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범퍼에 고라니 낀 차주 “음주? 정신이상 아냐” 해명

21일, 보배드림에 해명글로 상황 설명 나서
음주운전·정신이상자 부정적 여론 일자 등판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차량범퍼에 고라니 사체를 달고 다닌다는 글에 “음주운전이나 정신이상자 아니냐”는 추측성 댓글이 달리는 등 논란이 일자 해당 차주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지난 21일, 자신을 ‘고라니가 낑겨 있던 차주’라고 밝힌 회원 A씨는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추측성 댓글들이 난무해서 회원 가입 후 글을 쓴다. 음주운전한 적도 없고 술도 마시지 않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는 산내분기점서 남대전IC로 넘어가는 도중에 발생했으며 20일 오전 12시30분~35분경 사이였다”며 “일단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집에 다 와가는 도중 산내분기점서 ‘퍽’ 소리가 크게 난 것도 아니고 그냥 흔히 있는 도로의 파임 구간을 밟는 듯한 소리만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손되거나 우드득 하는 그런 소리는 전혀 나지 않았으며 집에 도착해서 주차 후 차를 둘러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충격 당시에 ‘타이어가 터졌나?’ 하고 공기압만 체크했다”며 “아마 그 당시 상황을 직접 겪어보셨다면 그냥 작은 움푹 패인 곳을 밟았구나 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A씨에 따르면 자택 주차 후 귀가 및 차량 탑승 시 앞쪽이 아닌 뒤쪽 동선을 이용했으며 아무런 문제도 느끼지 못해 출근길에 대전 석교동 소재의 셀프주유소에 들러 주유했다. 주유를 하던 중 주유소 사장이 “앞에 인형이 끼여 있는 것 같은데 한 번 확인해보시라”고 해서 그때 범퍼에 고라니가 끼여 있는 것을 최초로 인지했다.

그는 “20일 오전 7시경, 출근도 못하고 견인을 불렀고 7시54분경에 견인차가 와서 견인해갔다”며 “처음 고라니를 쳐보기도 했고 시간이 너무 일러 인터넷 검색하고 구청에도 전화 돌렸는데 당직 직원만 통화가 돼 평소 이용하던 카센터로 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센터에 차를 넣을 수 없어 기다려 달라고 하길래 근처에 차를 세워놓고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그게 바로 주차장 사진이 아닌 길가에 서 있던 사진”이라며 “카센터에 차를 넣은 뒤 구청 담당자분이 오시고 8시경에 고라니 사체를 빼고 정리했다”고 강조했다.

또 “고라니는 제가 직접 빼보려고 했으나 빠지지 않아 도움을 요청드린 것이고 사체 처리도 아는 게 없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정신이 이상하다느니, 음주 운전자라는 그런 말씀은 삼가주시고 다들 안전운전하시길 바라겠다. 수리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올 것 같아 머리가 아프다”며 “인증 원하신다면 인증해드릴 수 있으며 설명해드릴 건 이 정도”라고 덧붙였다.

회원 정치충은OOOO은 “이야기는 돌고 돌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항상 와전된다. 차량 수리 잘하세요”라고 응원했고 부랄OOO는 “안 다치셨으니 천만 다행이다. 감각이 둔하면 모를 수도 있는 것”이라며 “마음 고생 심하셨을 텐데 잊어버리고 마음의 안정을 찾으시길 바란다”고 댓글을 달았다.

해당 글에는 “사진 보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사자가 자신 있게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 아니겠느냐? 악성 댓글 무시하고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하시고 안전 운전하세요” “남대선IC 부근에 고라니가 많더라. 거기서 금산 가는 방향 터널 앞쪽 도로서 출근길에 죽은 고라니를 두어달에 한 번씩은 보고 있는데 큰 사고가 아니라서 다행” 등 글 작성자를 응원하는 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부정적인 댓글도 눈에 띈다.

회원 스피OO은 “만약 고라니가 아닌 사람이었다면 웃고 떠들 수 있을까? 덤프트럭이 뭐 치었는데 주차해놓고서 들어갔으면 뭐라 할 말이나 할 수 있겠느냐? 둔감해서 그럴 수 있다는 소리는 그다지 이해가 안 된다”며 “실제로 비 오는 날 사람을 치고 차량 하부에 매달고 질질 집까지 끌고 갔던 사건도 있었다”고 우려 목소리를 제기했다.


이 외에도 “아무리 무뎌도 전방주시 태만은 맞는 것” “진짜 차에는 1도 관심 없어 보인다. 저 정도 소리면 꽤 큰데 어떻게 저걸 모르느냐? 차 타기 전에 한 바퀴 둘러보는 센스를 가지셔라” “눈 감고 운전하시나? 저걸 모를 수 있다는 게 너무 이상하지 않느냐? 진심 안전운전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등의 댓글도 달렸다.

앞서 이날 오후 5시16분에 보배 자유게시판에 ‘혐)고라니를 달고 다니는 차’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차량범퍼에 고라니 사체가 끼어 있는 사진 2장과 함께 “손 대기 싫은 건 알겠는데 그래도 인간적으로…”라며 차량 운전자를 비난하는 듯한 뉘앙스의 글이 작성됐다.

글에는 “음주인가? 저걸 모를 수가 있나?” “저 정도면 음주운전 아니냐?” “번호판 미부착 운행이다” “매우 수상하게 여겨진다” 등의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댓글이 달렸던 바 있다.

고라니는 경기도 외곽이나 충청도 및 강원도의 산기슭이나 들판, 산길 등지서 눈에 많이 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독생활을 주로 하며 해질녘 무렵이 되어 활동을 시작하는데 특히, 자동차의 전조등 불빛을 보면 피하지 않고 오히려 달려들어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제81조(벌칙) 1의2에 따르면 고의로 자동차번호판을 가리거나 알아보기 곤란하도록 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또 자동차관리법 제84조(과태료) 3항에는 번호판을 부착 또는 봉인하지 않은 자동차를 운전한 자, 번호판을 가리거나 알아보기 곤란하게 하거나 그런 자동차를 운행한 자는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명시돼있다.

다만, 이 같은 처벌 조항은 고의성이 있을 경우로 국한된다.

운전 중 로드킬 사고를 냈을 경우 정부서 지정한 지역별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에 연락해 구조를 요청해야 하며 동물이 죽었을 경우엔 고속도로에선 도로교통공사에, 일반 도로에선 다산콜센터나 환경부에 연락해 사체 처리에 대한 도움을 구해야 한다. 또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 등의 사유지의 경우엔 차주가 직접 종량제 봉투에 사체를 담아 처리하도록 돼있다.

야생동물로 인한 차량 파손에 대한 수리비는 지급받기가 쉽지 않다.

네이버법률 등에 따르면 야생동물은 소유자가 없기에 피해를 보상받기도 어렵다. 일반적으로 로드킬 사고는 운전자가 안전운전의무를 준수하고 전방 주시를 게을리 하지 않은 상황이었더라도 운전자 과실 100% 사고로 처리되고 있다. 결국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자차)특약과 자기신체손해(자손)특약에 가입돼있는 경우에만 보상이 가능하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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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br>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방첩사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여론전에 나서려 한 게 골자다. MB·박근혜정부 때의 악몽이 재발할 수 있었던 셈이다. 군 안팎에서는 계엄이 유지됐다면 여론 공작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찰까지 벌어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군 정보기관 간부들은 이 계획을 준비하려 했던 인물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아닌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지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인형은 댓글 공작을 지시한 사람일 뿐 계획한 사람은 노상원이다.” 한 군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부정선거 수사만을 담당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도 복수의 군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냈다. 특히 사이버작전사령부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진보 성향 진급 제외 공수처는 이달 초 복수의 국군방첩사령부 간부들로부터 군 댓글 공작 의혹과 관련된 진술을 받아냈다. 한 방첩사 간부는 공수처에 “사이버사령관에 대한 정치 성향, 개인정보 등 신원 검증을 진행했다. 진보 계열 정치인과 친분이 있거나 알고 지낸 적이 있는 군 간부에 대해서는 신원 검증을 더욱 철저히 했다”고 진술했다. 공수처는 방첩사가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정권 ‘코드 인사’가 정해지면 댓글 공작팀을 구성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가 확보한 블랙리스트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친 방첩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엔 사이버사령관 관련 블랙리스트 문건도 포함됐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이 문건들을 김용현 전 장관에게 수차례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보고 시점이다.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이던 지난해 초부터다. 김 전 장관이 군 인사에 개입하고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보다 영향력이 강했던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도 방첩사의 댓글 공작 플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 “조원희 사이버사령관이 사이버 정예 요원 28명으로 구성된 ‘사이버 정찰 TF’를 구성해 2024년 10월7일∼12월27일 약 3개월간 운영할 계획이었다”며 “사이버사가 국가정보원, 국군방첩사령부 등 그동안 비상계엄에 협조해 온 기관과 연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른바 인지전·심리전을 하려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인지전은 전단 살포 등 기존 심리전에 더해 SNS를 통한 사이버 여론전까지 포괄한다. 실제 방첩사는 예하 보안연구소에 인지전을 전담하는 ‘정보종합통합대응팀(대응팀)’ 신설을 계획했다. 이 대응팀은 방첩사가 인지전 조직 설립을 추진하다 내부 반발에 부닥치자 만들어진 TF(태스크포스) 성격의 팀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원을 보안연구소로 이동시켜 TF를 꾸린 뒤 인지전 조직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사이버사 통해 인지·심리전 작업 선관위 서버 탈취 성공하면 서포트 여 전 사령관은 보안연구소에 인지전 전문가를 직접 추천하기도 했다. 실제 여 전 사령관이 추천한 인사는 지난해 12월2일 보안연구소 연구기획팀에 임용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여 전 사령관실에 있던 소령이 전 부대원을 대상으로 인지전 내용이 포함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았던 건 그의 비서실장이던 정성우 전 1처장과 최측근인 소형기 전 방첩사 참모장(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다. 정 전 1처장은 보안처와 방첩처에 인지전 관련 조직 신설을 지시했으나 간부 대부분이 ‘업무 관련성이 없다’며 거부했다. 소 전 참모장은 지난 2023년 11월6일 인사를 통해 여 전 사령관과 함께 방첩사로 온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인사 이전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에서 부장과 계획편제차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방첩사는 육·해·공군 장성급 직책과 국방부 예하기관장 등에 대한 인사안도 작성했다. 이 인사안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부터 방첩사 신원보안실과 군사정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본래 육·해·공군 각군 인사참모부에서 인사 계획안을 작성하면, 해당 인물의 세평 등 정보를 수집·조사해 검증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여 전 사령관이 지난 2023년 11월 방첩사령관으로 임명된 이후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 측근들로 구성돼 군 인사와 비상계엄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신원보안실장을 맡고 있는 나모 실장(대령)은 지난해 전역을 앞두고 있었으나 비상계엄을 나흘 앞둔 11월29일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임기가 2년 연장됐다. 신원보안실 산하 신원검증과장 등을 맡았던 진모 당시 중령은 충암고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인사에서 대령으로 진급했다. 내란 사태 이후 지난해 12월6일 육군 제5군단 방첩부대장으로 부임했다. 공수처 진술 확보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계획 문건을 만들고, 이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당시 그 자리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맡고 있었으나 박 전 총장 임기 만료 전이던 지난 4월 인사에서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여 전 사령관 지시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인 이른바 ‘최강욱 라인 명단’은 2017~2020년, 군 법무관 출신인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과 근무 시기가 겹치거나 만난 적이 있다는 군 판사·검사 명단을 30명 가까이 정리해 둔 문서다. 최 전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9월~2020년 3월 청와대 직원 직무감찰과 군을 포함한 주요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공직기관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명단에는 김상환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과 서성훈 중앙지역군사법원장(대령) 등 비육사 출신 군 법무관들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법무실장을 국방부 검찰단장직에 보임되는 일을 막기 위해 그를 강제 전역시킬 방안을 연구했다고 보고 압수수색 영장에 관련 혐의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장군 인사에도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치 성향 등 단순 세평 수집이 아닌 각 군에서 작성한 인사안을 검토하거나 직접 작성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한 군 정보 소식통은 “정보사를 포함해 계엄에 협력할 만한 인물을 정리한 문건도 방첩사가 관리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포함해 계엄에 반대하지 않을 것 같은 인물들은 모두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조 사령관은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4월 사이버사령관으로 부임했다.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과 연락을 취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하기도 한다. 부임 6개월도 안 된 해군 출신이던 이동길 전임 사령관을 교체하고 조 사령관을 임명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군 내부의 시선이다. 사령관 추천 노 ‘오케이’ 조 사령관은 평소 여 전 사령관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전 장관이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시절(2015~2017년) 작전본부 중령으로 근무했다. 방첩사 출신 군 관계자는 “여 전 사령관이 노상원을 멀리 했으나 계엄을 놓고 본다면 자신의 측근이자 믿을 수 있는 인물을 사이버사령관으로 둬야 했을 것이다. 여 전 사령관이 김용현에게 조 사령관을 추천, 노상원이 ‘오케이’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초부터 김 전 장관과 연락하면서 12·3 비상계엄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검증하려 계엄사령부 산하 수사2단을 지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서버 탈취를 계획했다. 정치권과 군 일각에서는 조 사령관이 여 전 사령관의 지시로 노 전 사령관에게 협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 전 사령관의 선관위 서버 탈취 계획이 성공했다면 조 사령관이 사이버사 산하 해킹 부대인 900연구소를 중심으로 댓글 및 여론 공작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은 댓글·여론 공작의 다음 플랜이 ‘민간인 사찰’이라고 전했다.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서버 탈취에 성공하면 진보 성향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SNS를 들여다볼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정보사 출신 군 고위 관계자는 “‘부정선거가 사실이었다’는 여론을 조성하는 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계엄이 2~3주 정도 유지됐다면 방첩사와 노상원이 지휘하는 수사2단이 주체가 돼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동향 파악은 기본이고 실제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방첩사가 사이버사를 통해 댓글·여론 공작을 하려 했던 건 ‘윤석열의 계엄이 옳았다’는 헛소리를 유포하기 위함이다. 노상원이 김용현에게 조언했고 MB·박근혜 때의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을 참고해 시나리오를 짰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노, MB·박정부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 참고 여, 블랙리스트 김용현에 직보…김·노 논의 여 전 사령관은 사이버사를 통해서만 댓글·여론 공작을 실행하려 하지 않았다. 직접 국정원에 방첩 업무를 담당할 도·감청 전문가들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여 전 사령관의 요청을 거절한 직후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하자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전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여 전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합참의 ‘계엄실무편람’에 따르면, 계엄사는 합동수사본부 지원을 맡는다. 합동수사본부는 예하에 수사1·2·3·5국을 둔다. 2018년 논란이 됐던 기무사의 계엄 대비 문건에는 합동수사본부장은 방첩사령관이, 수사5국은 국정원이 맡는다고 적혀 있다. 당시 문건에는 ‘국정원은 국정원법을 이유로 계엄사령관의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 내재’ ‘이럴 경우 대통령께서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를 따르도록 지시’라고 기록됐다. 여 전 사령관은 ‘민간인 사찰을 계획했느냐’는 의 여러 질문에 대해 “너무 구체적이다. 어떤 게 맞고 틀린지 답하기 곤란한 내용이 포함돼있다”며 “수사를 앞두고 있어 답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공수처는 방첩사의 댓글·여론 공작 의혹과 군 간부들에 대한 평가와 사찰에 대한 문건이 윤 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는지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조만간 여 전 사령관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내란 특검이 출범하게 되면 모든 자료를 특검에 넘겨야 한다. 공수처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부터 방첩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의 매일 진행 중”이라며 “포렌식이 오래 걸리는 건 여러 곳에 분산된 서버를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통해 윤 전달?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와는 별개로 방첩사 관련 사건을 입건해 사건번호를 부여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지난 5일 내란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 조만간 특별검사 수사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돼 공수처는 특검 출범 이후 방첩사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와 기존 고발 사건 수사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특검이 출범하고 자료 요청이 오면 당연히 자료를 넘겨야 하지만 그 전까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