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죽고 나 죽자’ 이준석 이판사판 복수전

화해는 없다 끝까지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정권교체를 위해 애써 참아왔지만 이젠 완전한 적이다. 서로 참지도 않는다. 긴 싸움은 조만간 결론 지어질 예정이다. 양측 다 물러나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과 이준석 전 대표가 결국 전면전을 벌이게 됐다. 

윤리위 심사 결과 징계를 받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광주 무등산 등반을 시작으로 원외에서 열심히 세를 다지고 있었다. 언론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본인을 지지해준 당원들을 만났다. 이전까지 벌이던 여론전에서 한발 물러난 것. 당장 여론전을 펼친다면 이 전 대표본인에게 유리할 게 없다는 계산이 깔렸기 때문이다.

입당부터
갈등 시작

이 전 대표의 침묵은 국민의힘 혼란의 책임에서 약간은 벗어난 모양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게 책임이 넘어가서다. 공식적으로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시점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이 전 대표는 62분간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면서 윤핵관, 윤 대통령을 저격하며 날을 세우는 등 할 말은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용한 발언 수위는 예상했던 지점보다 높았다. 그는 “이 XX 저 XX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말까지 내뱉었다. 

윤핵관이라고 언급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을 향해서도 “호가호위하는 사람”이라고 강하게 타격했다. 윤 대통령에게는 “대통령의 지도력이 위기”라며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정권교체라는 공동의 목표를 바라봤던 당 대표와 현직 대통령의 정치적 동맹이 파국을 맞이한 순간이다.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이 전 대표는 각종 방송과 라디오에 출연해 여론전을 펼치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국 상임위를 개최하고, 비대위를 본격 출범시킨 데 이어, 비대위원 등을 신속하게 임명했다. 윤핵관 중 한 명인 권 원내대표는 재신임을 받으며 주호영 비대위호에 승선했다.

사실 이 전 대표와 윤 대통령, 윤핵관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였던 지난해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할 때부터 갈등의 불씨가 아른거렸다. 당시 이 대표가 지방으로 간 사이 윤 대통령이 입당 선언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악연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다만 당시는 이 전 대표에게도 윤 대통령에게도 서로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터라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본격적으로 신뢰하지 않게 된 계기는 통화내용 유출 논란이 발생했을 때다. 

두 인물의 통화내용이 녹취록 수준으로 정리가 돼 언론에 떠돌게 된 점이 갈등의 촉매제가 된 셈이다. 이런 탓에 대선 기간 내내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는 많은 갈등을 겪었다. 윤핵관이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한 시점도 이와 비슷한 시기다. 윤핵관은 대선 기간 이 전 대표를 밀어내기 위해 애썼다. 

첫 만남부터 대립각 세워
감정싸움서 패권 싸움으로


울산 회동에서 극적으로 화해한 뒤 함께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대선 이후에도 이 전 대표와 윤핵관 세력은 서로를 견제해왔다. 감정싸움에서 패권 싸움까지 이어진 단계다. 패권 싸움의 원인은 대선이 끝난 직후 이 전 대표가 띄운 혁신위가 발단이다.

혁신위는 지방선거 승리 직후 당 쇄신을 목표로 이 전 대표가 출범시킨 구상한 조직이다. 22대 총선 공천 과정 등을 전반적으로 손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는데 출범 당시부터 말이 많았다. 이 전 대표의 사적 조직이라는 등 논란이 터져나와서다.

결국 혁신위는 당권 싸움에 휘말렸고, 이 전 대표가 윤리위 징계를 받자 최근에는 다소 힘을 잃은 모양새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자, 이 전 대표는 자연스럽게 대표직을 박탈당했다. 

이 전 대표는 배수진을 치며 필사적으로 반격 중이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여러 의원들은 이 전 대표를 타격하고, 원외에 있던 세력들까지도 연일 맹폭을 퍼붓하고 있다. 징계 직후에는 이 전 대표에게 모든 시선이 쏠리면서 강한 책임론에 휩싸였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와 윤 대통령이 나눈 문자메시지가 보도되면서 여론이 뒤집혔다. 

국민의힘 혼란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가 윤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는 여론이 형성돼서다. 현재는 이 전 대표가 조금 더 유리한 형국이다.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윤 대통령 대신 주인공 자리도 이 전 대표가 꿰찼다. 

그는 비대위 출범이 부적절하다면서 서울남부지법에 국민의힘과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런 탓에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다소 묻힌 감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전 대표 측에서 주장하는 가처분 신청의 골자는 국민의힘이 비대위로 전환하는 과정에 절차적·내용적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이 전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며 비대위 체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대통령 향해
무자비 폭격

이 전 대표는 직접 법원 심문에 출석해 윤 대통령 발언을 인용하며 잽을 날렸다. 앞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의 발언을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윤 대통령이 어떤 말을 했는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비꼬았다. 윤 대통령이 한 말을 그대로 인용해 앞뒤만 바꾼 셈이다. 

가처분 신청의 기각과 인용을 두고 법원 역시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 기각과 인용을 두고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시점이다. 지난달 29일 배 의원은 “‘오늘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고 이틀 뒤에 조·윤 의원 모두 사퇴를 선언했다. 


3명 모두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퇴서를 제출한 시점에는 차이가 있다. 배 의원이 지난 9일, 조 의원은 일주일 빠른 지난 1일, 윤 의원은 지난 2일이었다. 

윤 의원이 사퇴하기 약 1시간 전 비공개 최고위원회가 열렸고, 권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윤 의원, 배 의원 등이 해당 회의에서 비대위 전환을 위한 소집 요구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요구안 의결이 적절치 못했다고 꼽는 부분이 바로 배 의원의 “오늘 사퇴하겠다”는 부분이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정치적으로 사퇴 선언을 했지만, 국민의힘에 공식 사퇴 의사 표시한 게 아니라며 여전히 최고위원의 지위를 유지했다는 논리를 펼친다. 

장기전으로
이슈 끌기

또 배 의원과 윤 의원이 이미 사퇴했더라도, 최고위원회 의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당시 최고위원회는 이 전 대표, 조 의원,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부재한 상태에서 열렸다.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이 충돌하는 또 다른 지점은 과연 비상 상황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다. 국민의힘 당헌 96조1항에 따르면 ▲당 대표가 궐위된 경우 ▲최고위원회 기능이 상실된 경우 ▲그 밖에 준하는 사유로 당에 비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비대위 설치가 가능하다. 


이 전 대표 측은 자신의 당원권 정지를 두고 권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와 최고위에서 궐위(더 이상 직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닌 사고(일시적인 경우)라고 의견을 모았고, 사고라고 결론지은 것을 궐위로 뒤집어 주장하는 게 모순이고, 위배라는 입장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것처럼 최고위원이 사퇴하지 않았다면 비상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사퇴했다면 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는 부분을 문제 삼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이 전 대표가 6개월이라는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직무를 수행할 수 없고, 대표가 궐위된 경우로 해당한다며 비상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최고위 구성원 9명 중 이미 김 전 최고위원이 사퇴했고, 배 의원, 조 의원, 윤 의원, 정미경 의원이 각 사퇴 선언을 해 4인 이하가 된 상황도 비대위 출범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본다. 지도부 상실이라는 상황으로 여긴 셈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상임 전국위에서 4분의 1 이상의 별도 소집 요구로 상임 전국위가 적법하게 소집된 부분을 들어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해석했다. 

법원 기각·인용 고민
비대위도 여전히 혼란?

세 번째 쟁점은 전국위원 700여명이 ARS(자동응답방식)로 비대위 출범을 의결했다는 점이다. 이 전 대표는 ARS는 의사정족수를 특정할 수 없는 방식이고, 줌이나 비대면 회의 방식은 접속자 수를 확인할 수 있지만 유튜브의 경우 링크로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국민의힘 전국위원이 아니라도 충분히 참여 가능해 이 같은 방식은 큰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대의기관의 구성원이 서면이 아닌 ARS와 같은 비대면 투표를 하더라도 본인이 투표하는 부분을 분명히 하고, 확인 가능한 방법을 강구할 경우 전당대회, 전국위원회 등 회의 및 의결을 비대면 또는 전자회의 혹은 ARS로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이 전 대표 역시 전당대회에서 해당 방식으로 선출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의결을 한 전국위원회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뽑았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일각에서는 법원이 기각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아직까지는 안갯속이다. 만일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면 이 전 대표는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자신의 향후 행보는 물론, 정치적 생명까지도 위험할 수 있다. 이미 윤 대통령을 향해 강하게 타격했던 만큼 당원을 중심으로 한 당내 갈등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런 탓에 이 전 대표는 본안 소송까지 제기하며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각을 대비해서 원외에서 세력을 다지는 일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곧 출간을 앞두고 있고, 플랫폼을 만들어 당원을 지속적으로 만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이 전 대표가 판을 단번에 뒤집는 게 가능하다. 윤리위 징계를 받아 당으로 복귀하는 것은 당장 불가하지만 당 대표직은 유지할 수 있다. 비대위 역시 자연스럽게 해체된다. 윤핵관 세력 역시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윤핵관을 필두로 한 창당설까지 흘러나온다. 

다만 현재 여론 상황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지 않은 탓에 윤핵관 측이 불리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윤핵관의 손을 놔야 할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 여론이 좋지 않은 윤핵관과의 동행을 선택할 경우 더욱 불리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 탓이다.

급히 출범한 비대위 역시 정상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보기는 이르다.

개혁보다는 관리형에 더 방점을 찍었지만, 당내 일부에서는 완전한 혁신형 비대위로 전환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서다. 비대위마저 내분이 가속화된다면 국민의힘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수도 있다. 

물러서면 
회복 불가

주 위원장 역시 미리 대비책을 세우는 모습이다. 그는 윤핵관에 포함되는 인물은 아니지만 이 전 대표를 밀어내려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가처분이 인용되더라도 절차를 다시 갖추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법원이 지적한 문제만 수정해 비대위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 전 대표가 원외 세력 모으기와 장기투쟁을 통해 여론을 주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ckcjfdo@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4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