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대포처럼 날리는’ 민주당 김병주 의원

“이러다 전쟁 난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8·1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경쟁이 치열하다. 새로운 당 대표와 함께 지도부를 이끌 최고위원직을 사수하기 위해 후보들은 저마다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선거 대열에 합류한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4성 장군 출신답게 정부여당을 향해 묵직한 포탄을 던지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세 현장에만 가면 행복지수가 막 ‘뿜뿜’ 솟아요.” 전국을 돌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현장서 지지자들과 소통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 후보의 말이다. <일요시사>와 만난 김 후보는 윤석열정부가 무너뜨린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평화를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최고위원 후보 출마 계기가 궁금하다. 본인이 당선돼야 하는 이유도 말해준다면?

▲절박감, 사명감 그리고 책임감 때문에 출마를 결심했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난 후에 많은 것들이 후퇴했다. 이 폭주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서 시작했다. 특히 지난 2년간 민주주의, 민생, 한반도 평화 분야가 제일 후퇴했다. 이를 바로 세워서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 그리고 정권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결국 평화가 민생이다. 이 분야를 가장 잘 아는 내가 최고위원직에 도전한 이유다. 최고위원이 돼서 무너져 내리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강대강으로 치닫는 한반도에 다시 평화를 가져오겠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 순회 경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은 물론 도당위원장도 뽑는다. 많은 지지자가 현장에 몰리는 만큼 열기가 뜨거울 수밖에 없다. 현장에 가면 지지자분께서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봐서 너무 기쁘다” “국회서 윤정부와 열심히 싸워줘서 무척 고맙다” 등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일(1)찍 일찍 투표하삼(3)’ 노래와 율동에 맞춰 지지자와 영상을 찍다 보면 없던 기운도 생긴다.

‘돌풍 김병주’라고 불러주시는 분들도 있다. 3선, 4선 같이 쟁쟁한 후보들 사이서 재선 의원이 치고 올라가는 걸 보고 그렇게 불러주시는 것 같다.

먹구름 가득한 한반도 정세
“불안한 안보 바로 세우겠다”

-21대 비례대표로 민주당에 합류해 22대 재선에 성공했다. 그동안 봐온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 어떤 사람인가?

▲정치 지도자로서 손색이 없다. 정치 지도자는 세 가지를 갖춰야 하는데 첫 번째가 인품, 두 번째가 능력, 세 번째가 비전이다. 인품은 ‘동고동락의 리더십’으로 국민의 고통을 느끼고 눈물을 닦아줄 수 있어야 한다. 이 전 대표는 인권 변호사를 오래 한 만큼 경청 능력도 뛰어나 국민의 아픔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능력도 검증됐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하면서 많은 것을 이뤘고 또 이번에 당 대표직을 맡아 총선을 압승으로 이끌었다. 옆에서 지켜본 결과 민생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중심서 민생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 전 대표는)기본소득 등 확실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북한서 날아온 오물 풍선이 국회의사당과 용산에 떨어지는 일이 있었다. 윤정부의 안보와 위기관리 정책을 평가한다면?


▲우선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을 규탄한다. 도발은 남북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대화를 통한 평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북한의 문제를 적절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윤정부는 반대로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맞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어 무력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안보의 메커니즘은 두 가지로 나뉜다. 우리 군사력을 키우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적의 위협을 낮추는 것이다. 문재인정부 때에는 두 가지를 함께 가져갔다. 그런데 윤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는 대화가 단절되고 맞대응으로 나서다 보니 한반도에 긴장감이 생기고 전쟁의 먹구름이 끼고 있다. (현 정부는)위기관리 능력이 없어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미·일 동맹’ 표현에 대해 매섭게 지적했다. 이 과정서 “정신 나간 국민의힘” 발언으로 크게 화제가 됐는데…

▲동맹이란 건 전쟁이 날 경우 약속을 맺은 국가가 서로 돕는다는 개념인 만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주장한 한·미·일 동맹은 잘못된 표현이라는 걸 지적한 것이다.

“평화가 민생…장군인 내가 나선 이유”
“국민의힘은 ‘동맹’ 뜻도 모른다” 일침

지금 보수는 ‘동맹’의 뜻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은 현재 한국과 자유주의 동맹국”이라고 게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과거 ‘한·미·일 자유주의 동맹’이란 표현을 사용해 이를 지적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뒤늦게라도 자신들의 발언을 수정하고 사과했다. 그런데 같은 당 소속인 홍 시장은 여전히 어떠한 답도 주지 않고 있다.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합류한다면 민주당의 어떤 부분에 기여하고 싶은가?

▲그동안 “민주당의 약점은 안보”라는 게 국민의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 지난 국회부터 지금까지 외교·안보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이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이 분야에 힘을 쏟을 것이다. 이제는 오히려 보수인 국민의힘이 안보에 취약하다는 게 드러났다. 불안한 한반도 정세를 바로잡기 위해 이 난국을 잘 헤쳐나가야 한다.

-앞으로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국민은 지난 총선서 야당에 압승을 안겨줬다. 이 총선 민심이 계속해서 이어져야 한다. 총선 민심은 윤정부의 독주와 폭정을 막고 정권을 다시 찾아오라는 국민의 외침이다. 무너져 내리는 민주주의, 민생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다시 바로 세워야 한다. 이 모두가 총선 민심인 만큼 국민의 목소리를 따르겠다.

<hypak28@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