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여당 유일 호남 지역구 이용호 의원의 다음 수

“험지 마포에 깃발 꽂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차기 총선서 주목받는 지역은 마포 지역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이었지만, 이제는 옛말이다. 서울시장 선거,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승리를 거뒀던 지역이다. 차기 총선서도 종로만큼이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서도 차기 총선에 나설 후보를 결정하는 데 애를 먹는 모양새인 가운데, 이용호 의원이 마포갑에 도전하려고 채비 중이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당내 유일의 호남(전북 남원·임실·순창) 지역구를 두고 있다. 그런 이 의원이 마포갑에 출마하겠다고 출사표를 미리 던졌다. <일요시사>가 이 의원을 만나 정치 현안, 마포갑 출마에 대한 입장, 국민의힘 수도권 위기론의 대응책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안이 가결됐었는데… 

▲사필귀정이다. 처음부터 대표가 되지 말았어야 했는데 민주당 대표가 된 분이다. 1년 이상을 이 대표가 끌어옴으로써 민주당은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민주당 내 일부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이 결단을 내렸다고 본다. 법치주의 차원서도 민주당이 바뀔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선거가 임박할수록 비명계가 공천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길게 보면 차기 총선은 민주당의 위기다. 이 대표를 안고 가면 비명계는 공천이 힘들다고 본 것 같다. 소위 비명계 의원에게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이 도전하겠다고 한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와서 항의도 한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비명계의 절박감이 더욱 표출될 것이다.


이번 결정은 비명계가 살기 위해 한 결정으로, 자신의 정치적 활로와도 관계가 있다. 적절한 시기에 정리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비명계와 친명계가 끝까지 다툴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정부여당에게 타격이 가지 않겠나?

▲체포동의안 요구가 두 번째다. 사법적으로 구속될 이유가 없다고 한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동안 줄곧 민주당이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했는데, 사법부가 이를 뒷받침한 꼴이다. 원내 지도부도 모두 사퇴했는데 어차피 사퇴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 우선 체포 동의에 반대하는 사람이 민주당에서는 훨씬 많았다.

당 대표를 지키지 못한 책임과 정치적인 부분도 고려했을 때 친명계와 비명계가 대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서 원내 지도부가 남아 있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다만 민주당은 뭘 어떤 걸 구성해도 당이 완전히 분당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이 이 대표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데…

▲정 의원은 정치 불신을 가져오게 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특히 언행 자체가 과격하고 국민 전체를 상대로 정치를 하기보다는 일부 팬덤을 위한 정치를 하는 분이다. 그런 정치가 지금까지는 성공해왔다. 그러나 내년 총선서 정 의원도 정치적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고 국민에게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으로 본다.

민주당 여전히 분당 가능성 있어
총선은 대선과 달라서 ‘각자도생’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당의 고민 지점이다. 적어도 우리가 잘해서 득점하는 게 중요한데, 그것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이 대표의 리스크에 매스컴을 집중해온 게 사실이다. 이런 것만 가지고 국민적인 신뢰를 얻기 힘들다.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구체적으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국민의힘은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을 영입했다

▲입당은 환영하지만, 조 의원은 어차피 비례 의원이다. 내년에 갈 곳이 없는 의원이라는 얘기다. 그는 전 정당(시대전환)으로 내년 총선서 지역구를 가진 의원이 되기 어려운 여건이다. 정치적 결단을 한 셈인데 민주당, 국민의힘, 제3당 중 고민이 컸을 것이다.

조 의원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국민의힘 쪽으로 기웃거린 측면이 있었다. 사실 조 의원의 영입을 두고 당내서 말이 많다. 정치사에 비례 의원을 영입한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상징성이 없다고 보는 것인가?

▲비례대표는 지지 기반이 없다는 사실을 우리 당 지도부도 알아야 한다. 총선서의 영입은 천천히 서둘러 해야 한다. 총선 때는 한 표가 온다고 해서 한 표가 늘어나는 게 아니다. 대선은 모든 진영이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결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조직 중 누군가가 대표로 한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면 그 조직 전체가 지지지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총선은 다르다. 영입하는 사람들은 출마자다. 경쟁자가 있어 입당한다고 해서 표가 되지 않는다. 지역마다 나름대로 정치 지형이 있는 법이다. 정치적 거래가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조 의원은 왜 국민의힘으로 입당했다고 보나?

▲자신의 정치적 활로를 찾기 위해서가 아닌가. 이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됐다면 아마 조 의원은 민주당으로 가지 않았을까? 자신의 가치와 맞는 인물을 선택하는 셈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모든 자산을 걸고 선택했다. 뭔가를 희생하는 게 있어야 한다. 자기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희생없이 거취를 결정하는 것으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하긴 힘들다.

대선 때는 뭉치는 거고, 총선 때는 흩어진다. 총선 때는 중도 확장이라는 말이 없다. 지역마다 다 다르다. 중도 확장을 하려면 당과 당이 연합 공천을 하든지, 상징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개인이 온다고 이런 것들이 따라오지는 않는다. 우리 당도 그런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후보자들 참신하지 않아 아쉬워
심기일전해 집권당 모습 보여야

-마포갑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입장에는 변화가 없나?

▲여전하다. 지금은 누구도 마포갑에 공천을 주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경쟁은 좋다. 나를 포함해 3명 정도가 후보인데, 건전한 경쟁은 받아들인다. 다만 정치적으로 교통정리가 되거나 공천룰에 따라서 결단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중인데?

▲지방선거서 시장 등으로 인력이 많이 빠져나가 인적자원이 고갈돼있는 상태다. 우리당의 구성은 영남, 강남 3구가 주축이다. 나머지 지역은 취약하기 때문에 내년 선거는 수도권 선거 결과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따라 1당이든 과반수가 될 수 있다. 거기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전력 질주할 필요가 있다. 그런 차원서 지역마다 지역의 인적자원을 미리 정리한 다음 영입하는 게 맞다. 

-어떻게 위기를 돌파해야 하나?


▲충분히 인지도를 가졌고, 경쟁력 있는 이런 분은 수도권에도 진출했으면 좋겠다. 부족하면 수도권을 좀 채우는 그런 인적자원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당의 지지도가 낮을수록 자꾸 고향으로 가는 분위기인데 이 부분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선거 때마다 분란의 씨앗이 되는 부분은 공천의 룰인데?

▲공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룰을 결정한 다음 공감대를 설정하고 예외없이 적용하면 된다. 총선기획단이라도 만들어 혁신안을 미리 만들어 했어야 했는데 늦었다. 오로지 민주당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만 보고 지금까지 정치를 해와서다. 

-김행(여성부)·신원식(국방부)·유인촌(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상당히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뒷말이 나와 안타깝다. 인사는 기본적으로 참신성이 중요하다. 국민에게 변화를 모색하고 지금 같은 방식이 아니면 새로운 사람을 발굴해서 ‘좀 바뀌는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전문성이나 경력 면에서는 뛰어날지 몰라도 참신한 메시지를 주는 데는 실패한 듯 보인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민주당이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데 우리가 민주당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즐길 수 있는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대내외적인 환경이 그렇다. 우리 집권당은 국민에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의 위기는 우리의 기회가 아니다. 우리 당의 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심기일전해 우리가 근본적인 변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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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