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킹 불가” VS “129만원 피해”…보상 책임 공방

온라인 쇼핑몰 부정 카드 결제 논란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해킹 피해로 힘든 상황서 돈까지 내라니 황당하다. 자다가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다.”

최근 한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서 해킹으로 인해 129만원의 부정 카드 결제로 금전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7일 오전 4시55분경 B 쇼핑몰로부터 결제 알림 문자를 받았다. 25분 동안 이어진 43건의 결제 알림을 확인한 결과, 금액은 129만원에 달했다. 잠결에 잘못됐음을 직감한 A씨는 즉시 계정을 해지하며 추가 피해를 막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 고객센터의 대응에서 발생했다. B 쇼핑몰 고객센터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결제 취소를 요청했으나, “보상에 대한 어떠한 도움도 드릴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기 때문이다.

A씨는 “고객센터 측은 ‘경찰에 신고하라’는 답변만 반복했다”며 “‘우리는 중개업체일 뿐, 보상과 관련된 부분은 도울 수 없다. 고객이 개인정보 관리를 부실하게 한 탓’이라고 책임을 돌렸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쇼핑몰 측이 사건을 ‘보이스피싱’으로 몰아갔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처음부터 해킹이라고 주장했는데, 상담사는 여러 차례의 전화 통화에서 ‘이런 보이스피싱 사건 같은 경우는’이라고 지칭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피해 당일, 경찰서에 진정서를 접수했다는 A씨는 “담당 경찰관은 이 사건이 해킹이냐, 보이스피싱이냐를 따지는 듯했다”며 “휴대폰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사건이 A씨의 주장대로 해당 쇼핑몰을 통한 해킹범의 소행인지, 단순 개인정보 유출 때문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다.

다만 B 쇼핑몰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저희는 시스템적으로 해킹이 발생할 수 없다. ‘단방향 암호화’ 방식을 쓰고 있기 때문에 외부 해킹에 대해선 완전히 차단돼있다”고 해명했다. ‘단방향 암호화’는 원본 데이터를 복원할 수 없도록 설계된 보안기술로, 해킹 방어에 매우 효과적이다.

쉽게 말해 고객 정보나 비밀번호 등을 무작위 코드로 변환해 저장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비밀번호를 단방향 암호화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면, 해커가 이 데이터를 탈취하더라도 실제 비밀번호를 알 수 없게 된다. 암호화된 정보를 통해 원본 데이터를 유추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서 B 쇼핑몰에도 일정 부분 귀책 사유가 있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A씨의 카드로 결제된 상품은 ‘X-BOX 기프트 카드’로, 현금화가 가능한 환금성 모바일 상품권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이 상품은 결제 마지막 단계서 전화 인증 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돼있다.

게다가 해당 간편 결제 서비스 약관에 따르면 일일 구매 한도가 50만원으로 제한돼있는데도, 단 25분 만에 129만원이 결제된 점은 이 한도 제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만약 이 문제가 시스템 오류나 내부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쇼핑몰 측 역시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B 쇼핑몰 관계자는 “상품권의 하루 결제 한도가 초과돼 결제된 것은 현재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라면서도 “해당 제품이 예외 카테고리에 오 등록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보상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사를 이용하신 고객님이 피해를 입은 것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해당 사건은 개인정보 도용이 의심되는 건으로, 고객에게 경찰 수사 의뢰를 권유했고 (저희도)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결제 카드사인 C 카드사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C 카드사로부터)처음에는 해외 부정 사용 청구 보류 신청에 대해 안내받았는데, 이후 쇼핑몰로부터 사건 관련 공문을 받은 후 태도가 돌변했다”며 “카드사 측은 ‘129만원이 고객 명의로 결제됐으므로 이를 납부해야 한다’고 했고 이 과정서 관련 약관이나 법령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주장에 대해 <일요시사>는 해당 공문의 내용과 관련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 C 카드사에 전화 취재를 시도했으나 “추후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는 답변 이후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했다.

A씨는 “적어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청구를 유예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쉬움을 표했다. 결국, A씨는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금전적인 피해에 대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편, 해당 사건은 A씨가 지난 20일 국내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알리면서 회원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사연을 접한 회원들은 “이 글을 보고 B 쇼핑몰 탈퇴했다” “금융감독원에 민원 넣어서 구제받으라” “안 쓰는 쇼핑몰 전부 다 탈퇴해라” “나도 C 카드사 안 쓴지 10년째다” “주 거래가 C 카드인데 사고  많이 터 지니까 카 드 값만 내는 용도로 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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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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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