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7.22 13:32
청와대는 지난 20일 오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 예정이던 수석·보좌관회의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전격 취소했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회의가 당일 취소되는 일은 흔치 않다. 더구나 이날 핵심 안건은 최근 가장 뜨거운 경제 이슈인 ‘기업 초과이윤의 사회적 배분’이었다. 대통령실은 사회적 공론화가 먼저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왜 하필 그날이었는지는 여전히 많은 궁금증을 남기고 있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회의 취소 이후 이어진 일정이다. 이날 대통령 주재 회의가 취소됐고, 다음 날인 21일 오전에는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정상적으로 주재했다. 특히 21일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5명을 3명으로 압축하는 예비경선(컷오프)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단순한 일정 변경으로 보기에는 시점이 절묘하다. 필자는 이번 회의 취소를 보며 경제 정책 자체보다 정치적 타이밍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됐다. 이번에 논의하려 했던 기업 초과이윤의 사회적 배분은 단순히 세금을 더 걷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AI와 반도체 산업처럼 국가가 오랜 기간 투자한 교육, 전력, 도로, 연구개발, 산업 기반 위에서 특정 기업들이 예상보다 훨씬 큰 이익을 얻었다면 그 일부를 사회
대한민국의 의료 체계가 안에서부터 무너져 내리고 있다. 길거리에서 산모와 아이, 응급환자가 갈 곳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목숨을 잃는 이 참담한 현실은 결코 우연한 사고가 아니다. 이는 한정된 국가 재정인 건강보험료를 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료에 먼저 쓰지 않고, 오직 표를 얻기 위해 대중 영합적인 불요불급한 의료에 탕진해 온 정치권이 만들어낸 인재다. 이제는 필수 의료 의료진과 필수 의료 강화를 열망하는 환자단체가 한목소리로 외쳐야 할 새로운 표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보건의료계를 지배했던 대표적인 표어는 “돈보다 생명이다”였다. 주로 환자단체를 포함한 시민단체가 보건당국과 병원, 의사를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하며 건강보험 보장성을 무조건 확대하라는 주장의 근거로 쓰였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마주한 진실은 냉혹하다. 잘못된 건강보험 지불 정책이 필수 의료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때다. 이에 과거의 구호에 미러링하는 댓구를 달아 정치인과 보건당국, 나아가 국민 전체의 각성을 촉구하는 새로운 선언인 “표보다 생명이다!”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 새로운 표어는 건강보험 정책이 포퓰리즘에 휩쓸려 의학적 근거가 부실하고 불요불급한 항목에 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신속한 보완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단순히 금융상품 규제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후속 대책은 단순한 규제를 넘어 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고 투자교육을 강화했으며, 신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여기에 지난 19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미 10조원 이상 규모로 커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상장폐지하는 것은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줄 수 있어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대신 괴리율 관리와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보완 대책으로 부작용을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국 정부의 방향은 레버리지 ETF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레버리지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면서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이번 조치를 보며 더 큰 질문이 떠올랐다. 우리 사회에서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레버리지 ETF 자체가 아니라 레버리지라는 현상이 돈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느냐는 점이다. 부동산 가격 폭등도 결국 이
범죄의 연구는 오래전부터 권력, 불균형, 그리고 사회정의의 문제와 엉켜있었다. 물론 전통적인 범죄학에서는 주로 범죄 행위와 그에 대한 형사사법 대응을 구체화하는 저변의 권력 역동성과 구조적 불균형에 대한 적절한 탐문도 없이 사회적 요인이나 개인적 특성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범죄를 이해하는 데 있어 권력구조와 불균형을 이해할 필요가 적어도 비판 범죄학 쪽에서는 제법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회제도와 체계 안에서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비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범죄의 근원을 관조하고, 예방, 개입, 그리고 사회적 변화를 위한 더 효과적인 전략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비판적 시각에서 이렇게 주장할 수 있는 데는 당연히 나름의 당위성이 없지 않다. 우선 범죄는 대체로 법률적으로 규정되고 있으며, 범죄를 규정하는 법률은 적어도 갈등론적 입장에서는 대부분 법을 만들 수 있는 권력과 권한이 있는 사람들의 몫이고, 이들은 당연히 자기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가지지 못하거나 적게 가진 계층의 사람들이 주로 범하는 전통적인 노상 범죄를 주로 형법이 규정하고 있고
[Q] 임대인, 임차인이 파산선고 받으면 임차보증금은 어떻게 되나요? [A] 개인파산절차에서 임차보증금 반환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하게 됩니다. 임차인이 파산선고를 받으면 임대차기간의 약정이 있는 때에도 임대인 또는 임차인의 파산관재인은 민법 제635조의 규정에 의해 계약 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민법 637조 1항). 이 경우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 해지로 인해 생긴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637조 2항). 이 계약 해지의 통지는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때에도 언제든지 통고할 수 있고, 임대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6월, 임차인(파산관재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1월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민법 635조). 해지기간이 경과하면 임대차는 종료되므로 파산관재인은 임대인에게 건물을 명도함과 동시에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임차인인 채무자의 임차보증금 중 압류금지재산과 면제재산으로 결정된 재산을 제외한 임차보증금은 파산재단에 속해 환가의 대상이 되고, 압류금지재산과 면제재산으로 결정된 재산은 파산재단에서 제외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383조, 이하 ‘법’이라고 한다). 임차보증금 중 민사집행법상 압류가
대한민국 외교에서 조문 특사는 흔한 외교 일정 가운데 하나다. 국가원수나 왕실 인사가 서거하면 정부는 국가의 격에 맞는 인사를 파견해 애도를 전하고, 상대국도 이를 외교적 예우 속에서 받아들인다. 대부분은 의전과 관례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큰 관심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카타르 조문 특사는 시작부터 기존의 관행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외교적 의미를 되새겨볼 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사니 카타르 부왕의 서거에 조전을 보내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을 조문 특사로 파견했다. 그런데 이번 인선은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카타르 측이 강훈식 실장을 조문 특사로 보내달라고 먼저 요청했고, 우리 정부는 이를 수용했다. 흔치 않은 요청 사례 외교에서 상대국이 특정 인물을 직접 요청하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 이번 조문 외교가 단순한 의전이 아니라며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카타르는 왜 강훈식을 요청했을까= 당초 정부는 걸프 국가 왕실의 관례에 맞춰 국무위원급 인사를 조문 특사로 파견하는 방안을 카타르 측과 협의하고 있었다. 이는 역대 정부에서도 일반적으로 선택해
19일 새벽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3·4위전은 잉글랜드가 프랑스를 6대 4로 꺾으며 막을 내렸다. 그러나 필자는 단순한 3·4위 결정전보다 먼저 역사 한 장면을 떠올렸다. 축구공이 굴러가는 경기장 위로 중세 유럽 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의 기억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현재 유럽의 동반자이지만, 중세에는 116년 동안 싸운 '백년전쟁'의 앙숙이었다. 결국 프랑스가 승리했지만, 영국인들에게 프랑스는 오랫동안 반드시 넘어야 할 경쟁 상대였다. 그래서 이번 잉글랜드의 승리는 단순한 월드컵 한 경기 이상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마치 수백년 전 패배의 기억을 현대 축구에서 조금이나마 되갚는 듯한 인상마저 주었다. 프랑스를 바라보던 생각은 다시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1944년 6월 연합군은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해안에 상륙해 유럽 해방의 결정적인 전환점을 만들었다. 프랑스 해방은 바로 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시작됐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노르망디'라는 이름의 유래다. 10세기 노르웨이계 바이킹인 노르드인들이 이 지역에 정착하면서 '노르드인의 땅(Normandy)'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프랑스 역사 속에도 오래전부터 노르웨이의 흔적이 남
지난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눈길을 끄는 발언이 나왔다. 국민참여단으로 참석한 경기도 화성의 한 아파트 관리 업무 종사자가 최근 방영된 드라마 <아파트>를 언급한 것이다. 그는 드라마의 영향으로 아파트 관리 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종사자들까지 부정적인 시선과 오해를 받고 있다며, 일부 잘못된 사례와 대다수 관리 종사자를 구분해서 봐 달라는 취지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필자는 이 발언을 들으며 궁금증이 생겼다. 도대체 드라마 <아파트>가 공동주택 관리 현장을 어떻게 그렸기에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대통령에게 억울함을 호소했을까?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JTBC 토일드라마 <아파트>는 방송과 동시에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되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었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통해 지난 11일부터 방영된 1~2회를 직접 찾아 시청했다. JTBC 토일드라마 <아파트>는 아파트라는 가장 익숙한 생활 공간을 배경으로 관리비와 공사비,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를 둘러싼 이해관계와 갈등을 범죄와 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물론 이
대한민국 헌법은 1948년 7월17일 제정됐다. 그래서 제헌절은 헌법이 태어난 날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출발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올해 제78주년 제헌절은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로 지정된 뒤 처음 맞는 기념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했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국회 경축식에 참석해 헌법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 개헌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은 달랐다. 대통령은 국회의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식 대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빛의 위원회’ 출범 기념 시민 초청 행사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12·3 비상계엄에 맞섰던 시민들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매년 12월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제헌절의 가장 큰 정치적 메시지는 헌법이 아니라 국민주권이었다. 국회와 청와대는 같은 날, 같은 제헌절을 기념했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를 했다. 국회 경축식의 슬로건은 ‘국민주권, 헌법으로 열다’였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모든 국민의 존엄을 지키는 ‘모두의 헌법’을 강조하며 시대 변화에 맞는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권력구조 개편을 넘어 기본권 확대와 사회 변화에 맞는 새로운 헌법을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였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 13일 세계 금융시장에서 총 2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3년 만기와 5년 만기로 각각 10억달러씩을 조달했는데, 단순히 많은 돈을 빌렸다는 사실보다 더 주목할 점은 채권 발행 비용을 결정하는 가산금리를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낮췄다는 것이다. 3년물은 미국 국채금리에 18bp(0.18%포인트), 5년물은 21bp(0.21%포인트)를 더하는 조건으로 발행됐다. 특히 5년물 가산금리는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9월 세웠던 기존 한국물 최저 기록보다도 0.05%포인트 낮았다. 국제금융시장이 한국수출입은행의 신용도와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을 그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글로벌본드란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여러 나라의 투자자를 상대로 발행하는 국제채권을 말한다. 쉽게 설명하면 한국의 금융기관이 세계 투자자들에게 “우리에게 돈을 빌려주면 정해진 기간 동안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에 원금을 갚겠다”고 약속하며 외화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수출입은행이 조달한 20억달러는 환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우리 돈으로 약 2조원대 후반에 이르는 큰돈이다. 국내에서 원화를 모은 것이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달러를 끌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
정치인은 말로 자신의 철학을 보여준다. 그래서 정치인의 언어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국민과 맺는 약속이 된다. 특히 당 대표 출마 선언이나 대통령 출마 선언처럼 정치 인생의 방향을 밝히는 자리에서는 더욱 그렇다. 국민은 그 자리에서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무엇을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를 분명하게 듣고 싶어 한다. 정치인의 언어가 명확할수록 신뢰는 커지고, 모호할수록 의심은 깊어진다. 13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당원 중심 정당, 당원 주권 강화, 이재명정부 성공, 개혁 완수 등을 강조하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당정청 원팀을 만들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도 말했다. 전체적으로는 강한 개혁 의지와 당 운영 구상을 담은 출마 선언이었다. 그러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다른 한 문장이었다. 바로 "당 대표직을 이용해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는 발언이다. 이어 그는 "대선 승리의 기획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처음 들으면 정치적 욕심을 내려놓고 정권 재창출에 헌신하겠다는 뜻처럼 들린다. 그러나 조금만 곱씹어 보면 이 표현은 여러 해석을 낳는다. 국민은 선언보다 그 말의 숨은 뜻을 해석하게
7월17일은 제78주년 제헌절이다. 많은 국민은 제헌절을 대한민국이 탄생한 날 정도로 기억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제헌절은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공포된 날을 기념하는 국가기념일이다. 다시 말해 국가의 생일이라기보다 헌법의 생일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가치와 원칙 위에서 운영돼야 하는지를 선언한 출발점이 바로 이날이다. 그런데 정작 오늘의 제헌절에는 헌법이 보이지 않고, 헌법 정신을 되새기는 사회적 논의도 찾아보기 어렵다. 1948년 7월17일 제헌국회는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공포했다. 그 헌법은 국민주권,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권력분립, 기본권 보장이라는 국가의 기본 질서를 담아냈다. 헌법은 단순한 법률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운영 원리이자 국가의 최고 규범이다. 모든 법률과 제도는 헌법에 근거해야 하며, 국가 권력 역시 헌법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제헌절은 다른 어떤 국가기념일보다도 헌법의 의미를 국민과 함께 되새겨야 하는 날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제헌절이 다가오면 언론은 공휴일 여부를 먼저 이야기하고, 정치권은 의례적인 축하 메시지를 내놓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정부 기념식도 형식적인 행사에 머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늘은 14일 포틴데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7월14일 실버데이다. 그러나 이날은 이름과 달리 노인을 위한 날이 아니다. 연인들이 부모님에게 서로를 소개하며 데이트 비용을 지원받고, 은반지 등 은제품을 선물하는 날이다. 이름은 중의적인 표현의 실버데이인데 정작 주인공은 젊은 연인들이다. 이 아이러니가 필자에게 새로운 생각 하나를 떠올리게 했다. 많은 사람들은 2월14일 발렌타인데이와 3월14일 화이트데이 정도만 알고 있다. 발렌타인데이는 성 발렌타인의 축일에서 유래한 역사적 기념일이지만, 화이트데이는 일본에서 발렌타인데이의 답례 문화를 만들기 위해 한 달 뒤인 3월14일을 선택하면서 시작된 새로운 문화였다. 다시 말해 14라는 숫자 자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공감하고 반복하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이 흐름이 이어지면서 매월 14일마다 청소년과 젊은 세대를 위한 다양한 기념일이 만들어졌다. 다이어리데이(1월), 블랙데이(4월), 로즈데이(5월), 키스데이(6월), 실버데이(7월), 그린데이(8월), 포토데이(9월), 와인데이(10월), 오렌지데이(11월), 허그데이(12월)까지 이름도 다양하다. 결국 문
무고한 여고생의 목숨을 앗아간 장윤기의 범행 자체도 문제지만, 사건 수사 과정의 문제와 쟁점들이 적지 않은 문제점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상 동기 범죄자들이 ‘묻지 마’식의 무작위 폭력을 어린이, 노인, 여성 등 상대적 약자들을 선별적으로 공격하고 있어서 두려움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이런 이상 동기 범죄는 ‘누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떤 짓’을 할지 아무도 모르고 예측조차 할 수 없기에 그 예방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서 더욱 두려운 것이다. 연인 폭력이나 스토킹이나 가정폭력과 같은 친밀한 관계의 범죄처럼 약자를 향한 폭력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음에도 경찰을 비롯한 사법 당국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만약 장윤기에 대한 경찰의 긴급 명령이나 조치가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일 수 있었다면 무고한 여고생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 자체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거의 모든 전통적인 폭력의 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에 함께 있어야만 일어날 수 있는 범죄다. 따라서 그 예방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시간과 공간에 함께 있지 못하도록 예방하면 된다. 피해자에게 스마트 워치를 제공해 피해자에게 가해자를 피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제한된 시장에서 주식 거래를 무한히 반복하면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정답은 증권회사다. 증권회사는 주식 매매 수수료로 돈을 번다. 증권회사 중개인은 기본적으로 언제나 주식 매수를 권한다.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가 돈을 버는 게 중개인에게도 보람 있는 일이겠지만 거래 성사 자체가 존재 이유다. 이것은 마치 부동산 중개인이 집을 파는 것과 비슷해서 집을 산 사람이 그 집에서 행복하게 오래 살기보다는 오르는 집값을 쫓아 매매를 반복해야 중개인도 돈을 버는 구조와 비슷하다. 주식을 거래하는 비용은 적지 않다. 주식시장에 참여한다는 것은 참가비가 많이 드는 게임장에 들어선 것과 같다. 집을 살 땐 최소한 5년 10년은 보유한다고 생각하기 쉽고 아무리 자주 매매를 한다고 해도 1년에 몇 번씩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부동산을 투기 시장으로 보는 이유는 거래를 자주 하기 때문이 아니라 가격 상승만을 노린 거래가 시장을 교란하기 때문일 것이다. 주식시장에선 하루에도 여러번 샀다 팔기를 반복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런데도 주가 상승만을 노린 주식 매매를 투기라고 말하는 데에는 주저한다. 증권회사는 대놓고 주식 거래를 부추긴다. 주가가 출렁거릴수록 사람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세 개의 축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은 삼성과 현대, 그리고 SK를 떠올린다. 이들 기업은 반도체와 자동차, 통신과 에너지, 인공지능 산업을 이끌며 대한민국을 세계 경제 강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지금의 모습만 보면 세 그룹이 모두 비슷한 길을 걸어온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역사는 전혀 다르다. 삼성은 만들었고, 현대는 선택했으며, SK는 인수했다. 대한민국 산업은 이 서로 다른 세 가지 성공 방식 위에서 성장해 왔다. 기업은 사람과 닮았다. 어떤 기업은 새로운 산업을 스스로 개척하며 성장하고, 어떤 기업은 위기 속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살아남으며, 또 어떤 기업은 남들이 포기한 기회를 인수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대한민국 3대 그룹은 바로 이 같은 서로 다른 성장 DNA를 가지고 오늘의 위치에 올랐다. 그들의 선택을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대한민국 산업의 과거뿐 아니라 미래까지도 읽을 수 있게 된다. 남들 포기한 기회를 잡다 세 기업의 다른 출발= 1960년대 대한민국은 산업 기반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개발도상국이었다. 정부는 수출 중심의 경제 정책을 추진했고, 기업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삼성은 무역과
‘잠든 사람은 깨울 수 있어도, 자는 척하는 사람은 깨울 수 없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이 말은 짧지만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현실을 꿰뚫는 명언이다. 잠든 사람은 몰라서 반응하지 못하지만, 자는 척하는 사람은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전자는 깨울 수 있지만 후자는 깨우기 어렵다. 문제는 사회를 흔드는 큰 위기는 무지보다 외면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알면서도 침묵하는 순간 공동체는 조금씩 병들기 시작한다. 지난 6일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해제 국회 표결에 왜 참석하지 않았는지를 물었다. 김 전 총리는 당시 감기약을 먹고 잠들어 뒤늦게 국회로 갔다고 해명했다. 이때 이 의원이 “잠든 사람은 깨울 수 있어도, 자는 척하는 사람은 깨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 의원의 이 한마디가 정치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고 본다. 사실 이 말은 우리 사회 전체를 돌아볼 때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문제를 보면서도 못 본 척할 때가 있다. 잘못된 제도를 알면서도 침묵하고, 불공정을 목격하면서도 내 일이 아니라며 지
지난 10일(뉴욕 시각 9일)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ADR 공모가가 주당 149달러로 최종 확정됐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약 265억달러(약 40조원)를 조달하게 됐다. 이는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이며, 미국 기업까지 포함하면 스페이스X에 이어 두 번째 큰 기록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모집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렸고 총 투자 수요가 약 2000억달러(약 301조원)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국내 본주 가격보다 약 2.9% 높은 가격에도 세계 투자자들은 기꺼이 투자했다. 이 숫자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공적인 상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세계의 연기금과 국부펀드, 글로벌 장기 투자 펀드와 기술 전문 투자자들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선택했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한국 기업이 해외 자본을 찾아다니며 투자해 달라고 설명해야 했다면, 이제는 세계 자본이 먼저 한국 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이번 ADR 상장은 바로 그 변화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최근 경제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SK하이닉스 ADR’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ADR이라는 용어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9일 8·17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와 관련해 선호투표제 도입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전준위 간사인 이연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전준위나 기획분과는 (선호투표제 도입을) 당헌·당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준위는 정청래 전 대표 측에서 당 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자 이를 재논의하기로 한 바 있다. 다만 이 의원은 “당헌·당규 해석 권한은 당무위에 있는 것"이라며 "현재까지 최고위원회의 논의가 계류 중인 상황이라 결론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준위 의결 사항은 최고위, 당무위를 거친 뒤 최종 확정된다. 이번 당 대표 선거는 정청래·김민석·송영길·고민정 후보가 경쟁하는 4파전이다. 정치권에서는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후보를 양강으로, 송영길 후보를 추격하는 후보로 평가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여기에 고민정 후보까지 가세하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한 지지율 경쟁을 넘어 ‘룰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제는 누가 더 많은 표를 얻느냐 못지않게 어떤 방식으로 승자를 결정하느냐가 더 큰 관심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자거나 교도소의 과밀 수용에 따른 수형자 처우 문제가 뜨거운 논쟁거리다. ‘범죄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우리 사회의 인식과 그에 따른 대응 방안, 방법을 반영하는 형사 정책적 판단과 선택의 산물일 것이다. 논쟁이 있다는 사실은 아직 우리 사회는 여기에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거의 모든 국가에서, 그리고 심지어는 학계에서도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자는 교육, 훈련, 치료 등 처우를 통한 교화 개선과 준법 시민으로서 성공적인 사회 복귀의 대상인가, 아니면 죄에 상응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형벌의 대상인가라는 극단적인 주장이 서로 맞닿아 있다. 물론 모든 범죄자는 다 처우와 교화 개선의 대상도 아니며, 그렇다고 모든 범죄자가 엄중한 형벌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것도 아니다. 바로 여기가 의견이 갈라지는 변곡점이다. 인간을 합리적 선택과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로 본다면 범죄라는 행위를 자유의지에 따라 선택한 만큼 그에 상응한 책임과 처벌이 마땅한 것이다. 반면에 유전처럼 내 선택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대로 살고 있을 따름이며, 범행도 그중 하나인 만큼 무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