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면 땡?’ 이재명 인선 시험대

‘허니문 끝났다’ 본게임은 지금부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1기 내각 ‘전원 생존’을 자신한 이재명정부의 목표가 흔들리고 있다. 실용과 통합에 초점을 맞춰 장관 후보를 지명했지만, 각종 의혹과 고성에 묻혀 능력 검증은 뒷전이 됐다. 몇몇 후보가 몰고 온 후폭풍도 여전하다. 실용주의를 내세운 이정부의 첫 실패일까?

이재명 대통령의 1기 내각 장관 후보자를 살펴보면 19명 중 8명이 현역 국회의원이다.

각각 ▲전재수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 ▲정동영 통일부 ▲안규백 국방부 ▲정성호 법무부 ▲김성환 환경부 ▲윤호중 행전안전부 ▲강선우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김윤덕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후보다. 여기에 김민석 국무총리까지 포함하면 의원 출신은 총 9명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출범해 측근 인사를 기용함으로써 안정과 효율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터져버린
시한폭탄

하지만 인사청문회가 진행될수록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특히 의원 출신 후보의 문제가 불거질 때면 “이재명 대통령이 몰랐을 리가 없다”는 식의 비판이 꼬리를 물었다.

이번 청문회에서 가장 화제였던 인물은 ‘보좌진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강선우 여가부 장관 후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재선 의원인 그는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며 일관된 태도를 보였지만 막상 청문회 자리에선 “언론 보도가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다.


청문회가 끝난 뒤 야당은 물론 진보 진영과 여성 단체까지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공사 구분조차 하지 못하는 강 후보의 사퇴를 촉구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이들은 “보좌관의 인권을 침해한 강선우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다”며 “더불어 여가부 장관으로 자질과 역량, 그리고 비전을 갖춘 공직자를 임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후보자에 제기된 보좌진에 대한 갑질 의혹에 대한 해명은 여성과 소수자의 차별 해소와 권리 증진을 통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부처 수장으로서의 자격을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만들었다”고도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재선 의원인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는 군 복무 기간에 발목을 잡혔다. 안 후보는 단기사병(방위병) 출신으로 평균 복무 기간은 14개월이지만 이를 8개월 넘긴 22개월 복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민의힘은 근무지 이탈이나 영창 가능성을 열어 놓고 병적기록표를 요구했지만 안 후보가 이를 거절하면서 공방이 벌어졌다. 관련해 안 후보는 “행정 착오”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탈탈’ 털린 의원 출신 후보들
한집 살던 이, 알고도 뽑았나

5선을 지낸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는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정 후보는 지난 3월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는데, 그의 배우자가 태양광 관련 업체의 대표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의 두 아들 역시 같은 회사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정 후보는 청문회에서 “고정적인 생활비 마련을 위해 태양광에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배우자의 ‘태양광 쪼개기 투자’ 등의 의혹을 추가로 제시하며 끝까지 맞섰다.


지명이 철회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를 향한 공세도 거칠었다. 논문 가로채기 의혹과 표절, 갑질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강 후보와 나란히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이 후보는 청문회를 통해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들은 학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결론”이라며 표절 의혹을 부정했다.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지만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민주당이 김건희씨의 논문 표절을 문제 삼았던 만큼 이 후보의 논란 역시 극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 후보의 소명이 충분치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지명을 철회했다.

이번 청문회는 단순한 인선 작업을 넘어 이정부의 국정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다. 특히 첫 내각은 정부의 얼굴과도 같아 어떤 인사가 기용되는지에 따라 정국의 흐름이 갈릴 수 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1기 내각 추천을 마친 소회를 밝히며 “대통령의 눈이 너무 높다”고 말해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청문회가 열리기 전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구태의연한 카더라식, 막무가내식 인신 공격과 음해, 도 넘는 국정 발목 잡기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김 원내대표는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이나 직업 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경제위기, 민생 위기, 통상 위기를 조속하게 극복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 자질과 능력을 갖췄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했는데
대체 왜?

예상치 못한 공격에 정부·여당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청문회가 열리기 전부터 후보를 향한 공격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개인 문제가 아닌 능력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강 비서실장 역시 “기사 하나하나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다 저희 탓인 것만 같고, 우리가 둔감했을까 싶어 잠 못 이루던 시간이 지나고, 이제 국민 여러분의 판단만 남았다”면서도 “다만 후보자들이 가진 수많은 빛나는 장점들에 조금 더 집중해주셨으면 하는 욕심도 감히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며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지난 17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무자격 6적의 거취를 비롯한 인사 검증 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이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송 비대위원장은 “종합적으로 이번 장관 인사청문회를 정리해 보니 갑질,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음주 운전, 주적 논란 등 의혹과 문제투성이 후보자로 가득 차 있다”며 “일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강 후보, 이 후보자를 화살받이로 삼아 다른 문제투성이 장관 후보자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와 이 후보를 비롯한 권오을 국가보훈부·김영훈 고용노동부·정동영 통일부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등을 ‘무자격 6적’이라고 칭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김영훈 후보자는 기본적으로 음주 운전에 폭력 전과까지 있는 전과 5범”이라며 “이것만으로도 고위공직자로서 실격이다. 대통령도 전과 4범, 국무총리도 전과 4범, 장관은 전과 5범으로 윗물이 탁하니 아랫물도 점점 탁해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은 완전히 망가졌다. 검증 잣대 1순위가 도덕성과 능력이 아니라 충성심과 보은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들이 검증도 없이 추천장을 꽂아 넣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결국 절대 권력의 독선과 오만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다. 이런 인사들을 추천하고도 ‘대통령님의 눈이 너무 높다’는 아부가 주변에 넘쳐나니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만 보고
둘은 못 봤나

대통령실은 여론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7일 오전 브리핑에서 “장관 인사 관련해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에 있다”며 “다수의 언론에서 대통령실의 인사 관련 기류에 변화가 있다는 해석 기사가 나왔지만 기류 변화가 없다고 지금 공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문회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다양한 보고도 받고 있지만 아직 특별한 기류 변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사 문제는 비단 이정부뿐만이 겪은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탄핵 정국 이후 출범한 문재인 전 정부서는 4명의 후보가 낙마했다. 윤석열 전 정부 역시 4명의 후보가 낙마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특히 윤 전 정부에서는 1기 내각부터 복지부 장관이 연달아 두 번이나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인사 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 대통령의 인사 문제는 실용에만 치우쳤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니겠는가”라며 흑묘백묘론을 강조하고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 등 실용주의를 강조해 왔다.

인재풀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해 치러진 4·10 총선과 6·3 지방선거, 각종 보궐선거 등에서 압승을 이어왔다. 유능한 인재는 모조리 배지를 달았고, 대선까지 앞당겨진 상황에서 훌륭한 장관감을 찾으려니 쉽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지역 홀대론도 넘어야 할 산이다. 균형발전지방분권충북본부는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정부가 초대 내각을 완료했는데 충북 인사는 단 한 명도 기용되지 않았다”고 쓴소리했다.

이들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가) ‘충북의 사위’가 왔다며 지지를 호소한 것은 단순히 선거용이었다고 비판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수도권 초집중과 지방소멸 등 사회적 양극화는 중앙부처의 역량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 지역 인사를 내각에 기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 전체 계획을 수립할 때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광주·전남의 인사나 예산 반영은 앞으로 충분히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호남을 대표하는 인사가 전면에 배치되지 않은 점도 지적의 대상이 됐다.

1기 내각부터 ‘삐거덕’
벌써 인재풀 한계 왔나

이번 인선이 2026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총리와 장관 후보가 정치인 출신인데다가 이들 중 상당수가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풍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인물이 김민석 국무총리다. 이전부터 여의도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런 그가 총리직을 달면서 국정 성과를 앞세워 서울시장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김 총리는 지난달 24일 청문회에서 “제 마음도 그리 정했고, 대통령님께도 이 (총리)직이 제 정치의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력투구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는 민주당 의원 중 유일하게 부산에 깃발을 꽂은 인물이다. 이 때문인지 전 후보는 자천타천 차기 부산시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청문회에서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 후보는 “내년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이 불출마 선언에 대해 재차 묻자 전 후보는 “세상 일을 단정적으로 말씀하실 수가 없지 않겠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강 의원은 “7~8개월 장관을 하는 것이다. 해수부 이전 문제 건드려 놓고, 해수부 공무원들은 다 이전시켜 놓고 장관 출마하면 공무원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지적했다. 지난 문 전 정부 당시 1기 내각에 인선된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이 지사직 출마를 위해 8개월 만에 사퇴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밖에도 오는 29일 청문회가 예정된 김윤덕(전북 전주갑·3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는 지역구인 전북지사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어쩌면
예견된 결말

여의도 생활을 오랫동안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실용주의 인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 그 특성이 드러나야 국민도 이해하는데 그런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후보의 자질이나 능력을 검증할 시간은커녕, 같은 말만 반복하다 끝나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지난 정권 때 당한 만큼 갚아주겠다’는 보복 심리가 튀어나와 청문회가 엉망이 됐다”면서도 “하지만 눈에 띄거나 ‘아, 이 사람이다’ 싶은 후보가 없던 것은 사실이다. 청문회가 제대로 진행됐어도 자질 논란이 불거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차관 임명도 ‘시끌’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은 부·처·청 차관급 12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법제처장에 임명된 조원철 변호사다.

그는 '대장동 사건' 변호를 맡았던 사람으로 임명 배경에 대해 대통령실은 "26년간의 법관 경력과 변호사로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신뢰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법조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벌써 임기 후 재판을 준비하느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민정·공직기강·법무비서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이어 법제처장까지, 권력의 핵심 포스트를 이재명 대통령의 범죄 비리 변호인들로 속속 임명하고 있다”며 “범죄 공화국으로 전락시키는 추악한 인사”라고 꼬집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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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