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원 가입비’ 연예기획사, 촬영 후 출연료 미정산 입길

보배드림 회원들 “사기당했다” VS “부모 욕심”
사측 “소속생 관리…우리도 제작사서 못받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서울 강남구 소재의 모 연예기획사 아역배우 모집 공고에 합격한 아이(10세)가 엑스트라(보조 촬영) 촬영 후 1년이 넘도록 페이(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지어 아이 부모는 해당 기획사에 프로필 촬영 및 교육비 명목으로 150만원의 가입비까지 납부했다.

지난 28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역배우 모집 광고 조심’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아역배우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 후 ‘아이 이미지가 좋다.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아 갔는데 합격했다”며 “프로필 촬영, 2시간의 교육(4회) 등 150만원의 가입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가 예뻐서 무조건 촬영할 수 있다고 했다. 유튜브나 영화, 드라마 아역 모집 제작사와 연결해주겠다고 해서 경험이라고 생각해 안일하게 OO엔터테인먼트에 가입했다”고 언급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처음으로 엑스트라 촬영에 들어갔으며,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강행군으로 진행됐다. 촬영을 마친 후 페이는 60일 이내에 지급된다고 했으나, 입금이 되지 않아 기획사에 정산에 대해 문의했다.

당시 A씨는 문의 과정서 ‘요즘 어렵느냐’ ‘6개월서 1년 정도 걸리는 경우도 있다’ 등 기획사 측의 응대로 약간의 언쟁이 오갔다.

A씨는 “아이도 언제 출연료가 지급되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1년이 지나서도 정산되지 않아 재차 문의했더니 자기네도 제작사에서 돈을 받지 못했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미정산은 기다리겠지만, 꾸준히 지원해도 촬영에 캐스팅된 적 없었고 ‘신경써달라’고 연락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촬영 제의는 앞서 단 한 번 뿐이었다.

이후 지난 27일, A씨는 우연치 않게 촬영 단체 대화방에 기획사 관계자가 자신의 이름을 ‘OOO(모) 또라이X’으로 저장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회사 직원이 A씨 이름을 태그하면서 저장돼있던 이름이 단톡방에 그대로 노출된 것이었다.

A씨는 “해당 직원과는 대화한 적도 없다. 1월에 입사해 회사 폰이라는데 저장된 이름을 확인하지 않고 태그해 올린 것 같다”며 “제가 ‘또라이X는 뭐냐’고 물으니 본인이 랩을 하는데 무의식으로 써졌다는 핑계를 댔다”고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저렇게 저장해두고서 배제시킨 줄도 모르고, 꾸준히 (촬영)지원해 온 제가 다 짜증난다. 아이에겐 아끼지 않는 부모 마음을 이용해 가입비 받아 실속 챙기면서 자기네 말 안 듣고 토 달면 저런 식으로 배제시키며 회사를 운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다들 생돈 날리지 마시고 코 베이지 않도록 조심하시라”며 “저는 신고하러 가겠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글에는 “아역배우, 어린이, 아이돌 오디션, 실버 모델…모두 사기꾼들이다” “예전부터 그쪽 아카데미 사업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 아닌가요?” “아역배우 모델 등등 돈 주고 하는 건 다 사기라고 그렇게 얘기하는데도 안 없어지고 있다” “오디션인데 돈 얘기 나오면 무조건 사기다. 저도 당할 뻔했다” 등의 성토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자신을 아역배우 7년 차 아들을 두고 있는 아빠라고 소개한 한 회원은 “저렇게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건 100% 학원비 뜯어먹고 드라마 단역으로 잠깐 2~3초 나오는 역할이 전부”라며 “아역배우 시키려면 전문 아역 연기학원으로 보내셔야 한다. 보통 정산은 늦어도 2~3개월 안에 전부 된다”고 조언했다.

유사 사례를 겪었다는 회원들의 댓글도 이어졌다.

“15년 전쯤, 미끼로 소속비라면서 200만원 내고 교육 몇 번 받았는데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다”(‘cottOOOO’) “저도 200만원 날렸는데 회사 폐업했다고 해서 환불도 못 받았다”(‘모닝의OOO’) “저도 프로필 촬영 두 번에 150만원으로 당했다. 아이들에게 쓰는 신종사기”(‘다아OO’) 등의 피해 주장이 주를 이뤘다.

회원 ‘쭈니OO’은 “저런 곳은 학원 같은 곳이라서 보통 웬만하면 다 합격했다고 한다. 그리곤 수강비 조로 돈을 받아내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회원 ‘호OO’은 “이거 애들 사진 보내면 다 합격했다고 오라고 하는데, 사기”라고 조언했다.

다른 회원 ‘MOO’은 “옛날 고등학교 때 교문 앞에서 명함 받고서 호기심에 오디션 보러 갔다가 프로필 사진 찍고 아무 감정도 없이 국어책 읽듯이 대본 읽어서 ‘무조건 망했구나’ 싶었는데 합격이라고 했다”며 “이후 월 110만원 정도 비용을 내면 교육 및 방송에 출연시켜준다길래 의심스러워서 바로 접었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놨다.

반면, “자기 딸은 자기 눈에만 이쁘지, 다른 사람 눈에는 그렇지 않다. 그저 돈에 눈이 멀어서 아이 광대 만드려다 실패한 케이스”라며 모집공고에 지원했던 A씨를 지적하는 댓글도 달렸다. 해당 댓글엔 “차분한 클레임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대댓글도 달렸다.

이 외에도 “아이들은 공부해야 할 때 공부시켜야 한다. 전 국민이 유튜버고 연예인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런 분들 아이들 보면 연예인 외모가 아닌 경우가 태반이다” “아니, 모집공고에 돈을 왜 지불하느냐? 그냥 집에서 즐거운 학창시절 보내게 하셔라. 요즘 죄다 연예인 만드려고 난리” 등의 비판적인 댓글도 눈에 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쪽에서 돈 달라고 하는 곳은 무조건 사기라고 보면 된다. 보통 계약금을 받는 쪽은 아이”라고 조언했다. 

다른 관계자도 “엔터테인먼트 간판을 걸거나 로드 캐스팅으로 이뤄진 경우는 대부분 학원으로 보면 된다. 그렇게 길거리 캐스팅해서 수강료 받아먹는 것이고 가끔 단역 촬영 나갈 경우, 거의 엑스트라급에 준하는 출연료를 받는다”면서도 “그마저도 부모에겐 ‘더 많은 출연을 원하면 돈 받을 거 생각하지 마라’며 암묵적으로 (출연료를)잘 지급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엔터테인먼트라면 그 회사에서 투자하고 관리하지, 부모에게 돈 내라는 소리는 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회원 ‘월드OOO’은 “회사는 먼저 돈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미성년자의 경우, 밤샘 촬영 시 부모 동의서 작성했느냐”며 “동의서 없이 촬영했으면 부당노동으로 신고하셔도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임금채권 소멸시효는 3년으로 계약 당사자가 회사면 회사가, 촬영 원청서 돈을 받든, 받지 않든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언 댓글에 A씨는 가타부타 이렇다 할 댓글을 달지는 않았다.

지난 2013년 12월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2조에 따르면, 15세 미만 청소년이 용역을 제공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35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는 용역을 제공받을 수 없다.

다만, 15세 미만이라고 해도 다음 날 수업이 없는 경우, 당사자 및 친권자 또는 후견인 등의 동의가 있을 시 자정까지는 허용된다.

동법 23조에선 15세 이상 청소년의 경우는 일주일에 40시간 넘게 일할 수 없고, 역시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원칙적으로 일을 시킬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 동법 25조(청소년 대중문화예술용역보수의 청구)엔 청소년은 독자적으로 대중문화예술용역보수를 제작업자 또는 기획업자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보수청구권이 친권자 등 법정대리인에게 있다는 계약이 있더라도 해당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에게 보수를 지급해야 계약상의 보수지급 채무를 이행한 것으로 본다고 명시돼있다.

29일,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기획사는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디션 모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A씨 주장처럼 가입비가 150만원이 아닌 175만원을 받고 있었다.

이날 기획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출연료 미지급 주장에 대해 “(출연료는)제작사로부터 받은 금액의 30%는 제한 뒤 70%를 아역배우에게 지급하고 있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적게는 2~3개월, 많게는 6개월서 1년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즉, 기획사도 제작사 측에서 출연료를 받지 못해 해당 아역배우에게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오디션 합격 시 카메라 테스트를 진행하고, 5년에 175만원의 가입비를 납부하는 계약자에 한해 2시간씩 4회 연기수업을 받게 되며, 아이는 회사 소속생 신분이 된다”며 “회사는 제작사, 방송사, 유튜브 등 다양한 곳을 통해 프로필 홍보권을 따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각의 ‘연예기획사가 아닌 단순한 연기 아카데미(연기학원)가 아니냐’는 의혹엔 “그렇지는 않다. 따로 연기수업을 받으며, 스튜디오 프로필 및 영상 촬영 전에 의상 및 메이크업 지원 등의 관리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밤샘 촬영) 의혹에 대해선 “이쪽 업계에선 법적인 부분이라 아역배우들에 대한 야간 촬영은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 설령, 부득이하게 촬영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현장서 아이 부모님에게 동의서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회사 측에서도 촬영이 길어질 것 같으면, 아예 현장으로 내보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당 기획사는 ‘수많은 아이들 중 진정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를 발굴해 원하는 방향성에 길을 잡아주고 한걸음 더 나아가 끊임없는 도전을 시켜줘 k-culture에 있어 새로운 비전을 창조해나가는 매니지먼트’라고 소개하고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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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 없는’ 민주-혁신 복잡한 셈법

‘양보 없는’ 민주-혁신 복잡한 셈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고심 끝에 평택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 전면에 등장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또다시 경쟁 상대가 됐다. 그동안 두 당은 꾸준히 아군에서 적군으로, 적군에서 또다시 아군으로 돌아서길 반복했다. 이번에는 양보 없는 진검승부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간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지난 2월 합당 논의로 훈풍이 부나 싶더니 불과 두 달 만에 등을 돌렸다. 혁신당 조국 대표가 평택을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방선거 판도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평이 나온다. 그럼에도 살아남다 민주당과의 합당이 무산된 이후 혁신당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상처만 남은 합당 추진”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양쪽 진영의 파열음만 계속됐다. 합당 무산 이후 지난 3월, 양 당은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지금까지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민주당은 “지금 전면적인 선거 연대를 위한 위원회로 규정하지는 않는다”며 지방선거 지역구 배분과 같은 구체적인 선거 협상 가능성에는 사실상 선을 그었다. 다시 독자 노선을 걷게 된 혁신당은 자강론에 힘을 실었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자릿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합당 논의가 오가던 중 혁신당의 실무는 ‘올스톱’이었다. 논의 시기는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혁신당은 남들보다 반 발 늦게 선거 대열에 합류했다. 고심 끝에 조 대표 ‘국민의힘 제로(0)’와 ‘부패 제로(0)’ 실현을 앞세워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평택을은 지난 1월 민주당 이병진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및 부동산 실명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700만을 받아 재보궐이 확정된 곳이다. 조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혁신당의 13번째 국회의원이 돼 집권 민주당 소속 의원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내란 완전 종식, 진짜 개혁 완수’라는 시대적 과제를 책임지고 실천하겠다”며 “개혁의 강도가 약해지는 것을 막고 내란 이후 대한민국을 위한 입법과 정책으로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더 강력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조 대표의 출마지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저마다 추측에 나섰다. 그중에서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과 경기 평택을·안산갑, 부산 북구갑·해운대갑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그때마다 조 대표는 출마지를 묻는 질문에 “제가 가야 국민의힘이 당선될 수 없는 곳” “험지인 곳” 등 조건만 나열할 뿐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벼랑 끝 조국’ 스스로 올라간 시험대 사실상 마지막 기회...평택을 출사표 기자회견에서 조 대표는 평택을을 출마지로 택한 배경에 대해 “일찍부터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의 최상위 목표는 극우 내란 정치세력을 심판하고 국민의힘을 제로로 만드는 것임을 반복해 밝혀왔다”고 밝혔다. 이어 “동시에 국회의원 재선거가 이뤄지는 곳에는 귀책 사유가 있는 정당이 무공천을 해야 한다는 원칙 역시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며 “평택을 출마는 정치인이 된 후 줄기차게 역설해 온 이 같은 저의 비전과 가치, 그리고 원칙과 소신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자신이 평택에 연고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평택을 도약시킬 비전과 정책, 실행할 능력만큼은 누구보다 앞선다고 감히 자부한다”며 “중앙정치에서 평택의 목소리를 키우겠다. 평택의 현안이 곧 국가적 과제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평택 시민들께서 조국을 선택해주시면 반드시 큰 정치로 보답하겠다. 반드시 평택 시민들이 자랑스러워할 큰 정치인이 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조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평택을은 단숨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곳은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와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곳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의동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아직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민주당이 대열에 합류하면 최대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된다. 일찌감치 이곳에서 터를 닦았던 김재연 상임대표는 곧바로 반발에 나섰다. 김 상임대표는 “오랜 고심 끝에 내놓은 답이 고작 제가 당의 명운을 걸고 뛰고 있는 이곳 평택인가”라며 “대의도 명분도 없는 평택 출마를 철회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며칠 전부터 언론인들이 사실 여부를 물어올 때마다, 저는 ‘절대로 그럴 일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는 그는 “조국이라는 정치인의 상식과 양당이 맺어온 신의를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까지도 저는 조국 대표의 ‘동지애’를 의심하지 않으려 했다”며 “정치는 원래 이토록 비정하게 신의를 밟고 올라서는 아수라장이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찢어지는 여당 표? 평택이 ‘험지 출마’라는 조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지금 평택을이 험지가 맞느냐”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민주·진보 단일후보가 범보수 후보를 52.5% 대 29.4%로 압도하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진보당을 비롯해 여권 내에서도 평택이 과연 험지가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를 의식한 듯 조 대표는 “평택을은 19·20·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내리 승리한 곳으로 민주개혁 진영에게 험지 중 험지”라며 출마 명분 굳히기에 나섰다. 조 대표는 기자회견 당시 “평택에는 친윤(친 윤석열) 부정선거 음모론자이자 내란 피의자인 황교안씨가 깃발을 들었다. 그는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앞에서 전한길씨가 주도한 극우 집회까지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 같은 경우 후보난을 겪고 있다면 국민의힘은 후보가 각축하고 있다”며 “(평택을이) 국민의힘에는 평지고, 민주당 또는 다른 범민주 진보 진영엔 험지라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한 혁신당 관계자 역시 “(조 대표는) 평택, 안산, 군산 세 지역을 놓고 상당히 오랫동안 고심을 거듭했다”며 “귀책 사유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지역인 동시에 국민의힘이 당선될 가능성이 있고, 또 혁신당에게 험지가 아닌 지역을 추리다 보니 평택을이 최종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선거 대열에 합류하면서 여당인 민주당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조 대표는 또 평택을 재보선의 귀책 사유가 민주당에 있으므로 ‘무공천 원칙’이 지켜져야 할 곳이라고 강조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대표의 출마가 합당 무산에 대한 일종의 ‘위약금’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합당 무산으로 혁신당 의원들은 물론 당직자, 지지자들 까지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며 “그 이후에 선거 연대 이야기가 나왔지만 물밑 접촉도 미지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민주당 반대에 부딪혀 합당이 무산된 그림이지 않았나. 조 대표 입장에서는 평택을 출마를 굽힐 이유가 없다”며 “따라서 혁신당은 민주당에게 당당히 무공천 원칙을 요구할 명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지는 마음의 빚 민주당도 ‘전 지역 공천’ 기조를 굽히지 않고 있다. 조 대표가 평택을 출마를 선언한 다음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말했다시피 재보선은 전략공천이 원칙이고 전 지역에서 공천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은 역시 “조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며 민주당에 무공천을 요구했다”며 “돌아보면 조 대표가 22대 비례의원으로 (당선)됐다가 사임하고 그래서 비례를 다른 분이 승계했고 이번에 평택에서 출마하게 됐으니 어떻게 보면 굉장히 큰 귀책 사유 아니겠나”라고 직접 겨냥했다. 이 같은 발언은 2024년 12월 조 대표가 대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실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가 지난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광복절에 특별사면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택을을 둘러싼 신경전이 길어질수록 민주 진영의 분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조 대표의 대항마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내보낼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평택을이 ‘사법 리스크 공방’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문제는 ‘김용 평택을 카드’는 민주당에게도 갈등의 뇌관이다. 김 전 부원장에게 공천을 주지 않으면 민주당 내 친명(친 이재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은 안산 출마를 희망했지만 결국 당 지도부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출마지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조 대표의 출마는 울산시장 선거까지 영향을 미쳤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진보당 선거 연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울산시장 후보는 민주당, 평택을 후보는 진보당으로 단일화한다는 관측이 우세했는데 조 대표가 선거 대열에 합류하면서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게다가 혁신당 황명필 의원이 울산시장에 출마를 선언한 만큼 이곳에서도 교통정리가 시급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보당 김종훈 울산시장 후보는 민주당을 향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촉구했다. 김 후보는 “저와 진보당이 이번 지방선거에 임하는 가장 큰 목표는 내란 청산”이라며 “전국의 모든 민주, 진보, 개혁 후보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말한다. 내란 청산을 위해, 국민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울산까지 부는 출마 후폭풍 골머리 앓는 범여권 지도부 회견에 배석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역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실질적으로 민주·진보 개혁 세력이 하나로 모여 총선 189석의 성과를 만들고 대선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며 “이번 지방선거도 똑같은 방식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선거 연대가 헝클어질 조짐이 보이자 민주당 김상욱 의원도 ‘후보자 주도 단일화’를 공개 요청했다. 김 의원은 김종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며 혁신당 황명필 울산시장 후보를 향해 단일화 동참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전국 최대 제조업 도시 울산에서, 노동자의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지키며 미래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끄는 일은 어느 한 당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민주당과 진보당, 혁신당이 함께할 때, 울산은 그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3인이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출마 선언 당시 “제가 (민주·진보)진영의 후보 중 가장 큰 교집합을 담고 있고, 따라서 가장 강력한 합집합을 만들 수 있다”며 “더 나은 정책을 공유하고, 울산의 밝은 미래를 설계하는 단일화를 통해 본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한 혁신당 관계자는 ’조 대표의 평택을 출마가 민주당-진보당 선거 연대 계획을 꼬이게 했다‘는 지적에 대해 “유권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미 짜놓은 판에 후보들끼리 연대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 야합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유권자들은 힘 있는 후보를 원한다. 그런 점에서 어디서든 진보당과 아름다운 경쟁을 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평택을 선거의 핵심은 단일화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조 대표와 체급이 맞는 후보를 내보내야 (단일화) 논의를 테이블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을 봐서는 조 대표의 완주 의지가 뚜렷해 보인다. 당 대표가 낙선하면 체면도 구겨지고 더 나아가 당이 존폐 위기까지 놓인다. 단일화 이야기를 꺼내기에 앞서 사활을 거는 조 대표를 설득할 만한 주자를 내세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붙느냐 마느냐 이어 “민주당과 혁신당 간의 합당 논의가 없었으면 두 당이 조금 더 편하게 단일화를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 대표가 조금만 양보를 해주는 제스처를 보여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서니, 양쪽 모두 입장이 곤란하긴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일각에서는) ‘합당 논의를 성급하게 띄운 것도, 지지자를 설득하지 못해 (논의를) 깬 것도 정 대표’라는 불만이 있었다”며 “결국 조 대표만 독박을 썼다. 민주당이 평택을에 조 대표보다 체급이 약한 후보를 내보내 자연스럽게 교통정리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부산 피해 간 조국, 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자신의 고향이 부산 북갑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국 대 한동훈’ 구도를 피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또는 제게 직접 연락해 ‘부산은 선택 안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시장에서 박형준을 척결하고 쫓아내려면 (부산 북갑 선거에) 안 나가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민주당에서) 부산은 박형준 시장으로부터 뺏어와야 하는 지역구다. ‘박형준 대 전재수’ 구도가 중심이 돼야 하는데 제가 나가면 ‘조국 대 한동훈’으로 구도가 바뀌면서 부산시장 선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의 주장에 공감했다. 그는 “박형준을 정말 그만 보고 싶은 부산 출신 사람으로서 그 말이 이해되더라”며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거론하며 “나가면 충분히 이기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