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대접 없었다” 쿠팡 일산 물류센터 일용직의 토로

“작업반장, 반말 하대에 언성 높이며 폭언”
화장실 가는 사람에게 “어디 가냐?” 큰소리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많은 분들이 보시고 앞으로 물류센터서 일용직으로 일하시는 모든 분들이 인간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경기도 일산 소재의 쿠팡 물류센터 근무 중이라는 일용직 A씨가 지난 16일, 새로 부임한 작업반장 B씨의 갑질 업무지시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쿠팡 로지스틱스 일산 2캠서 오후 6시30분부터 새벽 1시30분까지 소분 알바를 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2주 전에 새로 온 작업반장의 폭언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잠깐 쉬고 있는 일용직 근로자분들에게 악을 지르면서 ‘거기 일 안 하고 뭐하는 거야’ 등 반말로 하대하면서 폭언 및 고성을 일삼았다”며 “자기성격을 이기지 못해 ‘똑바로 못하면 다른 업무로 다 보내버리겠다’고 협박하면서 악을 지른다”고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나이를 불문하고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반말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다른 조장들에게는 ‘일용직들을 갈구라’는 명령을 내렸다.

A씨는 “어제는 ‘C가 잘 못 갈구니 D가 가서 일용직들을 갈궈라’고 지시하는 걸 직접 들었다. 하차 알바하는 분들에게 매일매일 ‘빨리 안 하고 뭐하는 거냐’고 마이크로 언성 높이면서 반말로 폭언했다”며 “화장실 가는 사람에게 모든 물류센터 내 사람들에게 들리도록 ‘어디 가는 거에요?’라고 큰소리를 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일 언성을 높이면서 반말로 자기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일용직 분들을 노예처럼 부린다. 하루에도 수십번 폭언과 고성을 일삼고 있다”며 “심지어 몇몇 분들은 현재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기 위해 녹취를 하고 있고 어제는 B씨의 폭언을 참지 못한 남성 두 분과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B씨의 폭언으로 항상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사람이 없는 상태서 업무량은 정해져 있다 보니 2~3명이서 해야 할 업무를 1명이서 하는 등 노동자분들이 정말 힘들게 일하고 계신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다들 경제적인 상황이 힘들어 투잡하러 오시는 분들이 다수다. 이런 분들이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데 이런 대접받으면서 일하는 게 너무 서럽다. 공론화시켜서 더 이상 선량한 노동자분들이 피해를 안 보셨으면 좋겠다”고 글을 맺었다.

한 회원은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쥐꼬리만한 감투라도 씌워주면 뭐라도 되는 양 날뛰는 부류인 듯”이라고 옹호했다.

다른 회원도 “어쩌다 사회 찌질이 같은 사람이 간만에 완장 찼다고 그러는 것 같은데 그냥 집단으로 움직여야 답 나온다. 녹취한 것으로 집단으로 윗선에 대처해야 답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만약 ‘알겠다, 주의시키겠다’고 할 것이라면서 그대로 남겨놓으면 색출할 거 뻔하니 그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쿠팡 물류센터서 일 해본 경험이 있다는 회원도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은 사람 취급하지 않는다. 화장실 가는 것까지 눈치보일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물류센터 작업반장이 무슨 대단한 직책이라고…가소롭다” “물류센터 일 힘들다는 거 전 국민들이 다 아는데, 왜 그렇게 갈구는지 모르겠다” “괜히 쿠팡에서 사람 죽어나가는 거 아니다” 등 응원 댓글이 달렸다.


이처럼 글 작성자를 옹호하는 댓글과 함께 부정적인 댓글도 상당수 달렸다. ‘약자’와 ‘불의’ 앞에선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뛰어드는 보배 회원들이 이번 갑질 피해 호소글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당일 가입자라는 점 ▲녹취 등 증거자료가 없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한 회원은 “근무자들끼리 단합해서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발 벗고 나서기는 싫고 인터넷에 글 써서 제3자가 나서주길 바라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도 “녹음된 내용 중 하나라도 오픈해야지, 여기 분들은 중립기어 풀 수 있을 것 같다”고 거들었고 또 다른 회원도 “얼추 공감은 가는데 당일 가입은 패쓰” “당일 가입, 증거 없음, 거르는 게 정답”이라고 공감했다.

다른 회원은 “대부분의 물류센터가 저런 상황이다. 쿠팡만 저런 게 아니다. 롯X 쪽도 만만치 않다”며 “정규직도 아니고 일용직이면 쌍욕 박고 그만두면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회원 SXX도 “양쪽 말 들어봐야 해서 중립기어 박고 시작한다. 보배가 언제부터 일방의 말만 듣고 흥신소 인민재판소가 됐는지 모르겠다”며 “노가다 일용직들 예전 하루에 할 거 이틀 걸리고 한 명이면 되는 일을 한 명 더 하게 만들고, 성실하지 않고 적당히 시간 때우다가 가는 사람들 너무 많이 봤다. 정말 악질이면 회사에 보고하고 노동부에 신고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몇몇 회원들은 작업 현장에는 휴대폰을 갖고 들어갈 수가 없지 않느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회원은 “쿠팡은 캡틴이라는 분 명령 하에 말 그대로 개미지옥 일터다. 화장실 가는 것도 허락받고 간다”며 “현장 들어가기 전 모든 일용직은 핸드폰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쿠팡 물류센터서 일했던 경험이 있다는 회원 커피타OOOOO에 따르면 일용직들은 현장에 들어가기 전에 전자기기 및 쇠붙이들을 사물함에 넣고 들어가도록 돼있다.

해당 회원은 “센터 두 곳을 갔었는데 모두 (물류센터 작업반장들이)친절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른 일용직 기분 나쁘게 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월 초에 물량 폭주할 땐 작업속도를 올려달라고 하거나 자리배치를 변경해서 속도를 올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분한다는 거 보니 hub 같은데 대부분은 인원부족이라 험하게 하지 않을 것이고 그만두는 것 아니더라도 센터 내 이동하실 있을 텐데 그냥 이동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도 “무엇보다 아무런 증거없이 공론화라는 말에 중립”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일부 회원들의 증거자료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녹취록을 갖고 있는 몇몇 분들이 자료를 보내준다고 하셨다”며 “해당 자료로 고용노동부와 언론에 제보해서 반드시 B씨의 행동에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쿠팡 윤리위에 신고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B씨가 쿠팡 소속이 아닌 쿠팡 로지스틱스 소속이기 때문이다. 홈페이지 들어가보면 전화번호도, 윤리제보 게시판조차 없다”고 항변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검색되는 해당 캠프의 소분 알바 후기 블로그 글들도 A씨가 겪었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회, 3회 계속 알바를 이어갔다는 후기도 눈에 띄긴 했지만 다수의 블로거들은 “두 번 다시는 하지 않겠다”며 고통스러웠던 업무에 대해 토로했다.

단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작업반장의 업무 지시 태도에 대한 언급 대신 일이 정신없이 바쁘고 힘들다면서도 다그치는 현장 관리자가 없었고 대체적으로 무난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행 형법 제311조(모욕)에 따르면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또 형법 제307조(명예훼손)의 경우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을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한 재경 소재 변호사는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욕설이나 명예훼손을 할 경우는 1:1로 대화를 주고받는 것으로 공연성이 충족되지 않아 모욕죄나 명예훼손죄 처벌은 쉽지 않겠지만 공공의 장소서 욕설을 하거나 모욕을 느끼게 했다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모욕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공연성’, 타인의 인격을 경멸해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킬만한 추상적 가치판단의 ‘모욕행위’, 특정성, 증거자료를 모두 충족할 경우 상대를 고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근로기준법 제76조 6항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하거나 피해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피해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 불이익한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앞서 쿠팡은 2021년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지적받았던 바 있다. 2020년 2월에도 쿠팡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고용노동부에 신고해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노사발전재단에 따르면 지난 2020년 5823건이었던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2022년에는 7814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