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 빼는 김밥집, 논란 일자 사과문 냈지만 “내 방식대로…”

15일, “고객 취향에 맞추지 않겠다” 선언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이른바 ‘햄 제거 추가 비용 김밥집’이 지난 16일,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심화되자, 결국 자기 방식대로 영업을 계속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한 누리꾼은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그 김밥집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해당 김밥집 사장은 전날 “지난 7년 동안 개인적 취향을 반영해 맞춤 김밥만 판매했던 주인장인데, 이젠 햄, 단무지, 맛살, 계란, 당근 등등 김밥 재료를 넣고 빼라는 김밥을 향한 모든 고객님 한 분 한 분의 의견과 취향에 맞춰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밥을 만들 때 재료를 빼달라고 개인적 취향을 말씀해주시면 그 빈자리를 다른 재료로 듬뿍 채워 넣어드렸다”며 “7년 동안 이 사실을 아시고 추가금액을 지불하셨던 고객님들은 아무 말씀 없이 ‘김밥을 더 푸짐하게 싸줘서 언제나 잘먹고 있다’는 소리만 들으면서 영업해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새로운 고객님들에겐 그것이 큰 불편함이 될 줄도 잘 몰랐다. 그 현실에 안주해 이런 현실을 마주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저질러 저를 믿고 찾아주셨던 고객님들과 그동안 가게를 아끼고 사랑해주셨던 분들게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고객님 취향을 깊이 반성하며 고려하지 못한 점, 그에 대한 쓴소리와 비난 감사히 받아들이고 깊이 반성한다. 제 잘못이 큰지라 더 이상의 법적 조치 및 방송국과의 인터뷰는 하지 않기로 하겠다”고 설명했다.“아직 더 부족한 1인 가게 사장이라 고객님이라는 스승님들에게 더 배워가며 성장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는 김밥집 사장은 “앞으로 다른 김밥집과 똑같이 모든 고객님 예외없이 모두 동일한 레시피로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늘도 돈을 더 지불할 테니 예전처럼 해달라고 하시는 고객님도 계셨지만, 앞으로 모든 고객님께 동일한 레시피로 바뀌어 그 전처럼 맞춰들딜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며 “그래도 이해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예나 지금이나 많이 사랑해주시는 단골 고객님들과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는 새로운 뉴페이스 고객님들, 제 인생서 가장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아울러 “언제나 그렇듯 최선을 다하는 1인기업 주인장이 되도록 더더욱 노력하는 삶을 살도록 하겠다. 나이와 세대, 직업에 상관없이 제게 많은 채찍과 당근을 주신 고객님들께도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수 없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김밥집 사장의 사과문을 접한 보배 회원들은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는구만” “혓바닥 엄청 기네” “O같은 소리를 그럴싸하게 써놨네” 등 불쾌해하는 분위기다.

회원 ‘얌체운OOOO’은 “손님이 떨어져봐야 좀 현실로 다가오려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주문 시스템이 뭔가 이상하지 않나? 저 동네 어디냐? 내가 가서 김밥집 하나 내 볼까?”라고 조롱섞인 댓글을 달았다.

다른 회원들도 “이상하네, 재료 한 개씩 빼면 더 비싸지는 마법의 김밥이다” “충무김밥이 혜자로 보이는 이유는 재료를 빼다 보면 김밥 한 줄에 1만4000원이 되는 마법” “참 피곤하게 산다” 등 비판 분위기에 가세했다.

반면 “저 주인의 주장이 맞는 것 같다”는 댓글도 달렸다.

회원 ‘오렌지색OOOO’은 “지금까지 장사가 유지된 거 보면 그 동안 사먹은 사람들이 바보, 멍청이도 아닐 것”이라며 “왜냐면 손님들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 냉정하게 손절하기 때문”이라고 두둔했다. 이어 “망했더라면 초창기에 망했어야 한다. 손님들 의견에 휘둘려서 바뀌어 버리면 오히려 망하지 않겠나?”며 “김밥에 오이 빼달라고 하는 사람 치고 그만큼 김밥이 줄어드는 것을 용서하는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맛의 밸런스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회원은 “뉴스에서 본 것 같은데, 같은 집 맞느냐? 라면에 면을 빼고 주문하면 3000원을 더 받는다고 한다. 라면이 5000원인데 ‘면 빼주세요’라고 주문하면 8000원이 되고, 공기밥 주문하면 1만원이 된다”고 의아해했다.


또 다른 회원은 “자신의 장사 방식이 옳았으니 니들이 하도 뭐라고 해도 앞으로는 이제 다 똑같이 만들어 팔 테니까 사먹던지 말던지 마음대로 하라는 거 아니냐?”며 “과연 이게 사과문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조만간 폐업한다에 김 두 장을 건다” “충무김밥이 미안하다고 할 지경인 그 집” “다 떠나서 왜 그럴까? 그냥 피하고 싶은 부류, 엮이고 싶지 않고 말도 섞기 싫은 사람”이라는 댓글들이 달렸다.

해당 김밥집 논란은 지난 14일, 한 손님이 햄을 빼달라고 주문하는 과정서 나눴던 김밥집 사장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손님은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나만 이해 안 되는 상황인가요’라며 사장과 나눴던 대화를 공개했고 비판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당시 손님은 “햄을 안 먹어서 햄을 빼려고 하는데 2000원이 추가되는 맞느냐? 햄을 빼는 데 왜 돈을 추가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사장은 “물어보시는 분이 처음이라서 어떻게 답변을 드려야 될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이렇게 카톡 보내서 말씀하시는 분도 처음이다. 정말 재밌다”며 “본인 성함이나 이름, 얼굴도 밝히지 않은 상태서 무조건 자기 마음대로 해달라고 하시는 분은 처음”이라고 응대했다.

그러면서 “다른 분들은 돈 내고 햄만 빼달라고 해서 다른 재료로 더 추가해서도 먹기도 하는데 그걸로 일일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도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다른 고객님도 다 그렇게 드시고 계시는데 고객님은 특별히 그렇게 해드리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따졌다.

아울러 “설마 어린 학생은 아니시죠? 어린 학생들도 이렇게는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묻기도 했다.

김밥집 사장은 손님이 대화 내용을 게재한 후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손님의 사진과 신상 정보를 SNS에 올려 대응에 나섰다.

그는 “자기 입맛 취향을 제게 맞춰달라는 식으로 카톡 보내서 영업을 방해하시는 분, 오늘도 계셨다. 돈 2000원 때문에 주인에게 카톡 보내서 왜 먹기 싫은 음식을 빼는데 추가 비용을 받느냐고. 자기만 특별하게 해달라고 계속 우기고 괴롭히시는 카톡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만 토로로 안 되니까 트위터에 본인이 잘못한 글은 쏙 빼놓고 캡처 편집해서 올려놨다. 대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그러는 걸까요?”라고 비판했다.

결국 김밥집 사장은 휴업을 공지한 뒤 SNS 계정을 폐쇄했다.

햄이나 단무지, 맛살 제외 시에는 2000원, 청양고추 추가 시엔 1000원을 추가해야 한다. 결국 햄, 단무지, 맛살을 넣지 않고 주문할 경우 김밥 한 줄에 총 1만1000원을 결제해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다른 재료가 더 들어간다’고 했지만, 어느 재료가 어떻게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안내돼있지 않았으며, 손님과의 카톡 대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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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