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에게 떨어진 ‘명태균 폭탄’ 막전막후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4.12.02 11:20:42
  • 호수 1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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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고 하기엔…드러나는 정황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명태균 게이트의 여파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로 번졌다. 명태균씨에게 후원자가 돈을 송금한 정황까지 드러나는 등 가장 구체적인 의혹이 되고 있다. 오 시장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흐름에 따라, 오 시장에겐 ‘잠깐 시끄러웠던 겨울’과 ‘유난히 추운 겨울’이 교차할 수도 있다.

‘명태균 게이트’ 핵심 제보자 강혜경씨가 “명태균씨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인으로부터 약 1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강씨를 변호하는 노영희 변호사는 지난달 22일 “강씨가 2021년 2~3월 오 시장의 측근 재력가 김한정씨로부터 3300만원을 송금받는 등 총 약 1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장 경선
무슨 일이?

강씨 주장에 따르면, 1억원의 명목은 여론조사 비용이다. 강씨와 명씨는 전날(지난달 21일) “오 시장 측에 여론조사와 로우 데이터(미가공 자료)를 제공하고, 김씨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김씨로부터 받은 돈의 송금명세도 함께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강씨에게 지난 2021년 2월1일 1000만원을 송금하는 등 같은 해 3월26일까지 5회에 걸쳐 총 3300만원을 송금했다. 그 중 4회는 오 시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당시 서울시장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의 단일화 이전에 송금됐고, 1회는 후보단일화 이후 송금됐다.

노 변호사는 “오 시장을 포함한 국민의힘 관련자들의 여론조사에 대한 증거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고, 소상히 진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을 향한 강씨의 진술은 언론 인터뷰서도 이어졌다. 강씨는 지난달 20일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서 “명씨는 오 시장 관련 비공개 여론조사를 13회 실시했고, 조사마다 로우 데이터 파일을 별도 작성했다”며 “명씨가 오 시장 측에 전달하기 위해 로우 데이터 파일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의혹이 불거진 초반 “무보수로 오 시장의 선거를 도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속 전인 10월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선 “(나를)먼지털이하려고 준 돈”이라면서 입장을 번복했다. 먼지털이는 관계 정리를 말한다. 명씨는 당시 “오 시장이 당선 후 돈 몇 푼 주고 ‘저거 보내라’는 취지로 김씨를 보냈다”면서 오 시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오 시장 측과 김씨는 명씨와 강씨의 주장을 부인했다. 김씨는 명씨에게 돈을 준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오 시장 측은 “돈이 전달됐더라도 김씨 개인의 사정일 뿐,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는 “김씨와 아는 사이인 것은 맞다”면서도 “김씨가 무슨 이유로 돈거래를 했는지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여론조사 자료 등을 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보궐선거 이후 오 시장의 여러 측근과 함께 지난 2022년 2월 사단법인 공정과상생학교를 설립했다. 이 단체엔 오 시장의 측근들이 이사로 등재됐고, 출범식엔 오 시장도 참석했다.

이 특보는 “포럼을 하는 단체로 설립한다고 해서 오 시장도 잠시 참석했다”며 “단체가 너무 김씨 위주로 돌아가는 등 김씨가 과하게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 바로 활동 중단을 요청했고, 오 시장과 주변 이사들 모두 단체와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도 지난달 26일 서울시청서 진행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기자 설명회서 “수많은 후원자 중 한 분”이라며 “저와 인연을 맺어 이득을 염두에 두고 후원하는 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난 10월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명씨는 주진우 <시사IN> 편집위원을 만나 “오세훈은 4번이나 나한테 ‘살려달라’면서 울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지난 10월3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서 공개됐다.


1억원 정체? 후원자 혼자 송금?
스폰서 대납? 검찰 수사 이어지나

지난 10월9일 채널A 인터뷰에선 “오 시장을 만나자마자 ‘시장 할래요? 대통령 할래요?’라고 물었고, 이게 내 첫 마디였다”며 “오 시장은 나한테 말도 똑바로 못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강씨와 김씨의 통화 녹음서도 이 정황이 언급된다. 김씨는 이 상황을 강씨에게 설명하면서 “오 시장이 ‘만나보라’고 권해서 내가 명씨를 만났고, 이 때문에 명씨에게 엮인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10월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울음 운운하는 것은 가소로운 주장이고, 한낱 정치 장사꾼 앞서 읍소한다는 설정 자체가 난센스”라며 “김영선 전 의원이 강하게 요청해서 명씨를 만나보긴 했지만, 이상하고 위험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어 관계를 단절했다”고 반박했다.

다음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서도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으로부터 “명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의향은 있느냐”는 질의를 받자, 오 시장은 “고소장은 써 놨다”고 답변했다. 어떤 연유인지 오 시장은 “써 놨다”던 고소장을 아직 제출하지 않고 있다.

명씨 관련 의혹은 강씨의 폭로와 맞물려 더욱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명씨의 변호인이었다가 사임한 김소연 변호사는 지난달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명씨의 오 시장 관련 검찰 진술을 소개했다. 김 변호사는 “명씨는 국민의힘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에게 오 시장과 안 후보의 단일화 협상 전략을 조언했다”며 “명씨는 오 시장에 대해 ‘머리가 나빠 말이 안 통한다’고 김 위원장에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과 명씨가 함께 찍은 제주도 사진과 관련해, 명씨는 “김 위원장과 함께 가서 사진을 찍은 그 별장은 김씨 소유고, 김씨는 오 시장의 후원회장”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명씨가 ‘오 시장이 제일 양아치’라면서 굉장히 분개했고, 처음 만난 날부터 심하게 분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를 통해 돈 봉투를 보내면서 ‘먹고 떨어지라’는 식으로 고생한 자기들을 굉장히 안 좋게 취급했다면서 화를 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의 스폰서’라는 딱지를 달고 정체가 드러난 김씨에게서 지난 9월부터 물밑서 오 시장을 방어하려고 한 흔적이 보인다.

강씨는 김씨가 자신을 회유하려고 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강씨의 주장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월 강씨를 접촉해 “강 실장만 덮으면 되네. 명태균을 죽여야지, 우리가 국민의힘까지 죽일 순 없잖느냐”면서 사건 무마를 시도했다. 이어 “명태균에게 한 10억씩 주든지, 너 혼자 뒤집어쓰라, 감옥 가든 간에”라고 말했다. 

김씨도 반격에 나섰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서 “강씨가 지난 10월28일 갑자기 ‘1000만원을 빌려달라’면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강씨에게 전화해 ‘돈도 없고, 오해를 살 수 있어 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를 거절하자, 강씨가 오 시장 관련 폭로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돈을 빌려달라는 연락이 협박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유리하게
여론조사?


오 시장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15일 서울시의회 정례회서 관련 질의가 들어오자 “김 전 의원 주선으로 처음 만난 이후로는 어떻게 만났는지 정확히 기억할 순 없다”면서도 “명씨와는 더는 인연을 계속하지 않는 게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돼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명씨는 참모들과도 의견이 안 맞아 격렬하게 다퉜다”며 “사이가 멀어진 이후엔 완전히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0년 10월16일 <주간조선> 여론조사를 인용하면서 “자신은 다른 경쟁자들보다 이미 앞선 수치를 기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기자 설명회에선 명씨와 왜 다퉜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오 시장에 따르면, 오 시장 측은 명씨와의 두 번째 만남서 “도대체 형식과 격식이 맞지 않는다”는 등 명씨의 여론조사 방법을 지적했다. 당시 욕설에 가까운 갈등과 싸움이 일어났으며 얼굴을 붉히고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상태로 헤어졌다. 오 시장은 “나중에 보고만 받고 잊어버렸다”며 “그 이후로 한 번도 명씨를 신경 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가 강씨에게 3300만원을 송금한 정황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알 리도 없고,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언론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강조했다. 김씨와의 친분에 대해서도 “1년에 두세 번 보는 관계고, 개인적인 만남이라기보다 각종 행사서 만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수사기관서 통화기록 등을 어차피 가져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명씨가 표본을 조작한 여론조사가 경선에 반영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선거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공교롭게도 두 선거 모두 출마했다가 패배했다. 나 의원은 지난 10월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의문을 제기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레이스 초반 여론조사 압도적 1위, 1차 경선서 압도적 1위였던 내가 결국 압도적으로 패했다”며 “오세훈 후보와의 2차 경선은 느닷없는 여론조사 100%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여론조사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삽입하기는커녕, 민주당 지지자들의 응답 유도를 위해 국민의힘 여론조사라는 것을 모두 조항에 언급하지도 않은 여론조사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준석 후보와의 당 대표 경선에서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전당대회 초반에 역시 여유 있는 1위였는데, 명씨와 관련된 여론조사 기관이 7번이나 전당대회 여론조사를 했다”고 성토했다. 그러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부정선거론자가 되는 초기 증세”라며 “전당대회서 지고 3년 동안 얼마나 이런 소리 하고 싶으셨겠느냐”고 면박을 줬다.

“강씨가 요구”
김씨의 반격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규칙은 지난 2021년 1월 공천관리위원회에 의해 결정됐다. 당시 경선은 예비경선과 본경선 등 2단계로 진행됐다. 예비경선서는 당원투표 20%와 시민여론조사 80% 비율로 본경선 진출자가 결정됐고, 본경선은 시민 여론조사 100%로 진행됐다.

경선준비위원회는 원래 예비경선서 시민 여론조사 100%로 본경선 진출자를 추리고, 본경선서 당원투표 20%와 시민 여론조사 80% 비율로 진행해 후보를 선출하려고 했다.

공천관리위는 “당 밖 야권 후보들이 당내에 들어와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유인하겠다”는 취지서 경선 규칙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시키려는 취지였다.

당시 나 후보는 강하게 반발했다. 나 후보는 공천관리위가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 “유불리를 떠나, 민주주의 원칙에 반한다”며 “야권을 지지하거나 당원인 분들에 의해, 적어도 여권 지지자는 아닌 분들에 의해 선출돼야 야권 후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경선에 난입해 역선택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오 후보는 “그에 대한 논의는 이미 늦었고, 민주주의에 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후보 4명은 오 후보·나 후보·조은희 후보·오신환 후보였다. 예비경선 전체 결과서는 나 후보가 오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섰지만, 여론조사에선 오 후보가 나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다. 나 후보가 당원투표서 압도적으로 앞섰던 것의 영향으로, 나 후보는 예비경선 전체 결과서는 1위였다.

나 후보는 본경선서도 100% 여론조사로 진행되는 경선 규칙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나 후보가 특히 반발했던 부분은 “국민의힘 후보로 누구를 뽑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없음·모름·무응답’을 고른 응답자를 대상으로 “그래도 어느 후보가 나서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좋다고 보느냐”고 다시 묻는 조항이었다.

이를 놓고 나 후보는 “이 문항이 왜곡을 불러온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 측은 여론조사 문항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이 주관한 ‘맞수 토론’ 평가단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먼지 털기” VS “오와 무관”
경선 진 나경원 리스트 포함?

오 후보는 “토론평가단은 100% 당협위원장 추천을 받아 구성됐다”면서 ‘즉시 해체’를 요구했다. 서로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오 후보는 41.64%를 득표했고, 나 후보는 36.31%를 득표했다. 오 후보의 본경선 승리를 놓고 “예상을 깬 승리”라는 일각의 평가가 있었다.

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도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론조사는 서울 거주자 3200명을 대상으로 100%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으로는 2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각각 1600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 합산했다.

조사 예정 기간은 이틀이었지만, 응답자 수가 빨리 채워져 하루 만에 끝났다. 국민의힘은 고령층 유권자의 답변을 의식한 듯 유선전화 방식을 약 5~10% 포함하는 안을 주장했지만, 국민의당은 이를 거절했다. 국민의힘이 국민의당의 요구를 최종 수용하면서 100%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단일화 여론조사 이전 언론사들이 진행했던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0.1% 차이 접전이 진행된 조사도 있었지만, 어떤 조사에선 오 후보가 앞섰고, 어떤 조사에선 안 후보가 앞섰다. 오 후보는 당내 본경선서 후보로 확정되기 전엔 안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안 후보를 앞섰던 시점은 본경선 승리 이후였다. 최종 후보로 확정된 오 후보는 본선서 57.5%를 득표하면서 39.2%를 득표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당시 후보를 물리치고 서울시장으로 당선됐다.

나 의원은 당 대표 경선서도 여론조사로 패배했다. 지난 2021년 6월 진행된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은 당원투표 70%와 여론조사 3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나 의원은 당원투표에선 40.9%를 득표해 37.4%를 얻은 이 의원을 이겼지만, 여론조사에선 28.3%를 얻어 58.8%를 얻은 이 의원에게 압도적으로 졌다.

합산 결과, 나 의원은 37.1%를 얻어 43.8%를 얻은 이 의원에게 패했다.

결국 나 의원 주장대로 2번의 경선서 모두 석연치 않게 패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나 의원은 강씨가 지난 10월21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제출한 ‘명태균 리스트’ 명단 27명 안에 포함돼있다.

나 의원은 다음날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고, 명씨에게 어떤 형태든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강씨가 나 의원을 명태균 리스트에 포함한 근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명씨가 오 시장을 위해 유리하게 설계한 여론조사가 당내 경선과 단일화 과정에 실제로 반영됐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6개월이기 때문에 설령 사실로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처벌할 수는 없다.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무료 여론조사다.

오 시장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의원 등 현재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사 중 일부는 무료 여론조사로 인한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고소는 
언제쯤?

특히 오 시장은 후원자 김씨가 명씨에게 금전까지 지급했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중 가장 구체적으로 뼈대가 드러나고 있다.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강씨와 명씨의 진술, 그리고 오 시장의 대응에 따라 오 시장에게는 그저 잠깐 시끄러웠던 겨울이 될 수도 있고, 유난히 추운 겨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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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대담> 황교안이 회상한 권한대행 경험담

[설 특집 대담] 황교안이 회상한 권한대행 경험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박희영 기자 =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5개월에 대해 “위기의 기간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적극적으로 일하면서 국민과 함께 가는 권한대행이 됐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남겼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탄핵 소추돼 직무가 정지됐다. 황교안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후 5개월 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이하 권한대행)을 맡았다. <일요시사>는 설을 앞두고 황 전 총리를 만나 현 시국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황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지난 2016년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권한대행을 맡았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곧바로 들었던 생각과 소감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깨가 무겁고, 할 일이 엄중하다”는 생각이 동시에 쏟아졌다. 탄핵소추가 안 되길 바라다가 소추돼서 놀랐고, 많은 무거움이 있었다. “다시는 탄핵이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탄핵은 임기가 정해진 정치인에게 아주 치명적이다. 특히 우리는 연임되지 않는다. 5년 동안 잘한 것도 있을 거고, 못한 것도 있을 것이다. 종합해서 판단한 후 평가해야 한다. 중간에 탄핵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많은 사람이 후회했다. 나는 지금도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명확한 이유를 기억하지 못한다. 당시 상황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는 구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제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다 뒤집어씌워졌다. 이런 탄핵은 사형선고와 마찬가지다. 회복이 안 된다. “임기 동안 충실히 잘하도록 독려하고, 임기 종료 후 평가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고건 전 총리의 권한대행 시절로부터 참고한 게 있다면? ▲제일 먼저 준비한 자료는 고 전 총리의 권한대행 시절 각종 자료집이었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이 뭔지, 가장 어려운 점이 뭔지 파악해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다. -5개월 동안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자부하는 것과 아쉬운 것은? ▲그 5개월은 위기의 기간이었다. 다행히도 우리 국무위원들이 다 협력했다. 당시 국무위원 23명 중 4명은 고등학교 선배였다. 후배가 권한대행이 됐다고 소극적으로 나오진 않았다. 적극적으로 같이 협력했다. 나도 위기의식을 갖고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사방의 길’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IOC 과학기술 산업화와 벤처 창업을 위한 3조6000억원 상당 펀드를 만들었다. 규제도 없애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경제가 살아나고 있고, 갈등이 줄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아쉬운 것은 박 전 대통령 탄핵 그 자체였다. 고통스러웠다. 박 전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해 더욱 아쉽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대표 재임 기간과 관련해 아쉽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구태 정치가 아닌 새 정치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당 지지율은 10%를 넘기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2019년 재보궐선거가 진행돼 당 차원서 선거를 지휘했고 지지세를 결집했다. 덕분에 한 곳에선 승리할 수 있었다. 다른 곳에선 (우리가)계속 이기다가 마지막 투표함 2개가 남았을 때 개표소의 불이 꺼졌다. 20~30분 후 불이 다시 켜졌는데, 직후 개표를 다시 진행하자 갑자기 반전돼 우리가 508표 차이로 졌다. 그사이에 준비된 조작을 한 것 같다. 당시 “뭉쳤더니 어려운 상황서도 이겼다”는 교훈을 얻었고,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판단을 했다. -‘최순실 특검’ 연장을 승인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특검은 소임을 다했으면 일을 마쳐야 한다. 수사가 끝났는데 정치적인 이유를 붙여 연장 수사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봤다. 제가 볼 땐 이미 수사는 다 끝났다. 기간을 연장했다면, 정치 분란이 있을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저도 평생 검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기록과 내용을 보면 금방 안다. 그래서 “빨리 끝내자”는 생각이 들어 연장하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도 탄핵 소추돼 직무가 정지됐고, 최 권한대행이 이어받았다. ▲탄핵으로 국정을 중단시키면 안 된다. 전쟁 등 상황서 대통령이 중상을 입는 등 사태가 발생하면 모를까, 이런 방법은 안 된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우리나라가 거둔 성과는 거의 없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서 탄핵·하야 등 상황을 거쳐 잘 된 경우가 별로 없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짧은 준비 기간을 거쳐 대통령이 됐다. 그래서 준비를 잘 하기 어려웠다. -직무정지된 한 총리와 최 권한대행에게 각각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권한대행에게도 권한이 있다. 나는 총리의 권한을 갖고 권한대행을 했다. 대통령을 지킬 때와 똑같이 국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 외엔 다 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일하시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국민과 함께 가는 권한대행이 됐으면 좋겠다. 한 총리도 정상적으로 총리로 복귀해 직무를 마칠 수 있길 바란다. -최상목 권한대행이 최근 헌법재판관 공석 3명 중 2명을 임명했다. 권한대행 재임 중 헌법재판소장은 임명하지 않았지만, 이선애 전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다. ▲나는 “임명하지 말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을 받고 있고, 파면되지 않았다. 탄핵 심판이 기각돼 윤 대통령이 복귀한 후 임명해야 한다. 나는 박 대통령이 파면된 후 이 전 재판관을 임명했다. 탄핵 심판이 종국된 상황과 진행 중인 상황은 전혀 다르다. “적극적 하되 헌법재판관 임명 말았어야” 최상목 권한대행에 건네는 뼈 있는 조언 -야당과 학계 일각선 “국회 추천 몫이므로 형식적 임명”이라고 주장하는데… ▲무슨 소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법을 아는 사람들인가? 그건 추천일 뿐, 임명이 아니다. 장관급 인사는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임명된다. 추천과 임명은 전혀 다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윤 대통령이 구속됐다. ▲구속하면 안 된다. 처음엔 내란죄라고 문제 삼더니, 소추 사유서 제외했는데, 이는 본체를 뺀 것이다. 저는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 재판 관할도 서울중앙지법이다.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다른 지법서 진행할 수 있다. 지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 그렇다면 원칙대로 서울중앙지법서 진행해야 한다. 많은 하자가 있다. 공수처 자체가 잘못된 조직인데, 불법 체포에 이어 구속까지 했다. 법에 없는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해선 안 되는 일을 한다고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 체포에 최 권한대행은 “물리적 충돌이 없도록 하라”는 지시만 했고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을 직무유기·직권남용으로 고발했다. ▲직권남용이 뭔지나 아는지 모르겠는데, 아무 죄명이나 붙이고 있다. 북한은 형법이 유명무실하다. 처벌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때그때 법을 만들어 집행한다. 우린 법치국가라서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법을 운용해야 한다. 동의를 못 얻는 법은 법이 아니다. -서울서부지법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준항고도 기각했다. ▲공수처가 왜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했을까? 저는 ‘영장 담당 판사를 선택한 게 아닌가’ 의심한다. 저는 그 판사가 다른 사람들이 우려하는 단체서 활동했다고 들었다. 그 단체 이름은 얘기하지 않지만 “편향된 판단을 했다”고 본다. 공수처는 경기도 과천에 있다. 일부러 서울서부지법에 갈 필요가 없다. 서울중앙지법이 더 가깝다. 어려운 일일수록 오해가 없어야 한다. 원칙대로 해야 한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하는 게 원칙이다. -권한대행이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의 권한은 무엇인가? ▲대행할 수 있는 모든 걸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탄핵당한 대통령이 돌아온 뒤 얼마든지 용인될 수 있는 부분은 권한대행이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복귀한 뒤 일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국장급 공무원 정도는 권한대행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임명할 수 있다. 그런데 장관은 대통령의 정신이 담겨 있는 분을 임명해야 한다. 장관을 바꾸면, 대통령이 복귀한 후 자신이 쓸 사람이 없어진다. 장관급은 임명하면 안 된다. -권한대행도 정상 외교를 할 수 있나? ▲할 수 있다. 정상회담에선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논의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복귀 후 결정해야 할 일을 진행하면 안 된다. 그래서 저는 우리 국정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위기서 지켜내는 일에 주력했다. 권한대행 5개월 동안 외국에 나간 기억은 없는 것 같다. -그땐 트럼프 1기가 출범했고, 곧 2기가 출범한다. 트럼프 1기 출범에 어떻게 대응했나? ▲(권한대행이었던 당시)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0분씩 몇 차례 전화 통화했다. 우리의 현 상황과 현안을 얘기했다. 그때와 비교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부정선거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는 것 같고, 백악관 스태프 및 장관들도 미래지향적인 사람들로 채웠다. 우리도 그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빅테크와 4차 산업혁명은 굉장히 중요한데, 문재인정부를 거치면서 거의 대비하지 못했다. 현 정부도 민주당의 방해를 받았다. 그래서 굉장히 엄중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잡은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 -최근 정치활동은 부정선거 의혹 관련 활동과 접목돼있나? ▲그건 아니다. 나라를 제대로 다시 세우려는 것이다. 저는 문재인정부 당시 너무 망쳐놔서 정치를 시작했다. 나라의 은혜를 입은 내가 나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 후 6개월 동안 언론 보도를 지켜보면서 잘못된 좌파 정책을 펼친다는 것을 인지했다. 잘한 건 하나도 없고, 잘못한 것만 쌓였다. 문정부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경제 관련 조직을 만들었고, 소득분배성장에 대한 대안으로 민부론을 제시했다. 아울러 당의 부족한 부분을 돌아보기 위해 징비록을 작성했다. 안보 정책도 재정비하고,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도 했다. 정치개혁·당 개혁·공천개혁에 대한 대안을 만들었고, 자유 우파 대통합도 이뤘다. 당시엔 “당을 꼭 살리자”는 의지를 갖추고, 국회 의석 과반수를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배수진을 치고 “과반을 얻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결국 과반을 얻지 못해 사퇴하면서 ‘제1차 행복한 정치’가 끝났다. 이후엔 어렵고 힘든 길을 이어왔다. ‘꽉 막힌’ 경제 상황 타파할 방법은? “매일 10억씩” 창업 배틀 400조 효과 -현재에 이르러 보수가 많은 타격을 입었다. 재집권할 수 있는 방법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많이 회복됐다. 40%로 집계된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싸울 때 싸우고, 좋은 정책을 만들어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알려드리면 된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진위를 잘 모르셨다가, 이제 진위를 아신 후 모이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건 다 막아놔서 마지막 돌파구로 비상계엄을 통해 부정선거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밖에 없었다. 나라를 살리는 방법이었다. 국민이 이를 깨닫고 집결하고 있다. 길은 여기에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로 집계된 조사는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진행해 지난 5일 발표한 조사였다. 민주당은 질문이 편향됐다는 점을 들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하는데… ▲굉장히 공정한 여론조사를 했다고 본다. 고발 의사를 밝힘으로써, 민주당은 스스로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자기 편에 유리하면 제대로 된 여론조사고,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고발한다면서 억압하는 건 반민주적 행동이다. -4년 중임제 개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중임제가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개헌할 때가 아니다. 나라를 망칠 개헌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적절한 때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30년 자유민주 정권 창출론’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민주당·조국혁신당 같은 좌파에 한번 더 정권을 빼앗기면, 나라가 끝장난다. 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정당을 살려내 정상화한 경험이 있다. 윤 대통령을 탄생시켰고, 여야가 다시 경합하고 있다. 우리의 길을 가기 전에 반드시 나라부터 살려야 한다. 정책적으로 사회주의 국가가 다 됐다. 국민이 공산주의에 굉장히 부정적이셔서 함부로 못했지만, 한번만 더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무대뽀로 끌고 갈 거다. 그때 가서 후회해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현 상황서 경제를 살릴 방법은 무엇인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나는 매일 창업 배틀을 여는 방법을 생각한다. 우승하면 10억원을 주는 것이다. 10억원이면 약 3년치 기업 유지비용이 될 텐데, 2~3개월 동안 매일 10억원씩 지급하는 것이다. 빌려주는 게 아니라 그냥 주는 거다. 그후 3년이 지나 해당 기업들이 일어나면 창업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대기업 가려고 애쓰던 사람들이 창업으로 몰리게 되면, 우리 사회 전체가 벤처 창업 중심 경제구조로 바뀐다. 배틀서 진 사람도 준비해서 다시 도전하는 식으로 이어지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3650억원에 부수 비용을 합치면 약 4000억원이 필요하다. 그 4000억원은 정부가 부담하는 것인데, 정부 입장서 이 금액은 정말 껌값이다. 많은 벤처 창업 중 하나가 터지면, 4000억원이 400조원이 된다. 이를 토대로 일자리도 많이 늘어나는데, 우리 청년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길은 만드는 대로 생긴다. -끝으로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설 덕담 한마디 한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결국 바뀐다. 우리나라는 맨 밑바닥서 출발하는 나라다. 세계서 두 번째로 가장 못 사는 나라로 출발했는데, 오늘에 이른 것을 감사해야 한다. 너무 높이 올라가 잠깐 조정기가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정말 정신 차리고 제대로 나라를 생각하면서 나아간다면 금방 회복될 거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이 또한 지나간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새해와 설 명절을 맞이하시길 바란다. <hypak28@ilyosisa.co.kr>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