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법무부가 ‘1억 공천 헌금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이 표결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10일 검찰에 체포동의요구서를 송부한 지 이틀 만이다.
헌법상 현역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갖기 때문에, 구속영장 발부에 앞서 국회의 체포동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접수됨에 따라 국회의장은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하고, 보고 시점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표결에 부쳐야 한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공은 국회 의석의 과반을 점유한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강 의원은 현재 무소속이지만, 사건의 발단이 민주당 시절 공천 과정에 있는 만큼 당내 의원들의 표심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옛 동료에 대한 온정주의와 원칙론 사이에서 당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 큰 부담은 이번 사태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에 초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개인 비리를 넘어 유력 정당의 공천 과정에서 ‘돈이 오갔다’는 의혹은 유권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정성 문제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주택 문제로 공천 배제 대상이었던 인물이 돈을 건넨 뒤 단수공천을 받았다는 수사 내용은 민주당의 공천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여론조사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달 22일 발표된 4개 기관 공동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이번 의혹을 ‘개인의 일탈’(30%)이 아닌 ‘공천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57%)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주목할 점은 민주당 지지층의 반응이다. 당의 핵심 기반인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절반에 육박하는 47%가 이를 ‘구조적 문제’라고 답해, 집토끼마저 당의 공천 시스템에 의구심을 품고 있음이 드러났다.
해당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19~21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0.2%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내 일각에선 공천 비리 의혹을 명확히 털고 가지 않으면 지방선거에서 ‘부패 옹호 정당’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그렇다고 가결표를 던지기에도 부담이 적지 않다. 이번 사건의 단초가 된 김 전 시의원의 이른바 ‘황금폰(PC)’ 녹취록에 민주당 현역 의원 9명 이상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강 의원의 구속이 자칫 검찰 수사의 전면적인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 팽배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 의원 본인은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가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일 경찰 출석 당시에도 ‘불체포특권 포기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오히려 강 의원은 최근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숨거나 피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동료 의원들의 부결표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진정으로 당당하다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법원에서 결백을 입증하는 것이 순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 의원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공천 청탁 명목으로 현금 1억원이 든 쇼핑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의례적인 선물’로 쇼핑백을 받았을 뿐 금품인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창고방에 놔둔 뒤 잊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구속영장에 적시된 증거와 진술은 그의 해명과 상충한다. 김 전 시의원은 강 의원의 전직 사무국장이 ‘한 장(1억원)을 요구했다’고 진술했고, 해당 사무국장 역시 “강 의원이 1억원을 전세자금으로 썼다”고 경찰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이 압수된 휴대폰의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점도 영장 청구 사유에 포함됐다. 김 전 시의원은 혐의를 인정한 상태다.
강 의원은 당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다주택 문제로 공천 배제 대상이던 김 전 시의원을 서울 강서구 시의원 후보로 밀어 단수공천을 받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22대 국회 들어 구속영장이 청구된 의원은 강 의원이 네 번째다.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혐의의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선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반면, 뇌물수수 및 경선 여론조작 혐의를 받은 신영대 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부결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실 민주당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이미 ‘돈 공천’ 의혹이 불거진 이상 지방선거에서의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많은 외통수에 걸린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불체포특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의정 할동 보호장치이지만, 민주화 이후 사실상 의원들의 ‘특권’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실적으로 즉각적인 개헌이 어려운 만큼, 불체포특권이 개인 비리의 보호막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정치권이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jungwon933@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