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김준형 의원이 보는 한·미·중 삼각관계

“단단히 중심 잡고 자주국방 길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좋은 동기라도 전쟁은 많은 희생을 낳기 때문에 폭력 없이 해결하는 것이 좋아요. 그래서 ‘외교의 꽃은 평화’입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이 30년 넘게 지켜온 정치 신념이다. 그는 문재인정부 당시 국립외교원 제36대 원장을 지냈다. 지난해 4월 정치에 입문한 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으로 외교·안보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새로 출범한 조국혁신당에서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됐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서고 약 10개월이 지났다. 국가 간 힘의 차이가 반영되면서 한반도를 대하는 태도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혼란의 시대를 온몸으로 견뎌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취할 수 있는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일요시사>와 만나 ‘해석 전쟁’ ‘실행 투쟁’ 두 가지를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이재명 대통령이 7박10일간의 G20·중동 순방을 마쳤다. 어떻게 평가하시나?

▲ 윤석열정부와는 비교가 안 되게 외교 다변화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 윤정부는 미일 중심의 외교, 소위 말해 가치와 이념에 기반한 외교였다면 이번에는 다자외교라는 변화와 성과를 거뒀다.

-순방 이전에는 경주 APEC 정상회의 결과인 공동 성명 자료 ‘조인트 팩트시트’가 화제였다.

▲자료를 보면 우리가 얻은 게 아니라 덜 뺏긴 ‘차악’의 상황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터프 가이(Though guy)’라고 칭한 김정관 산업통산부 차관 역시 “낙제점을 겨우 면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의 외교는 하나하나 해석하고 의중을 파악하는 ‘해석 전쟁’ ‘실행 투쟁’이다. 그런 점에서 조약이나 MOU가 아닌 팩트시트 설명 자료를 낸 것은 잘한 일이다. 지연하거나, 반대할 근거를 가질 수 있는 낮은 단계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쟁점은 미국의 핵잠수함 보유 승인이었다. 앞으로 한국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는지?

▲장소부터 시작해 기술력, 연료 등 시나리오가 너무 많다. 한국은 우리 기술로 건조하고 싶은데 미국은 첨단 기술을 주기 싫어한다. 즉 미국에서 잠수함을 건조하면 한국이 완제품을 사느냐, 일부 부품만 사느냐 등 수많은 선택지가 있다. 게다가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연료 문제인데, 미 에너지부는 핵확산에 굉장히 민감해 이런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핵잠수함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디테일에 약하다. 그는 6000억달러라는 총액을 만들기 위해 엄청나게 신경 썼을 것이고 북한을 못 만나는 바람에 방한을 택한 것(부담)이 반감됐다. 북한과 협상하지 못했지만 미중 회담을 성사시키고 한국 정상을 만나 체면이 섰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본다.

“G20은 다자외교 성과, APEC은 차악”
트, 핵잠수함 승인? “디테일에 약해”

-핵잠수함을 계기로 ‘자주국방’ 밑그림을 그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의 완전한 자주국방, 현실화될까?

▲미국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의 소장이 한 말이 인상 깊었는데, 바로 지금까지는 힘의 차이가 있어도 국가 관계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국가 관계가 평등했던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그 힘의 차이를 반영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핵잠수함 보유도 그렇다. 이를 손에 넣는 순간 한국은 힘을 갖게 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미국의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은 한미일을 연결해 중국을 견제하게끔 하지만 그건 우리 국방이 아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실행 투쟁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

또 자주국방은 전적으로 우리 마음대로 못하겠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그런(자주국방) 방향으로 중심을 잡고 나아가야 한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동원될 가능성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이 거꾸로 뒤집은 동아시아 지도를 공개하며 “한반도는 외곽이 아닌 전략적 중심축”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한다고 보는지?

▲그는 한국을 “중국과 일본 사이에 떠 있는 항공모함”이라고 한다. 미국에 있어 한국은 소중한 전략적 요충지라고 어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국을 더 강하게 하되 전략군으로 쓰는 방법이 있다. 비상사태 발생 시 주한미군을 포함한 전 세계 주둔 미군을 분쟁 지역에 신속히 배치하는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국도, 미국도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쉬쉬하는 것 같다.

▲얼마나 폭발적인 이슈인지를 알기 때문에 로키로 가는 것인데 일종의 ‘판도라의 상자’로 남아 있다. 전략적 유연성은 20년 전 노무현정부 때 시작했고 또 각서를 준 적이 있어 지금은 암묵적으로 넣어둔 것 같다. 향후에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전략적 유연성’ 판도라 바라보는 한미
27년 중국의 대만 침공? 위태로운 중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침공 시 무력 개입”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에 끼칠 영향은?

▲다카이치 총리는 스스로를 ‘여자 아베’라고 하고 실제로도 거의 유사하지만 환경이 다르다. 아베 전 총리는 미국과 공조함은 물론 안정적으로 정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최초의 여성 총리’ 프리미엄 덕에 국민 지지도가 높을 뿐 당내에서는 흔들리는, 붕 뜬 상황이다.

2027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네 번째 연임을 위해 대만을 칠 거라는 게 미국의 시나리오이자 프레임이지만 합리적으로 봤을 때 중국이 (대만을) 때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굳이 힘을 쓰지 않아도 연임이 가능한데, 일본이 자꾸만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면 오히려 군사 행동을 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중일이 동북아 전체의 평화를 흔든다면 한국에도 좋은 일은 아니다.

-혁신당이 지난달 23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롭게 출범했다. 앞으로 혁신당이 나아갈 방향을 설명해준다면?

▲앞으로 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빈 곳, 또 그다음에 집권 후에 약해진 곳을 살피며 사법개혁과 정치개혁을 주도할 생각이다. 또 한 가지,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우리나라는 다당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민주당과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다당제가 가능한 정치구조 개혁 등 이야기를 했으니 그 부분은 지켜줬으면 한다.


앞서 혁신당은 당 대표가 수감되고 성 비위 사건이 일어나는 등 문제가 불거졌다.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족함이 있었으나 이제는 제2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12·3 비상계엄 1년을 돌아본다면?

▲1년이 10년 같았다. 그동안의 일이 파노라마처럼 흐르는데, 역사의 한 장면에서 어려운 순간과 위기를 국민과 함께 지켜냈다는 보람이 있다. 정치하기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3년이 무척 아깝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 남지 않았을까?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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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