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초점> 갑자기 터진 ‘안세하 학폭’ 논란 아쉬운 이유

추가 폭로에 소속사 “법적 조치, 강력 대응”
일각에선 “당사자 직접 나서 입장 밝혀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잠잠하다 싶었던 연예계에 때아닌 학교폭력(학폭) 논란이 불거졌다. 배우로 활동 중인 안세하가 과거 중학교 시절에 자신을 괴롭혔다며 한 누리꾼의 폭로가 제기되면서다. 사실 유명인들의 학폭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만이 아니다. 그 시작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배우 윤손하의 자녀가 초등학교 집단폭행 사건에 가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후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캐나다로 이민가면서 사실상 연예계를 떠났다.

이후 배구선수 자매 이다영·이재영, 배우 지수·서예지, 걸그룹 아이들 멤버 수진, <싱어게인> 출연자 요아리, 배우 전종서 등이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학폭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과거 학창 시절의 폭력 사실을 인정하며 자숙에 들어가거나 선수생활 은퇴 및 소속사와의 계약 해지 등의 된서리를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폭 문제가 끊임없이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뭘까? 과거 피해자들이 현재 잘나가고 있는 가해자들의 모습을 지상파를 통해 보는 현실이 불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최초로 폭로된 안세하의 학폭 폭로는 그 누구도 생각지도 못한 이유가 발단이 됐다.

이날 보배에 가입했던 회원 A씨는 ‘연예인 학폭 미투 배우?? 안세하(본명:안재욱) 학폭 고발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안세하가 중학교 시절, 일진의 짱이었다며 학폭 및 악질 행태를 고발하기 위해 글을 작성한다”고 폭로했다.그가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최근 창원시를 연고로 하고 있는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경기의 시구자로 안세하가 참여한다는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보면서였다.


A씨는 “그 사실(NC다이노스 경기 시구자)을 알고 난 후 도저히 그냥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학창 시절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악마같은 놈이 우리 아이가 보게 될 야구 경기에, 가장 좋아하는 구단에 시구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며 박수 칠 자신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너도 혹시 자식이 있다면 빨리 은퇴하고 새 삶을 살길 바란다. 창원에는 제발 나타나지 않길(바란다)”고 질타했다.

A씨에 따르면, 중학생 당시 안세하는 동급생에 비해 덩치가 컸으며 3년 내내 같은 반은 아니었으나 복도를 지날 때마다 폼잡으면서 인상 쓰고 있는 그와 마주치는 일이 잦았다.

그는 “3학년 때 안세하가 여러 일진을 데리고 저를 찾아왔다. 교실 옆에 불투명 유리문으로 된 급탕실이 있었는데, 무리가 저를 데리고 가 큰 유리 조각을 집어들고 저의 배를 콕콕 쑤시며 위협했고, 저에게 일진 무리 중 한 놈과 원하지도 않는 싸움을 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승리 기원 애국가/시구 배우 안세하’라는 이미지와 함께 2001년 남산중학교 졸업앨범 사진도 함께 첨부해 거짓이 아님을 인증하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저 당시 3학년4반 앞인가? 3층 중앙계단 올라가자마자 옆에 있는 급탕실서 그랬던(폭행) 것으로 기억한다. 기억이 가물한데 매 쉬는 시간마다 그랬고 며칠은 지속됐었다. 지금은 살빼고 배우하는 것 같은데 중학생 당시가 덩치는 더 컸었다”는 댓글이 베스트 댓글로 올라왔다.

자신을 ‘같은 학교 졸업한 동창’이라고 밝힌 한 회원도 “직접적으로 당한 적은 없지만 중학교 시절에 악명 높고 피해다니던 친구가 있다는 건 사실”이라며 “창원시 OO동 주민센터 뒤편에 있는 상가 지하 2곳에 오락실이 하나씩 있는데 안재욱(안세하) 있다고 하면 서로 공유하면서 다른 데로 갔다”고 주장했다. 


안세하 지인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도 “평소 보지도 않고 연락도 안하던 친구들이 이 사태 보내줘서 어제오늘 지켜봤는데 그냥 누가 쓴 글인지 뻔히 알 텐데, 이리저리 수소문해서 그때 어린 시절 철없던 행동이었다고 사과하지. 법적으로 가니 그런 적 없다고 거짓말하면서 네가 안 괴롭히고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 시켜서 인터뷰하고 왜 그랬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동창인데 이상하다. 그 정도는 아니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 죄를 지었다고? 소문이 안 날 수가 없는데?”라는 댓글도 달렸다. 또 “왜 여기다가…경찰서 가서 고소하세요. 증거랑 증인이 없으니 온라인으로 나락보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일단 중립” “당일 가입은 좀…중립기어 박겠다” 등 조심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논란이 일자 소속사인 후너스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통해 “안세하 학폭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본인 확인 결과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어려운 친구들을 도와주는 친구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이버수사대에 진정서를 넣었으며 허위 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소속사 입장 발표 후 현직 교사라는 누리꾼의 추가 폭로도 나왔다.

자신을 A씨와 같은 반 학우였으며 현직 교사라고 밝힌 누리꾼 B씨는 온라인 포털사이트 ‘네이트판’에 게재된 학폭 게시글을 통해 “안세하 무리가 급탕실서 피해자를 집단으로 구타하고 억지로 싸우게 했다. 괴롭힘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보복이 두려워 도와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그런 폭력을 혼자 감내하게 해서 미안하다. 안세하 회사 측에서 명백한 허위 사실이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하는데 필요하다면 법정서 증언할 의향이 있다”며 “이번에는 방관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아울러 “글쓴아, 잘 지내고 있지? 그때는 못도와줘서 정말 미안했다. 재욱이핝테는 꼭 사과받고 안 좋은 기억 떨쳐버렸으면 좋겠다”며 “도움 필요하면 댓글 남겨주라”고 마무리했다.

B씨는 25년 전 당시 담임교사의 이름(홍OO)과 체육교사라는 담당 과목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이처럼 학폭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소속사는 재차 “안세하에 대한 학교폭력 게시글과 관련해 해당 게시글에 게재된 폭력 사실이 사실무근의 허위 사실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며 이와 관련된 조속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입장문을 냈다.

이어 “네이트판에 게시된 허위 게시글에 대해선 발견 즉시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해 조사가 예정돼있으며 허위로 글을 게시한 당사자에 대해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허위 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고소 등 추가적인 민·형사상 법적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는 배우 안세하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악의적인 비방글을 게시하는 행위가 발견되고 있어 증거를 수집하고 있고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도 법률대리인을 통해 형사고소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허위 사실 유포 등 불법행위에 대해선 배우가 받게 되는 큰 타격을 고려해 어떠한 선처도 없을 것이고,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근거없이 아티스트를 비방하는 글을 게시하지 말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구단 측은 추석 연휴로 예정돼있던 안세하의 애국가 및 시구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구단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떠나 배우와 관련한 이슈가 정리되기 전에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구단과 소속사가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소속사 측에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조속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한 만큼 경찰 소환조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A씨가 피고발인 신분으로, 자신을 현직 교사라고 밝힌 B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과거 연예인 학폭 의혹에 따른 소속사들의 대응 프로세스는 ‘의혹 제기→명예훼손죄로 고소→이후 유야무야’로 늘 한결같았다. 더러 당사자가 직접 나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소속사 차원의 법적 대응으로 마무리됐다. 

일각에선 이번 학폭 논란의 가해자로 지목된 안세하 본인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소속사 뒤에 숨지 말고 떳떳하게 직접 가타부타 사실 여부를 정리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애매모호하게 의혹을 방치했다가 추가 폭로가 나오거나 재판까지 가서 패소할 경우, 이에 따른 배우 및 소속사가 입게 될 데미지는 상상 이상이 될 게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은 공인으로서 대중의 관심을 받는 직업이고 사생활과 인격권을 보호받아야 한다”면서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되는 유명인들의 학폭이나 루머 등에 대한 무분별한 확산은 활동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A씨의 안세하 학폭 주장글은 사흘이 지난 현재까지 보배서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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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