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이재명정부 조직개편 해부

나라가 다시 돌아간다

조기 대선을 거쳐 새 정부가 출범했다. 역대 정부는 진보든 보수든 각자 나름의 논리와 국정 철학에 기초해 정부 혁신을 추진했고, 정부 혁신 분야 가운데 가시적 파급효과가 가장 큰 정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재명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국정기획위원회(이하 위원회)를 가동하며, 첫 번째 과제로 정부 조직개편을 선택했다.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조직개편을 통해 기획 없는 국정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다. 위원회는 지난 18일부터 세종청사를 방문해 각 부처의 현황을 직접 듣고 있다. 이는 보고서 중심이 아닌 현장 청취형 국정 설계의 일환이다.

효율화
출발점

위원회는 정책 제안을 국민으로부터 받기 위한 소통 플랫폼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이정부가 열린 행정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개편은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닌, 권력 구조의 재편과 행정 효율화의 출발점이다.

정부 조직개편은 부처가 수행하는 기능과 역할과 그 수행 방식의 변화를 초래해 부처 핵심 자원의 재편을 일으키기 때문에 집권 세력에게 정치 사회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권한 행사 수단이 돼왔다.

그간의 정부 조직개편이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동시에 정부와 공직사회 길들이기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단기적인 미봉책이라는 강한 부정적 평가도 있었다.


정부 조직개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국가적 위기와 새로운 국가체제 구현에 대한 강력한 국민적 요구에 직면한 새 정부도 나름의 국정 운영 패러다임을 정할 것이고 정부 혁신 목표를 세우고 대대적인 정부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 아닌 현장 청취형 국정 설계
정책 제안 등 국민 소통 플랫폼 도입

정부 조직개편은 정부가 수행하는 기능의 기관 간 재편성 및 배분을 중심으로 정부 부처의 분화, 통합, 조정의 원리에 따라 이뤄진다. 정부 조직개편의 원리로서 분화와 통합은 서로 상보적 관계를 맺고 발달해 왔다. 분화의 원리는 부처 전문성, 기능, 절차 등이 동질적이거나 상호 연관성이 높은 경우 이를 한 조직으로 묶어 독립된 조직 단위로 만들어야 한다는 원리다.

에너지 자원의 중요성 때문에 에너지 문제를 관장하는 독립 부처를 만들자는 야당 일각의 주장이 이에 해당한다.

새 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했다. 국정 운영상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우선 새 정부가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고 정부 혁신 패러다임의 관점을 선점하지 못하게 되면 새 대통령의 정책 지향점과 정부 조직 간의 격차 때문에 부처 행정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국정 공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 조직개편에 임하는 새 정부는 국민에게 세 가지 약속을 먼저 해야 한다.

세 가지
약속을!


첫째,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가 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제대로 실천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해야 한다. 국민에 의한 통치가 가능한 민주주의를 이룩하고 법의 지배 안에서 국민이 자유를 누리며 시민 도덕성을 실천하는 견제·균형의 정치 질서를 바로 세우는 정부가 되겠다는 약속이다.

둘째, 새 정부는 정부 조직의 ‘민주성’과 공무원의 ‘책임성’을 드높이는 활동을 앞세워야 한다. 공익이 정의 조직과 공직자 행위에 전사적으로 반영되도록 해야 하고, 공공 가치의 증진을 위한 정부와 공직자의 역할이 중요함을 절실히 인식하고 국정을 다스려야 한다.

셋째, 대통령 스스로 ‘내가 다 챙긴다’라는 욕심을 버리고 수직적, 위계적 정부 운영 시스템을 혁파해 과감한 권력 분산과 권한 위임을 꾀해야 한다. 권력 분산과 권한 위임을 통해 정부 조직 전체가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역동적인 변화를 유발하도록 해야 한다.

여권 일각에선 여성가족부 등 존재 사명이 퇴색한 부처를 통폐합하고, 환경부나 중소벤처기업부 등 주요 부처를 실무 위주로 재편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이에 앞서 정부 조직이 챙겨야 할 공공 가치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필요한 정부 기능이 무엇인지를 먼저 조사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욕심 버리고 수직·위계적 운영
권력 분산 통해 자율·책임 기본

오히려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 산업 진흥, 통상 협상, 에너지 자원 등으로 구성돼있는데, 통상 부문과 산업 진흥 분야를 독립 부서로 분리 독립하고, 에너지 자원 부분도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맞춰 환경부 등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새 정부는 권력 분산형 정부 조직개편에 돌입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국정의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는 작업을 국정 과제로 채택해 진행하기를 제안한다. 우리나라 정부는 공식적인 심의기관으로 국무회의를 두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통령실에 상대적으로 강한 정책기획 기능을 부여하고 있다.

새 정부는 부처 정책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과감한 권한 분산형 정부 조직의 개편을 추구해야 할 것이고, 부처에 실질적인 정책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방도를 찾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실 기능 축소도 고려할 법하고, 행정 각 부 중심으로 국정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이렇게 돼야 국무총리도 실질적으로 국정 분담을 할 수 있게 되어 공직사회 전반에 활력이 생길 것이다. 빙산의 일각만 다뤘다.

역동적인
변화 유발

새 정부가 헤쳐나가야 할 파고는 여러 갈래일 것이다. 정부 조직개편의 파고도 분명 그중 하나일 것이다. 전문가나 공직자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해 새 정부가 더 나은 정부 조직으로 국정을 제대로 챙기는 모습을 보여서 성공하는 정부로 역사에 남길 바란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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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