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 반 이준석 연대 막전막후

이긴 당 맞아? 싸우다 날 샐라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최근 국민의힘은 선거를 이긴 당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소문, 익명 인터뷰의 배후로 서로를 의심하며 갈등이 수면으로 떠오르며 매일 싸우는 탓이다. 이를 중재하려는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 반복되는 싸움의 연속이다. 입에서 시작된 싸움은 조직 간 싸움으로 깊어져 내홍만 더 커져 가는 양상이다. 혼란이 가중된 상황에서 주도권은 누가 잡게 될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측근 관계자), 안철수 의원과 연일 갈등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의 말 한마디에 모두 달려들어 반기를 드는 수준이다.  초기에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진화를 시도했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윤핵관, 안철수 의원과 1일 1로 으르렁대고 있다. 

동시 출범
세 다지기

서로에게 수위 높은 발언을 퍼붓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활이다. 갈등을 겪고 있는 인물들은 공통적으로는 모두 친윤(친 윤석열) 세력임을 표방하지만 속으로는 당내 주도권 잡기가 목적이다.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주도권을 서로 잡겠다고 나서는 이유는 바로 2년 뒤 있을 22대 총선 때문이다. 국민의힘에는 차기 대권 잠룡들이 여럿 있다. 결국 윤심(윤석열 대통령 마음) 울타리에 들어 야 입지를 다지기 유리한 만큼 여러 인물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혈안이다.

자신의 사람들로 채워야 대권 준비까지 가능한데 김기현 전 원내대표, 안 의원, 이 대표, 장제원 의원 등 총 4개의 구도가 형성된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는 계파 정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말이 파다하다. 김 전 원내대표 중심인 혁신24 새로운 미래(이하 새미래)와 장 의원이 주도로 만든 미래혁신포럼이 닻을 올렸다. 새미래는 총선서 승리하려면 24시간 24절기 혁신을 잊지 말고 준비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첫 모임에서 비회원 8명과 46명 의원들이 참석했다.

권 원내대표가 “의원총회 수준”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모임의 조직력은 견고한 편이다. 야당 시절이었던 21대 국회 초반 김 전 원내대표가 초·재선 의원 30명 정도와 함께 활동한 공부 모임의 여당 버전이다.

장 의원을 주축으로 열린 미래혁신포럼도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공교롭게 이 대표가 띄웠던 당 혁신위원회와 같은 날 열렸다. 당초 장 의원은 민들레(민심을 들어볼래)를 띄웠으나, 윤핵관으로 분류된 인사가 조직의 중심이 되면서 세력화 시도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빠졌다.

미래혁신포럼에는 현역 의원만 60명이 참석했으며 이 대표와 비교적 친밀도가 높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정치권은 김 전 위원장을 초대한 것을 두고 이 대표와 친한 인사들을 포섭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김 전 위원장과 윤핵관 세력은 대선 기간 동안 갈등이 깊었던 만큼 그의 참석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본격 계파정치 정국 돌입 
주도권 잡아야 나중 유리

대선 기간 선대위를 해체하겠다고 선언했을 때도 김 전 위원장은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물러난 바 있다. 이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모임이 깨어 있는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한 모임이라면 (친윤계가)느낀 게 많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당시 후보)만 보고 사는 집단이라는 비판을 다시 상기시킨 셈이다. 장 의원을 비롯해 윤핵관 세력과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는 안 의원 역시 강연자로 나서면서 세 다지기에 몰두 중이다. 

국민의힘 소속이 된 안 의원이 세력을 잡기란 쉽지 않다는 점은 늘 거론돼왔다. 이 같은 우려를 종식시키고자, 안 의원은 새 정부가 출범 후 인수위에 대한 평가나 검찰 인사가 편중됐다는 비판에도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등 윤 대통령과 스텝을 맞췄다.

이에 질세라 이 대표는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를 통해 세 다지기에 돌입했다. 혁신위는 대부분 비윤(비 윤석열)계로 꾸려졌다.

안 의원의 원내 진입은 김 전 원내대표와 이 대표에게는 달갑지 않은 변수다. 이런 탓에 국민의힘 내 지각변동이 활발하다. 김 전 원내대표가 자연스럽게 당권 도전이 가능해졌다는 시각이 많았는데, 안 의원이 본격적으로 세력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연일 새로운 갈등 구도가 펼쳐지고 있는 이유다. 안 의원과 손 잡은 윤핵관은 연일 이 대표를 공격 중이다. 이전에 윤핵관이라는 익명의 언론 인터뷰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핵심이다.

안, 여유 
이, 위태 

그간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공격성 발언을 잘 받아쳤으나 조직이 움직이면서 자신을 고립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민들레 등 계파 모임에 이 대표가 강하게 비판한 이유는 의원들을 비롯해 정부 인사까지도 참여할 수 있는 까닭이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민들레 등 모임 조직을 공식기구가 아닌 사조직으로 조율하고 특수한 역할을 하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게 되면 당의 기구 역할을 해버려 기존 지도부의 역할이 무력화되고, 결국 계파 정치로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현재 이 대표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윤리위원회가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여부를 가릴 시점이 점차 다가오면서 당내 입지도 많이 좁아진 상태다. 

이 대표의 스텝이 자꾸 꼬이자 즉시 윤 대통령 측이 이 대표를 손절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선 이후 이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박성민 의원이 임명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비서실장직에서 사퇴했다.

박 의원은 사퇴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괴로워서 못하겠다며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대표의 비서실장직을 맡으면서 대통령실과 가교역할을 해오던 인물로 윤 대통령과도 친분이 깊다.

윤 대통령이 대구에 좌천됐을 때 인연을 맺었다. 당시 울산중구청장으로 있으면서 윤 대통령이 울산을 방문할 때 교류가 활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허물없는 사이로 현안에 대해서도 서로 이야기를 나눌 정도였다. 두 인물의 관계가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여권에서는 숨겨진 윤핵관 중 한 명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 의원의 사퇴로 정치권에서는 친윤(친 윤석열)계가 이 대표를 본격적으로 흔들어 스스로 물러나도록 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사실상 이 대표를 고립시키려는 의도인 셈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도 박 의원의 급작스러운 사퇴를 두고 윤심이 떠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그간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갈등을 언급하는 자체가 개입으로 보일 수 발생할 수 있다며 입장 표명과 발언을 자제해왔다. 

윤심 따라
결론 날까

박 의원이 사퇴한 뒤, 대통령실에서 이 대표에게 선을 긋는 모습이 이어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이 대표의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이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대통령실은 아니라며 단호한 태도를 취한 바 있다.  

대통령이 사실상 이 대표와 거리두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NATO 회담 출국 자리도 가지 않았다. 대통령실에선 “조용히 가고 싶다”는 입장을 밝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여권 내에서는 당 대표로서 갔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는 그동안 윤심임을 강조해왔다.

김건희 여사 논란이 나왔을 때도, 윤 대통령의 행보에 비판이 가해지는 대목에도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 대표의 탈출구는 사실상 윤 대통령뿐이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손을 잡아줄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당안팎에서는 결국 윤 대통령의 의중이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파열음도 하나 둘 들리기 시작한다. 이 대표로서는 긴장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 대표 징계 여부는 오는 7일에 결정된다. 하루 전인 6일에는 당정대(국민의힘·정부·대통령실) 회의가 열리는데 당 내홍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협의서 이 대표에 대한 입장을 거론한다면 새로운 해법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윤리위 역시 협의에서 표출된 대통령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전과 달리 비판 수위나 돌발행동을 자중하는 모습이다. 자신의 공격이 득 될 게 없다는 점을 스스로 알고 있는 듯 보인다. 정치권에서도 이 대표가 받아치는 행태를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공격을 자제해야 한다. 공격이 오는 대로 받아치면 정치적 의도가 없더라도 저절로 고립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이 대표와 거리두기
안철수-윤핵관 손잡고 당 접수

이 대표도 자신이 고립된 상황에 대해 크게 부인하지 않는 분위기다. 대신 지방을 돌며 윤 대통령의 지역발전 공약 등을 챙긴다.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대신 자신을 향한 당 안팎의 공격에 대해 무력행동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기간에도 메시지 노출을 멈추고, 장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행동으로 보여준 바 있다. 

반면 친윤계 및 윤핵관 세력은 안 의원을 앞세워 반 이준석 연대 전선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안 의원은 이미 이 대표를 향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상태다.

최근 안 의원도 윤심을 부쩍 강조한다. 이 대표의 공격에도 여유로운 모습이다. 그동안 이 대표의 공격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과 대치된다. 이 대표가 띄운 간장(간+안철수, 장 의원) 공격에 아직 상처가 많이 남은 듯하다며 이 대표 공격에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은 모양새다.

이 대표와 안 의원은 최고위원 추천을 두고서도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사실 국민의당 몫으로 추천된 정점식 의원은 안 의원과 가까운 인물이 아니다. 과거 대검 공안부장 시절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수사를 지휘해 당시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였던 안 의원의 사퇴를 이끌어냈던 바 있다. 

일각에서는 두 인물이 불편한 관계임에도 안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배경에는 윤심이 깔린 게 아니냐고 분석한다. 안 의원이 윤핵관 세력과 손 잡는 행동은 서로에게 득이 되는 장사다. 다만 윤핵관이 이 대표를 밀어낸 뒤 곧바로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밀어낸 뒤 안 의원을 앞세워 세를 다지면 안 의원 입장에서도 충분히 실리를 챙길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계파 정치로 혼란이 가중된 상황인데 국민의힘 역시 본격 계파 정치를 시작하면 혼란이 다시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가 나가떨어지더라도 안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윤계와, 안 의원 반대 세력 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조직 행동 
본격 시작

이 고문은 “이 대표가 현재 불안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자꾸 움직이려고 한다”며 “움직이는 게 오히려 손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표로서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당 대표실 관계자는 “윤핵관 세력 등이 더욱 조직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며 “윤핵관, 안 의원의 일정을 보면 이 대표의 어느 부분에서 견제하는지 알 수 있다. 당내 혼란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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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