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모텔 살인녀 김소영

20세 연쇄살인범 어떻게 살았길래…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최근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해 전국이 떠들썩한 분위기다. 이번 사건은 기존의 연쇄살인 사건들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범인이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젊은 여성이라는 점 때문이다. 연쇄살인범의 정체가 드러나자 사람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 객실에서 2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달 초였다. 모텔 직원이 객실 정리를 위해 문을 열었을 때 침대 위에 누워 있던 남성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객실 안에서는 몸싸움 흔적이나 외부 침입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사건 초기에는 단순 변사 사건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충격적인
사건 전말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사건 당일 피해자의 동선을 확인하는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 사실은 피해자가 사건 당일 밤 한 여성과 함께 모텔에 들어갔다는 점이었다. 모텔 폐쇄회로(CCTV)에는 두 사람이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특별한 다툼이나 이상한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프런트를 지나 객실로 올라갔다.

그러나 약 두 시간 뒤 상황이 달라졌다. 함께 들어갔던 여성 혼자 모텔을 빠져나오는 장면이 CCTV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해당 여성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CCTV 분석과 동선 추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 여성은 20대 김소영으로 확인됐다. 김소영은 피해자와 술을 마신 뒤 모텔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소영을 상대로 사건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곧 또 다른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비슷한 사건이 그보다 앞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 몇 달 사이 강북구 일대에서 접수된 변사 사건과 신고 기록을 다시 확인하던 중 같은 지역 모텔에서 발생했던 또 다른 사망 사건이 수사망에 들어왔다.

시점은 이번 사건보다 약 열흘가량 앞선 1월 말이었다.

당시에도 사건 장소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이었다. 객실에서 2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이 출동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피해자는 20대 후반 직장인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건 역시 외부 침입 흔적이나 격렬한 몸싸움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됐다. 사건 초기에는 단순 변사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사건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공통점이 하나둘 확인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확인된 것은 피해자와 함께 모텔에 들어간 인물이었다. CCTV 분석 결과 1월 말 발생한 사건에서도 피해 남성과 함께 객실에 들어간 여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동선을 추적한 결과 해당 여성 역시 김소영으로 특정됐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는 20대 남성이었고 사건 장소 역시 강북구 수유동 일대 모텔이었다. 무엇보다 사건 직전 피해자와 함께 있었던 인물이 동일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두 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수사팀은 김소영의 이동 경로와 통신 기록, CCTV 동선 등을 다시 분석하기 시작했다. 특히 두 사건 사이 시간 간격이 크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경찰은 이를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두 사건을 함께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음료에 약 섞어 남성 노렸다
현재 확인된 범행만 총 5건

이 과정에서 경찰은 사건 직전 피해자들의 행적도 함께 추적했다. 피해자들은 사건 당일 김소영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함께 모텔로 이동한 뒤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경찰이 수유동 모텔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망 사건을 함께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었다. 사건 발생 시점과 피해자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던 수사팀은 강북구 일대에서 발생했던 또 다른 신고 기록을 발견했다. 이번에는 사망 사건이 아니라 술자리 도중 남성이 갑자기 쓰러졌다는 신고였다.

지난 1월 하순 새벽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노래주점에서 119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내용은 “함께 술을 마시던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는 것이었다. 신고자는 남성을 깨워 보려 했지만 반응이 없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는 피해 남성이 의식이 저하된 상태라고 판단하고 응급 조치를 실시했다. 피해자는 3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당시 상황만 놓고 보면 단순한 과음이나 건강 이상으로 보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런데 신고자는 김소영이었다. 김소영은 구급대원에게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라 집 주소도 모른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남성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당시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모텔 사망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해당 기록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노래주점 사건 역시 피해자가 술자리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는 점에서 앞서 확인된 사건들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인물이 김소영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여러 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수사팀은 김소영의 이동 경로를 다시 분석했다. 모텔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도 김소영이 수유동 일대에서 남성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함께 이동한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은 노래주점 사건 역시 단순한 과음이나 건강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해자가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었다는 점은 앞서 확인된 사건들과 유사한 패턴으로 보였다.

수사팀은 김소영의 휴대전화와 통신 기록을 확보해 분석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김소영이 남성들과 접촉한 경로도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일부 남성들은 술집이나 유흥업소에서 처음 만난 사이였고 또 다른 남성들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경찰은 수사 진행 과정에서 또 하나의 사건을 확인하게 된다. 이번에는 서울이 아닌 경기 지역에서 발생했는데, 모텔 사망 사건보다 한 달 이상 앞선 사건이었다. 수사팀이 확보한 신고 기록과 피해자 진술을 대조하던 과정에서 경기 남양주시에서 발생했던 사건 하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12월 중순 남양주시의 한 베이커리 카페 주차장에서 2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상황만 놓고 보면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이나 과음으로 인한 실신으로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남친한테
실험까지

하지만 당시 피해 남성 역시 김소영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일 김소영을 만나 카페에 갔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은 약 한 달 정도 교제하던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남성은 카페 주차장에서 김소영이 건넨 음료를 마신 뒤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고 곧 의식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는 병원 치료를 받은 뒤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김소영이 건넨 음료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했고 결국 경찰에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수사를 확대하던 경찰은 과거 신고 기록과 관련자 진술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도 확인하게 됐다. 시점은 남양주 카페 사건보다도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사건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음식점에서 발생했다.

피해자는 20대 남성으로 김소영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 뒤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단순한 건강 이상이나 과음으로 인한 실신으로 정리됐지만 이후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와 함께 있었던 인물이 김소영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건은 총 다섯 건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음식점에서 발생한 실신 사건, 경기도 남양주시 카페 주차장에서 발생한 실신 사건, 서울 강북구 수유동 노래주점에서 발생한 의식 상실 사건, 그리고 같은 지역 모텔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망 사건이었다.

피해자는 모두 남성이었다. 이 가운데 두 명은 사망했고 세 명은 의식을 잃거나 중태에 빠졌다가 회복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와 시점은 각각 달랐지만 경찰이 확인한 공통점은 분명했다. 사건 직전 피해자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인물이 모두 김소영이었다는 점이었다.

수사는 변사 사건에서 연쇄 범죄 가능성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확대됐다. 경찰은 김소영을 유력한 피의자로 특정한 뒤 신병 확보에 나섰다.

김소영은 지난달 10일 오후 9시쯤 주거지 인근에서 긴급 체포됐다. 체포 이후 진행된 조사에서 김소영은 남성들에게 음료를 건넨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처방받은 정신과 약을 숙취해소제에 타서 건넨 것은 맞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곧바로 김소영의 주거지와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 과정에서 김소영의 집에서는 사건과 관련된 물건들이 발견됐다. 숙취해소 음료와 약물이 함께 보관돼있었고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빈 음료병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소영이 남성들을 만나기 전 미리 약물을 준비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김소영이 여러 종류의 약물을 보관하고 있었던 점을 근거로 계획적인 범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사이코패스
드러난 성향

수사가 진행되면서 김소영의 고의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도 확인됐다.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김소영이 챗GPT를 통해 수면제와 술을 함께 복용할 경우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검색한 기록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은 이 검색 기록이 범행 전 약물의 효과를 확인하려 했던 것일 가능성을 의심했다. 경찰은 김소영과 접촉했던 인물들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이어갔다.

경찰은 사건의 성격이 단순 우발 범죄인지, 아니면 계획적으로 이뤄진 범행인지 확인하기 위해 범죄심리 분석 절차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소영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가 실시됐다. 해당 평가는 ‘PCL-R’로 불리는 검사로 냉담함, 공감 부족, 죄책감 결여, 충동성 등 반사회적 성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총 20개 문항으로 구성된 검사에서 40점 만점 중 일정 점수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수사 결과 김소영은 이 검사에서 25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사이코패스 기준 점수를 넘는 수치였다. 경찰은 이 결과를 검찰에 전달했고 김소영의 범행 동기를 분석하기 위한 프로파일링 작업도 함께 진행됐다.

검찰 조사에서도 김소영의 범행은 사전에 준비된 범죄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나왔다. 검찰은 김소영이 정신과 진료 과정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가장해 수면제를 처방받았고 이를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소영은 이 약물을 숙취해소 음료에 섞어 남성들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소영이 남성들을 제압하거나 갈등 상황을 피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관은 특히 김소영이 사건 이전부터 약물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계획적인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김소영은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살인에 고의성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남성들을 잠재우려고 약물을 건넸을 뿐 사망할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소영이 사건 이전 약물의 효과를 확인하는 검색을 했으며, 여러 남성에게 같은 방식으로 음료를 건넨 정황 등이 확인되면서 검찰은 결국 김소영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북부지검은 김소영을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 정도 외모면 살인도 이해”
머그샷 공개되자 옹호 댓글 뚝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김소영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발견돼 논란은 더욱 커졌다. 김소영은 사진상으로 상당한 미인이였기 때문이었다. 수사 초기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는 약 200명 수준이었지만 사건이 알려진 뒤 단기간에 1만명 가까이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김소영의 SNS에는 사건과 관련된 수천개의 댓글이 쏟아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무죄다” “감형해야 한다” “당신 편이다” 등의 글을 남기며 김소영을 옹호하기도 했다. 또 “이 정도 외모면 이해한다” “저런 사람이 음료를 주면 거부하기 어렵다”는 식의 댓글도 달렸다.

이 같은 반응은 피해자와 유가족을 고려하지 않은 2차 가해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하이브리스토필리아’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는 강력범죄를 저지른 인물에게 매력을 느끼거나 동조하는 심리를 의미한다. 범죄 사실보다 외모나 이미지에 주목하는 왜곡된 관심이 온라인 공간에서 확대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검찰이 김소영의 신상을 공개한 뒤 온라인 분위기는 또 한 번 달라졌다. 공개된 머그샷과 SNS 사진을 비교하며 외모를 언급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SNS 사진과 실제 모습이 전혀 다르다”거나 “화장과 보정에 속았다”는 반응이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김소영의 외모를 조롱하거나 비교하는 글들도 이어졌다.

김소영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과거 행적과 관련된 제보들도 잇따르기 시작했다. 과거 김소영은 학창 시절부터 학교 생활이 순탄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중학교 시절 절도 문제로 학교를 그만둔 뒤 고등학교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자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학교에 입학하는 대신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기관을 이용했다. 김소영은 2024년 서울의 한 자치구에 있는 청소년지원센터를 이용하며 검정고시 준비와 동아리 활동 등에 참여했다. 이 센터는 학교를 중퇴했거나 학업을 이어가지 못한 청년들을 지원하는 기관이었다.

김소영 역시 이곳에서 학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생활도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센터에 함께 다니던 이용자의 물건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CCTV 확인 과정에서 김소영이 물건을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피해자는 당시 상황을 언론에 설명하며 “지갑과 에어팟을 분실했는데 CCTV 확인 결과 김소영이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갑과 에어팟 케이스는 돌려받았지만 본체는 어디 있느냐고 묻자 김소영이 ‘갈아서 변기에 버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 이후 김소영은 해당 센터를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일부 지인들은 “김소영과 함께 있으면 물건이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주변에서 돌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런 김소영의 과거를 바탕으로 그가 저지른 범행을 ‘이상동기 범죄’로 판단했다. 가정 불화와 사회적 고립 속에서 형성된 반사회적 성향이 범행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었다.

가정불화?
사회적 고립?

범죄심리 전문가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김소영의 범행 동기를 ‘가정 불화’와 ‘사회적 고립’으로 설명한 수사기관의 분석에 대해 “범죄자가 말한 내용을 그대로 정리한 수준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어린 시절 폭행이나 폭언이 있었다면 그것은 아동학대의 문제일 수 있지만 그것이 곧바로 사이코패스 성향이나 연쇄살인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유영철이나 강호순 같은 연쇄살인범들도 자신의 범행을 설명할 때 사회가 납득할 만한 서사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은데, 범죄자의 진술은 반드시 객관적인 분석을 거쳐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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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