 선거와 비교해 기간이 긴 게 변수로 꼽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임기 초인 만큼 여당에 유리한 이슈가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두고 진행 중인 재판이 1년 내내 사회를 달굴 가능성이 크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월14일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대통령직을 상실하면서 불소추특권도 사라졌기에 혐의가 더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전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 심리 때부터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에 대해 철저하게 부인해 왔다. 재판서도 같은 태도를 보여 1심 선고까지는 1년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당선 수락 연설에서도, 취임사에서도 내란 종식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서 진행한 취임 선서에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이제 다시는 재발해선 안 된다.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 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현재 안팎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내수 시장은 ‘폭망’ 상태에 접어들었고 외부에선 관세 등으로 시장을 흔들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경제 이슈는 선거판을 늘 좌지우지했다. 텃밭 빼고 다 뒤집혀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먹사니즘’이라는 표현으로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 회복을 첫손에 꼽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가 재정 투입을 예고했다. 취임 선서에서도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돌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재명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다.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되겠다”며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겠다. 기업인이 자유롭게 창업하고 성장하며 세계시장서 경쟁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비상계엄 사태 극복과 경제 회복을 전면에 내세워 민심을 다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야당이 된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은 ‘견제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다. 의회 권력과 행정부를 장악한 이재명정부를 지방 권력으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총선은 2028년, 이 대통령의 임기 중반 이후에나 치러진다. ‘거대 야권’ 국면이 이 대통령의 임기 내내 지속된다는 뜻이다. 그사이 판을 흔들만한 대형 선거가 없기에 보수 진영으로선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총선이 지방의회 상황에 영향을 받는 만큼 국회 의석 상황을 바꾸려면 지방선거 결과가 중요하다. 문제는 내부 상황이 지나치게 어지럽다는 점이다. 보수 진영서 배출한 대통령이 벌써 두 번째 파면됐고 총선에 이어 대선까지 국민에게 외면받았다. 보수 세력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총선 때부터 나왔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선서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여준 윤 전 대통령 측 세력과 결별하는 과정서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둘러싼 혈전이 예상된다. 새 정부 1년 만에 맞대결 3년 전에는 여당이 압승 대선을 완주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의원은 비록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대선 기간 내내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결국 이런 상황을 모두 처리하고 난 뒤에야 보수 진영은 지방선거에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선 과정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선거에 임하거나 지지층만 믿고 막무가내식 행보를 보이면 총선, 대선서 이어 지방선거까지 3연패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대선과 8대 지방선거, 이번 대선서 각 정당 후보가 얻은 표를 보면 보수 진영의 상황이 얼마나 ‘최악’인지가 드러난다. 국민의힘 후보로 윤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이 대통령이 나선 20대 대선 당시 승부를 가른 건 ‘서울’이었다. 민주당은 선거를 치르면서 서울서 진 적이 많지 않았는데 2022년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로 민심을 까먹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50.6%, 이 대통령은 45.7%를 받았다. 표수로는 31만표 차이였다. 윤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전체 표 차인 24만7000표(0.73%p 차이)보다 컸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을 필두로 강원·대전·충청·TK(대구·경북)·PK(부산·경남)·울산서 승리해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지방선거 때에는 대선서 패했던 인천과 세종에서도 국민의힘이 이겼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국민의힘)이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무려 20%p 차이로 이겼다. 대선서 45.6%(윤 전 대통령) 대 50.9%(이 대통령)로 5.3%p 차이가 났던 경기도조차 48.9%(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대 49.1%(민주당 김동연 후보)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그로부터 3년 뒤 이번 대선서 국민의힘은 강원·TK·PK·울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서 졌다. 지역별로 보면 6곳에서만 김 후보가 이 대통령에 앞섰다. 국민의힘 텃밭이라고 불릴만한 지역과 보수세가 강한 지역서 선전했을 뿐 수도권과 표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충청권서 모조리 패배했다. 여러 차례 대통령을 배출한 전국 정당이 ‘영남당’으로 쪼그라든 순간이다. 안정론? 견제론? 발 빠른 인사들은 벌써부터 지방선거를 정조준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대선 패배 연설서 “저희가 잘했던 것과 못했던 것을 잘 분석해 정확히 1년 뒤 다가올 지방선거서 개혁신당이 한 단계 약진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어느 정도 승부가 예측됐던 이번 대선과 달리 내년 지방선거가 진짜 대결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개헌 국민투표 가능성 ‘동시에 진행될까?’ 이재명정부는 개헌을 할 수 있을까? 대선일로부터 꼭 1년 뒤인 내년 6월3일 열리는 9대 지방선거서 개헌 이슈가 다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선 이후 첫 대형 선거인 만큼 이날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하자는 의견은 대선 기간 내내 나왔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은 지난 4월 “2026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로 제7공화국의 문을 열자”며 “대선후보들은 개헌을 약속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정 회장은 “느닷없는 계엄령이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가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는지를 절감했다”며 “다가오는 대통령선거는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설 결정적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87체제’ 종말 초읽기? 그러면서 “개헌 시점은 늦더라도 2026년 6월이어야 한다”며 “이번 대선 이후 대통령과 국회의장의 협력 아래 정부가 지원하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에 부칠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대선후보 당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 등을 골자로 한 개헌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에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제안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