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갈등 폭발’ 원효로3가 재개발 빨간불 내막

용산구청이 갈라친 ‘황금땅 오국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낙후된 지역을 개발해 아파트를 올린다. 목표는 같지만 진행 방법은 달랐다. 의견이 갈라졌고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상황을 조율하고 정리해야 할 지자체는 ‘나 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다. 그사이 서울에 몇 남지 않은 ‘금싸라기 땅’이 다섯 조각으로 쪼개졌다.

‘부동산 좀 안다’ 하는 사람들에게 서울 용산구 원효로 일대는 ‘알짜배기’ 지역이다. 부동산 가치의 첫 번째 조건인 위치가 좋고 무엇보다 다수의 사람이 꿈꾸는 ‘한강뷰’를 구현할 수 있다. 안 그래도 뜨고 있는 용산 지역의 숨겨진 수혜 지역이라는 말이 과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다.

아파트 꿈
동상이몽

최근 원효로3가 지역 재개발 문제를 두고 추진 단체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주민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는 건 일상다반사지만 원효로3가의 경우는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하면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원효로3가 재개발은 앞으로 들어설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핵심사업으로 이곳에 들어설 국제업무존에 100층 내외의 랜드마크를 세우겠다는 등의 구상이 나와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서면 원효로3가 인근의 부동산 가치는 크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 큰 사업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원효로3가 재개발 진행 방향을 두고 주민 간의 이견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아파트를 짓자는 궁극적인 목표는 동일하지만 그 방법을 두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추진 단체의 난립, 혼재된 사업 등 각종 문제로 사업이 표류하는 중이다.

한 부동산 업자는 “많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봤지만 이 정도로 복잡한 곳은 드물다”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 원효로3가 재개발 지역은 13일 기준 총 5개 구역으로 쪼개져 있다. 먼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1구역과 2구역으로 나뉘었다. 1구역은 다시 1-1과 1-2로, 2구역은 2-1, 2-2, 2-3 등으로 나뉘어 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 1-2와 2-3구역은 역세권이라는 점을 이용해 ‘노선형 상업지역’ 개발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성 큰 알짜배기 지역
개발 방식 따라 쪼개졌다

원효로3가 재개발사업에 밝은 한 관계자는 “구역이 합쳐졌다가 나뉘는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추진 단체만 늘어났다. 특히 용산구청에서 주민의 요청대로 구역계를 내주는 바람에 사업이 섞였다. 용산구청이 갈등을 만든 셈”이라고 주장했다.

구역계는 사업 추진 범위를 시각화한 경계로 연번에 따라 구분한다. 구역계의 첫 번째 연번자 이름을 따 ○○○ 구역, ○○○ 추진위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최근 선호하는 개발 방식에 따라 구역이 쪼개지고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던 사업에 불씨가 던져졌다. 1-1구역의 추진 단체가 진행한 ‘신속통합기획’을 두고 1-2구역의 추진 단체가 반발하면서 갈등이 표면화했다. 신속통합기획에 대한 주민 간의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속통합기획은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도입된 정책이다. 기존 정비사업이 지나친 규제와 절차 지연으로 장기화하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서울시가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주민이나 전문가 등과 소통하며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공공 지원을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도입으로 절차를 간소화해 5년여 정도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절반 정도인 2년6개월가량으로 단축하고자 했다. 재개발사업의 성패가 속도에 달린 만큼 빠른 변화를 원하는 주민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갈등을 최소화하며 행정력 낭비를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원효로3가 1-1구역 추진 단체는 용산구청에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속통합기획은 구청이 추진 단체의 신청 내용을 확인하고 서울시에 심사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울시는 구청의 입안 요청이 올라오면 후보지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

두 달에 한 번, 짝수 달에 후보지 선정위원회가 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 단축
정책 도입

후보지 선정위원회에서 후보지로 선정되면 그다음부터는 기존의 정비사업 절차대로 사업이 진행된다. 후보지 선정까지의 과정이 대폭 줄어드는 것이다. 서울시는 ▲법·조례상 주택정비형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 요건에 맞고 ▲토지등소유자 30% 이상 동의로 구역 지정을 희망하는 지역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선정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 ▲공공재개발, 모아타운,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등 타 사업 공모 등에 신청했거나 후보지로 선정된 구역 ▲토지등소유자 25% 이상이 반대하는 구역 ▲전용주거지역 ▲지분쪼개기, 부동산 이상 거래 등 투기 발생 구역 등은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찬반 갈등 우려 구역 ▲여러 사업이 혼재된 구역 ▲현금청산 대상 세대수가 많은 구역 ▲투기 발생 우려·의심 구역 ▲노후 건축물 소유 주민 동의가 현저히 낮은 구역 ▲지난 공모 등에서 미선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은 구역 ▲구청장이 재개발 추진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구역 등은 제외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원효로3가 1-1, 1-2구역 추진 단체 사이의 갈등이 촉발된 지점도 바로 여기다. 원효로3가 재개발 사업에 관여 중인 한 관계자는 “엄연히 추진 단체가 나뉘어 있는데 1-1구역 측에서 1-2구역까지 묶어서 1구역을 통으로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했다”며 “이미 과거에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했다가 미선정된 일이 있었는데 용산구청이 이번에도 받아줬다”고 지적했다.

원효로3가 1구역 상황이 서울시에서 밝힌 신속통합기획 제외 대상, 제외 가능 대상에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전에 진행된 서울시의 후보지 선정 결과에서 지적된 부분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도
안 됐는데…

이 관계자는 “(용산)구청은 당시 후보지 미선정 사유를 파악하고 있고 현재까지 그 부분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또다시 서울시에 입안을 요청했다. 용산구청에서 (1-1구역 추진 단체를) 밀어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반대 주민 사이에 파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요시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서울시는 원효로3가 1구역에서 2021년에 추진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미선정 사유에 대해 “건축허가를 받고 공모 공고일 이전 등기가 되지 않은 현금청산 대상 세대수가 다수 확인돼 재개발 반대 등으로 사업 추진이 장기화될 것이 우려되는 등 사업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므로 사업 추진 및 개발 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금 청산 대상자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 분양권 대신 감정평가를 통해 돈으로 보상받는 사람을 말한다. 분양권을 신청하지 않거나 철회한 경우,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등이 있다. 서울시의 답변은 아파트 분양권 대신 현금을 받고 조합에서 빠져나가는 주민 수가 많아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신속통합기획 추진을 반대하는 주민 수가 상당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구청의 입안 요청으로 시에서 심사를 진행해 후보지로 선정되더라도 주민 반대율이 30%가 넘으면 취소된다. 반대율이 30%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 수치가 높으면 선정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는 지역의 토지등소유자 가운데 16% 정도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실제 용산구청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신속통합기획을 반대하는 주민이 적지 않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서울시에서 밝힌 제외 가능 대상 항목의 ‘찬반 갈등 우려 지역’으로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신속통합기획 추진 두고 폭발
오는 4월 서울시 심사에 달려

해당 구역의 한 관계자는 “만에 하나 후보지로 결정돼 정비사업이 추진된다고 해도 조합 설립 등 절차마다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 초기 단계부터 용산구청에서 교통정리를 제대로 해야 했는데 구역계를 남발하는 등 문제를 만들었다”며 “현재 재개발사업에서 제기된 대부분 문제는 용산구청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산구청 재정비사업과 신속통합개발팀 관계자는 “원효로3가 재개발 구역의 한 추진 단체가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겠다고 신청했는데 주민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다. 그래서 지난 1월30일에 ‘신속 추진 자문단’이라는 내부 기구를 통해 전문가의 견해를 들었다. 당시 그 자리에서 용산구청은 추천권자고 서울시는 결정권자이기 때문에 결정권자의 판단으로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게 타당하다는 방향으로 결정돼 2월 초에 (시에)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문제로 지적된 부분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면서도 “주민 반대 비율이 적진 않다”고 말했다. 현금 청산 대상자 비율 등이 과거와 비교해 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용산구청에서 입안 요청 기간이 지난 후에 자료를 제출해 2월에는 후보지 선정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구청이 행정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지금 같은 주민 갈등이 불거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전에는 관 주도로 구역을 정하고 정비사업을 진행했는데 신속통합기획 같은 제도는 주민 주도로 진행된다. (제도의) 취지는 좋은데 주민들의 생각이 일치되기 어렵고, 주민이 진행하는 부분에 대해 구청이 통제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어떤 식으로든 사업이 진행되다 보면 (갈등이) 진화되긴 하는데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지난하다”고 덧붙였다.

결론 나도
난항 계속

서울시 주택실 건축기획관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4월에 후보지 선정위원회가 예정돼있다”며 “용산구청의 입안 요청이 들어온 뒤 해당 구역에서 민원 사항이 다수 발생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주민 반대율 등 항목에 따라 다각도로 사업을 검토한다. 결과는 심사 당일에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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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양정원 남편 연루 주가조작 ‘리니언시 1호’ 사건 전말

[단독] 양정원 남편 연루 주가조작 ‘리니언시 1호’ 사건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가조작 사건이 현직 경찰 유착 의혹으로 번졌다. 시세조종 사건으로 시작됐던 수사가 “주가조작 세력의 뒤를 경찰이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확대된 것이다. 경찰은 관련 인사들에 대한 인적 쇄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가 직접 보도자료까지 배포할 정도로 이례적인 규모의 사건이다. 검찰은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리니언시(자진 신고 감면)’ 제도를 활용해 수사에 착수했다. 약 3개월 만에 시세조종 조직의 구조와 자금 흐름, 경찰 상대 청탁 정황까지 포착할 수 있었다. 주가조작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현금 30억원의 주인이자, 투자자로 알려진 차모씨가 자진 신고하면서 수사에 탄력을 받았다. 검찰은 이를 ‘시세조종 리니언시 1호’ 사건으로 지칭했다. 자진 신고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자칭 영화 <작전> 실제 모델이라고 주장해 온 시세조종 전문가 김모씨(이하, 작전주 김씨)가 기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대신증권 부장 출신 전모씨, 유명 인플루언서 양정원의 남편으로 알려진 이모씨, 전직 축구선수 김모씨까지 가세한 조직형 범행이었다. 김씨는 과거 승부조작을 주도해 선수직을 박탈당했다. 이들은 코스닥 상장사 특정 종목을 타깃으로 삼아 차명계좌와 대포폰, 현금 30억원 등을 동원해 본격적인 시세조종에 나섰다. 검찰은 실제로 현금 30억원이 담긴 캐리어가 대신증권 사무실로 전달되는 장면까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식 거래를 둘러싸고 30억원대 현금 이동과 차명계좌 운용, 반대매매, 투자금 반환 분쟁 등이 얽힌 정황이 담긴 내부 조사 자료가 확인됐다. 지난 3월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여행용 캐리어에 담긴 현금 전달부터 다수 명의 계좌 개설, 투자자문사와의 주식 양수도 계약, 수십억원대 자금 이동, 이후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날짜별로 상세히 기재돼있다. 본지가 확보한 ‘조사 기초자료’에 따르면 사건의 출발점은 지난해 12월1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 노원역 인근 한 카페에서 차모씨는 “코스닥 상장사 씨유박스 만기 전환사채(CB) 70억원을 인수할 수 있으며, 20억원 상당의 권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의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구조가 변경되며 70억원 전체 인수가 아닌 일부만 인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차씨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후 논의는 듀오백 주식 거래로 이어졌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2일 서울 강동구 한 카페에서 차씨는 “듀오백 2대 주주가 보유한 200만주를 주당 2700원, 총 54억원에 인수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어 “54억원 규모 인수 자금과 별도로 30억원의 주식 매수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기록됐다. 차씨의 지인 문모씨는 2024년 8월경부터 김씨의 사무실을 오가며 관련 정보를 듣고 있었다. 앨터스투자자문이 보유한 듀오백 보통주 200만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실제 현금 이동은 같은 달 27일 진행된 것으로 나타난다. 자료에는 지난해 12월27일 오후 4시경 대신증권 일산WM지점에서 전직 야구선수 김모씨와 문씨가 대신증권 전 부장 전모씨 및 작전주 김씨에게 30억원을 전달했다고 기재돼있다. 형태는 ‘여행용 슈트케이스 및 쇼핑백’으로 적시됐다. 자금을 4인 명의 계좌로 나눠 입금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텔레그램을 통해 계약자 4인의 명의로 전씨에게 일체 권한을 위임한다는 위임장 파일이 전달됐으며, 작전주 김씨의 부인 송씨·양정원의 사촌동생 김모씨와 소모씨, 그리고 이모씨 등 명의로 증권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휴대전화 4대도 이들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적혀 있다. 30억 중 7억만 돌려받은 현금 주인 폭로 반대매매 발생 후 투자금 손배소로 번져 자료에는 “대신증권에서는 현금 보관이 불가능하다고 해 작전주 김씨가 직접 수령해 이동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이후 자금은 금융기관을 통해 입고됐다. 지난 2025년 1월3일 새마을금고 영등포본동지점에서 차명주 A씨의 명의로 현금 30억원이 입금됐고, 현금 확인에만 4시간이 소요됐다는 내용이 기재돼있다. 또 문씨에게 은행 입고 사실을 전달했다는 기록도 포함됐다. 본격적인 계약은 지난 1월14일 진행됐다. 자료에 따르면 이날 방배동 스타벅스에서 앨터스투자자문과 계약을 위한 사전 미팅이 진행됐다. 당시 최초 54억원 지급 계획과 관련해 양정원 남편 이씨가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고, 30억원 중 일부 자금으로 앨터스투자자문이 보유한 듀오백 주식 150만주를 우선 계약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날 앨터스투자자문 사무실에서는 150만주에 대한 계약이 체결됐다. 자료에는 4명의 차명주 명의로 각각 37만5000주씩 계약이 진행됐다. 이씨는 양정원 사촌동생 소씨의 대리인 자격으로, 야구선수 김씨는 차씨의 부인 송씨 대리인 자격으로 참여했다고 적혀 있다. 계약 상대방은 앨터스투자자문 회장 유영근이다. 이 과정에서 보유 주식 수량이 부족해 추가 매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고, 계약 체결일은 2025년 1월15일 자로 작성됐다. 또 앨터스투자자문 고객 4인이 보유한 총 49만5000주에 대해 차명주 A씨와 별도의 양수도 계약도 체결된 것으로 정리돼있다. 실제로 자금 이체도 이뤄졌다. 같은 해 1월15일 A씨는 150만주 계약금 명목으로 각 5062만5000원씩 총 2억250만원을 앨터스투자자문에 송금했다. 같은 날 49만5000주 계약금 10%에 해당하는 총 1억3365만원도 지급됐다. 세부 내역에는 B씨 3만5000주 945만원, C씨 8만주 2160만원, D씨 15만주 4050만원, E씨 23만주 6210만원 등이 기재됐다. 이들의 수법은 전형적인 주가조작 패턴을 따른다. 복수 계좌를 활용한 이른바 ‘배수 계좌’ 구조를 통해 물량을 분할하고 반복 매매를 진행했다. 배수 계좌주는 전 축구선수 김씨로 알려졌다. 통정매매와 가장매매, 고가 매수 주문 등을 반복하며 듀오백 주가는 단기간 급등했다. 1900원대였던 주식은 장중 4000원 이상까지 치솟았고, 거래량도 최대 400배 가까이 폭증했다. 검찰은 이들이 최소 200억원 이상 규모의 시세조종 거래를 벌여 14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월17일에는 대신증권 차명주 김씨의 계좌에서 양정원에게 2억원이 송금됐고, 같은 날 소씨 계좌에서는 문씨에게 1억원이 송금됐다. 이후에도 특정 인물의 지시에 따라 수억원 단위 자금이 지속적으로 이동했고, 일부 자금은 개인 계좌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후 주가 흐름과 반대매매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자료에는 2025년 3월경 반대매매가 발생했다고 기재돼있다. 이후 차씨가 30억원 반환을 요구했고, 이씨 측은 듀오백 인수 구조와 120억원 규모 코인 자금, 향후 주가 목표 등을 언급했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특히 자료에는 “목표가 8000원”, “최종적으로 1만7000원”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 자료에는 차씨가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후 관계자들 사이에 갈등이 심화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뚜렷한 줄기 나왔는데 놓아준 경찰? 유착 정황 포착···인적 쇄신으로 끝? 실제로 2025년 3월14일 반대매매로 주가가 무너지면서 작전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30억원의 실소유를 둘러싼 분쟁이 본격화됐다. 차씨는 “30억원은 자신의 자금”이라며 반환을 요구했다. 자금이 자신의 동의 없이 이동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제보에 따르면, “이씨 측에서 차씨에게 반환한 현금은 7억원가량”이라며 “23억을 못 돌려받으면서 차씨가 반환을 요구하면서 신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대신증권 내부 감사도 진행된 것으로 나타난다. 2025년 5월 대신증권 감사실에 관련 진정서가 접수됐으며, 전씨에 대해 정직 6개월 조치가 내려졌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자료 마지막 부분에는 차씨가 대신증권 외 2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이 적시돼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핵심 인물이자 양정원의 남편 이씨가 서울 강남권 경찰 관계자들에게 각종 형사사건 무마 청탁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씨가 과거 양정원이 연루된 사기 사건 해결을 부탁하며 현직 경찰관들에게 향응과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 공소 사실에는 경찰관들에게 유흥주점 접대를 제공하고 금품까지 건넨 내용이 포함됐다. 수사선상에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강남경찰서 압수수색까지 진행했다. 이어 서울경찰청은 강남서의 수사·형사과 인력을 전원 교체하기에 이르렀다. 수사라인 교체는 강남서 소속 송 모 경감이 이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뤄졌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2일 오후 상반기 경정급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강남서 신임 수사 1과장 자리에는 경북경찰청에서 전입해 온 손재만 경정이, 수사 2·3과장은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전입해 온 유민재·채명철 경정이 맡는다. 형사 라인의 경우 1과장에는 김원삼 서울 강서경찰서 형사1과장이, 2과장에는 염태진 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이 각각 자리했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11일) 기자간담회에서 “유착 의혹과 관련 강남권 수사 부사에서 경정·경감급에 대한 근무 기강을 포함한 내부 평가를 고려해 순환 인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남서 수사 라인 물갈이는 2019년 ‘버닝썬’ 사태 후 역대 최대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강남서는 최근 강남권 외 경찰서 수사 경력자 등을 지원 조건으로 하는 ‘수사·형사과 보직 공모’를 경찰 내부적으로 공고했다. 경감을 대상으로 한 두 자릿수 모집이다. 버닝썬 후 최대 물갈이 공고에 따르면 팀원·팀장을 구분해서 모집하지만 강남권 경찰서 5곳(강남·서초·송파·방배·수서) 이외 26개 관서에서 근무 중인 경감이어야 한다는 게 필수 조건으로 내걸렸다. 이씨의 주가조작 혐의를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수사 과정에서 그가 평소 친분이 있던 경찰청 소속 A 경정을 통해 당시 강남서 수사1과 팀장이던 송 경감에게 사건 무마를 청탁하고, 룸살롱 접대 등 향응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