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역주행 사고 볼링절” 도 넘은 여초 커뮤니티 조롱 논란

진원지는 ‘여성시대’ 아닌 ‘투디갤’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볼링절이 어제인 거지? 0701?” “볼링절 7.1 기억하기도 쉽네. 곧 재기절임” “하 볼링절 얘기 그만해줘 여시들아 간신히 웃참중이니까” “누가 볼링절이라고 해서 웃음 터졌어. 죄송합니다.” “아 ㅁㅊ 죄송합니다.”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서 차량 역주행 사고로 15명의 사상자를 냈던 이른바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두고 한 온라인 커뮤니티서 ‘불링절’이라고 칭해 파장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다음 여초 카페로 알려진 ‘여성시대(여시)’엔 시청역 역주행 사고에 대해 이 같은 조롱조의 글과 댓글이 게재됐다. 이날 여시 회원들은 승용차가 도보로 돌진해 인도에 있던 시민들을 들이받는 당시 사고 현장 영상을 볼링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 쓰러져간 시민들의 죽음을 ‘볼링절’이라고 조롱했다.

이튿날인 2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시청 사고 여성시대 반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여성시대 N번방 사건에 이어 이번엔 시청 사고를 볼링절이라고 놀리는 모습까지 이 모든 게 대한민국 2등 플랫폼 다음 카카오 카페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 언론, 대기업 모두가 쉬쉬하고 있다. 여성만 가입 가능하고 가입 시 인증 절차도 빡센 여성시대의 회원 수는 85만명”이라며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여자친구, 당신의 와이프, 당신의 딸도 여성시대서 저렇게 놀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런 나라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 남자들 파이팅이다. 오늘따라 재기 형님(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이 보고 싶네”라고 덧붙였다.

보배 회원들도 “지 애비가 사망해도 저런 말이 나올까?” “신나게 맞아보면 저딴 소리 못할 텐데” “제발 출산은 하지 마라. 아무리 인구절벽이라고 해도…” “정신병자 집단” “미치지 않고서야…쓰레기들이다” “같은 여자로서 창피하다. 요즘 일베보다 더한 것 같다” “다들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사람이 죽었는데 진짜 저러고 싶나?” 등의 어이없다는 반응 일색이다.

하지만 3일 <일요시사> 취재 결과, 시청역 역주행 사고 조롱글의 진원지는 여시가 아닌 ‘투디갤’인 것으로 확인됐다. 투디갤은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서 독립한 여초 커뮤니티로 2D 애니메이션, 만화 관련 사이트로 2차원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이 다수 올라와 ‘투디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고 당일이었던 지난 1일, 투디갤에는 ‘갈배가 한남’이라는 제목과 함께 “축제다 빵디 흔들어~~”라는 글에 투디갤 회원들은 “굿다이노~” “많이도 갔노 ㅋㅋㅋ 축제다~” 등의 비상식적인 댓글이 달렸다. 한남이란 한국남성을 일컫는 말이다.

이날 <일요시사>는 여시 카페에 접속해 ‘볼링절’로 검색을 시도했지만 관련 글은 발견할 수 없었다. 한 여시 회원은 “여시서 볼링절 검색하면 볼링절의 ㅂ 글자도 없는데 허공에 대고 열심히 패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고는 지난 1일 오후 9시27분께 운전자 B(68)씨가 몰던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이 서울시 중구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와 일방통행인 세종대로 18길을 역주행하면서 발생했다.

A씨 차량은 교차로서 인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덮친 후 BMW, 소나타 차량까지 차례로 충돌했다.


이 차량은 교차로를 가로질러 반대편인 시청역 12번 출구 인근에 멈춰 섰다.

이날 역주행 사고로 9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당했는데 사망자는 모두 30~50대 남성 직장인으로 파악됐다. 이 중 4명은 같은 인근 은행 직원이었고 2명은 시청 공무원, 3명은 병원 용역업체 소속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튿날(2일) 사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들의 꿈이 저승서 이뤄지길 바랍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애도 메모를 남기는가 하면, 국화 꽃다발을 헌화하기도 했다.

한편 B씨는 차량의 급발진을 주장했으나 당시 현장 목격자들은 급발진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급발진이었다면 해당 차량처럼 천천히 속도를 줄이면서 멈추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B씨가 68세의 비교적 고령인 점을 감안할 때 ‘운전 미숙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지만, 현직 버스 운전기사로 교통사고 한 번 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교통사고의 원인 파악은 차량 내 블랙박스가 열쇠가 될 전망이다.

경찰은 ‘급발진이 인정되더라도 역주행, 횡단보도 돌진 등을 이유로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정용우 남대문서 교통과장은 전날 기자단 브리핑서 “급발진이라고 해서 적용 혐의가 달라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남대문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정밀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다만, 국과수 감식서 차량 결함(급발진)으로 인한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2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급발진으로 의심된 사고에 대해 감정을 진행한 결과 364건 중 급발진으로 인정한 사례는 ‘0건’이었다. 사고 원인은 대부분 ‘운전자의 차량 미숙’ 등으로 판단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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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