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 못 놓는 의원님들 속사정

밀어주고 당겨주는 이상한 관행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20대 국회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바람으로 뜨겁다. 정치권은 연일 앞에서는 특권을 내려놔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뒤로는 온갖 특권을 누리면서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논의는 많았지만 폐지된 특권은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정치권의 특권 내려놓기 행보가 19대 때와 마찬가지로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1호 법안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및 갑질 금지’ 법률안을 지난 20일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국회의원 본인 및 배우자의 4촌 이내 친인척을 채용하려면 그 사실을 국회의장과 사무총장에게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법률안 제출

보좌직원 보수 일부를 다른 사람이나 기관에 지급토록 강요하거나 보좌직원을 허위로 임명해 그 보수를 유용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백 의원이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제출한 날인 지난 20일,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친딸 인턴비서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서 의원의 딸 장씨는 2013년 10월 서 의원 의원실 인턴비서로 채용됐다. 5달가량 국회 국정감사와 법안발의를 위한 각종 자료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다.

5달치 임금 480여만원은 서 의원의 후원금으로 쓰였다. 이에 서 의원은 딸을 인턴으로 채용한 것은 맞으나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가 결국 사과했다.


지난해 자신의 동생을 5급 수행비서로 채용해 구설에 올랐기 때문에 벌써 두 번째 채용 관련 의혹이다. 서 의원 딸이 국회 인턴 경력 이후 서울 모 사립대 로스쿨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 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19대 국회에서 사시존폐 논란을 두고 다툴 때 서 의원은 폐지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한 바 있기 때문이다. 사리사욕을 위해 사시폐지를 주장 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 의원 논란에 대해 차재원 부산카톨릭대 교수는 “공공의 채용과정은 무시하고 알게 모르게 자신들끼리 밀어주고 당겨주는 관행이 횡행한 것”이라며 “서영교 의원 논란도 현대판 음서제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 과정에서 서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으로부터 매달 100만원씩 5개월간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점도 드러났다. 500만원은 정치자금법상 개인이 국회의원에게 후원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인데 4급 보좌관인 정씨의 월급이 대략 500만원인 점을 감안 하면 월급의 5분의 1을 후원금으로 내놓은 것이다.

보좌관 월급 상납 의혹은 같은 당 이목희 전 의원도 일었다. 지난 2012년 이 전 의원실에 5급 비서관으로 채용된 A씨가 매달 100만원씩 5개월간 500만원을 이 의원실에 송금한 것. A씨는 2년 동안 이렇게 송금 하면 4년 동안 고용해주겠다는 말에 돈을 부치다 지역사무소 채용 소식이 없어 중단한 뒤 2013년 1월 사직했다.

이 의원은 “누구의 강요도 없었고 A씨 스스로 제안한 일이라며 송금 받은 돈은 운전기사와 인턴에게 나눠줘 문제가 없다”고 에둘러 해명했다.

20대 국회 시작부터 식구 챙기기 도마
말만 번지르르…호언장담 또 흐지부지


국회의원의 보좌진 채용 및 갑질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국회의원이 보좌진 인사에 전권을 휘두르기 때문이다. 보좌진은 의원의 말 한마디면 하루아침에 실직자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의원은 보좌진을 해고하고 싶으면 국회의장 또는 국회사무총장 앞으로 면직요청서 한 장만 보내면 된다.

이번 서 의원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20대 국회는 개원부터 특권 내려놓기가 화두로 떠올랐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국회와 국민이 가까워지기 위해 불필요한 특권이 있다면 단호히 내려놔야 한다”며 “특권을 내려놓는 범위와 내용에는 성역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면책특권, 불체포특권도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특권 내려놓기에 동참했다. 안 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덴마크 국회의원의 모습이 많은 국민들에게 화제가 됐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며 “국회부터 달라져야 한다. 국회의원 특권,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직에 부여됐던 혜택과 지원 중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들은 주저 없이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해 정 국회의장이 말한 ‘국민 눈높이’에 힘을 실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국회의원 특권 폐지와 관련해 “국회의원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 사회의 상위 1%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특권을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 불체포특권과 면책 특권도 시대 상황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국회에서는 국회의장 및 각 당 수장들의 주장처럼 국회의원의 대표적 특권인 불체포·면책특권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불체포특권이 도마에 오르는 이유는 뇌물을 받거나 비리를 저지른 의원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불체포특권은 현행범이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나 구금이 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의원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체포동의안이 필요하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중 과반이 출석해 이중 과반수가 찬성해야 가결되고 72시간 이내에 통과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정치권에서는 면책특권도 손봐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면책특권을 이용해 막말로 명예를 훼손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19대 국회에서처럼 공염불에 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는 국민들의 정치쇄신 요구에 발 맞춰 국회 개혁을 외쳤었다. 이에 국회의원 세비 삭감을 담은 ‘국회의원 수당 개정안’은 19대에서만 15건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밖에 국회법 개정안, 출판기념회 금지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도 발의됐다. 하지만 19대 국회 4년 동안 처리된 법안은 의원연금 폐지와 관련한 ‘대한민국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 '국회의원 겸직 및 영리 업무 종사 금지를 내용으로 한 국회법 개정안' 1건만 통과됐다.

공염불 되나

개원 이후 국회를 강타하고 있는 특권 내려놓기 바람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국회 개원 이래로 반복된 주제였지만 항상 ‘용두사미’로 끝났다”면서 “한마디로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20대 국회는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이라 여야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며 “제대로 된 의정 활동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금배지 폐지안 보니…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백재현 위원장은 지난 19일 국회의원 상징인 국회의원 배지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백 위원장은 “의원 배지가 책임과 봉사의 상징이 아닌 특권과 예우의 상징으로 간주되고 있다”며 “의원 배지를 처음 만들 때에 일본의 의원배지를 모방한 만큼, 일제 잔재의 청산이란 측면에서도 폐지가 마땅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미 의원들에게는 ‘20대 국회 국회의원증’이라는 출입증이 있어 신분 증명이나 국회 출입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백 위원장은 이날 윤리특위 활동 계획을 밝히면서 국회의원 금배지 폐기, 국회의원 윤리실천법 제정, 국회 윤리 메뉴얼 작성 등 국회 3대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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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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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