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새내기 릴레이 인터뷰④> 민주당 장경태 “청년들의 여의도행 사다리 만들 것”

“개천서 용 나는 정치하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오는 21대 국회에는 151명의 정치 신인들이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일요시사>는 여의도 새내기들의 이야기를 담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네 번째 주자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동대문을 당선인과 함께했다.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이 되고 싶었다. 개천서 용 나는 정치를 하고자 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장경태 동대문을 당선인은 민주당서만 15년을 보낸 뚝심 있는 인재다. 장 당선인은 이번 총선 승리로 청년을 들러리 세우는 정치판 불문율을 깬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흙수저’ 정치 신인들의 국회 입성을 위한 사다리를 놓겠다는 뜻을 전했다.

-당선 소감은.

▲21대 국회서 가장 평범한 국회의원이라고 생각한다. 청와대 출신도 아니고 국가고시, 장·차관 출신 등 화려한 스펙도 없다. 평당원서 시작해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거쳐 당 부대변인, 전국 청년위원장 이후 지역구 출마를 하게 됐다.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

-당에서 15년 동안 평당원 생활을 했다.

▲집에 돈도 없고, 뒷배경도 없이 살아서 가난했다. 하지만 꿈까지 가난하고 싶지는 않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이 되고 싶었다. 이번 당선으로 그런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자 한다. 개천서 용 나는 정치를 하겠다. 그러기 위해 정치를 꿈꾸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다리가 될 것이다.

-정치를 하고자 했던 이유는.

▲막노동을 하며 배도 타고 열심히 돈을 모아 대학에 갔다. 서울시립대는 반값 등록금 학교기도 하지만 고졸로 끝날 수 있었던 제게 학사모를 씌워준 고마운 학교다. 이를 통해 공공교육의 중요성을 느꼈다. 가난한 상황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아니다. 국가가 개인에게 교육권을 제공하는 것은 사회경제적 책임이다. 이런 생각으로 정당서 활동하게 됐다. 평범한 청년들이 평범하게 희망과 꿈을 꿀 수 있는 세상과 정치를 만들겠다.

-민병두 의원의 사퇴로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

▲민병두 의원과 이혜훈 의원은 3선 의원으로, 국회 상임위원장 출신이다. 그분들은 전략통·기획통·경제통으로 불리면서 국회서도 알아주는 분들이다. 확실히 선거 캠페인 과정서 강하고 노련한 모습이 보였다. 3자구도로 경쟁했던 만큼 쉽지 않았다. 15년간 선거를 치르면서 숙련됐다고 생각했는데 ‘선거는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라고 느꼈다. 민 의원이 후보 사퇴와 함께 지지선언을 하셨는데, 그때부터 지역주민들의 응원을 더 실감할 수 있었다.

민주당서만 15년 ‘평당원의 신화’
“청년들 여의도행 사다리 만들고파”

-청년 정치인으로서 선거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기성 정치인이 우위를 갖는 ‘돈과 조직’이다. 지역 사회서 2030 청년세대는 비주류도 아닌 주변인 정도에 그친다. 선거 과정서 돈과 조직 등의 열세를 극복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도 우리 캠프가 효과적으로 잘 대처해, 경쟁 과정을 슬기롭게 이겨냈다. 다른 후보는 선거기획사를 통해 잘 짜여진 고급 콘텐츠가 담긴 선거 공보물을 발송했지만, 우리 캠프는 공약집도 만들고 현수막 하나하나 직접 걸면서 정말 치열하게 선거를 치렀다.

-21대 총선서 민주당이 압승했다.

▲문재인정부의 성공적 국정 운영에 대한 응원과 촛불개혁을 완성시키라는 국민들의 마음이 투표로 이어졌다. 또 코로나 국난 극복을 위한 염원도 담겼다. 아울러 일하는 국회가 되길 바라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다.

-당의 청년 정치인 육성 시스템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할 방법은.

▲정치 신인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정치신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려면 인재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상시 운영해야 한다. 총선기획단서 청년 정치 참여확대 방안을 제안했다. 아울러 후보 등록비 20대 무상 및 30대 반값, 경선 비용 대출 제도 등을 만들어 청년들이 공천을 받고 출마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지역구 공약은 무엇인가.

▲동대문을 지역은 교통과 교육, 산업, 문화 등이 정체돼있다. 대표 공약은 분당선 연장과 복합 환승센터 건설이다. 또 시립 어린이병원과 미래 교육기구를 유치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 것이다. 아울러 답십리 지역에 고미술상가 문화멀티플렉스를 건립하고, 모빌리티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 이를 기반으로 동대문을 지역이 고차원산업 지역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흙수저 청년들의 정계 입성을 위한 사다리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많은 청년들이 국회의원의 꿈을 키우고 정치에 도전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정치제도·정치관계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법으로 여성 공천비율을 규정한 것이 여성정치가 나아지는 데에 역할을 했듯이 청년들에 대한 법적 지원이 있어야 청년정치가 성장할 수 있다. 정당의 공천과정의 가산점 부여, 선거 후보 등록 비용 하향조정, 선거 후 선거 비용 반환기준 하향조정 등 청년들의 문턱을 크게 낮추도록 법률을 개정할 계획이다.

-어떤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은가.

▲국민을 닮은 국회가 가장 좋은 국회다. 국민과 함께 소통하고, 등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평범한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주민의 고충을 공감하며, 정책과 입법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하겠다.

-국회서 맡고 싶은 상임위는.

▲국토교통위원회를 희망한다. 청년 예산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청년 주거와 관련된 정책은 국토위서 다뤄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모빌리티 클러스터 등은 청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애용하고 있어 청년인 내가 발 벗고 나서고자 한다.

-국회 입성 후 발의하고자 하는 1호 법안은.

▲1호 법안은 택배산업 안심안전법이다. 택배는 온 국민이 이용하는 서비스다. 택배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처우개선도 법적으로 향상시키고, 택배를 수령하는 여성들이 안심하고 수령할 수 있도록 공공서비스화 가능 방안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21대 국회에 바라는 점은.

▲국민들이 원하는 ‘일하는 국회’다. 이를 만들기 위해 정치 개혁에 힘쓸 것이다. ▲국회 운영 상시화 ▲신속 법안 처리 ▲국민 입법 발의제 도입 ▲국회의원 불출석에 대한 제재 강화 ▲ 국민소환제 도입 ▲윤리의무 강화 등을 추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1대 국회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촛불 개혁 완성, 문정부의 성공,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이다. 국민의 명령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21대 국회는 어느 때보다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문정부의 코로나 국난 극복을 위해 국민들이 지지하고 성원해 준 것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 극복 모범 사례로 보고 있는 나라기 때문에 그 국민의 명령을 더 잘 따르고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겠다. 평범한 국회의원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국회의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sangmi@ilyosisa.co.kr>
 



[장경태는?]

▲민주당 대학생특별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 당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문재인 대통령 후보 정책특보
▲민주연구원 청년정책연구소 부소장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