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게’에 물린 한동훈, 이준석·장예찬 오월동주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4.12.02 15:05:56
  • 호수 1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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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꾹닫’더니 ‘런동훈’까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내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들의 작성자 명의가 한동훈 대표와 가족들로 확인되면서 진짜로 한 대표의 가족이 쓴 글인지, 동명이인들이 우연히 겹친 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대표는 해명을 피하다가 “익명 게시판인데 뭐가 문제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발단은 지난달 5일이었다. 게시글 작성자의 성씨만 보이고, 이름은 가려지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이하 당게)서 무엇 때문인지 작성자의 이름이 모두 노출됐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사태가 발생했다. “개 목줄 채워서 가둬놔야 된다”는 등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글들의 작성자 이름이 ‘한동훈’으로 확인됐다. 

진은정?

게시글 작성자 항목을 선택해 ‘진은정’ ‘한지윤’ ‘허수옥’ ‘진형구’ ‘최영옥’으로 검색한 결과,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들이 확인됐다.

진은정 변호사는 한 대표의 아내, 한지윤씨는 한 대표의 딸, 허수옥씨는 한 대표의 모친, 진형구 전 대전고검장은 한 대표의 장인, 최영옥씨는 한 대표의 장모다. ‘한지윤’이라는 이름으로는 두 달 동안 글 152개가 작성되는 등 한 대표 가족 명의로 작성된 비방글은 900여개가 넘는다.

한 대표의 가족이 정말로 당게서 윤 대통령 부부를 비방했는지, 아니면 동명이인들의 이름이 우연히 겹친 것인지, 논쟁이 불거졌다.

한 대표는 공격적인 말투와 쉽게 물러서지 않는 태도로 유명하다. 법무부 장관 재직 중이던 지난 2022년 10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한 장관이 윤 대통령 등과 청담동서 술자리를 했다”는 취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자 “저는 다 걸 건데, 의원님을 뭘 거시겠느냐”면서 강하게 맞받아쳤다.

당내 계파 갈등서도 이 태도는 꾸준히 유지됐다.

하지만 “가족이 당게서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체 해명을 피하고 입을 꾹 닫았다. 지난달 19일엔 국회 의원회관에 있던 한 대표에게 기자들이 접근하자, 한 대표가 갑자기 뛰는 소동도 있었다. 이를 두고 “당게 관련 질문을 피하려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한 대표에게는 ‘런동훈’이라는 새 별명도 생겼다.

첫 입장 표명은 ‘런동훈’ 사태로부터 이틀이 지난달 21일 이뤄졌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다”라며, “(비방글들을)건건이 설명해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라는 중요한 시기에 건건이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이슈를 덮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당 대표로서의 판단으로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명의도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엔 “(당원 보호를 위한)당의 의무가 있다”며 “위법 등 문제가 아니라면 건건이 설명해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는 말만 반복했다. “부인과 이야기를 나눠 봤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것으로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이후로 한 대표에게는 ‘한갈음’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해당 논란은 수사기관의 손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보수단체들과 보수 유튜버들이 게시글 작성자들을 고발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당무 감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당 시스템서 판단하는 문제”라고 답변했다. 한 대표가 이 태도를 유지하는 한, 논란이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보인다.

게시판에 대통령 부부 비방글 파문
작성자 명의는 ‘한동훈’…수사로?

당게 논란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람은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이다. 장 전 최고위원은 당게 논란을 ‘온가족 드루킹 의혹’ ‘한가족 드루킹 의혹’ 등으로 명명하면서, 한 대표의 가족에게 드루킹 이미지를 투영했다.

장 전 최고위원이 지난달 19일 유튜브 채널 ‘CBS 2시 라이브 질문하는 기자’에 출연해 밝힌 바에 따르면, 앙숙이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2년 만에 전화 통화도 했다. 그에 따르면, 전화는 이 의원이 걸어 ‘약간 업이 된 상태’로 관련 질문을 하면서, 친한계의 움직임을 설명해줬다. 한 대표와 가족 관련 논란이 발생하면서 대표적인 앙숙이 오월동주 하는 진풍경까지 연출됐다. 

지난달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선 “배우자 진 변호사가 가족 이름을 이용해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엔 “진 변호사가 지난 2017년 신분을 숨기고 ‘강남맘 카푸치노’ 카페에 회원으로 가입해, 최순실 특검팀에 꽃바구니를 보내는 운동을 주도했다”며 “신분을 들킨 후 카페서 퇴출됐다”고 주장했다.

‘강남맘 카푸치노’는 서초·강남 주부들의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하나로서, 각종 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비밀 카페를 말한다. 회원 가입도 추천을 거쳐야 진행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장은 지난 2021년 3월 <월간조선> 보도서도 일부 확인된다.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일가를 수사한 이후 꽃바구니 보내기 운동은 카페 내 흑역사로 전락했다. “당시 특검팀 모 검사 와이프의 선동 때문에 진행됐던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장 전 최고위원은 “한 대표 가족과 똑같은 글을 작성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고정 아이디가 적발된 적이 있고, 그 아이디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한동훈 캠프에도 꽃바구니 보내기 운동을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도 지난달 19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 대체 토론서 “음주 운전을 한 강기훈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면직되지 않는 이유가 대통령실 내 ‘당게’ 문제 실무 담당자라서 그런 것이라는 제보까지 얘기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그런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천 의원의 주장에 대해 “한동훈계가 천 의원에게 흘린 것 같다”며 “너무 티 나는 정보를 흘린 것을 보니, 한동훈계가 당황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질문 회피 도주극까지
평소와 다른 태도, 왜?

국민의힘 내 친한계 인사들은 대수롭지 않은 일로 취급하거나 “한 대표를 축출하려는 공작 ‘김옥균 프로젝트’가 다시 가동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같은 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아무도 관심이 없는 버려진 게시판을 두고 서로 죽이자고 달려드는 것이 국민의힘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최고위원도 같은 날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한 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끝내기 위해 마음먹고 해명을 요구하면서 달려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지난달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서 “총선백서 논란과 ‘영부인 문자 읽씹’ 논란에 이어 김옥균 프로젝트가 다시 실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지난달 25일 “대통령 비판 글을 누가 썼는지 색출하라고 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서는 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익명 당원 게시판서는 대통령이든 당 대표든 강도 높게 비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각에 따라서는 “우리 가족이 연루됐더라도 뭐가 어쨌단 것이냐”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어 의미심장하다.

이 의혹은 “다수의 계정이 동원됐고, 내부서 문제가 불거졌다”는 측면서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을 연상시킨다. 장 전 최고위원이 제기한 ‘강남맘 카푸치노’ 의혹까지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 같은 이미지는 더욱 강하게 굳어진다. 또 “유력 정치인의 배우자가 대통령 부부를 비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측면에선 혜경궁 김씨 의혹을 연상시킨다. 

결말은?

‘드루킹’ 김동원씨는 대법원서 업무방해죄가 유죄로 확정됐다. 반면 혜경궁 김씨 의혹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함으로써 진상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 민주당에선 드루킹 사건을 들춰냈다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라는 유력 대권후보를 스스로 제거하는 결말을 낳았다. 국민의힘서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사례일 것이다. 한 대표가 “뭐 어쨌단 것이냐”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공개 발언을 한 것이 의미심장한 이유였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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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