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협재해수욕장 파라솔 갑질, 이 정도일 줄은…” 하소연

현행 해수욕장법 확인해 보니…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제주도로 피서 갔다가 이른바 ‘파라솔 갑질’로 불쾌한 경험을 했다는 한 누리꾼의 하소연 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보배)’에는 ‘제주도 갑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보배 가입 13년 차인 회원 A씨는 “지난번 협재해수욕장 평상 치킨 사건에 이어 흑돼지 비계 사건에 이어 비교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엔 파라솔 갑질이네요”라고 운을 뗐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제주도 가족여행 마지막 일정날이었던 터라, 공항 가기 전에 시간이 많이 남았던 데다 자녀가 ‘바다에서 또 놀고 싶다’는 말에 이날 오전, 제주도 한림읍 소재의 협재해수욕장을 방문했다.

이날은 평일 오전이었던 만큼 피서객들이 많지 않았다.

A씨는 “1시간가량 놀 예정이라서 따로 파라솔은 대여하지 않았는데 구석에 짐을 놓자마자 파라솔을 관리하는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파라솔을 쳐야 하니 다른 곳으로 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주변에 자리도 많은데 왜 굳이 여기까지 파라솔을 쳐야 되느냐? 일부러 앉지 못하게 하려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묻자 그는 “우리들도 다 돈 주고 임대한 땅”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더 이상 대화해 봤자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든 A씨는 “민원을 넣겠다. 사장이 누구시냐?”고 묻자 “우리도 시켜서 하는 일이고, 민원은 마음대로 넣어라. 제발 넣으셔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A씨는 “되든 안되든 내일 민원 넣고 공론화해보려고 한다. 운영하는 곳은 ‘협재리 새마을회’인데 뉴스 찾아보니 이권이 어마어마한 곳이라고 한다”며 “공무원들도 한다리 건너면 안다고 뉴스 기사에도 나와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여기 평상은 불법 맞지 않나? 원상복구 명령하면 그냥 무시하려나요? 참고로 지난번 치킨 갑질이 있었던 평상 바로 앞”이라며 “이 동네는 어디까지 썪은 것인지…”라고 한탄했다.

해당 글에는 “해변 사용권을 아마 마을 공동체에 일임했을 것”이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아 베뎃에 올라 있다. 다른 회원은 “법 조항을 찾아보니 다른 사람이 소지품이나 개인 파라솔을 해도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나온다”며 A씨를 두둔하는 듯한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회원은 “여름 되면 해수욕장이 있는 지자체에선 여름 한철 해수욕장을 토막내서 상인들에게 팔아먹는다. 상인들은 본전 뽑고 이문 남기려고 기를 쓰는 것”이라며 “공무원들은 상인들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계도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땅 팔아먹은 뒤에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수욕장 쓰레기 발생 문제도 지자체나 상인들이 자주 치우고 관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피서객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일부 회원들은 “그러게 가지 말라고 하는데 왜 자꾸 가느냐? 저런 것들 보는 것도 스트레스다.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 “제주는 습하고 덥고 비도 많이 내리고 해서 여름에 가는 거 아니다. 시원한 가을에 가면 파라솔 펴도 뭐라고 안 하고 물이 조금 차서 그렇지 괜찮다” 등 부정적인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현재 운영되고 있는 주요 국내 해수욕장들은 국유지로 해당 지자체서 관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직접 지자체서 관리하지 않고 마을회나 주민회 등에 위탁 형식으로 관리 및 운영을 맡기고 있었다.

현행 ‘해수욕장의이용및관리에관한법률’(해수욕장법) 제4조에 따르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해수욕장의 환경 및 시설을 유지·개선·복구·복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또 제19조(해수욕장의 관리·운영)에는 관리청(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이 직접 관리·운영해야 하며, 위탁 시엔 지역번영회·어촌계 등 지역공동체 및 공익법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관이나 단체를 수탁자로 지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21조(사용료의 징수) 항목에 따르면, 관리청은 해수욕장의 관리·운영을 위해 필요한 경우, 시설 이용자로부터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으며 금액 및 징수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해당 지자체의 조례로 정하고 있다.

이처럼 현행법상, 해수욕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며, 금액 및 징수 절차 등은 해당 지자체의 조례를 따라야 한다. 이번 A씨의 경우도 해수욕장을 방문했으니 사용을 위해선 당연히 그에 반하는 요금을 내야 한다는 논리가 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5월14일에 일부 개정돼 시행 중인 ‘제주특별자치도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법 제21조 제1항에 따른 해수욕장시설 중 샤워장 사용료를 별표와 같이 징수하도록 돼있다. 즉, 해수욕장 자체를 이용하면서 내야 하는 사용료가 아닌, 샤워장 등 부대시설 이용 시 요금을 내야 하는 셈이다.

여기서 해수욕장 시설이란 ▲백사장(모래·자갈 등 토양의 재질에 상관없이 일광욕·모래찜질·스포츠 등을 할 수 있는 육역) ▲산책로 ▲탈의시설, 샤워시설, 화장실, 식수대, 주차장, 야영장, 공중 이용통신시설, 차양시설 등 이용객 편의시설 ▲인명 구조선, 구명보트, 안전부표, 유영 가능 구역부표, 조명시설, 감시탑 등 안전시설 ▲오·폐수 처리시설, 수질오염 방지시설, 쓰레기 집하·처리시설 등이 포함된다.

제주도 해양산업과 관계자는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와 관련된 사항은 제주도가 아닌 제주시서 관할한다”면서도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 입장에선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겠으나 임대료를 지불하고 관리하는 마을회 입장은 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농수축산국 해양수산과의 한 관계자는 “관광객과의 응대 과정의 불친절한 부분은 마을회 측에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요청했다”면서도 “파라솔, 평상 등은 제주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해수욕장 사용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추후 해수욕장협의회 등을 통해 점차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제주도는 바가지 요금 및 해수욕장 이용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마을회·청년회 등과 긴급회의를 열고 10개 해수욕장의 파라솔 이용 요금을 2만원으로 일원화했고, 닷새 뒤엔 현장 간담회를 통해 1개소(곽지해수욕장)를 추가해 11개소의 요금을 2만원으로 통일하도록 했다.

평상의 경우는 함덕·협재·금능은 6만원서 3만원으로, 김녕은 8만원(2개)서 4만원(2개)으로, 이호는 4만원서 3만원으로 낮췄다. 기존에는 파라솔 이용 가격의 경우 최대 4만3000원서 최소 2만원까지, 평상은 최대 8만원서 최소 4만원까지 요금으로 받았다.

다만 제주도의 이 같은 정책은 올해부터가 아닌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으며 행정적 개입 및 강제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애숙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는 같은 달 23일 “해수욕장별로 정해지는 파라솔과 평상 가격을 내년부터는 해수욕장 협의회와 기준을 정해 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까지는 이전대로 운영하되, 내년부터는 마을회가 참여하는 협의회와 사전협의해 ‘적정가격’을 책정하겠다는 것이다.

김 부지사는 “제주만 아니라 다른 지방에도 파라솔과 평상의 기준 이용료가 없다”며 “이번은 마을이 정한 가격이 비싸다는 여론이 있고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협의를 통해) 자발적으로 인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올해처럼 중간에 가격 조정이 아니라 먼저 합리적인 가격이 설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가격 기준을 정하겠다는 것”이라며 “(마을회 등이)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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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