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째라”더니 기사화되자 “허위신고로 고소하겠다”

협박 문자에 제보자 “이런 적반하장 없을 것”
구청 관계자 “신고 4건에 과태료 부과는 없어”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전주시 덕진구 소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주차구역에 2칸, 3칸 주차로 입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벤츠 차주가 제보자에게 “허위신고로 고소하겠다”며 협박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제보자 A씨는 <일요시사>에 “추가적인 이슈가 생겨서 또 제보한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며 벤츠 차주 B씨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A씨가 제보를 통해 공개한 B씨 문자에는 “글 잘 봤다. 무더운 날씨, 힘들게 돈 버는데 수리비 몇 백씩 내시면 일한 보람이 없잖느냐”며 “장애인 주차 맞앗다(신고당했다)고 허위사고(허위신고)로 과태료 10만원씩 내시면 사장님 무더운 날씨 일한 보람 없잖느냐. 허위신고 조심하시라”고 운을 뗐다.

문자 맥락상 B씨는 A씨가 장애인 주차구역 주차위반을 신고했던 당사자로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분에 대해 A씨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는데 이는 실제로 위반 신고했던 사실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B씨는 “차량이 큰 것도 사실이고 정직하게 주차했는데 다른 분 차량 옆에서 내리시다가 문콕 생겼다며 상대방 차량 보험접수 하시면 억울하잖나. 나만 아님 된다는 것보단 내가 그랬다면 어떨까 생각해보시라”며 “남 가게 피해주셨다가 명예회손(명예훼손)당해서 잘못되지 마셔라. 분명 제 가게 아니라고 했는데 올리셨다. O블럭 입주자지, 상가 운영하는 사람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일, A씨가 직접 촬영해 제보한 주차 사진 및 동영상에는 주차구역 2칸에 걸쳐 B씨 차량이 주차돼있다. A씨가 “해당 부분 블러 처리하고 작성했다”고 답변하자 B씨는 “아뇨, 캡쳐해낫다(캡처해놨다). 저 또한 법으로 하겠다”고 대꾸했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기사 일부도 캡처해서 보냈다. 캡처된 기사에는 ‘아파트 상가 앞에 항상 2칸, 3칸을 차지하며 주차하거나 이중주차를 하고 이에 대해 따지자 ’내가 뭘 잘 못했냐, 나도 피해자‘라고 응수한 벤츠 차주 때문에 속 터진다는 사연이 전해졌다’는 내용이 등장한다.(후략)

B씨는 “항상 허위신고다. 법정 처벌 그쪽으로 인해 댓글들, 정신적 피해보상 뭐든 신고하고 내일 경찰서 들어가겠다. 시시티비(CCTV) 재출(제출)하겠다. 항상이란 단어는 있는 말만 하셔야. 차 없는 단지며 모든 허위고 그쪽으로 댓글 모든 사람 사이버수사대 신고 등 시시티비 재출(제출)하겠다. 댓글들이 너무 무섭다. 그쪽 허위사실로”라고 협박했다.

이어 “구청서 이미 주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과태료는 이제 없다. 글을 보고 차량이 없다? 밖에 나가서 확인하시라. 지하주차장 가보셔라”며 “이중주차, 상가 주차 사진 찍어 올리시면 감사하겠다. 야비하게 옆에서 장애인 주차 막은 것처럼 사진 찍어 신고하는 사람들 정면서 찍어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내일 경찰서 사이버 들어갈 것이며 끝까지 해봅시다”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는 “주차라인 잘 맞춰도 양쪽 주차해서 내리실 때 많이 힘들고, 문콕이 왜 나는지 아버님께 물어보셔라. 있는 말과 있는 사실만 이야기하셔야 하는데 큰일”이라며 “구청저나하셔서(구청에 전화하셔서) 과태료 부과되는지는 확인부탁드린다. 장애 주차방해 없이 구청서 직접 오셔서 주차해보시고 확인하셨다”고 응수했다.

아울러 “남의 차량 파손시키고 뺑소니 치고 도망가는 건 무슨 경우인가 싶다. 당사자만 느끼고 아는 것이지 남 일이니 쉽게들 이야기하지 마시라”며 “내일 신고하겠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요시사> 취재 결과 B씨 주장은 일정 부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덕진구청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앞서 해당 아파트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주차방해 신고를 몇 번 받았던 적이 있다”며 “벤츠 차주는 물론 다른 입주자들 사이서도 신고가 들어와 한 달쯤 전에 중간에 주차 방지봉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용 주차구역과 주차했던 차량들은 차 한 대 정도의 공간이 있어 확실하게 주차방해를 했다고 보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조회 결과 벤츠 차주에 대한 신고는 네 건으로 확인됐으나 과태료는 부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는 주차방해 위반이 아닐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어 보인다.

즉, 2·3면 주차는 사실이지만 장애인 전용 구역 주차위반으로 인한 과태료 납부 주장은 사실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앞서 B씨는 A씨에게 “다른 각도서 사진 찍어 신고합니다. 한 달에 100만원 넘게 과태료 내고 있으니 제 마음은 모르실 것”이라고 호소했던 바 있다.

A씨는 지난 3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빼째라는 주차 빌런 2탄입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던 바 있다. 그는 “우선 여기서 처음으로 공론화됐기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기사도 나오고 각종 커뮤니티에도 제 글이 올라오니 확실히 그 차는 안 보였다”며 “아마도 보는 눈이 많아지니 달라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로부터 받았던 문자 내역을 공개했다.

A씨는 “문자를 받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첫째는 왜 문콕 피해를 입주민을 대상으로 푸는 것인지 궁금하고 둘째는 그동안 장애인 주차방해로 벌금 낸 것이 허위라면 구청에 왜 연락을 안 해본 건지…참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문자”라고 의아해했다.

그는 “상대 차주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러면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하다. 일이 너무 커지는 건 아닌지 두렵기도 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A씨에 따르면 B씨와 상가 가게 전화번호가 일치해 “C를 운영 중이신 걸로 안다”고 물었고 “C는 정리했다”는 답변을 받은 후 해당 가게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당 상호명을 검은색으로 블러 처리해서 글을 작성했다.

아울러 “이럴 경우에도 명예훼손죄가 적용되는지도 궁금하다. 야심한 시간에 사이다 후기를 들고 오지 않아 죄송하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글에는 “괜한 겁박이다” “명예훼손은 아무것이나 적용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협박했으니 협박죄로 고소하면 된다” “신고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남 가게일 텐데 저 사람은 무엇으로 명예훼손 고소한다는 거죠?”라고 A씨를 응원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또 “보낸 문자를 읽자니 짜증이 난다. 명예훼손 문제는 공익성 제보인 데다 가릴 거 다 가리고 쓰셨으니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한글 맞춤법도 제대로 못 쓰는 사람의 글 내용을 보면 약간 비정상적인 사람 같은데 X은 그냥 피하면 된다” “벤츠 차주가 대단한 줄 아나보다. 한글 맞춤법 공부나 더 하는 게 맞을 듯싶다” 등의 댓글도 달렸다.

이후로도 B씨로부터 문자를 받았다는 A씨는 “아직까지는 본인 가게인 상태며 양도양수 전이라고 한다. 상호는 공개한 적 없고 상가 가게라고만 언급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B씨 주장처럼 A씨는 명예훼손죄로 처벌을 받을까? 법조계에선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경 변호사는 “보통 명예훼손은 사실 적시 및 허위 사실 적시로 인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을 경우 성립된다”면서도 “사이버명예훼손죄로 분류되겠지만 자동차 번호판이나 상호, 가게 전화번호 등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노출되지 않은 만큼 성립 요건에 충족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특정된 사실을 드러내 상대방의 명예가 훼손됐는지가 판단 기준이 된다. 명예훼손죄가 성립되려면 공연성과 특정성을 충족해야 하는데 해당 사안의 경우는 온라인 커뮤니티 및 기사 등 공연성은 충족될 것으로 보이나 특정성은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기사를 통해 언급됐다는 것만으로 특정성이 성립하지 않고 불특정 제3자가 성명, 얼굴, 신상정보 등으로 특정 상대를 지목할 수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1일, A씨는 3면 주차된 B씨 차량을 목격하고 그 동안의 주차 문제를 언급하며 “아침 3자리에 한 대 주차하신 걸 보고 연락드린다. 몇 달째 기존 차량부터 현재 벤츠까지 입주민을 도저히 배려하지 않는 주차에 참 속상하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버티지 못해 보배드림 및 인터넷 뉴스에 제보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B씨는 “비매너로 차량 손상하고 도망가셔서 화가 나서 그런 것이다. 기존 차량 등 관리사무소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화 나시면 하실 거 다 하셔라. 저 또한 스트레스가 말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관리소서 차량이 크니 자리 하나 해줬는데 장애인 주차을 맞앗다고(주차 구역에 댔다고) 다른 각도서 사진을 찍어 신고했다. 한 달에 100만원 넘게 과태료 내고 있는데 제 마음은 그 누구도 모르실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3일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B씨에게 주차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관리사무소장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벤츠 차주의 ‘차량이 커서 자리 하나 내줬다’는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중간자 입장인 관리사무소장으로써 특정 주민에게 특별한 혜택을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난 1일, 해당 차주에게 지하주차장에 주차하도록 안내했고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