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준석 대적'할 민주당 신진세력 해부

돌풍 맞설 영건 군단 띄운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30대, 0선 청년 정치인이 제1야당 대표로 당선된 이른바 ‘이준석 돌풍’의 후폭풍은 현재진행형이다. 더불어민주당에게 특히 그렇다. 진보 진영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젊음과 혁신이란 키워드를 보수 진영에게 모두 빼앗긴 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4·7 재보선 참패 이후 지도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수립, 전당대회 개최 등을 통해 혁신과 변화를 외쳤다. 하지만 이준석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힘에 비하면 제자리걸음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은 부랴부랴 ‘청년 챙기기’에 나섰다.

젊음·혁신
모두 뺏겨

민주당은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에게 우선 발언권을 줬다. 통상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발언 순서는 당 대표,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득표 순)으로 진행됐다. 지명직 최고위원인 이 위원의 차례는 마지막이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개혁 경쟁이 불가피하다. 민주당도 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발언 순서를 뒤집은 지도부의 선택은 이준석 돌풍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해석됐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취임 이튿날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섰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도 보여주기식, 이벤트성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미봉책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지겠는가”라고 토로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민주당의 다급한 심정을 이 대표를 통해 엿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의 ‘따릉이 출근’이 대표적인 예다. 이 대표가 취임 첫날인 지난 13일 서울시 공유 자전거인 따릉이를 타고 출근하자 여권에선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카메라 대기시켜 놓고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 본청까지 (자전거를)타는 것과 (일상에서의 자전거 이용은)다른 것”이라며 “따릉이를 대여하고 거치대에 반납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걷는 시간과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정도라면 선거화보용 촬영을 따로 하면 되겠다. 언론이 무슨 대단한 발견을 새롭게 한 것인 양 대서특필하는 것을 보면 어리둥절하다”고 일갈했다.

이준석 효과에 전전긍긍 민주당
청년 정치인 가장 많은데…왜?

민주당 최민희 전 의원도 SNS를 통해 “걸어도 되는 거리”라며 “굳이 따릉이 탈 필요가 없다. 복잡하게 출근할 이유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헬멧을 착용하지 않았다며 안전 수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의 잇단 비판으로 이 대표에 대한 공세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와 맞설 수 있는 청년 정치인에 대한 기대가 오르고 있다. 청년 정치인이라는 키워드로만 보자면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경쟁력이 높다. 40세 미만 국회의원으로 따져보면 국민의힘은 배현진·지성호 의원 등 2명에 불과하다.

민주당에는 ‘초선 5인방’으로 불리는 2030 의원들이 포진해 있다.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 등이다.

이들에 대한 기대는 단순한 나이와 세대를 초월해 민주당의 쇄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초선 5인방은 지난 4·7재보선 이후 ‘2030 의원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참패한 이유로 ‘조국 사태’를 꼽았다.

당시 이들은 선거 참패 원인으로 “내로남불의 비판을 촉발시킨 정부·여당 인사들의 재산증식과 이중적 태도에도 국민에게 들이대는 냉정한 잣대와 조치를 들이대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억울해하며 변명으로 일관해왔음을 인정한다. 분노하셨을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다.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밀리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고 호소했다.

당장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에게 ‘초선 5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들의 소신 발언은 곧 당 지도부가 공식 사과를 하게 된 계기가 됐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2일, 민심경청 결과 보고회와 지난 1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조국 사태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당내 2030
어디 있나

민주당 초선 의원 가운데 가장 젊은 인물은 전용기 의원이다.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1991년생인 그의 나이는 올해로 만 29세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21대 국회에서의 유일한 이남자(20대·남자) 국회의원이다.

전 의원은 소신 발언으로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지난 4월 암호화폐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제발 정신 좀 차리시라”고 일갈한 바 있다.

당시 전 의원은 “애초에 왜 청년들이 주식, 코인 등 금융시장에 뛰어드는지 이해했다면, 이런 말은 나오지 않았어야 한다”며 “지금은 청년들이 평범하게 일자리를 구하고 월급을 모아 결혼하고 집사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도 소신 발언으로 한 차례 주목을 받았다. 2030 의원들이 입장문을 낸 뒤였던 만큼 이목이 집중됐다. 이 의원은 초선 5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지난 4월 “우리가 예전에 보던 것만 보고, 듣던 것만 듣고, 말하던 것만 말하면 민주당의 미래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정치 경력으로 맞붙을 수 있는 의원은 장경태 의원이 꼽힌다. 장 의원은 청년 정치인 가운데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1983년생인 장 의원은 대학생 시절인 2006년 서울시장 후보 캠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정치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장 의원은 대학생위원장,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치며 민주당 청년위원장으로 올라섰다. 장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 출마하며 당선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민주당에서 원내로 진입한 청년위원장 출신 가운데 당선된 인물은 장 의원이 유일하다. 

이들 외에도 박성민 전 최고위원이 꼽힌다. 박 전 최고위원은 이낙연 전 대표가 발탁한 청년 인사다. 박 전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따릉이 출근이 여권의 공세를 받자 “부끄럽다”고 밝혔다.

박 전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따릉이는 서울 시민의 교통수단”이라며 “따릉이를 이용한 평범한 국민들 보기에 ‘쇼네 아니네’ 정치평론 일어나는 게 올드하다고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비판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구의역 김군’ 발언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처음으로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고 어떠한 해명이라도 무마는 잘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변 전 장관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재직하던 때 공식 회의 석상에서 “걔(피해자 김군)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는 등 사고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젊음·경력
뒤지지 않아

이 대표의 부상은 민주당 안팎에서 제기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용퇴론’을 다시 끌어올렸다. 민주당이 선거 참패 이후 이렇다 할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는 와중에 청년 정치인이 제1야당 대표로 올라서면서 기존 세력으로는 변화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으로 해석된다.

이미 586 용퇴론은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조국 사태와 코로나 19 여파 등으로 민주당이 위기에 몰리면서 586세대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물러나야 한다는 논리였다.

당시 현역 국회의원 신분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조국 사태로 민심이 악화되자 “586세대가 16대 국회에 전략공천으로 대거 입성했듯, 새 피를 수혈하기 위한 밑거름이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시 586 용퇴론의 대상이 됐던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현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당시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그 사람 개인의 시대적 소명이 다했는지,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다했는지, 세상을 바꿀만한 에너지가 없는지를 갖고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늘날 586 용퇴론은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남은 선거가 대선인데 이 상황에서의 당내 핵심 인력인 586 용퇴는 불가능하다”며 “용퇴를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슷한 반응이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선거가 많이 남아 용퇴를 이야기할 타이밍인지 생각이 든다”며 “민주당이 고수했던 여러 가지 정책들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책기조들로 전환돼야 하는데, 불가피하게 당내 토론이 돼야 할 지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선 발언권을 얻었던 이 위원은 과거 민주당에서 용퇴론을 외쳤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 위원은 지난 2015년 세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 김상곤 혁신위 시절 청년 혁신위원으로 참여해 이인영 의원 등 586 세대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며 586 용퇴론을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 청년과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선점한 만큼, 민주당의 고민도 한시름 깊어지는 형국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청년이라는 표현만 21번 사용한 데 이어 ‘청년특임장관’ 신설까지 언급했다.

거듭되는 586 용퇴론 가능성은?
기세등등 국민의힘, 연일 저격

이날 송 대표는 “존경하는 대한민국 2030 청년에게 우리 민주당은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며 “대통령에게 청년 문제를 총괄하는 청년특임장관 신설을 제안하겠다. 파편적이고 단기적인 청년정책이 아닌 장기적이고 종합정인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대선 주자들도 발걸음을 맞췄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4일 e스포츠 경기장인 롤파크를 방문해 청년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롤)를 체험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e스포츠를 학교스포츠로 편입해) 방과 후에도 연습하고 연마할 기회를 드려서 병역 연기의 범위 안에 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은퇴가 빠른 e스포츠의 특성을 반영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 선수가 학생 신분으로 활동할 수 있다면 병역을 늦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청년과 병역이라는 키워드가 묶이는 만큼 20대 남성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전 총리는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틱톡에 독도 홍보 영상을 올렸다. 정 전 총리가 손뼉을 칠 때마다 가죽재킷, 카우보이 의상 등으로 바뀌며 마지막에는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모습으로 마무리되는 영상이었다.

틱톡이 젊은 층에서 많이 사용되는 만큼, 정 전 총리 역시 청년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의 당선으로 국민의힘은 탄력을 받은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청와대와 여당을 ‘꼰수기(꼰대·수구·기득권)’이라 칭하며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꼰수기에게 어떻게 미래를 맡기고, 꼰수기가 어떻게 민생과 공정을 챙기겠는가”라며 “이것이 청와대와 집권여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공동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지지율 최고치를 경신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17일 발표한 6월3주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32%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29%를 기록했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국민의힘이 호남(광주·전라)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을 앞섰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서울 34%, 인천·경기 29%, 대전·세종·충청 33%, 대구·경북 50% 등이다. 국민의힘은 호남에서도 12%를 기록,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어냈다.

민주당 곳곳
청년 노려라

민주당은 서울 29%, 인천·경기 28%, 대전·세종·충청 24%, 부산·울산·경남 23%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텃밭인 호남에서는 58%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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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