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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25일 11시01분

정치

국민의힘 당권-대권 매치 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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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표와 잠룡들 궁합 보니…

[일요시사 정치부] 설상미 기자 = ‘이준석 돌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이준석 후보가 야당의 얼굴이 된다면, 대권 전략은 물론 그동안 논의돼온 야권 단일화에도 변수가 생길 전망이다.

국민의힘 당권 후보로 오른 이들의 민심잡기가 한창이다.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대선 구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권후보들의 복잡한 속내도 감지된다. 현재 후보로 오른 이는 조경태·주호영·홍문표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다. 

태풍의 눈
가시권 진입 

단연 태풍의 눈은 이 후보다. 30대 ‘0선’인 이 후보가 예비경선에서 1위로 통과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선거전이 신구 세력의 대결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준석 돌풍’은 “당심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고 선을 긋던 유력 당권주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계에서도 “갑작스러운 돌풍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후보의 기세는 여전히 거침없다. 그는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수치로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주관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36%를 기록했다. 나 후보는 12%, 주 후보는 4%대가 나왔다. 나·주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1위의 지지율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다(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피에지 참조).

정치권에서도 막판 변수는 ‘이준석’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 후보의 치명적인 실수만 없다면 당 대표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의미다. 이 후보를 밀어주는 민심 역시 상당하다. 2030세대의 가려운 부분을 이 후보가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신구 세력의 대결로 볼거리가 생기자, 전당대회는 연일 흥행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중진 후보들의 단일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신구 세력이 사사건건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아 대선 관리 능력 역시 의문이 남는다. 어찌 됐든 큰 판은 중진 후보가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중진 후보들은 단일화 여부에 선을 긋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단일화를 위한 마땅한 명분이 없다. 굵직한 정치 인생을 걸어온 선배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을 막는 그림이 그려지면, 이후 민심의 역풍이 불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중진 후보 중 한 명이 사퇴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자연스레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면서 후보직을 던지는 형태다. 이와 관련해 주 후보가 총대를 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주 후보는 바로 직전 원내대표를 역임하고 곧장 당권 도전에 나서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준석 돌풍’ 바른정당계 대약진 
고민 많아지는 안철수 행보 주목

대권후보들의 손익 계산도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유승민 전 의원의 대선행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대표적인 ‘유승민계’ 인물이다. 이 후보의 아버지 이씨와 유 전 의원은 학연으로 이어진다. 둘은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동창이다. 이 인연으로 이 후보는 대학생 시절 유 전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국회 경험을 쌓았다. 

유 전 의원은 당 대표 후보들 간 불거진 계파 논란으로 최근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었다. 이대로 당의 쇄신 경쟁이 붙으면 유 전 의원이 반사효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 후보는 오히려 스스로 당 대표가 되면 “유승민이 최대 피해자가 된다”는 입장을 냈다.

경선 방식이 조금이라도 유 전 의원에게 유리하면 대권 주자들이 공정성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친(친 박근혜)박·친이(친 이명박) 계파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에서 유 전 의원이 최대 세력의 수장으로 인식되면 당 안팎의 각종 견제에 시달릴 수 있다. 만약 이 후보의 편파 지원이 드러난다면, 대권 유력 후보들의 주요 공세로 활용될 공산도 크다.

중진 후보들은 이 틈을 공략해 이 후보의 계파를 공격하고 있다. 특정 후보와 가까운 점을 들어 경선의 불공정을 문제삼는 것이다. 나 후보는 “특정 후보를 대통령 만들겠다고 하는 생각을 가진 분은 통합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나·주 후보가 이 후보의 계파를 강조하는 이유는 영남 민심을 자극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준석=유승민계’를 강조해 유 전 의원을 향한 ‘배신자 프레임’을 이 후보에게 씌우겠다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탄핵에 찬성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TK(대구·경북)에서는 여전히 유 전 의원 세력에 대한 반감이 남아있다. 당심이 70%를 차지하는 본선에서 강경보수 성향이 짙은 영남 민심을 자극해 이 후보를 견제하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배신자 프레임이 이 후보에게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정계의 분석이다.

유 뜨고
안 지고

이외에도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당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의 복당 문제도 있다. 내년 대선은 중도·보수 야권 대통합 여부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당 대표 후보들이 통합론을 두고 설전을 주고 받는 배경이다. 

이 후보는 당의 우클릭을 막고 중도확장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내대표 시절부터 국민의당과 통합을 추진했던 주 후보는 대통합위원회 출범을 계획 중이다.

나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 후보는 충청 대망론을 내세우며 중도세력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조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우리공화당까지 섭렵하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특히 윤 전 총장은 가장 강력한 야권 대선후보다. 따라서 ‘누가 윤 전 총장을 입당시키고 공정하게 대선 관리를 할 수 있느냐’가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이다.

이 후보는 야권 통합과 관련해 ‘정시출발론’과 당의 자강론을 주장한다. 일관된 원칙으로 경선을 추진해야 당 안팎의 대선 주자를 불러 모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선다”며 “절대 버스는 특정인을 위해 기다리거나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특별대우를 해줄 뜻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이를 두고 나·주 후보는 이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저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의 계획이 윤 전 총장의 입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오히려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 전 의원과 같은 당내 후보만 이득을 본다는 주장이다. 

나·주 후보는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당 밖에 있는 대선주자들의 입당 시기를 고려하자는 입장이다. 윤 전 총장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주 후보는 “버스가 제 시간에 출발한다면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시너지?
역효과?

나·주 후보는 윤 전 총장 영입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들은 윤 전 총장과 같은 법조인 출신으로 연을 이어왔다. 주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즉각 윤 총장을 입당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이 후보와 윤 전 총장은 별 다른 인연은 없다. 그럼에도 ‘윤석열-이준석’ 궁합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실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위해서는 국민의힘 쇄신이 선결 조건이라는 데 당 안팎의 이견은 없다. 

이대로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당 개혁의 상징이 된다. 입당을 고민하던 윤 전 총장 입장에선 국민의힘에 들어올 명분이 더 커지는 셈. 외연 확장도 자연스레 그려진다. 30대인 이 후보가 2030대 지지를 이끌어내고,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보수층이 합쳐질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다. 정계에서는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당은 ‘당 대 당 통합’을 요구하는 상태다. 이 후보는 “소 값은 잘 쳐 드리겠다”며 합당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 대표와 이 후보의 사이가 그리 좋지 않은 건 정계 유명한 사실이다. 둘의 인연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시작된다. 이 후보는 서울 노원병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한 안 대표와 맞붙으면서 패배했다. 

유력 후보 윤석열 복심은?
홍준표 복당도 어려워지나

이후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으로 출범한 바른미래당에서 한 식구가 됐다. 하지만 같은 해 노원병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 후보를 공천하려는 유승민계와 이를 막으려는 안철수계 사이에서 힘겨루기가 벌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 후보는 지난 2019년 사석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비읍 시옷’ 욕설을 한 사실이 드러나 최고위원직과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그는 당 대표 토론회에서 직접 막말을 재연하며 “사석에서 했던 발언이었고, 문제가 될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도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다 부정적”이라고 말하며 안 대표에게 야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공과 사를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의당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지난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이 후보의 기득권 정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 전 최고위원의 기득권 정신으로는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야권통합을 이뤄내는 걸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나 후보는 당 대표 토론회에서 권 원내대표의 말을 인용하며 “안 대표와 이 후보 사이에 사적인 감정을 넘어선 여러 공방이 있으면서 감정의 골이 깊은 것 같다”고 야권 통합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당권 후보 전원은 홍 의원의 복당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세대교체론과 쇄신을 강조하며 당의 ‘낡은 보수’ 이미지와는 선을 긋고 있다. 아울러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다시 당에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의 사이 역시 좋지 않다. 

이외에도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 체제에서는 기존 친박계의 몰락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며 파격 발언을 내놨다. 아울러 그는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꺼낼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공격의 빌미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사실상 ‘탄핵의 강’을 건너는 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반면 나 후보는 같은 대구에서 이에 맞서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약속했다. 그는 “우리가 전직 대통령들을 잘 모시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겠나”라면서 당대표 이후 즉각 석방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는 11일 예정된 전당대회 본경선은 당원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결정된다. 이는 사실상 중진 후보들에게 유리한 룰이다. 다만 이대로면 이 후보의 돌풍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국 합동 토론회와 방송사 TV 토론회 등을 하면 할수록 상대 후보와의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야권통합
어디로?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합리적 보수 세력으로 꼽히는 대선 주자군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이 후보는 오 시장을 도운 바 있다. 원조 개혁보수 세력으로 꼽히는 원 지사 역시 세대교체의 당위성을 언급하며 사실상 이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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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줄 타는 안철수 사생결단 플랜

똥줄 타는 안철수 사생결단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정권교체에 대한 여론은 정권 재창출에 대한 여론보다 높다. 그러나, 여당의 이재명 대선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지고 있진 않은 모양새다. 야권 대선후보가 여러 명이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은 야권 대선후보를 하나로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대선후보들은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선 전 단일화는 철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요 화두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대선후보들은 그동안 후보 단일화를 첫 번째 승리 조건으로 여기곤 했다. 2022년 대선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식 대선후보 등록이 시작도 되기 전에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단일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의 내홍 논란을 딛고 약진을 이어간 후부터다. 좁혀진 차이 자존심 싸움 합친다고 무조건 당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야권 대선후보들은 단일화에 유독 집착한다. 1987년 대선에서 단일화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난 탓이다. 1987년에 제6차 국민투표로 대통령 5년 단임제가 확정된 후, ‘양김’의 김영삼·김대중 후보는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여권 대선후보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이기려면 야권 대선후보가 한 명이어야만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후보는 본인의 승리를 장담했다. 민주화에 대한 국민들의 강한 열망을 두 눈으로 확인한 후보들은 그 표가 다 본인에게 올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김대중 후보는 ‘사자필승론’을 주장하며 다자구도가 오히려 본인에게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다. 김대중 후보는 지역 표심을 중심으로 대선판을 그렸다. 그는 노태우·김영삼이 영남 표를 나눠 받고, 김종필이 충청 표를, 그리고 본인이 호남 표를 독식해 당선된다는 계산을 했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는 실패했고, 최종 대선에 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 모든 후보가 출마했다. 김 후보가 그렸던 대선 판세와는 달리, 실제 대선에선 지역색보다는 정치색이 후보들의 희비를 갈랐다. 보수 지지자들의 표는 한 명의 여당 후보에게 결집된 반면, 진보 지지자들의 표가 두 명의 야당 후보에게 분열된 것이다. 결국 1987년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가 대통령으로 최종 당선됐다. 이때의 이변을 대한민국 역대 대선후보들은 잊지 않았다.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의 역사가 이후로 끊임없이 쓰여졌다. 1997년엔 김대중·김종필 후보가, 2002년엔 노무현·정몽준 후보가(정 후보 후에 지지 철회), 2012년에는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다. 김대중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단일화 후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2012년 문재인 후보는 낙선했다. 사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입장에서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썩 반가운 주제는 아니다. 단일화설이 나온다는 의미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좁혀졌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후보 간의 지지율 추이는 과거에 비해 많이 좁혀졌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만해도 윤 후보는 야권의 압도적인 차기 대통령 감이었다. 지난해 5, 6월에 실시된 대통령 적합도 관련 모든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지금의 대선후보들을 크게 따돌리며 단독 질주했다. 지지율 급상승…선두권 합류 한계 ‘혼자는 어려워’ 어느 쪽 선택할까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리 의혹이 있는 정치계 인물 모두를 기소하는 강골 검사로 이름을 알렸던 윤 후보는 국민들에게 ‘공정과 정의’라는 기치로 큰 인기를 누렸다. 검찰총장 임기 시절 막바지에는 문재인 대통령,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과 대립각을 세우며 인기는 배가 됐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청와대 인사인 조국 전 민정수석의 비리를 조사하는 모양새는 윤 후보에게 공정하고, 정의롭다는 이미지를 강하게 주는 동시에 야권의 정치인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수개월간 이어진 ‘조국 수사 논란’은 윤 후보를 자연스레 야권의 잠룡으로 만들었다. 그런 그의 인기가 점차 사그라든 것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부터다. 공직자에서 정치인으로 직업을 한 번에 바꾼 윤 후보에게 정치인의 언행은 매우 어려운 것이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선거운동을 이어갈 때마다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켰고, 정치부 기자들은 그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대중에게 여과 없이 전달했다. ‘주 120시간 노동’ 발언이나 ‘부정식품이라도 먹어야 한다’는 발언 ‘개사과 논란’ 등 윤 후보는 정치인으로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하며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지지율 2%였던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에게 경선 막판까지 쫓기는 초접전 양상을 허용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경선 때의 실책은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에도 이어졌다. “노동자 사망은 노동자 탓”이나 “부득이하게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전두환을 지지하는 호남 사람들도 많다” 등의 실언을 쏟아내며 당 안팎에서 윤 후보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는 지지율 하락세로 이어졌다. 특히,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극심한 마찰을 겪을 당시에는 지지층인 ‘이대남’을 안 후보에게 내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몇 주간 지지율 1위 자리를 허용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60%에 육박하는데도 여당의 후보에게 진다는 것은 윤 후보에게 매우 뼈아픈 지점이었다. 이는 “정권교체는 원하지만 윤 후보는 싫다”는 뜻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후보 교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왔고, 이때 안 후보와의 격차는 많이 좁혀졌다. “안 후보와 단일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크게 대두된 것도 이때다. 국민의힘? 국민의당? 요즘 야권 대선 레이스 양상은 홍 의원과의 경선 때를 떠올리게 한다. 야권 후보 중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던 윤 후보가 미미했던 지지율의 안 후보에게 추격 받고 있는 중이다. 경선 레이스와 대선 레이스의 한 가지 다른 점은 안 후보를 이긴다 해도 대선의 ‘최종 승자’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지지율을 안 후보에게 빼앗겨 야권 표가 분열되면 이 후보에게 대권을 내어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볼 때 윤 후보에게 단일화는 ‘달갑지는 않지만 꼭 해야 하는’ 숙제로 다가온다. 윤 후보에게 단일화는 자신의 지지율 하락을 인정하고, 승리를 위해서 야권의 선택지를 하나로 줄여야 하는 과정이다. 지난해만 해도, 윤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단일화에 대한 생각이 일절 없다”고 일관해왔다. ‘국힘 원팀’을 만드는 것도 버거운 상황에서 국민의당까지 챙겨야 한다는 의견에 늘 난색을 표해온 것이다. 그러던 그가 지난 11일 “단일화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입장을 미온적으로 바꾸었다. 시험이 다가오자 숙제를 끝내는 학생처럼, 윤 후보도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 앞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압박을 서서히 받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안 후보 측의 입장은 아직도 강경하다. 본인으로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수차례 단일화를 경험한 안 후보는 그때마다 좋지 않은 기억을 쌓았다. 안 후보는 나름 큰 희생을 감수했는데, 그만한 결과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단일화의 기억을 회상한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그랬고, 2012년 대선 때도 그랬다. 안 좋은 기억 속에서 그는 항상 “안철수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 16일 안 후보는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라는 말이 시중에 떠돈다고 하더라”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이 어떤 후보가 더 적합한 후보인지, 더 확장성 있는 후보인지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내가 야권의 대표선수로 나가야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고, 국민 통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에게는 ‘중도 확장성’이라는 주요한 무기가 있다. 유권자들에게 안 후보는 보수색보다는 중도 색이 강한 후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으로부터 자유롭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는 늘 대립각을 세워왔다. 따라서 안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한다는 명분도 서고, 보수당을 찍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도 된다. 안 후보는 현재 대선 레이스에서 지지율이 윤 후보에게 크게 밀리고 있지만, 야권 단일화 적합도에서는 윤 후보보다 10%포인트 넘게 웃돈다. 안 후보가 말했듯이, 야권 대선후보로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또 양보? 당선 포기? 반면, 윤 후보에게는 조직력이 있다. 비례대표 3석이 전부인 국민의당과는 달리 국민의힘은 국회 106석을 확보하고 있다. 전국에 지역구가 있으며 선거운동을 할 인력도 압도적으로 많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대선에서 ‘이겨왔던’ 전례가 많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출한 경험이 있다. 민주당과 대립하며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지, 전략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많은 데이터가 쌓여 있다. 또, 지지율 측면에서도 윤 후보가 안 후보보다 많이 앞서 있다.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로 올라온 안 후보지만, 국민의힘이 내홍을 끝내면서 윤 후보가 지지율을 거의 다 회복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이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총회 자리에서 극적으로 화해하며 원팀 의지를 굳건히 했다. 이후 홍보전에 이 대표가 큰 힘을 실어주며 하락세를 그리던 윤 후보의 지지율은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순항이 이어지는 윤석열표 대선호가 안 후보와 단일화하는 것은 여러 모로 명분에 맞지 않는 상황이다. 정계 전문가들은 ‘윤일화’도, ‘안일화’도 아닌 ‘무일화’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고 있다. 양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하지 않고 끝까지 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후보 단일화를 하려면 여러 이해관계들이 맞아야 하고, 희생정신도 강해야 한다. 김대중·김종필의 이른바 ‘DJP연합’ 때처럼 말이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야권의 1위 대권주자로 달리고 있었다. 1997년 9월 <조선일보>가 공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대중 후보는 30%에 육박하는 지지율 받았고, 김종필 후보는 약 3%의 지지율을 받았다. 단순 수치만 봐도 10배가량 차이나는 것이었다. 단일화 없이도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김대중 후보였지만, 그는 김종필 후보에게 많은 부분을 양보하며 연합을 이뤄냈다. 김대중 후보가 김종필 후보 자택에 직접 찾아가 연합할 것을 제안하면서다. 현재의 안 후보처럼 아쉬울 게 없다며 갈지자 행보를 이어가던 김종필 후보는 김대중 후보를 만난 후, 연합에 동의하며 김대중정부에 들어가 일할 것을 약속했다. ‘실리냐 고집이냐’ 딜레마 완주하고 지방선거 출마? 김종필 후보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양보’ 덕분이었다. 이날 DJP연합 논의에서 김종필 후보는 내각제 개헌과 경제 부처 인사권이 보장된 ‘실세형 총리’의 자리를 약속받았다. 후에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국민의정부의 경제 관료들은 실제로 김종필 후보가 지명한 인사로 채워졌다.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대표적인 예다. 윤 후보가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사시키려면, 안 후보에게 많은 것을 양보한 단일화를 제안해야 한다. 김대중 후보가 그랬듯, 차기 정부 인사들의 일부 인사권을 넘겨주고 힘 있는 자리를 약속하지 못한다면, ‘윤일화’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당시 김대중 후보만큼 윤 후보가 당내의 권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본인의 권력 의지가 아무리 강하다 한들, 윤 후보 혼자 당내의 반대를 무릅쓰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 후보 측 또한 김종필 후보처럼 윤 후보의 제안을 선뜻 수락하지는 않을 모양새다. ‘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대선에 참여했다’는 기존 입장이 여전히 흔들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단일화를 하고 대선을 완주한 경험과 하지 않고 완주한 경험 모두 갖고 있다. 낙선을 하더라도 끝까지 대선을 완주해 이름값을 높인 뒤, 곧 있을 지방선거나 재보궐선거에 나가는 것도 그에게는 좋은 방법이다. 1997년 당시의 김종필 후보와는 달리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셈이다. 지지율이 높은 후보가 많은 것을 양보해서 지지율이 낮은 후보와 연합을 하는 ‘DJP연합’의 그림은 지금의 윤 후보와 안 후보가 ‘그려야 할’ 그림과 많이 닮아있지만, 맞지 않는 이해관계와 양보 의지가 없는 양 후보에게 ‘그릴 수 없는’ 그림이 돼있다. 국민의힘 이 대표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저희의 지지층이 일시적으로 이전돼 수치가 상승한 것에 너무 고무돼 안일화 이런 말도 만드셨더라”며 “인터넷 가 보면 안일화보다는 간일화(간 보는 단일화)라는 단어가 더 뜬다”고 주장했다. “이번엔 다르다” 자신만만한 국민의힘 측의 입장과 안 후보에 대한 조롱이 섞인 발언이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이 대표는 내가 무서운 것”이라며 “정치인들은 아무런 신경 쓸 게 없으면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위협이 될 때만 발언한다”며 맞받았다. 양측은 현재 단일화는커녕 갈등 양상으로 가기 직전이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권 단일화는? 야권이 만일 단일화에 기적적으로 성공한다면 여권도 단일화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선거에서는 같은 색의 후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진보색을 강하게 띠고 있는 정의당의 심상정 대선후보 또한 여권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 “중요한 분기점인 내년 대선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개혁 진영이 최대한 힘을 모아야 한다”며 “여권 대통합을 해야 한다. 심 후보 본인은 완주 의지를 표명하는데,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다. 그때 가서 우리가 함께 이길 수 있는 길을 국민이 제시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빙의 상황 속에서 상대가 단일화한다면, 개혁 진영도 뭉쳐야 한다는 게 이 후보의 의견이다. 그러나, 심 후보는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는 “많은 국민이 ‘이런 대선은 본 적이 없다’며 혀를 차고 있다”며 “34년 양당 정치가 보여준 민낯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다고들 하신다. 그럼에도 염치없는 양당정치는 또 차악의 선택을 강요하려고 단일화에 대한 미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지율 정체에 따른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해산과 며칠간의 칩거 후, 심 후보의 입장도 많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심 후보가 대선을 끝까지 완주해서 얻는 정치적 자산보다 단일화로 얻는 정치적 자산이 더욱 크다면, 여권의 단일화도 완전히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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