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조국 사면의 조건

풀어줄 수도 안 풀어줄 수도

윤석열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당으로서 대선후보를 낼 것인가? 조국혁신당은 고뇌가 깊었겠지만, 결단도 빨랐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밀면서 어찌 아쉬움이 없었을까?

검찰 독재 종식이라는 어려운 말 대신 “3년은 너무 길다” 하며 싸우던 ‘빛의 혁명군’ 조국 전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대표가 아니었나.

그런 의미에서 조 전 대표는 8월15일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그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돼 현재 수감 중이다. 만기 출소는 2026년 말로 예정되어 있지만, 여권 내 일각에서는 사면과 복권을 통한 정치 복귀 가능성을 꾸준히 거론하고 있다.

이 대통령
약속했나

그의 사면설은 앞선 지난달 8일,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이 조 전 대표에게 사면을 약속한 바 있다”고 주장하며 불거졌다. 최 전 의원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최단 기간 내에 사면하고 함께 힘을 합치자는 말을 조 전 대표 수감 전에 했다”며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 출범 초기 특정인에 대한 특별사면이 오히려 정치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여론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 전 대표가 검찰개혁에 앞장섰던 인물인 만큼 그의 사면은 ‘공정’과 ‘법치주의’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실제로 사면에 대한 약속이 있었다고 해도 정권 초기에 바로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 입장에서도 야당을 비롯, 국민들에게 굳이 불필요한 빌미를 제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
정치 복귀 가능성 꾸준히 거론

조 전 대표의 사면이 최근 정치권의 이목으로 집중되는 가운데 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은 혁신당 등 비교섭단체 5당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조 전 대표의 사면 복권 요청이 제기됐다. 이 회동은 정치,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이 논의된 자리였으며, 대통령 결정에 귀추가 주목됐다.

조 전 대표의 사면 요청에 대해 이 대통령은 즉답을 피했다. 이는 정치적 파장을 고려한 신중한 태도로 풀이된다. 조 전 대표의 사면에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대통령도 신중한 자세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즉답 회피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신중한 검토를 거쳐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정치권 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조 전 대표가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전례가 있다. 역대 정부는 정권 초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제헌절과 광복절에 맞춰 특별사면을 단행해 왔다. 특히 사회적 파장이 컸던 정치인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형을 집행한 이후 ‘국민 화합’의 명분으로 복권한 사례들이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조 전 대표도 이번 8·15 특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것이다.

사회적 파장
뜨거운 감자

그는 박근혜정부 시절부터 이미 강력한 검찰 개혁론자로 주목받았으며,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거쳐 법무부 장관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러나 장관 취임 직후부터 불거진 가족 관련 수사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고, 이는 결국 ‘검찰 권력 대 정치 권력’의 상징적 충돌로 번졌다.

이 때문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여부는 단순한 개인 문제를 넘어서, 이재명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성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일부 여권 인사들은 “검찰 권력의 남용으로 희생된 정치인”이라며 조 전 대표의 조속한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정치검찰에 의해 짓밟힌 정의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조국 사태’와 관련해 자녀들의 입시 비리 혐의로 인한 형벌이 과도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형벌의 균형성을 강조하며 사면·복권론에 동의하는 뜻을 피력했다. 또, 혁신당과 우상호 정무수석 간의 논의에 대해서는 여야 협의가 필요하다며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은 조 전 대표 일가에 대한 형벌이 사회적으로 공정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자녀들의 대학원 취소, 고졸 학력 전락 등과 같은 상황을 언급하며, 형벌의 불균형성을 강조했다. 이는 정치적 판단과 별개로, 인권 측면에서도 고려해야 할 문제임을 시사했다.

국민 통합
토론 여지

정 후보자가 조 전 대표의 사면·복권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권에서 조 전 대표 관련 문제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혁신당과의 관계, 그리고 이 대통령의 입장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도 지난달 25일 조 전 대표 사면 문제에 대해 “국민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토론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황운하 혁신당 의원이 “사회 통합을 위해 (조 전 대표의) 사면·복권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고 묻자 그는 이같이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사면권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이기 때문에 언급이 적절하지는 않다”면서도 “큰 틀에 있어 사건별로 다루는 접근법이 있을 수 있고 국민 통합 접근법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형 집행 기간이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면을 논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지금은 그런 논의가 이뤄질 시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론조사 결과도 찬반이 팽팽히 갈리고 있어, 여론을 등에 업는 결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에 찬성하는 비율은 40% 내외, 반대는 45%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60대 이상 보수층에서는 반대 여론이 압도적이지만, 20·30세대 진보층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많아 세대별 인식 차이도 크다. 이 같은 여론 분포는 이재명 대통령이 사면 카드를 꺼내 들기엔 부담스러운 요소다.

정치적 이해관계 맞물려
먼저 여야 간 협의부터

사면 절차는 단순하지 않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긴 하지만, 법무부 장관이 사면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전 심사를 거친 뒤,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은 최소 2~3개월이 소요된다. 현재 법무부 장관 임명도 지연된 상태라, 심사위원회 구성 자체가 늦어지고 있다.

법무부 내부에서는 이미 “8·15 전까지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는 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사면법상 형기 절반 이상을 지나야 사면 대상이 되는 것이 일반적 관례다. 조 전 대표의 경우, 2025년 하반기 이후에야 이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 따라서 설령 정치적 결단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는 형식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다.

정치권의 전망은 어떨까? 단기적으로는 8·15 특사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형 집행 절반이 지난 시점, 즉 내년 중반 이후에는 본격적인 사면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이정부가 국정 안정화에 성공하고 여권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시점에서 정치적 선택지로 사면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국민 여론과 정치적 셈법, 야권의 반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가능성 낮아

조국 전 대표의 8·15 특사 가능성은 단순한 법률적 문제를 넘어, 여론과 정치, 절차와 시간이라는 네 가지 축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이다. 당장 광복절 특사로 풀려날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그의 사면은 여권의 선택에 따라 언제든 정치적 무기로 다시 등장할 수 있다.

정치권과 모든 국민이 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hntn1188@naver.com>

 



배너

관련기사

18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현실판 차무식’ 사기극 전말

[단독] ‘현실판 차무식’ 사기극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 골프장 투자 사기에 연루된 정종수씨가 1심 재판에서 패소했다. 필리핀 법원은 정씨가 한국인 투자자들을 삭제하고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제이비 크레스타(이하, JBC)의 일반정보보고서(GIS)를 무효로 판단했다. 정씨는 한화 약 150억원을 투자한 최대주주의 지분 탈취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인 사업가 정씨를 둘러싼 필리핀 골프장 투자 분쟁이 현지 법원의 주주 지위 회복 판결로 전환점을 맞았다. 한국인 투자자 6명은 2019년 JBC 등에 총 104억원을 투자하고 회사 지분 63.98%를 확보했다. 투자자 측은 “계약에 따라 2024년 8월29일 지분을 배정받고 투자금을 입금해 JBC의 법적·실질적 최대주주가 됐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카르텔 JBC는 필리핀 클락에 위치한 스카이블루 골프 앤 리조트(이하, 스카이블루)를 자회사로 두고 있었다. 현지인과 친인척 관계를 맺으며 필리핀에서 장기간 활동한 정씨는 ‘현지 국회의원 등 4명을 스카이블루 이사로 등재해 골프장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조건으로 JBC와 자회사인 스카이블루의 경영권을 요구했다. 투자자들은 정씨가 현지 인맥을 활용해 골프장 사업을 정상화하고 매각까지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러자 2024년 11월20일 정씨는 JBC의 주주와 이사진을 대거 교체하고 투자자들의 지분을 주주명부에서 삭제했다. 투자자 측은 이 과정에서 적법한 주주총회와 이사회 절차 없이 문서가 위조되고 경영권과 지분이 넘어갔다며 정씨 측의 행위를 사기·배임·문서위조 등으로 문제 삼고 있다. 이번 판결은 정씨의 사기나 문서위조 등 형사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JBC의 주주 및 이사·임원 지위와 2024년 8월29일 이후 이뤄진 지배구조 변경의 적법성이 쟁점이다. 필리핀 앙헬레스시 지방법원 제60지원은 지난달 28일 함모씨 등 6명의 주주들을 대표하는 안창현씨와 부민호씨가 정씨와 현지인 등을 상대로 제기한 회사 임원 권원 및 회사 행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JBC의 적법한 주주라고 선언했다. 함씨를 비롯해 2024년 8월29일 자 GIS에 기재된 이사·임원들을 새로운 경영진이 적법하게 선출될 때까지 원상 복구하고, 당시 GIS에 기재된 주주들의 지위도 함께 회복하라고 판결했다. 이어 법원은 정씨가 제출한 JBC의 GIS를 모두 무효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씨의 측근 크리스티나 송미 리, 줄리 앤 벨트란, 세스난다 빌라파냐, 스테파니 러브 타데오, 리코 안젤로 정, 디오네 오호일란 안토니야 등 6명은 JBC의 적법한 주주 및 이사·임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세스난다 빌라파냐는 정씨의 아내, 스테파니 러브 타데오는 며느리, 리코 안젤로 정은 손자로 알려졌다. 2024년 8월29일 후 JBC 일반정보보고서 모두 무효 자기주식 75% 흡수한 정종수 라인⋯통지도 안 했다 정씨는 이번 소송의 피고지만 판결 주문에서 적법하지 않은 주주·이사·임원으로 특정된 6명의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씨가 불법 주주나 임원으로 판결받은 것은 아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1월 ‘카지노 차무식 현실판 사기극(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4030)’ 기사를 통해 한국인 투자자들의 JBC 지분과 자회사 스카이블루의 경영권 및 핵심 자산이 정씨 측에 넘어갔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한국인 투자자들은 2019년 JBC 등에 1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어 스카이블루 증자 등을 명목으로 송금한 약 47억원까지 합하면 피해를 호소하는 투자금은 150억원대에 이른다. 투자자들은 JBC 지분 63.98%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지만 2024년 11월20일 자 GIS에서 자신들의 이름이 통째로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원고들은 2024년 8월29일부터 11월14일까지 GIS에 ‘JBC 주주’로 기재돼있었다. 여기에 함씨는 1500주, 백씨와 김씨는 각각 500주, 한강라이프는 499주, 유씨는 100주를 보유한 것으로 신고됐다. 원고 측 대표자 부민호씨도 최종적으로 100주를 보유한 주주로 기재돼있었다. 그러나 불과 엿새 뒤인 11월20일 제출된 GIS에서 이들의 이름은 정씨에 의해 모두 사라졌다. 원고들은 자신들이 주주 및 임원 지위에서 배제되는 과정과 관련된 회의에 관해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 역시 피고 측이 기존 주주들에게 회의 개최 사실을 적법하게 통지했다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새 경영진의 선출 시점을 둘러싼 모순도 확인됐다. 정씨 측은 2024년 12월2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 이사와 임원들이 적법하게 선출됐다고 주장했으나,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인 그해 11월20일 자 GIS에 이미 회사 임원으로 기재돼있었다. 고지도 절차도 스테파니 러브 타데오는 12월2일 재무 담당 임원으로 선출됐다고 주장했지만 그보다 앞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과 회사 장부를 조사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데오는 11월12일 카르멜로 라사틴 주니어로부터 주식 1주를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기존 한국인 주주들을 배제하기 위한 실사가 이뤄지기도 전이었다. 법원이 이번 판결에서 직접 확인한 핵심은 기존 한국인 투자자들이 적법한 주주였으며, 이들의 지분을 연체 주식으로 처리해 다른 사람들에게 넘겼다는 피고 측 주장을 뒷받침할 적법한 절차와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2024년 11월20일 자 GIS에는 JBC가 자기 회사의 보통주 3751주를 보유한 것으로 기재됐다. 전체 발행주식의 약 75%에 해당하는 규모다.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려면 법이 정한 사유와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해당 GIS에는 이 주식이 어떤 경위로 회사 명의가 됐는지 나타나지 않는다. 주식의 성격도 자기주식이 아닌 일반 보통주로 표시됐다. 이후 회사 측 설명은 달라졌다. 2024년 12월2일 회의록에는 당초 자기주식으로 분류됐던 3752주를 기존 주주들이 청약대금을 납입하지 않은 연체 주식으로 정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피고 측은 기존 주주들이 청약대금을 완납하지 않아 해당 주식이 연체 상태가 됐고 이후 신규 주주들에게 적법하게 매각됐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필리핀 개정회사법에 따라 연체 주식을 처분하려면 해당 주주에게 개별적으로 통지하고 일반 유통 신문에 2주 연속 매각 사실을 공고한 뒤 공개경매 절차도 거쳐야 한다. 연체 주식 지정을 위한 이사회 결의뿐 아니라 기존 주주에 대한 통지, 매각 공고와 신문 게재, 공개경매, 실제 매각을 입증할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회사 장부 제출 신규 주주들이 주식 대금을 실제 지급했다는 계약서와 영수증, 세금 납부 자료 역시 제출되지 않았다. 주식은 정씨 측근들에게 분산됐다. 2024년 12월21일 자 GIS에는 타데오가 1378주를 보유한 대주주로 등장했다. 카트리나 블랑카 데 레온과 아이리시 칼라구아스는 각각 550주, 이경희와 박재관은 각각 375주, 최민승은 375주를 보유한 것으로 기재됐다. 이성진과 손봉준에게도 각각 75주가 배정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취득했다는 주식의 성격과 실제 취득 경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선 피고 측이 핵심 증거로 제출한 주주·주식양도 대장의 진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피고 측은 기존 한국인 투자자들이 JBC의 주주가 아니라는 근거로 주주·주식양도 대장 일부를 제출했다. 해당 장부에 원고들의 이름이 없기 때문에 이들을 JBC 주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법원이 문서를 확인한 결과 증거로 제출한 자료는 JBC의 장부가 아닌 스카이블루의 회사명이 기재돼있었고 원본대조필 표시 역시 모회사 JBC가 아닌 스카이블루 명의로 돼있었다. 타데오도 반대신문 과정에서 해당 문서가 JBC가 아닌 스카이블루의 주주명부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투자자 함씨와 김씨는 2022년 정씨와 체결한 양해각서에 따라 스카이블루의 증자에 참여하기로 하고 약 47억원을 송금했다고 주장한다. 투자금 일부는 스카이블루 법인 계좌로 송금됐고 일부는 골프장 카트 구매비 명목으로 정씨가 지정한 한국 계좌에 입금됐다는 게 투자자 측 설명이다. 장부라며 낸 증거, 알고 보니 스카이블루 주주명부 코레이트자산운용 별도 재판⋯뒤집힌 지배구조 쟁점 함씨와 김씨는 2년이 넘도록 증자 절차가 등록되지 않았고 자신들의 지분도 필리핀 SEC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작성된 주주명부에도 함씨와 김씨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투자자 측은 투자금을 받고도 약속한 지분을 발행하지 않은 행위가 사기와 배임 등에 해당할 수 있다며 형사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허위 내용이 포함된 GIS를 고의로 인증하거나 제출한 사실이 입증될 경우 필리핀 개정회사법 제162조의 허위·부정확 보고서 인증 규정이 문제될 수 있다. 지분을 탈취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씨는 스카이블루 매각을 최대주주 동의 없이 진행하기도 했다. 투자자 측은 스카이블루 주요 자산을 처분하려면 회사 주주 3분의 2 이상의 특별결의와 스카이블루 지분 99.9%를 보유한 모회사 JBC의 적법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매각 상대방으로는 한국토지신탁 자회사인 코레이트자산운용 측이 거론됐다. 골프장 관련 공사에는 포스코더샵 아파트 건설에도 참여한 다원이 시공사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판결이 스카이블루의 자산매각 자체를 무효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해당 매각의 적법성은 별도로 제기된 탈락(Tarlac) 특별상업재판소 사건에서 심리되고 있다. 다만 이번 판결로 2024년 8월29일 이후 JBC의 GIS와 지배구조 변경이 무효로 판단된 만큼, 적법하지 않은 JBC 지배구조를 토대로 스카이블루의 매각 승인권이 행사됐는지가 별도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스카이블루 골프장 부지는 필리핀 국유지와 관련돼있어 기지전환개발청(BCDA)의 승인이나 동의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도 별도 사건에서 다뤄질 쟁점이다. 2025년 10월 매각 절차가 BCDA의 승인 아래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승인 절차의 미비만으로 거래가 당연히 무효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재 별도 가처분 사건에는 BCDA도 피고로 포함돼있다. 골프장 매각 따로 재판 이번 판결이 정씨에 대한 형사 유죄판결은 아니다. 그러나 법원이 한국인 투자자들을 JBC의 적법한 주주로 인정하고 2024년 8월29일 이후 제출된 GIS를 모두 무효화하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적법한 절차 없이 회사 지배구조에서 배제됐다는 주장은 상당 부분 힘을 얻게 됐다. 150억원대 투자금과 골프장 자산을 둘러싸고 시작된 이른바 ‘현실판 카지노 차무식’ 사건은 이제 JBC 지배구조 복원과 스카이블루 자산매각의 적법성, 관련자들의 형사책임을 가리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