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새내기 릴레이 인터뷰①> 민주당 강서갑 강선우 “국제사회 소통에 주력할 것”

“선우야∼ 이렇게 불러주세요”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오는 21대 국회에는 151명의 정치 신인들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일요시사>는 여의도 새내기들의 이야기를 담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첫 주자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강서갑 당선인과 함께했다.
 

▲ 최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강서갑 당선인이 선거사무실서 &lt;일요시사&gt;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7일간의 기적. 강선우 당선인을 대변해주는 대명사다. 강 당선인은 경선 당시 7일간의 선거운동으로, 지역구 터줏대감인 금태섭 의원을 꺾고 당당히 본선에 올라 큰 화제가 됐다. 그는 미국 유학 경험을 발판 삼아 소수자가 숨쉴 수 있는 시스템을 한국에 도입하겠다는 열망으로 민주당에 들어갔다. 다음은 강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당선 축하한다. 소감은.

▲일하라고 시켜주신 거니 야무지게 잘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 강서갑 구민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 강서갑 곳곳에 눈에 보이는 성과로 감사함을 보답하려 한다.

-기분은 어떤가. 실감나는가.

▲당선이 되면 굉장히 홀가분하고 기쁠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마음이 너무 무겁다. 지역구 자체가 워낙 관심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정말 신중해야겠다는 기분 좋은 부담감이 있다. 강서갑 주민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주민들의 관심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려 한다.


-금태섭 의원과의 경선서 이겼다. 

▲상대가 현역 의원이었기 때문에 경선을 이길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결과가 비슷하게 나오거나 내가 조금 더 적게 나오면 여성 가산점을 받아서 뒤집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여성 가산점을 받지 않아도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결과를 보고 민심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더라.

-7일간의 기적이라고 불렸다. 민심을 파고든 전략은.

▲중앙 언론서 강서갑을 보는 관점과 지역 내의 여론 차이가 컸다. 지역에 와보니 강서갑 변화에 속도를 내달라는 주민분들 의견이 많았다. 또 친근하게 지낼 수 있는 국회의원이 강서갑에도 있었으면 하는 주민들의 바람이 컸다. 그래서 진심을 전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당론을 따르지 않았던 금태섭 의원의 패배에 대해 일각에선 민주당의 한계라는 의견도 나왔다.

▲만약 경선 없이 후보가 바뀌었다면 그렇게 보실 수도 있다. 하지만 경선을 치렀다. 현역 의원들에겐 경선이라는 절차가 있고 이는 원칙이다. 의사결정을 한 건 당 지도부가 아니라, 강서갑 주민 분들이다.

-본선 때는 이길 거라 예상했는가.


▲본선에선 주민분들만 보고 선거운동을 했다. 상대 후보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한 분이라도 더 마음을 얻고자 했다. 강서갑에는 지역구에 오래 사신 어르신 분들이 많은데, 얼굴이 익으니 나중에는 친근하게 이름을 불러주시더라. 또 10살 꼬마 여자애가 손편지를 준 기억이 있다. 힘들 땐 그런 주민분들 생각하면서 동력을 얻었다.

-민주당 압승의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예상하지 못했다. 막상 결과 나오고 나니 정말 마음이 무거웠다. 일하라는 뜻인 것 같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경험해보지 못한 형태의 재난을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그 과정 속에서 지금까지는 정부여당이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도 잘하라고 격려를 해주신 것 같다. 국민분들이 안전 의제에 좀더 중점을 두시고 우리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주신 것이다. 또 새로운 의제들이 생겨도 잘 풀어갈 것으로 믿을 테니 잘하라는 뜻인 것 같다.

현역 이긴 7일의 기적 ‘친근감’이 전략
미국 유학 경험 살려 국제사회 직접 소통

-교수였다. 정치인이 되고자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아이가 2003년생이다. 한국서 석사를 마친 후 2006년에 애랑 둘이서 미국에 갔다. 6년 박사과정을 지나 4년 동안 교수를 했다. 사회·인구학적 변인으로 봤을 때 난 소수자 중에 소수자였다. 황인종, 여성,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의 엄마였다.

그런 내가 무사히 공부를 마치고 미국 주립대 교수에 임용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들의 보육·교육·의료 시스템 덕분이었다. 소수자도 숨쉴 수 있는 시스템을 경험하고 나니, 이걸 한국에 제도화하고 싶었다. 부족하지만 잘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16년에 직접 손들고 민주당에 들어왔다.

-국가의 역할이란.

▲국가는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없앨 수 있도록 예측 가능성을 높여줘야 한다. 이는 복지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국격은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과 인권이 어느 수준인가를 보고 평가받는 것 같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인가.

▲강서갑 구민분들이 고생한다고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그럴 때마다 이런 격려를 받을 자격이 있도록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창 약국 앞에 마스크 때문에 길게 줄 을 설 때였다. 거긴 지나가기도 죄송했고 마음이 무척 안 좋았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고 있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강서갑 당선인 ⓒ문병희 기자

-선거기간 동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알려달라.


▲고3 학생이 손편지를 써주셨다. 응원이나 지지가 아니었다. 투표권을 처음 행사하는데, 기후 변화에 대해서 어떤 입장이냐고 물어보셨다. 굉장히 자세하게 환경 문제에 대한 질의를 해주셨다. 답장을 드리고 멍했다. 투표하기 전에 꼼꼼하게 후보를 뜯어보면서 소중한 투표권을 실천하고 계셨다.

-21대 국회서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거다. 우리나라 안에서만 아무리 안전 이슈를 논한다 해도 안전은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연대의 중요성이 너무나 잘 드러났다. 우리나라가 안전하려면 저 멀리 있는 국가들까지 괜찮아야 한다. 지금까지 국내 의제로만 화두가 됐던 것들이 이번 코로나19 이후에는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하는 의제들로 전환될 것이다.

-관심 있는 상임위와 주력하고자 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보건복지위에 들어가고 싶다. 보건복지위서 다루는 의제들을 국제사회와 직접 소통하고 싶다. 의료산업이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법안을 마련해 기틀을 잡겠다. 미국에선 무기 팔아서 버는 돈보다 헬스케어가 훨씬 더 주된 산업이다. 전 세계를 살펴봐도 저출산 고령화시대로 흘러가고 있다. 건강·안전·헬스케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급변하는 세계서 필요한 플랫폼들을 마련해 이를 위한 기둥 같은 입법을 해보고 싶다.

-어떤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은가.


▲대한민국을 우아한 나라로 만들고자 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가 두터운 나라가 우아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더 공정하고 평등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 과정서 강선우도 역할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sangmi@ilyosisa.co.kr>
 

[강선우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학과 학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소비자인간발달학과 석사
▲미국 위스콘신주립대학교 대학원 인간발달 및 가족학 박사
▲전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전 제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선대위 정책 부대변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립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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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방첩사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여론전에 나서려 한 게 골자다. MB·박근혜정부 때의 악몽이 재발할 수 있었던 셈이다. 군 안팎에서는 계엄이 유지됐다면 여론 공작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찰까지 벌어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군 정보기관 간부들은 이 계획을 준비하려 했던 인물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아닌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지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인형은 댓글 공작을 지시한 사람일 뿐 계획한 사람은 노상원이다.” 한 군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부정선거 수사만을 담당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도 복수의 군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냈다. 특히 사이버작전사령부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진보 성향 진급 제외 공수처는 이달 초 복수의 국군방첩사령부 간부들로부터 군 댓글 공작 의혹과 관련된 진술을 받아냈다. 한 방첩사 간부는 공수처에 “사이버사령관에 대한 정치 성향, 개인정보 등 신원 검증을 진행했다. 진보 계열 정치인과 친분이 있거나 알고 지낸 적이 있는 군 간부에 대해서는 신원 검증을 더욱 철저히 했다”고 진술했다. 공수처는 방첩사가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정권 ‘코드 인사’가 정해지면 댓글 공작팀을 구성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가 확보한 블랙리스트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친 방첩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엔 사이버사령관 관련 블랙리스트 문건도 포함됐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이 문건들을 김용현 전 장관에게 수차례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보고 시점이다.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이던 지난해 초부터다. 김 전 장관이 군 인사에 개입하고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보다 영향력이 강했던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도 방첩사의 댓글 공작 플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 “조원희 사이버사령관이 사이버 정예 요원 28명으로 구성된 ‘사이버 정찰 TF’를 구성해 2024년 10월7일∼12월27일 약 3개월간 운영할 계획이었다”며 “사이버사가 국가정보원, 국군방첩사령부 등 그동안 비상계엄에 협조해 온 기관과 연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른바 인지전·심리전을 하려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인지전은 전단 살포 등 기존 심리전에 더해 SNS를 통한 사이버 여론전까지 포괄한다. 실제 방첩사는 예하 보안연구소에 인지전을 전담하는 ‘정보종합통합대응팀(대응팀)’ 신설을 계획했다. 이 대응팀은 방첩사가 인지전 조직 설립을 추진하다 내부 반발에 부닥치자 만들어진 TF(태스크포스) 성격의 팀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원을 보안연구소로 이동시켜 TF를 꾸린 뒤 인지전 조직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사이버사 통해 인지·심리전 작업 선관위 서버 탈취 성공하면 서포트 여 전 사령관은 보안연구소에 인지전 전문가를 직접 추천하기도 했다. 실제 여 전 사령관이 추천한 인사는 지난해 12월2일 보안연구소 연구기획팀에 임용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여 전 사령관실에 있던 소령이 전 부대원을 대상으로 인지전 내용이 포함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았던 건 그의 비서실장이던 정성우 전 1처장과 최측근인 소형기 전 방첩사 참모장(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다. 정 전 1처장은 보안처와 방첩처에 인지전 관련 조직 신설을 지시했으나 간부 대부분이 ‘업무 관련성이 없다’며 거부했다. 소 전 참모장은 지난 2023년 11월6일 인사를 통해 여 전 사령관과 함께 방첩사로 온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인사 이전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에서 부장과 계획편제차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방첩사는 육·해·공군 장성급 직책과 국방부 예하기관장 등에 대한 인사안도 작성했다. 이 인사안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부터 방첩사 신원보안실과 군사정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본래 육·해·공군 각군 인사참모부에서 인사 계획안을 작성하면, 해당 인물의 세평 등 정보를 수집·조사해 검증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여 전 사령관이 지난 2023년 11월 방첩사령관으로 임명된 이후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 측근들로 구성돼 군 인사와 비상계엄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신원보안실장을 맡고 있는 나모 실장(대령)은 지난해 전역을 앞두고 있었으나 비상계엄을 나흘 앞둔 11월29일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임기가 2년 연장됐다. 신원보안실 산하 신원검증과장 등을 맡았던 진모 당시 중령은 충암고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인사에서 대령으로 진급했다. 내란 사태 이후 지난해 12월6일 육군 제5군단 방첩부대장으로 부임했다. 공수처 진술 확보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계획 문건을 만들고, 이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당시 그 자리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맡고 있었으나 박 전 총장 임기 만료 전이던 지난 4월 인사에서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여 전 사령관 지시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인 이른바 ‘최강욱 라인 명단’은 2017~2020년, 군 법무관 출신인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과 근무 시기가 겹치거나 만난 적이 있다는 군 판사·검사 명단을 30명 가까이 정리해 둔 문서다. 최 전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9월~2020년 3월 청와대 직원 직무감찰과 군을 포함한 주요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공직기관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명단에는 김상환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과 서성훈 중앙지역군사법원장(대령) 등 비육사 출신 군 법무관들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법무실장을 국방부 검찰단장직에 보임되는 일을 막기 위해 그를 강제 전역시킬 방안을 연구했다고 보고 압수수색 영장에 관련 혐의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장군 인사에도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치 성향 등 단순 세평 수집이 아닌 각 군에서 작성한 인사안을 검토하거나 직접 작성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한 군 정보 소식통은 “정보사를 포함해 계엄에 협력할 만한 인물을 정리한 문건도 방첩사가 관리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포함해 계엄에 반대하지 않을 것 같은 인물들은 모두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조 사령관은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4월 사이버사령관으로 부임했다.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과 연락을 취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하기도 한다. 부임 6개월도 안 된 해군 출신이던 이동길 전임 사령관을 교체하고 조 사령관을 임명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군 내부의 시선이다. 사령관 추천 노 ‘오케이’ 조 사령관은 평소 여 전 사령관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전 장관이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시절(2015~2017년) 작전본부 중령으로 근무했다. 방첩사 출신 군 관계자는 “여 전 사령관이 노상원을 멀리 했으나 계엄을 놓고 본다면 자신의 측근이자 믿을 수 있는 인물을 사이버사령관으로 둬야 했을 것이다. 여 전 사령관이 김용현에게 조 사령관을 추천, 노상원이 ‘오케이’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초부터 김 전 장관과 연락하면서 12·3 비상계엄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검증하려 계엄사령부 산하 수사2단을 지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서버 탈취를 계획했다. 정치권과 군 일각에서는 조 사령관이 여 전 사령관의 지시로 노 전 사령관에게 협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 전 사령관의 선관위 서버 탈취 계획이 성공했다면 조 사령관이 사이버사 산하 해킹 부대인 900연구소를 중심으로 댓글 및 여론 공작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은 댓글·여론 공작의 다음 플랜이 ‘민간인 사찰’이라고 전했다.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서버 탈취에 성공하면 진보 성향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SNS를 들여다볼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정보사 출신 군 고위 관계자는 “‘부정선거가 사실이었다’는 여론을 조성하는 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계엄이 2~3주 정도 유지됐다면 방첩사와 노상원이 지휘하는 수사2단이 주체가 돼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동향 파악은 기본이고 실제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방첩사가 사이버사를 통해 댓글·여론 공작을 하려 했던 건 ‘윤석열의 계엄이 옳았다’는 헛소리를 유포하기 위함이다. 노상원이 김용현에게 조언했고 MB·박근혜 때의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을 참고해 시나리오를 짰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노, MB·박정부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 참고 여, 블랙리스트 김용현에 직보…김·노 논의 여 전 사령관은 사이버사를 통해서만 댓글·여론 공작을 실행하려 하지 않았다. 직접 국정원에 방첩 업무를 담당할 도·감청 전문가들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여 전 사령관의 요청을 거절한 직후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하자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전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여 전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합참의 ‘계엄실무편람’에 따르면, 계엄사는 합동수사본부 지원을 맡는다. 합동수사본부는 예하에 수사1·2·3·5국을 둔다. 2018년 논란이 됐던 기무사의 계엄 대비 문건에는 합동수사본부장은 방첩사령관이, 수사5국은 국정원이 맡는다고 적혀 있다. 당시 문건에는 ‘국정원은 국정원법을 이유로 계엄사령관의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 내재’ ‘이럴 경우 대통령께서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를 따르도록 지시’라고 기록됐다. 여 전 사령관은 ‘민간인 사찰을 계획했느냐’는 <일요시사>의 여러 질문에 대해 “너무 구체적이다. 어떤 게 맞고 틀린지 답하기 곤란한 내용이 포함돼있다”며 “수사를 앞두고 있어 답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공수처는 방첩사의 댓글·여론 공작 의혹과 군 간부들에 대한 평가와 사찰에 대한 문건이 윤 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는지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조만간 여 전 사령관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내란 특검이 출범하게 되면 모든 자료를 특검에 넘겨야 한다. 공수처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부터 방첩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의 매일 진행 중”이라며 “포렌식이 오래 걸리는 건 여러 곳에 분산된 서버를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통해 윤 전달?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와는 별개로 방첩사 관련 사건을 입건해 사건번호를 부여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지난 5일 내란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 조만간 특별검사 수사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돼 공수처는 특검 출범 이후 방첩사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와 기존 고발 사건 수사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특검이 출범하고 자료 요청이 오면 당연히 자료를 넘겨야 하지만 그 전까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