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김기현의 선택’ 강대식 최고위원

“이준석 포용, 덧셈 정치 필요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치열했던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끝나고 드디어 지도부가 제 모습을 갖췄다. 이에 따라 김기현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어느 인사를 지명할지 관심거리였다. 김 대표는 지명직으로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강대식 의원을 지명했다. 당 안팎에서도 놀란 눈치다. 의외의 인물이라는 점에서다. 이번에 지도부에 입성한 TK(대구·경북) 현역 의원도 강 의원이 유일하다. 

국민의힘 강대식 최고위원은 대구 동구 토박이다. 의원실에도 자신의 고향인 대구를 아끼는 모습이 역력하다. 창가에는 대구의 사계절을 나타낸 블라인드도 있다. 의원실 벽 한편에는 큼지막한 자신의 지역구 지도가 펼쳐 있다. 그만큼 대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진심이다. 

대구 동구청장 시절 행복은 주민과 자주 소통하는 게 전부였고, 그만큼 지역주민들을 찾아 한마디 한마디를 귀담아 들어왔다. 이후 강 위원은 유승민 전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을 물려받았고,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에 지도부에 입성해 반드시 지역정서를 당과 국회에 잘 전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요시사>가 강 위원을 만나 지도부에 입성한 소감, 국민의힘에 필요한 개혁, 총선 대비책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소감은?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얼떨떨한 기분이 들었다. 생각도 못 했다. 김기현 대표에게 전화가 왔다. 김 대표가 직접 연락해 꼭 맡아달라고 말한 게 내 마음을 움직였다. 고사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최고위원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마음을 다잡고,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당내에는 나보다 더 훌륭하신 선배나 동료분들이 많다. 그럼에도 이렇게 기회를 주신 게 감사하다. 이번에 임명된 만큼 윤석열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 내년 총선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는 생각과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다.

-유승민 전 의원과는 연락을 주고 받았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받은 뒤에는 연락한 적이 없다.

-이번 지도부서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당의 안정화다. 이전까지는 당의 분란이 너무 많고, 잦았다. 자꾸만 당이 혼란에 빠지면 국민이 보시기에도 상당히 불편하다. 당이 안정돼야 국민이 원하시는 일들을 지도부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 제안은 대구에 최고위원이 없고, TK(대구·경북)를 포함하더라도 이 지역을 대변할 현역 최고위원이 없어 보수 심장인 TK 현안이나 지역정서 등을 챙기라는 뜻으로 생각한다. 

김 대표 러브콜에 마음 움직여
“윤정부 국정운영 뒷받침할 것”

-최고위원 출마는 따로 염두에 두지 않았었나?


▲출마를 고민하기는 했다. 최고위원 출마를 두고도 현역 의원들끼리도 당내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비슷한 지역구를 가진 분들이 속속 출마하셨고, 결국 타이밍을 놓쳤다. 이 부분은 좀 아쉽다.

-시작부터 최근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의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김 위원 스스로도 반성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호남에 공을 들여왔다. 이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국민의 인신과 역행하는 일이 없도록 국민의힘 모두가 노력하겠다. 

-이번 지도부를 보고 일각에선 윤석열 친정체제가 공고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정일체 노선이 오히려 일방적인 관계로 변질될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는데…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당원이 당정 일체와 당정 융합을 통해 안정적인 국정을 이끌라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이 인사에도 반영된 듯 보인다. 당심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당정일체를 우려하는 분들도 상당수 있고 우려하는 지점도 잘 안다. 반대로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시는 분도 많다.

민주당은 거대 의석을 갖고 있다. 여소야대인 현 상황을 고려하면 당과 대통령실의 소통, 당정을 통한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떤 방식으로 대통령실과 소통을 하겠다는 것인가?

▲알려진 것처럼 당 대표와 윤 대통령이 한 달에 두 번 정도 정기 회동을 가지려 한다. 충분한 소통을 통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하는 게 목표다. 어느 때보다 당과 대통령실의 소통이 중요하다.

-이번 전당대회서 김 대표가 아슬아슬하게 과반 승리를 거뒀다. 나머지 당원을 어떻게 포용해야 할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 대표 후보님들 모두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선거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이 달랐지만 윤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은 모두 하나다. 문제는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한 총 투표율이 절반에 가까운 47%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누구 한 명을 배제해서는 하나된 당이라고 하기 어렵다. 김 대표도 안 의원과 황 전 총리 등을 만나 함께 하기로 뜻을 밝혔다.

-본래 개혁파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힘에 가장 필요한 개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김 대표가 강조한 것처럼 연대·포용·탕평, 이른바 연포탕 정신이 필요하다. 연포탕 정신의 실현은 객관적이고 능력에 적합한 공정한 공천을 하는 것이다. 김 대표뿐 아니라 당 지도부가 제대로 된 연포탕을 끓이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 믿는다. 연포탕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의힘이 하나가 돼야만 국민에게 사랑 받고,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 

유승민계? 개인적 관계는 여전
정치 노선 스스로 결단 내려야

-차기 원내대표가 누가 되느냐도 국민의힘 내의 중요한 문제다

▲무엇보다 차기 원내대표는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 선정돼야 한다. 민주당과의 협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교섭 능력을 바탕으로 윤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외에도 원내 의원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소통과 포용력이 필수 덕목이다. 

-이전 원내대표 선거서 비윤으로 불린 이용호 의원이 선전했다. 이번에도 비윤의 선전을 예상하나?

▲이 의원이 우리 당에 넘어온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비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 당에 소속된 호남 의원이다. 이 의원이 윤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유승민계로 불려왔다. 그러나 최근 천 위원장이 오히려 유승민계를 떠난 인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유 전 의원과는 18년 전인 지난 2005년부터 지금까지도 소중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천 위원장이 나경원 전 의원 관련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다며 개혁 성향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 등의 행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해당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

다만, 정치인이라면 개인적 인연과 다르게 정치노선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나는 계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는 누구와 친하다고 해서, 무슨 계파라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만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분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연판장의 경우 초선 의원 모임에서 선거가 너무 네거티브로 흘러가면 공정한 선거로 진행되기 어렵고, 당이 분열되는 상태까지 이를 수 있다는 선언적 의미다. 깨끗한 선거를 하자는 취지로 이야기를 들어 서명했었다. 사전에 모든 내용을 파악하고, 고민해 결정하지 못한 측면은 아쉽다. 

-내년 총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수도권 약세라는 비판을 어떤 식으로 이겨내야 할지?

▲당과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의 경쟁력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능력 있고, 경쟁력 있는 출마자를 발굴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당의 역할이다. 공천 부분도 상당히 신경써야 한다. 당 안팎으로도 우려하는 부분을 안다.

“계파만 나누는 모습 좋지 않다”
“자주 지역구 찾아 더욱 더 노력”

이번 지도부에게 총선 승리가 필수적인 만큼, 이런 논란들을 종식시킬 필요가 있다. 공천에서 여러 논란을 낳으면 당내서 분란이 생기고, 총선에 빨간 불이 켜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내년 총선에 이준석 전 대표 등 소위 말하는 반윤핵관 세력도 함께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 전 대표를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고 좋아하시는 분도 계신다. 뺄셈의 정치보다는 덧셈의 정치가 필요한 시기라 생각된다.

-이 전 대표와는 어떻게 알고 지냈나?

▲과거 배나사(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를 통해 알게 됐다. 당시 우리 지역은 교육 환경이 열악했다. 현재도 배나사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당시 이 전 대표가 우리 지역까지 와서 활동을 했었다. 그때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구청장으로 열심히 해왔다. 다른 점은?

▲구청장을 할 때는 지역에 찾아가 한 명 한 명 만나면서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코로나로 활동이 제한된 점이 아쉽다. 특히 거리두기 탓에 주민을 한 데 모을 수 없었고, 고작 3~4명으로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 점이 너무 아쉽다. 총선까지 1년여가 남았는데, 더 자주 들으러 가려고 한다. 

솔직히 쉽지 않다. 국회도 출석해야 하고, 지역도 찾아가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또 국회는 입법을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예산을 다루는 곳이기도 하다. 지역 발전을 위해 더욱 힘쓰고 싶다. 가끔 국회의원이 되더니 변했냐는 소리를 들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더 자주 지역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인 강대식은 어떤 사람인가?

▲ 대구 동구서 태어나 줄곧 동구서 자랐고 아직도 살고 있는 대구 동구 토박이다. 내가 하고 싶은 정치는 국회의원 신분을 떠나 막걸리를 한잔 마시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이른바 생활밀착형 정치다. 나는 돌아갈 곳도 대구 동구밖에 없다. 

-앞으로의 목표는?

▲내년 총선은 윤석열정부가 식물정부가 될지, 원활한 국정운영을 할 수 있을지를 가르는 상당히 중요한 선거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서 승리를 거두는 데 내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으려 한다.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서로가 연대하고 화합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총선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강대식 큰 역할 TK 숙원사업 드디어?

TK(대구·경북)의 오랜 숙원인 TK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지난 21일, 국회 국토위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는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한 첫 번째 문턱이었다. 

이날 국토위는 교통소위 회의를 열고 TK 신공항 특별법 3개 안에 대해 병함 심사를 한 뒤 위원회 대안으로 수정 가결했다.

이번 법안에는 ▲기부대양여 차액의 국비 지원 ▲(민간)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종전 부지 개발사업에 대한 인허가 의제 등 내용이 포함돼있다.

해당 특별법안은 소위 통과 과정에서 국민의힘 강대식 최고위원(대구 동구을)의 공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강 위원은 “TK 국민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특별법 통과를 위해 힘써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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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