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는 소형주차장에 대야…” 황당 논리의 중년 BMW 차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30대 여성 소형 차량(이하 경차) 차주가 상가 주차장을 이용하는 과정서 뒤늦게 진입한 BMW 중년 차주로부터 불쾌감을 느꼈다는 하소연 글이 공감받고 있다.

뷰티샵 방문을 위해 지난 13일, 주차장을 찾았다는 보배드림 회원 A씨는 상가 엘리베이터 근처에 자리가 있어 주차 중이었다. 바로 뒤에 진입을 시도하는 BMW 차량이 보였고 ‘다른 쪽에 주차하시려는 건가’ 하는 생각에 우선 주차 라인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BMW 차주는 A씨 옆에 주차를 마친 뒤 창문을 내리면서 짜증섞인 목소리로 “경차는 소형차 구간(자리)에 주차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핀잔을 줬다.

A씨는 “당시 주차장이 만차면 모르겠는데 그렇지도 않은 상황이었고, 곳곳에 자리가 비어 있었다. 좋게 말씀하시는 것도 아니고 짜증내시면서 그런다는 게 너무 놀랐고 이런 분을 처음 겪기도 해서 화도 나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 회상했다.

먼저 차량서 내린 A씨는 이어 하차한 BMW 차주에게 “왜, 경차 구역에 대라고 하시는 거냐?”고 묻자 “주차할 곳도 없는데 경차 구간에 주차해야지 여기(일반 구역)에 하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주차장 들어오는 입구부터 다른 곳들의 자리들도 빈 곳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BMW 차주의 행동과 태도가 너무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지하 2층, 3층엔 주차 자리도 많이 남아 있었다.

A씨는 “연세가 40대 중반서 50대로 보이셨는데 제가 한참 어려보여서 시비를 거시고 싶으신 거였는지, 자기가 주차하려던 자리에 제가 해서 기분이 언짢으셨던 건지(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심지어 BMW 차주는 주차구역 라인을 침범한 것은 물론, 보란 듯 A씨 차량 쪽으로 앞바퀴를 돌려놓기까지 했다. A씨도 “옆에 자리가 넓은데도 이렇게 제 차 쪽으로 바퀴를 틀어놓고 바짝 붙이고 가신 건 왜 그랬을까요?”라며 의아해했다.

글에는 직접 촬영한 주차장 사진 2장도 첨부됐다. 첨부된 사진엔 경차인 기아 레이 승용차와 BMW 중형 자동차가 주차돼있는 모습, 지하 1층 주차장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제 바로 옆에 빈 주차 공간들, 지하 2, 3층에 가서도 확인해봤는데 더 자리가 많았다. 운전 선배님들, 제가 안면도 없는 다른 사람에게 기분 나쁜 말을 들을 만큼 잘못한 건가요?”라고 물었다.

해당 하소연 글에는 “전혀 잘못한 거 없으니 무시하세요” “BMW 그릴에 색 넣었네요. 상종하지 마세요” “꾸준히 반대 1씩 찍히는 거 보니 BMW 차주도 보배하나 보네요. 실시간 소통될 테니 더 욕해주셔도 될 듯” 등 A씨를 응원하는 댓글이 베댓으로 올라 있다.

상당히 오랜만에 로그인한다는 한 보배 회원은 “전에 F10 528i 탔던 사람으로 X팔린다. 하물며 후기형도 아니고 2010년~2013년 전기형 디젤 모델”이라며 “중고로 1000만원도 안 주고 가져와서 별 짓 다한다. 글쓴이님 레이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반면 “경차 자리가 비어 있으면 경차 자리에 주차하는 게 맞을 듯한다”는 BMW 차주를 옹하하는 듯한 뉘앙스의 댓글도 눈에 띈다.

회원 ‘난O’은 “경차는 아무 곳이나 주차하고 일반 차량은 경차 자리에 대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냐?”며 “경차를 우대하려고 경차 자리를 만들었으면 지키는 게 순리 아니냐? 경차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일요시사>는 A씨에게 당시 불편함을 느꼈던 시각 및 구체적인 장소 등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어떤 연유인지 닿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회원들의 댓글엔 열심히 대댓글을 달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 회원이 “주작글에 다들 낚인 거 아닌가? 대댓글 열심히 달면서 즐기고 있다. 말싸움하는 거 블랙박스에 녹음 다 됐을 텐데, 올려 보시라. 보통은 대화 내용은 블박 오픈하는데 수상하다”고 의심하자 “진짜 어이가 없다. 블박은 어떻게 올리느냐? 세상 속고만 사셨나?”며 “위로해주셨으니 당연히 감사하다고 대댓글 달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체 어떤 사고 방식을 가지면 이런 걸로 주작해서 즐기느냐? 하늘에 맹세코 X 팔렸다면 글을 올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대꾸했다.

건축법상 경차 주차장은 주택가, 상가 등에 설치되는 소규모 주차장으로, 공간 제약이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폭 2.3m, 길이 5m의 규격이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04년부터 총 주차장 구역의 10% 이상을 경차 및 전기차량 등 친환경 자동차의 전용 구역으로 지정해 운영해오고 있다.

일반 차량 주차장의 경우는 주차장법 시행규칙에 따라 2008년 너비 2.5m 길이 5.1m로 변경됐다가 2017년 개정되면서 2.5m 5m, 확장형의 경우 2.6m 5.2m로 각각 커졌다.

자동차관리법 제2조 승용자동차의 분규 기준에 따르면, 배기량에 따라 1000cc 미만(길이 3.6m, 너비 1.6m, 높이 2.0m 이하)은 경차, 1600cc 미만(길이 4.7m, 너비 1.7m, 높이 2.0m 이하)은 소형차, 1600cc 이상 2000cc 미만(길이, 너비, 높이 중 하나라도 소형을 초과하는 차량)은 중형차, 2000cc 이상(길이, 너비, 높이 모두가 소형을 초과하는 차량)은 대형차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일반 승용차가 경차 주차구역 주차 시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일까? 또는 반대로 경차가 일반 승용차 구역에 주차하는 건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를 강제하는 규정 자체가 없어 현실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는 경차 주차구역에 일반 차량이 주차하더라도(또는 반대 상황도 동일) 지자체서 주차 공간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실행되고 있을 뿐, 처벌할 근거 조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분홍색으로 따로 설치된 여성전용 주차구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9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도입돼 여성을 보호하고 임산부와 영·유아 동반 운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도록 했지만 남성 차주가 주차하더라도 처벌할 근거나 규정은 없다.


다만, 장애인이 아닌 차주가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주차 시는 얘기가 달라서 1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단순한 주차가 아닌 주차구역을 방해했을 경우는 최대 50만원으로 늘어난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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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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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