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10만원이라고?” 자갈치신동아시장 회 바가지 논란

보배드림에 “부산여행 가서 ‘당했다’ 느껴”
‘주작 의심’ 제기되자 이튿날 해명 추가글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가족들과 함께 부산 자갈치시장으로 활어회를 먹으러 갔다가 바가지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한 누리꾼은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부산 자갈치시장서 완전 바가지 맞은 것 같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날 글 작성자 A씨는 “부모님과 와이프, 아이와 함께 기분 좋게 부산여행을 갔다가 마지막 날(지난 22일), 자갈치시장에 회를 먹으러 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느 정도 바가지는 예상하고 갔지만, 저 두 개가 10만원이다. 받는 순간 ‘너무 크게 당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2개의 팩을 받았는데 그중 하나는 연어 소자였고, 다른 하나는 제철 활어회인 밀치회였다. 게다가 연어는 막 잡은 것도 아닌 냉동 연어였다.

A씨가 찾았던 음식점은 1층서 회를 구매한 후 2층(초장집)서 약간의 상차림비를 받고서 먹는 구조였다. 회 가격이 양에 비해 너무 적다고 생각했던 그는 초장집 사장에게 ‘원래 이 가격에 이만큼의 양이 적당하느냐’고 묻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A씨는 “정말 기분좋은 여행이었는데 마지막에 화가 났다”면서도 “그래도 2층 식당 사장님 매운탕은 맛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눈팅만 하다가 너무 화가 나서 이렇게 첫 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접한 회원들은 1700명에 가까운 회원들이 추천 버튼을 누르며 자갈치시장의 바가지 회 가격에 대해 동조하는 분위기다.

“그렇게 소래포구(인천), 자갈치시장 등등 가지 말라고 말해도 가셔서…”라는 베스트 댓글 1위에 A씨는 “가기 전에 자갈치는 절대 가지 말라는 말을 들어서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가족들이 가자고 했다. 눈물을 머금고 갔는데 이렇게 당하고 왔다”고 황당해했다.

한 회원은 “갈 때 가더라도 광어는 얼마, 도미는 얼마인지 정확히 물어보고 결정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거들었다.

자신을 부산 사람이라고 밝힌 ‘먹OOOO’은 “그 XX들, 고기 바꿔치기하고 모자라면 추가하라고 한다. 추가는 전에 잡았던 고기 숨겼다가 준다. 당하지 않으려면 그 자리서 보고 있어야 한다”며 “그 동네 말고 다른 동네 횟집 가서 드시면 더 편하고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다른 회원 ‘우OOO’도 “그러길래 왜 거길 가셨나? 자갈치는 원래 횟집이 아닌 시장이었는데 요즘은 횟집으로 완전히 굳어진 분위기”라며 “부산서 회는 동네 로컬로 가는 게 맞다. 바다 보면서 회 먹는 것도 아닌데 자갈치 가셔서 바가지 쓰셨다”고 안타까워했다.

반면, 주작이 의심된다는 댓글도 3위 베스트에 올라 있다. 함께 첨부한 신용카드 매출전표에 금액만 찍혀 있을 뿐, 상세한 품목이 표기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1층서 횟감을 구매했을 경우 스티로폼으로 된 포장용기에 담아줄 리 없다는 주장이다.

자신을 자갈치시장 20년 단골이라고 밝힌 회원 ‘오징OO’은 “자갈치시장은 서울 노량진시장과 다르게 1층서 연어회 취급을 하지 않는다”며 “회는(포장용 용기가 아닌)접시에 담아주고 손님에게 들고 가라고 하지 않고 접시에 썰린 횟감을 2층 직원이 갖고 가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 회원에 따르면, 자갈치시장은 시장 음식점마다 전광판에 활어 가격이 kg당 가격으로 표기돼있으며 5만원어치, 10만원어치씩 판매하지 않고 있다. 또 자갈치시장 조합에 해당 내용을 신고할 경우, 환불이 가능하며 해당 업주는 영업정지 조치를 받는다.

회원 ‘아OOOOO’은 “영수증을 보시라. 뭘 사고 팔았는지 품목이 없다. 처음부터 사기질이다. 뭘 얼마나 팔아 먹었는지 기록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자갈치 인근 수산시장에 근무한다’고 밝힌 한 회원도 “(주작)냄새가 솔솔 난다. 자갈치시장서 저렇게 나오면 번영회서도 난리가 날 것”이라고 의심했다.

부산에 거주 중이라는 일부 회원들도 “저 정도까진 아닌데 (주작이)의심스럽다. 비싸고 양이 적긴 하지만 저 정도까진 아니다” “1층서 회 구매해서 2층 초장집으로 갈 경우 포장용 용기에 나오지 않으므로, 99% 주작 냄새가 난다. 다 먹고 난 다음 남은 거 담은 느낌이 든다. 사실이라면 영수증 상호 공개해서 확인이 필요하다”고 의문을 표했다.

회원 ‘woaOOOOOO’은 “일회용 용기에 담아주는 초장집 대박이다. 가보고 싶은데 어딘지 알려달라. 자갈치시장 활어센터든, 근처 횟집이든 포장이 아닌 이상 일회용 용기에 회 담아주는 곳이 전국에 있나? 조만간 큰일날 듯”이라고 비꽜다.

이 외에도 “이걸 10만원주고 받을 사람이 있나? 왜 그러시는지?” “연어와 밀치가 2팩에 10만원은 진짜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밀치가 아니고 다른 고급 어종이면 가능할 것” “자갈치시장서 연어를 판다고요? 영수증 세부내역이나 가게 파는 생선들 사진 같이 올려달라. 주작인지 몰라서 중립기어 박겠다” “활어회 파는 곳에서 냉동 연어를 판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본다” 등의 댓글도 달렸다.

밀치는 어시장서 가장 저렴한 어종으로 한 팩의 양이 5만원이면 바가지 수준을 넘은 것이라는 댓글도 다수 눈에 띈다. 현직이라고 밝힌 한 회원은 사진 속의 밀치 양에 대해 “밀치 도매가는 1kg당 1만원 내외인데 0.5kg짜리 한 마리 잡아서 반반씩 담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부 회원들이 해당 업체의 상호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사실 A씨 입장에선 마냥 쉽게 공개할 수도 없다. 자신이 작성한 게시물로 인한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로 되레 고소당할 수 있기 때문인 탓이다. 

A씨의 주장과는 달리 자갈치시장이 아닌 자갈치신동아시장으로 확인됐다. 

자신을 자갈치시장 상인이라고 밝힌 한 회원은 “부산엔 그냥 자갈치시장 건물과 자갈치신동아시장 건물 두 군데가 있고, 자갈치시장 근처서 사셔도 자갈치시장이라는 말이 나와 자갈치시장 건물에 있는 상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자갈치시장 건물은 조합이 잘 형성돼있고 바가지나 저울치기, 바꿔치기 등 민감한 이슈들은 철저히 단속하고 징계가 이뤄지고 있으니 헷갈려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회원도 “상호 오픈하시라. 자갈치시장 상인회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자갈치시장과 신동아와는 엄연히 다른 건물로 상인회도 다르다”고 거들었다.

주작 댓글이 상당수 달리자 A씨는 25일, 두 번째 글을 통해 “언론서 1팩만 나오는데 1팩이 아니라 2팩을 받았다. 오해의 소지가 있게 쓴 점은 죄송하다”면서도 “포장 용기에 대해 말씀이 있었다. 구매처서 자리값 내고 먹고 가라고 했는데 차량 주차한 건물 2층서 먹겠다고 하니 스티로폼팩에 포장해 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갈치시장은 처음이라 같은 건물인 줄 알았으나 2개의 건물이 있었다. 2팩만큼의 연어회 및 밀치회가 5만원씩이라 저는 바가지를 썼다고 느껴졌는데, 신동아시장에선 원래 이 정도 수준의 양인지 의아하다”고 물었다.

아울러 “주작이라는 분들이 많은데 오해가 있어 보이게 글을 쓴 점은 죄송하다”면서도 “글 내용에 하나의 거짓도 없다. 거짓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어떤 벌이든 받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부 언론 매체서 1팩 사진과 함께 회 가격을 10만원으로 보도하자 2팩이었다고 해명한 셈이다.

상인회 홈페이지 안내에 따르면, 매월 둘째주 넷째주 화요일은 휴무로 운영 중이다. 이날 <일요시사>에 “당직 근무 중”이라고 밝힌 해당 상인회 관계자는 “자갈치시장 회 가격 논란은 뉴스로 들어서 알고 있지만, 오늘은 휴무일이고 직원분들이 출근하지 않아서 취재에 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씨에게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날 해당 판매 업주는 JTBC <사건반장>과의 인터뷰서 “(손님이)‘연어 5만원어치, 밀치 5만원어치만 주세요’라고 해서 연어 가득 담은 도시락과 밀치 가득 담은 도시락(을 드렸다)”라며 “여기서 드시고 가셔도 된다고 했는데 갖고 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갖고 가겠다고 하시길래)도시락에 넣어 드렸고 포장해 간다고 했기 때문에 가득 담아서 많이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진을 위에서 보면 세 겹이다. 세 겹이면 보통 가득 담아서 한 접시 나온다. 착착 쌓아 넣었기 때문에 도시락에 담은 걸 접시에 담으면 한 접시가 가득 나온다”고 반박했다. 즉, 포장용 스티로폼 용기에 넣어준 것도 사실이고 “바가지를 당했다”는 A씨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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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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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