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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26.03.23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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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의 시사펀치

[김삼기의 시사펀치] 검찰 해체보다 더 위험한 엔추파도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21일 중대범죄수사청법이 통과됐다. 하루 전인 20일에는 공소청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 검찰청은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오는 10월2일이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기소와 중대범죄 수사를 각각 맡는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출범하게 된다. 제도적으로는 ‘수사·기소 분리’라는 오랜 개혁 과제가 완성된 것이다. 그러나 제도 설계의 방향과 별개로 또 하나의 질문이 남는다. 국민의힘 주장대로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을 선출하는 방식이 정부와 여당에 유리하게 짜여 있다면, 이 새로운 권력 역시 특정 네트워크에 의해 좌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 경우 검찰 권력의 분산이 곧 권력의 투명성을 의미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체계 속에서 ‘연결 권력’이 더 정교하게 작동할 수 있다. ‘엔추파도스(enchufados)’라는 말이 있다. 스페인어로 ‘플러그를 꽂다’라는 뜻에서 나온 표현이다. 권력에 연결된 사람들이 특혜를 얻는 구조를 가리킨다. 능력이나 경쟁이 아니라 연줄과 충성, 권력자와의 친분 관계가 지위와 기회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공정한 제도가 약해질 때 등장하는 연결 권력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베네수엘라는 이 연결 권력이 국가를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