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VS 이준석 전면전 관전 포인트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4.11.25 11:10:01
  • 호수 1507호
  • 댓글 1개

받은 폭탄 그대로 용산으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해 자신에게 공세가 집중되자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으로 조준한 폭로를 시작했다. 이는 공격을 받으면 적의 중심을 급습하는 이 의원의 전형적인 전술이다. 이 의원이 즐겨 비유하는 <삼국지>로 빗대어보면, 이 의원에게는 조조와 강유·제갈각의 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명태균 게이트’ 핵심 인물 명태균씨는 지난 5일 법무법인 황앤씨 김소연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김 변호사는 명씨의 요구로 지난 19일 사임할 때까지 2주 동안 명씨의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강혜경씨는 노영희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노 변호사는 강씨의 지난 10월21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증인 출석에도 동행해 진술을 조언했다.

조조? 강유?

두 변호인의 등장 이후 명씨와 강씨의 주장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에게 집중되는 듯한 흐름으로 진행됐다.

노 변호사는 지난 10월28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 시절 명씨에게 약 7~8회에 걸쳐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대금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씨와 강씨의 지난 2022년 3월23일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명씨는 “이준석이가 RDD(무작위 전화 걸기)로 경기도지사 여론조사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조사는 실제로 진행됐고, 이 의원은 돈을 안 줬다”며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뇌물수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명씨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2주 동안 공세의 초점을 대부분 이 의원에게 맞췄다.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이봉규TV’에 출연한 김 변호사는 “이 의원이 명씨와 성 상납 의혹을 의논하고, ‘김건희 여사에게 얘기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게재한 주장에 따르면, 큰 파문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과 명씨의 지난 2022년 5월9일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전화 통화는 이 의원 때문에 진행된 것이었다. 이 의원은 그날 새벽 명씨에게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은 경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명씨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윤 대통령에게 전화했다.

이를 놓고, 김 변호사는 “이 의원이 윤 대통령의 공천 관련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명씨를 이용했다”며 “이 의원이 악의 축”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8일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의원이 사심을 가득 채워 공천했다”며 “친분 있는 사람을 공천하기 위해 전략공천 여론조사 명분까지 만들어 진행하는데, 윤 대통령이 ‘경선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하니까 이 의원이 명씨에게 일러바쳤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의창에 공천하게 된 결정적 배경에는 이 의원이 있다”며 “윤 대통령은 해당 지역구를 경선에 붙이려고 했지만, 이 의원이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려는 마음을 먹고, 명씨를 이용해 윤 대통령과 통화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은 명씨를 스토킹 통로로 활용해 윤 대통령 부부를 감시했다”며 “이 의원과 명씨는 매일 메신저로 대화하고, 새벽에도 질의응답을 했다”고 강조했다.

서로가 서로 향해 협공 
만인에 대한 만인 투쟁

이 흐름은 윤 대통령 부부로 거론되는 ‘게이트의 몸통’ 의심을 이 의원에게 집중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강성 친윤(친 윤석열) 성향 김 변호사와 강성 야권 성향의 노 변호사가 ‘이준석 공격’이라는 명제 앞에선 연합을 형성한 것과 같은 흐름이 이어졌던 2주였다.

노 변호사는 윤 대통령 부부·이 의원·명씨 모두를 타격하려고 노력했다.

창원지검 전담수사팀의 수사에서도 이 의원은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의 지난 10월31일 고발 대상에는 이 의원도 포함됐다. 검찰은 지난 14일 진행된 명씨의 구속영장실질심사서 “명씨는 이 의원 등과 차명 전화로 통화했다”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에게 김 전 의원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선택은 정면승부였다. 초점이 자신에게 쏠리는 상황이 이어지자 다시 윤 대통령에게 초점을 맞추기 위해 폭로전에 나선 것이다. 김 변호사와 노 변호사가 이 의원을 협공했다면, 이 의원과 노 변호사는 윤 대통령을 협공하고 있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구도로 확대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남미순방에 동행했다가 지난 14일 귀국한 이 의원은 공항서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지방선거서 특정 시장과 서울 구청장 공천을 언급했다”고 주장했고, 다음날 “포항시장과 서울 강서구청장 공천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안철수 의원에게 분당갑 재보궐선거 단수공천을 줘야 한다’고 말했고, 경기도지사 후보로 김은혜 의원을 추천했다”고 주장했다.

이틀 사이에 공천 4개를 거론한 것이다. 

김 변호사는 이 의원의 국민의힘 대표 재임 당시 불거졌다가 무혐의로 마무리된 성 상납 의혹을 제기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변호인이었다. 의혹은 이 의원과 사이가 좋지 않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확산됐고, 김 변호사는 해당 채널에 오랫동안 출연했다.

공격 받으면 적 중심 급습
강대강 극한 대치…결말은?

옛 악연이 다시 정립될 수도 있는 시점서 공세에 나선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는 공격을 받으면 적의 중심을 급습하는 이 의원의 전형적인 전술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명씨의 통화 녹음을 공개하는 상황서, 민주당에 쏠릴 수 있는 시선도 자신에게 집중시킬 수 있는 선택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 의원은 당시 당 대표라는 내부자였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의석 3개를 보유한 초미니 정당의 의원이고, 명씨 관련 공세도 홀로 대응하고 있다. 이 의원이 즐겨 비유하는 중국의 <삼국지>를 이 의원에게 적용하면, 약소 세력이 거대 세력과 맞선 조조·원소의 관도대전과 강유·제갈각의 위나라 정벌 시도에 비유할 수 있다.

관도대전 당시 조조는 원소의 선봉장을 2명이나 제거하고도 원소의 거대한 물량 공세를 간신히 막는 처지에 몰렸다. 그러다가 원소 진영 내부 갈등 여파로 원소군의 군량고 위치라는 특급 정보를 얻었고, 정예병력을 엄선해 군량고를 직접 급습했다.

조조는 치열한 전투 끝에 간신히 승리해 원소군의 군량을 모두 태워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촉한의 강유와 오나라의 제갈각은 각각 부족한 정치력과 오만한 성격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강유는 국내 사정을 전혀 살피지 않고 북벌에 지나치게 집착했다가 나라 안에 반대파가 가득한 정치적 상황을 만들었다. 제갈각은 위나라와의 첫 전투서 이긴 후 주변의 만류를 무릅쓰고 무모하게 곧바로 두 번째 전투를 이어가다가 패배했다. 제갈각은 부하들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웠다가 살해당했다. 

역사엔 상대가 몰락하는 제국이라고 하더라도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어렵게 이긴 선례들이 있다. 오스만 제국이 상대했던 동로마 제국은 찬란했던 2200여년 역사를 뒤로하고, 국토도 발칸 반도로 줄었다. 오스만 제국은 정예부대 예니체리를 모두 투입하고, 동로마 제국 수도 방어를 주도하던 용병대장 조반니 주스티니아니가 부상으로 전열서 이탈한 후 성의 비밀 쪽문이 열린 틈을 타서 어렵게 승리했다.

최강의 군대를 거느렸던 몽골 제국도 45년 동안 3회에 걸친 침공 끝에 무너져가던 남송을 어렵게 멸망시켰다. 

이이제이

국민의힘은 많은 실책을 저지르면서 108석의 소수 여당으로 전락했다. 국민의힘의 108석은 관점에 따라 ‘108석밖에’일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관점에선 ‘108석이나’일 수도 있다. “오스만 제국, 몽골 제국도 각각 동로마 제국과 남송과의 전쟁서 처절한 사투를 치렀다”는 사실을 어떻게 통찰하느냐에 따라 조조의 길과 강유, 제갈각의 길이 교차할 수도 있다. <삼국지> 마니아 이 의원이라면 모를 리 없을 것이다.

<ctzxp@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4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