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민주당 예견된 후폭풍

최소 두 번 더 남았는데…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번에도 동료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이재명 대표 체재 이후로 벌써 4번째다. ‘방탄 정당’ ‘내로남불’ 등의 오명은 이번 부결을 계기로 더욱 공고해졌다. 문제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총선이 점차 가까워지는 지금, 반복되는 방탄 논란이 민주당에 달가울 리 없다.

민심의 ‘역풍’ 우려에도, 당내의 첨예한 계파 갈등 속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방탄’ 기조는 굳건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서 모두 부결됐다. 두 의원은 2021년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서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하도록 만들기 위한 돈봉투 살포 작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무더기
반대표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의원 293명이 모였으므로, 가결선은 찬성 147표 이상이었다. 윤 의원 표결 결과는 찬성 139표 반대 145표 기권 9표였고, 이 의원 표결 결과는 찬성 132표 반대 155표 기권 6표였다.

일각에선 최근 민주당 내에서 분출하는 쇄신 요구가 체포동의안 가결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날 국민의힘은 찬성을 당론으로 정하고, 소속 의원 113명 중 112명이 회의장으로 나왔다. 현재 구속 중인 정찬민 의원을 제외하고 ‘총동원령’이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의석수의 한계로 이번에도 가결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민주당서 반대표가 무더기로 나왔다는 의미다. 정치권은 소속 의원이 167명에 달하는 민주당에서 20~30표 안팎의 찬성·기권표가 나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이번 표결 방침을 ‘자율’로 정했다. 반대를 당론으로 밀어붙이기엔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방탄 역풍이 불 가능성이나 반란표 단속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야 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자면 사실상 반대를 당론으로 내세운 것과 같아졌다. 

정치권은 민주당서 무더기로 반대표가 나온 요인을 ‘검찰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동정표’로 보고 있다. 실제로 표결 직후 민주당 내부에선 이날 국회서 체포동의안 요청 이유를 설명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한 장관은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의원이 여기 계시고 표결에도 참여하게 된다. 그 20명의 표는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라며 “돈봉투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돈봉투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번에도 부결…‘일파만파’ 논란 지속
당 쇄신 의지 없다? 유권자 역풍 어쩌나

이와 관련해 민주당 김한규 원내 대변인은 “한 장관의 정치적 발언으로 모욕감을 느꼈다는 의원이 많았다. 정치적으로 계산된 발언이 많은 의원(표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 역시 “개별 의원이 각자 판단에 따라 표결한 것”이라며 “검찰의 수사가 과도하고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였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기사를 보니까 제 설명 때문에 민주당이 모욕감을 느껴서 방탄(체포동의안 부결)한 것이라는 취지로 민주당 대변인께서 말씀하신 것 같다. 오히려 민주당의 거듭된 방탄에 국민께서 모욕감을 느끼실 것”이라 받아쳤다.

그러면서 “민주당 말씀은 원래는 (찬반 투표를)제대로 하려고 했는데, 제 말을 듣고 욱하고 기분이 나빠서 범죄를 옹호했다는 얘기”라며 “정당이 하기에는 참 구차한 변명이라고 국민이 생각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검찰 수사에 대항해 단일대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여전히 형성돼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재차 들어올 때를 염두에 둔 방탄 전략이 재확인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해 8월 이 대표 체재가 시작된 이후로 자당 의원들의 체포동의안을 모두 부결시켜왔다. 지난해 12월 말 노웅래 의원이 뇌물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아 체포동의안이 제출됐을 때, 결과는 재석 271명 중 반대 161표로 압도적으로 부결됐다.

곧이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때는 일부 이탈표가 있었지만, 찬성 139표에 그치면서 재석 297명의 과반 달성에 실패해 부결됐다. 이 대표 체재 이전에 민주당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체포동의안에 높은 찬성 비율을 보였던 것과는 배치되는 모습이다.

2020년 10월 민주당 정정순 의원, 2021년 4월 이상직 의원,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 체포동의안은 모두 높은 찬성 비율로 통과됐다.

방탄 정당
내로남불

게다가 민주당 의원들의 체포동의안이 족족 부결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하영제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무난히 통과되면서 ‘내로남불’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월 말 치러진 표결은 재석 281표 중 찬성 160표 반대 99표 기권22표로 가결됐다. 

표결 전 국민의힘은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를 만들어 당내 과반 서명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 비판 수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국면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를 10대 공약 중 하나로 내건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도 “불체포특권을 제한하자는 것에 100% 동의한다”고 발언했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가 본인이 곤경에 처하자 말을 바꿨다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체포동의안이 재차 부결되자 공세 수위를 한껏 높였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돈봉투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오염시킨 윤·이 의원에게 결국 갑옷과도 같은 방탄조끼를 입혀주며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며 “역시나 두 의원은 몸만 떠났을 민주당에게는 여전히 함께인 위장 탈당이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애당초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고 의총에서조차 논의하지 않으며 ‘자율 투표’ 운운할 때부터 통과시킬 마음이 없었던 것”이라며 “오늘로서 윤석열정부 들어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민주당 의원 4명 모두가 살아남는 기록을 남기게 됐으니 두고두고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표결 후 “이 대표가 국민들 앞에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민주당의 도덕상실증은 이제 구제불능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송(영길)·이(재명) 연대의 돈봉투 카르텔이 벌인 조직적 범죄 은닉 행위에 대해 국민이 심판해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도 민주당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돈봉투 비리 정치에 제 식구 감싸기 방탄 정치까지 더해졌다”며 “구태정치를 벗어나지 못한 민주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강은미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결과”라며 “직전 집권당이자 제1당의 정치적 책임의식이 고작 방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총선 코앞
민심 역풍?

체포동의안 부결로 검찰은 돈봉투 의혹 수사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그동안 검찰은 의혹에 연루된 이들의 증거인멸을 우려해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은 이미 금품 제공을 지시·권유하고 제공했다는 정당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8일 구속됐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역시 개인비리 의혹으로 구속된 상태다.

여기서 검찰이 두 의원의 신병마저 확보했다면, 수사 속도에는 더욱 탄력이 붙었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의견이다. 하지만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향후 수사 속도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피의자 구속 상태에서 소환 조사는 어렵지 않지만, 불구속 조사는 상호 일정 협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검찰이 혐의의 종착지로 보고 있는 송 전 대표에 관한 수사 일정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검찰 측은 체포동의안이 기각된 점에 관해 유감을 표명했다.

검찰은 “헌법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범죄의 중대성과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 등 구속 사유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구속영장에 대한 법원의 심문 절차가 아예 진행될 수도 없게 된 상황이 유감”이라며 “국회의 체포동의안 부결과 관계없이 전당대회 금품 살포 및 수수와 관련된 수사를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장 검찰 수사를 지연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제 열 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 국면서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코인 투기,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은 데 이어 당사자들을 당이 감싸주는 모양새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의혹이 불거진 직후에는 강도 높은 자체 쇄신을 결의했던 민주당이 얼마 뒤 태도를 뒤집은 것도 유권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 취임 후 4건 모두 부결
총선 코앞인데…부결 부담 커져 

민주당은 지난달 14일 쇄신 의원총회를 열고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결의문서 “민주당의 윤리 규범을 제1의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 온정주의를 과감하게 끊어내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 윤리 규범에는 청렴 의무,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 조항 등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번 표결서도 온정주의적 반대표가 속출한 만큼, 당내 쇄신 의지의 진정성이 의심받게 됐다.

이달 내로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었던 새 혁신위원회도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의 혁신위원장직 낙마 이후로 줄곧 표류하는 중이다. 가뜩이나 당내 쇄신·혁신 동력이 떨어져 보이는 상황서 이를 부정하는 듯한 단체행동이 포착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이 마지막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치권과 법조계는 검찰이 총선 전에 최소 2번 이상의 체포동의안 요청을 국회로 보낼 것으로 점친다. 이미 표결을 한 차례 거쳤음에도 개인 의혹이 말끔히 정리되지 않은 이 대표와 코인 투기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체포동의안이 다시금 날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 대표와 김 의원은 당내 주류 세력과 강성 지지층의 엄호를 확실하게 받고 있다. 체포동의안 가결을 쉽게 결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부결 또한 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부터 ‘방탄’ 면모를 수차례 반복해서 보여준다면, 새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대형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하 의원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통해 공격할 명분을 쌓아둔 국민의힘의 존재도 부담이다. 

비록 이번 표결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잔존한 계파 갈등도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비명계가 이 대표 ‘손절’이나 용퇴를 재차 요구할 수 있고, 관철되지 않을 경우 집단적으로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비명계는 지난 이 대표 표결에 앞서 이 대표와 친명계를 싸잡아 비판했다. 뒤이은 표결 결과 민주당 내부에서 30개 안팎의 반란표가 나왔고, 그 대부분이 비명계서 나온 것으로 추측됐다.

커져가는
대표 책임론

방탄 프레임 형성의 빌미를 제공한 이 대표 ‘책임론’ 또한 계속 커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 탓에 당 내부의 각종 의혹에 단호한 대처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비판을 줄곧 들어왔다. 매번 방탄 논란이 타오를 때마다, 이 대표의 입지에 점차 균열이 생기는 이유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진통 끝 합의…민주당 새 상임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서 자신들 몫의 상임위원장 6자리 인선을 마무리지었다. 그간 숱한 잡음을 빚었던 상임위원장 인선은 재선 의원 위주로 마무리됐다. 

이날 민주당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를 마치고 “전문성과 지역 특성, 본인 희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포함한 6개 상임위원장 후보를 인선했다”며 “이들 모두 의정활동 경험이 풍부하고 21개 국회서 간사 등 역할을 한 분들이라 현안에 대한 기민한 대응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먼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게 된 서삼석 의원은 위원회 관련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현재 상임위원장 중 호남 지역 의원이 없어 ‘지역 안배’ 의도도 내포된 인선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의 지역구는 전남 영암·무안·신안이다.

행정안전위원장은 현재 간사인 김교흥 의원이 맡기로 했다.

업무 연속성을 고려한 인선이다.

교육위원장은 제21대 국회 교육위 소속 의원들의 추천에 힘입어 김철민 의원이 낙점됐다.

이재정 의원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맡는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선임부의장 재임 시절 관련 정책 논의를 주도한 성과와 당내 ‘여성 우선배치 원칙’이 적용된 결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위원장은 치과의사 출신인 신동근 의원이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아 뽑혔다.

환경노동위원장을 맡게 된 박정 의원은 민주당 정책위 상임부의장 임기 당시 친노동, 친환경 정책을 주도한 점, 을지로위원회 활동 등 노동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점 등에서 적임자로 인정받았다.

이번 상임위원장 선출은 민주당이 지난 12일 의원총회서 마련한 새로운 기준에 근거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당내 요직을 맡은 인사들은 상임위원장을 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장관 이상의 고위 정무직이나 전직 원내대표를 맡은 이들도 제외 대상이다.

이 같은 기준에 따르다 보니, 재선 의원들이 대거 상임위원장을 맡게 됐다는 후문이다.

지금까지는 3선 이상의 중진의원들이 위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관례였다. 

이번에 선출된 상임위원장들은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내년 5월29일까지 임기를 이어간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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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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