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민주당 예견된 후폭풍

최소 두 번 더 남았는데…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번에도 동료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이재명 대표 체재 이후로 벌써 4번째다. ‘방탄 정당’ ‘내로남불’ 등의 오명은 이번 부결을 계기로 더욱 공고해졌다. 문제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총선이 점차 가까워지는 지금, 반복되는 방탄 논란이 민주당에 달가울 리 없다.

민심의 ‘역풍’ 우려에도, 당내의 첨예한 계파 갈등 속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방탄’ 기조는 굳건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서 모두 부결됐다. 두 의원은 2021년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서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하도록 만들기 위한 돈봉투 살포 작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무더기
반대표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의원 293명이 모였으므로, 가결선은 찬성 147표 이상이었다. 윤 의원 표결 결과는 찬성 139표 반대 145표 기권 9표였고, 이 의원 표결 결과는 찬성 132표 반대 155표 기권 6표였다.

일각에선 최근 민주당 내에서 분출하는 쇄신 요구가 체포동의안 가결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날 국민의힘은 찬성을 당론으로 정하고, 소속 의원 113명 중 112명이 회의장으로 나왔다. 현재 구속 중인 정찬민 의원을 제외하고 ‘총동원령’이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의석수의 한계로 이번에도 가결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민주당서 반대표가 무더기로 나왔다는 의미다. 정치권은 소속 의원이 167명에 달하는 민주당에서 20~30표 안팎의 찬성·기권표가 나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이번 표결 방침을 ‘자율’로 정했다. 반대를 당론으로 밀어붙이기엔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방탄 역풍이 불 가능성이나 반란표 단속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야 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자면 사실상 반대를 당론으로 내세운 것과 같아졌다. 

정치권은 민주당서 무더기로 반대표가 나온 요인을 ‘검찰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동정표’로 보고 있다. 실제로 표결 직후 민주당 내부에선 이날 국회서 체포동의안 요청 이유를 설명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한 장관은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의원이 여기 계시고 표결에도 참여하게 된다. 그 20명의 표는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라며 “돈봉투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돈봉투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번에도 부결…‘일파만파’ 논란 지속
당 쇄신 의지 없다? 유권자 역풍 어쩌나

이와 관련해 민주당 김한규 원내 대변인은 “한 장관의 정치적 발언으로 모욕감을 느꼈다는 의원이 많았다. 정치적으로 계산된 발언이 많은 의원(표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 역시 “개별 의원이 각자 판단에 따라 표결한 것”이라며 “검찰의 수사가 과도하고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였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기사를 보니까 제 설명 때문에 민주당이 모욕감을 느껴서 방탄(체포동의안 부결)한 것이라는 취지로 민주당 대변인께서 말씀하신 것 같다. 오히려 민주당의 거듭된 방탄에 국민께서 모욕감을 느끼실 것”이라 받아쳤다.

그러면서 “민주당 말씀은 원래는 (찬반 투표를)제대로 하려고 했는데, 제 말을 듣고 욱하고 기분이 나빠서 범죄를 옹호했다는 얘기”라며 “정당이 하기에는 참 구차한 변명이라고 국민이 생각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검찰 수사에 대항해 단일대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여전히 형성돼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재차 들어올 때를 염두에 둔 방탄 전략이 재확인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해 8월 이 대표 체재가 시작된 이후로 자당 의원들의 체포동의안을 모두 부결시켜왔다. 지난해 12월 말 노웅래 의원이 뇌물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아 체포동의안이 제출됐을 때, 결과는 재석 271명 중 반대 161표로 압도적으로 부결됐다.

곧이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때는 일부 이탈표가 있었지만, 찬성 139표에 그치면서 재석 297명의 과반 달성에 실패해 부결됐다. 이 대표 체재 이전에 민주당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체포동의안에 높은 찬성 비율을 보였던 것과는 배치되는 모습이다.

2020년 10월 민주당 정정순 의원, 2021년 4월 이상직 의원,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 체포동의안은 모두 높은 찬성 비율로 통과됐다.

방탄 정당
내로남불

게다가 민주당 의원들의 체포동의안이 족족 부결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하영제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무난히 통과되면서 ‘내로남불’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월 말 치러진 표결은 재석 281표 중 찬성 160표 반대 99표 기권22표로 가결됐다. 

표결 전 국민의힘은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를 만들어 당내 과반 서명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 비판 수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국면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를 10대 공약 중 하나로 내건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도 “불체포특권을 제한하자는 것에 100% 동의한다”고 발언했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가 본인이 곤경에 처하자 말을 바꿨다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체포동의안이 재차 부결되자 공세 수위를 한껏 높였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돈봉투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오염시킨 윤·이 의원에게 결국 갑옷과도 같은 방탄조끼를 입혀주며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며 “역시나 두 의원은 몸만 떠났을 민주당에게는 여전히 함께인 위장 탈당이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애당초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고 의총에서조차 논의하지 않으며 ‘자율 투표’ 운운할 때부터 통과시킬 마음이 없었던 것”이라며 “오늘로서 윤석열정부 들어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민주당 의원 4명 모두가 살아남는 기록을 남기게 됐으니 두고두고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표결 후 “이 대표가 국민들 앞에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민주당의 도덕상실증은 이제 구제불능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송(영길)·이(재명) 연대의 돈봉투 카르텔이 벌인 조직적 범죄 은닉 행위에 대해 국민이 심판해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도 민주당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돈봉투 비리 정치에 제 식구 감싸기 방탄 정치까지 더해졌다”며 “구태정치를 벗어나지 못한 민주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강은미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결과”라며 “직전 집권당이자 제1당의 정치적 책임의식이 고작 방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총선 코앞
민심 역풍?

체포동의안 부결로 검찰은 돈봉투 의혹 수사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그동안 검찰은 의혹에 연루된 이들의 증거인멸을 우려해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은 이미 금품 제공을 지시·권유하고 제공했다는 정당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8일 구속됐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역시 개인비리 의혹으로 구속된 상태다.

여기서 검찰이 두 의원의 신병마저 확보했다면, 수사 속도에는 더욱 탄력이 붙었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의견이다. 하지만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향후 수사 속도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피의자 구속 상태에서 소환 조사는 어렵지 않지만, 불구속 조사는 상호 일정 협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검찰이 혐의의 종착지로 보고 있는 송 전 대표에 관한 수사 일정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검찰 측은 체포동의안이 기각된 점에 관해 유감을 표명했다.

검찰은 “헌법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범죄의 중대성과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 등 구속 사유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구속영장에 대한 법원의 심문 절차가 아예 진행될 수도 없게 된 상황이 유감”이라며 “국회의 체포동의안 부결과 관계없이 전당대회 금품 살포 및 수수와 관련된 수사를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장 검찰 수사를 지연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제 열 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 국면서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코인 투기,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은 데 이어 당사자들을 당이 감싸주는 모양새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의혹이 불거진 직후에는 강도 높은 자체 쇄신을 결의했던 민주당이 얼마 뒤 태도를 뒤집은 것도 유권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 취임 후 4건 모두 부결
총선 코앞인데…부결 부담 커져 

민주당은 지난달 14일 쇄신 의원총회를 열고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결의문서 “민주당의 윤리 규범을 제1의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 온정주의를 과감하게 끊어내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 윤리 규범에는 청렴 의무,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 조항 등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번 표결서도 온정주의적 반대표가 속출한 만큼, 당내 쇄신 의지의 진정성이 의심받게 됐다.

이달 내로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었던 새 혁신위원회도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의 혁신위원장직 낙마 이후로 줄곧 표류하는 중이다. 가뜩이나 당내 쇄신·혁신 동력이 떨어져 보이는 상황서 이를 부정하는 듯한 단체행동이 포착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이 마지막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치권과 법조계는 검찰이 총선 전에 최소 2번 이상의 체포동의안 요청을 국회로 보낼 것으로 점친다. 이미 표결을 한 차례 거쳤음에도 개인 의혹이 말끔히 정리되지 않은 이 대표와 코인 투기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체포동의안이 다시금 날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 대표와 김 의원은 당내 주류 세력과 강성 지지층의 엄호를 확실하게 받고 있다. 체포동의안 가결을 쉽게 결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부결 또한 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부터 ‘방탄’ 면모를 수차례 반복해서 보여준다면, 새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대형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하 의원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통해 공격할 명분을 쌓아둔 국민의힘의 존재도 부담이다. 

비록 이번 표결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잔존한 계파 갈등도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비명계가 이 대표 ‘손절’이나 용퇴를 재차 요구할 수 있고, 관철되지 않을 경우 집단적으로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비명계는 지난 이 대표 표결에 앞서 이 대표와 친명계를 싸잡아 비판했다. 뒤이은 표결 결과 민주당 내부에서 30개 안팎의 반란표가 나왔고, 그 대부분이 비명계서 나온 것으로 추측됐다.

커져가는
대표 책임론

방탄 프레임 형성의 빌미를 제공한 이 대표 ‘책임론’ 또한 계속 커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 탓에 당 내부의 각종 의혹에 단호한 대처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비판을 줄곧 들어왔다. 매번 방탄 논란이 타오를 때마다, 이 대표의 입지에 점차 균열이 생기는 이유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진통 끝 합의…민주당 새 상임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서 자신들 몫의 상임위원장 6자리 인선을 마무리지었다. 그간 숱한 잡음을 빚었던 상임위원장 인선은 재선 의원 위주로 마무리됐다. 

이날 민주당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를 마치고 “전문성과 지역 특성, 본인 희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포함한 6개 상임위원장 후보를 인선했다”며 “이들 모두 의정활동 경험이 풍부하고 21개 국회서 간사 등 역할을 한 분들이라 현안에 대한 기민한 대응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먼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게 된 서삼석 의원은 위원회 관련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현재 상임위원장 중 호남 지역 의원이 없어 ‘지역 안배’ 의도도 내포된 인선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의 지역구는 전남 영암·무안·신안이다.

행정안전위원장은 현재 간사인 김교흥 의원이 맡기로 했다.

업무 연속성을 고려한 인선이다.

교육위원장은 제21대 국회 교육위 소속 의원들의 추천에 힘입어 김철민 의원이 낙점됐다.

이재정 의원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맡는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선임부의장 재임 시절 관련 정책 논의를 주도한 성과와 당내 ‘여성 우선배치 원칙’이 적용된 결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위원장은 치과의사 출신인 신동근 의원이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아 뽑혔다.

환경노동위원장을 맡게 된 박정 의원은 민주당 정책위 상임부의장 임기 당시 친노동, 친환경 정책을 주도한 점, 을지로위원회 활동 등 노동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점 등에서 적임자로 인정받았다.

이번 상임위원장 선출은 민주당이 지난 12일 의원총회서 마련한 새로운 기준에 근거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당내 요직을 맡은 인사들은 상임위원장을 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장관 이상의 고위 정무직이나 전직 원내대표를 맡은 이들도 제외 대상이다.

이 같은 기준에 따르다 보니, 재선 의원들이 대거 상임위원장을 맡게 됐다는 후문이다.

지금까지는 3선 이상의 중진의원들이 위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관례였다. 

이번에 선출된 상임위원장들은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내년 5월29일까지 임기를 이어간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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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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