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10만원이라고?” 자갈치신동아시장 회 바가지 논란

보배드림에 “부산여행 가서 ‘당했다’ 느껴”
‘주작 의심’ 제기되자 이튿날 해명 추가글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가족들과 함께 부산 자갈치시장으로 활어회를 먹으러 갔다가 바가지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한 누리꾼은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부산 자갈치시장서 완전 바가지 맞은 것 같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날 글 작성자 A씨는 “부모님과 와이프, 아이와 함께 기분 좋게 부산여행을 갔다가 마지막 날(지난 22일), 자갈치시장에 회를 먹으러 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느 정도 바가지는 예상하고 갔지만, 저 두 개가 10만원이다. 받는 순간 ‘너무 크게 당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2개의 팩을 받았는데 그중 하나는 연어 소자였고, 다른 하나는 제철 활어회인 밀치회였다. 게다가 연어는 막 잡은 것도 아닌 냉동 연어였다.

A씨가 찾았던 음식점은 1층서 회를 구매한 후 2층(초장집)서 약간의 상차림비를 받고서 먹는 구조였다. 회 가격이 양에 비해 너무 적다고 생각했던 그는 초장집 사장에게 ‘원래 이 가격에 이만큼의 양이 적당하느냐’고 묻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A씨는 “정말 기분좋은 여행이었는데 마지막에 화가 났다”면서도 “그래도 2층 식당 사장님 매운탕은 맛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눈팅만 하다가 너무 화가 나서 이렇게 첫 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접한 회원들은 1700명에 가까운 회원들이 추천 버튼을 누르며 자갈치시장의 바가지 회 가격에 대해 동조하는 분위기다.

“그렇게 소래포구(인천), 자갈치시장 등등 가지 말라고 말해도 가셔서…”라는 베스트 댓글 1위에 A씨는 “가기 전에 자갈치는 절대 가지 말라는 말을 들어서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가족들이 가자고 했다. 눈물을 머금고 갔는데 이렇게 당하고 왔다”고 황당해했다.

한 회원은 “갈 때 가더라도 광어는 얼마, 도미는 얼마인지 정확히 물어보고 결정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거들었다.

자신을 부산 사람이라고 밝힌 ‘먹OOOO’은 “그 XX들, 고기 바꿔치기하고 모자라면 추가하라고 한다. 추가는 전에 잡았던 고기 숨겼다가 준다. 당하지 않으려면 그 자리서 보고 있어야 한다”며 “그 동네 말고 다른 동네 횟집 가서 드시면 더 편하고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다른 회원 ‘우OOO’도 “그러길래 왜 거길 가셨나? 자갈치는 원래 횟집이 아닌 시장이었는데 요즘은 횟집으로 완전히 굳어진 분위기”라며 “부산서 회는 동네 로컬로 가는 게 맞다. 바다 보면서 회 먹는 것도 아닌데 자갈치 가셔서 바가지 쓰셨다”고 안타까워했다.

반면, 주작이 의심된다는 댓글도 3위 베스트에 올라 있다. 함께 첨부한 신용카드 매출전표에 금액만 찍혀 있을 뿐, 상세한 품목이 표기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1층서 횟감을 구매했을 경우 스티로폼으로 된 포장용기에 담아줄 리 없다는 주장이다.


자신을 자갈치시장 20년 단골이라고 밝힌 회원 ‘오징OO’은 “자갈치시장은 서울 노량진시장과 다르게 1층서 연어회 취급을 하지 않는다”며 “회는(포장용 용기가 아닌)접시에 담아주고 손님에게 들고 가라고 하지 않고 접시에 썰린 횟감을 2층 직원이 갖고 가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 회원에 따르면, 자갈치시장은 시장 음식점마다 전광판에 활어 가격이 kg당 가격으로 표기돼있으며 5만원어치, 10만원어치씩 판매하지 않고 있다. 또 자갈치시장 조합에 해당 내용을 신고할 경우, 환불이 가능하며 해당 업주는 영업정지 조치를 받는다.

회원 ‘아OOOOO’은 “영수증을 보시라. 뭘 사고 팔았는지 품목이 없다. 처음부터 사기질이다. 뭘 얼마나 팔아 먹었는지 기록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자갈치 인근 수산시장에 근무한다’고 밝힌 한 회원도 “(주작)냄새가 솔솔 난다. 자갈치시장서 저렇게 나오면 번영회서도 난리가 날 것”이라고 의심했다.

부산에 거주 중이라는 일부 회원들도 “저 정도까진 아닌데 (주작이)의심스럽다. 비싸고 양이 적긴 하지만 저 정도까진 아니다” “1층서 회 구매해서 2층 초장집으로 갈 경우 포장용 용기에 나오지 않으므로, 99% 주작 냄새가 난다. 다 먹고 난 다음 남은 거 담은 느낌이 든다. 사실이라면 영수증 상호 공개해서 확인이 필요하다”고 의문을 표했다.

회원 ‘woaOOOOOO’은 “일회용 용기에 담아주는 초장집 대박이다. 가보고 싶은데 어딘지 알려달라. 자갈치시장 활어센터든, 근처 횟집이든 포장이 아닌 이상 일회용 용기에 회 담아주는 곳이 전국에 있나? 조만간 큰일날 듯”이라고 비꽜다.

이 외에도 “이걸 10만원주고 받을 사람이 있나? 왜 그러시는지?” “연어와 밀치가 2팩에 10만원은 진짜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밀치가 아니고 다른 고급 어종이면 가능할 것” “자갈치시장서 연어를 판다고요? 영수증 세부내역이나 가게 파는 생선들 사진 같이 올려달라. 주작인지 몰라서 중립기어 박겠다” “활어회 파는 곳에서 냉동 연어를 판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본다” 등의 댓글도 달렸다.

밀치는 어시장서 가장 저렴한 어종으로 한 팩의 양이 5만원이면 바가지 수준을 넘은 것이라는 댓글도 다수 눈에 띈다. 현직이라고 밝힌 한 회원은 사진 속의 밀치 양에 대해 “밀치 도매가는 1kg당 1만원 내외인데 0.5kg짜리 한 마리 잡아서 반반씩 담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부 회원들이 해당 업체의 상호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사실 A씨 입장에선 마냥 쉽게 공개할 수도 없다. 자신이 작성한 게시물로 인한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로 되레 고소당할 수 있기 때문인 탓이다. 

A씨의 주장과는 달리 자갈치시장이 아닌 자갈치신동아시장으로 확인됐다. 

자신을 자갈치시장 상인이라고 밝힌 한 회원은 “부산엔 그냥 자갈치시장 건물과 자갈치신동아시장 건물 두 군데가 있고, 자갈치시장 근처서 사셔도 자갈치시장이라는 말이 나와 자갈치시장 건물에 있는 상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자갈치시장 건물은 조합이 잘 형성돼있고 바가지나 저울치기, 바꿔치기 등 민감한 이슈들은 철저히 단속하고 징계가 이뤄지고 있으니 헷갈려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회원도 “상호 오픈하시라. 자갈치시장 상인회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자갈치시장과 신동아와는 엄연히 다른 건물로 상인회도 다르다”고 거들었다.


주작 댓글이 상당수 달리자 A씨는 25일, 두 번째 글을 통해 “언론서 1팩만 나오는데 1팩이 아니라 2팩을 받았다. 오해의 소지가 있게 쓴 점은 죄송하다”면서도 “포장 용기에 대해 말씀이 있었다. 구매처서 자리값 내고 먹고 가라고 했는데 차량 주차한 건물 2층서 먹겠다고 하니 스티로폼팩에 포장해 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갈치시장은 처음이라 같은 건물인 줄 알았으나 2개의 건물이 있었다. 2팩만큼의 연어회 및 밀치회가 5만원씩이라 저는 바가지를 썼다고 느껴졌는데, 신동아시장에선 원래 이 정도 수준의 양인지 의아하다”고 물었다.

아울러 “주작이라는 분들이 많은데 오해가 있어 보이게 글을 쓴 점은 죄송하다”면서도 “글 내용에 하나의 거짓도 없다. 거짓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어떤 벌이든 받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부 언론 매체서 1팩 사진과 함께 회 가격을 10만원으로 보도하자 2팩이었다고 해명한 셈이다.

상인회 홈페이지 안내에 따르면, 매월 둘째주 넷째주 화요일은 휴무로 운영 중이다. 이날 <일요시사>에 “당직 근무 중”이라고 밝힌 해당 상인회 관계자는 “자갈치시장 회 가격 논란은 뉴스로 들어서 알고 있지만, 오늘은 휴무일이고 직원분들이 출근하지 않아서 취재에 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씨에게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날 해당 판매 업주는 JTBC <사건반장>과의 인터뷰서 “(손님이)‘연어 5만원어치, 밀치 5만원어치만 주세요’라고 해서 연어 가득 담은 도시락과 밀치 가득 담은 도시락(을 드렸다)”라며 “여기서 드시고 가셔도 된다고 했는데 갖고 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갖고 가겠다고 하시길래)도시락에 넣어 드렸고 포장해 간다고 했기 때문에 가득 담아서 많이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진을 위에서 보면 세 겹이다. 세 겹이면 보통 가득 담아서 한 접시 나온다. 착착 쌓아 넣었기 때문에 도시락에 담은 걸 접시에 담으면 한 접시가 가득 나온다”고 반박했다. 즉, 포장용 스티로폼 용기에 넣어준 것도 사실이고 “바가지를 당했다”는 A씨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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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br>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