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다리 내놔” 서천 수산물특화시장 꽃게 바꿔치기 의혹

18일, 해당 업주 “제 불찰…불미스러운 점, 사과드린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OO수산 사장님 보시면 모든 상인 욕 먹이는 짓은 이제 그만해주세요.”

최근 충남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서 구매한 꽃게가 다리가 떨어져나간 꽃게로 바꿔치기를 당했다는 한 누리꾼의 피해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17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부모님께서 서천에 놀러 다녀오셨다가 꽃게철이라고 사오셨는데 저 모양”이라며 사진을 게재했다.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조리에 앞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꽃게 5마리 사진이 담겨있다. 5마리의 꽃게들은 하나 같이 다리가 떨어져 나가 있다. 10개의 다리가 제대로 달려 있는 꽃게의 모습은 단 한 마리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순간 인천 소래포구와 다를 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소쿠리에 담을 때는 멀쩡했다는데 집에 와서 확인하니 바꿔치기해놨다”고 어이없어했다. A씨에 따르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포장 용기 안에 다리가 떨어져 있는지 확인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억울함을 느낀 A씨는 해당 업체에 전화했는데 사과는커녕 ’바꿔주겠다‘면서 (업체로)찾아오라는 말을 들었다.

A씨는 “장난치시는 건가? 외지 관광객이 갔는데 바꾸러 다시 지방으로 가겠느냐”며 “이런 식으로 장사하는 것 같은데 보배 가족분들께서는 가시면 당하지 마시라. 서천 수산물특화시장 OO수산 보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 모친은 가을이라 바람 좀 쐴 겸(서천에 놀러 가셨다가) 전어, 꽃게를 사 오셔서 가족과 함께 먹으려고 했다고 한다. 가까운 곳을 찾다가 행사 중이었던 인근의 수산물 특화시장서 싱싱해보이는 꽃게를 골라 바구니에 담았고 업체 사장이 포장을 위해 스티로폼 박스에 담았다. 이 과정서 다리가 떨어져 있는 다른 꽃게들로 포장됐다는 것이다.

그는 “(모친께서)집에서 요리하시려고 박스를 열었는데 저런 상태여서 많이 속상하셨던 것 같다”며 “그걸 옆에서 본 부친께서 모친 속상해하신 거 달래 드리려고 공감해주시고 제게 연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식 얼굴 보면서 맛나게 좋은 음식 해주시려고 했는데 얼마나 속상하셨을까?”라며 “다리 몇 개 없다고 음식맛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몇 그램 빠졌다고 배가 덜 차는 것도 아니라 집에 가서 별 말 없이 맛있게 먹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나이 드신 분이라고, 지역사람 아닌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식으로 장하사면 안 된다. 안 그래도 요즘 수산물에 대해 민감한 시기인데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OO수산 사장님 보시면 모든 상인 욕먹이는 짓은 이제 그만하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글에 회원들은 “좋은 건 단골 주는 건지? 어시장 여러 곳 가봤는데 대부분 저래서 저는 그냥 대형 마트 가서 산다. 소래포구 보면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 “3년 전인가? 저도 주꾸미 사러 가봤는데 그날 가고 ‘다신 안 와야지’ 했던 기억이 난다” “2년 전, 친절하고 인심 좋은 인상을 받아 시골 인심은 아직 있구나 싶었는데 그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나보군요. 안타깝네요” “다리가 없으면 싸게 팔면 되지. 왜 사기를 치느냐? 그렇지 않아도 일본 핵 폐수 때문에 장사 힘들 텐데…자기들 무덤 파는 거 아닌가?” 등의 비판 목소리를 냈다.

지난 16일, 장항 서천 여행을 하고 왔다는 회원 ‘차카게OOO’도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서 새우, 꽃게를 구입해 2층서 맛있게 먹고 왔는데 가게마다 꽃게 1kg 2만원, 흰다리새우 2만7000원 등 모든 수산물 가격이 동일해 담합 등 믿음이 떨어졌다”고 거들었다.


그는 “(이제)서천 쪽은 비싸서 안 가고 싶다. 다음날 오다가 이성X서 빵 사고 군산 수산물시장 구경하고 왔는데 거긴 꽃게 1kg 1만4000원서 1만5000원 등 가게마다 가격이 달랐다”고 부연했다.

같은 날 홍원항에 꽃게전어축제에 갔다는 다른 회원은 “사람이 너무 많아 서천 가서 사야겠다 싶어 들렀는데 가격이 너무 사악했다. 홍원항은 1kg에 1만원인데 여기는 1kg당 2만원…바로 옆 동네인데도 어떻게 2배 차이가 나는지, 그냥 인터넷으로 주문하려고 사지 않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어차피 킬로 수로 가격 매기는 거라서 상관없지 않느냐?”는 댓글에 A씨는 “처음 바구니에 담은 것과 바꿔치기했으니 다르지 않겠느냐? 다리 무게야 얼마 안하겠지만 싱싱하고 상품성 좋아보이는 꽃게로 보여주고(포장할 때)바꿔치기한 것 같다”고 답했다.

반박 댓글도 눈에 띈다.

회원 ‘YamOOOO’는 “파지 상품으로 보이는데 1kg당 얼마에 사셨나요? 제가 보기엔 A씨가 진상 같다”며 “엄한 사람 잡지 말고 모친께 확인 잘하고 상호 밝혀라. 확인 안 하고 싸다고 사고서, 당사자 아니면 잘 알아보고 글 쓰셔라”고 반박했다. 그는 “A씨가 진상이다에 200원 건다. 상대방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니 상호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다른 회원이 “상호 공개해서 신고당하면 책임지겠느냐?”고 댓글을 달자 그는 “그게 뭐라고, 책임지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해당 대댓글에는 “당신 수산업 종사자나 종사자 지인에 200원 걸겠다. 전화해서 따지니까 바꿔준다고 오라고 했다. 파지 상품이었으면 그런 말을 왜 했겠느냐”고 따졌다.

회원 ‘사와OO’도 “꽃게 다리가 떨어지는 건 흔한 일로 실제로 판매할 때도 다리 떨어져 있다고 싸게 팔지도 않는다고 하더라. 단, 무게 잴 때 다리가 온전히 다 붙어 있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다리가 없고 박스 안에 있다면 지극히 정상”이라며 “다리가 박스 안에 없다면 무게 잰 뒤에 다시 바꿔치기 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모친이 해당 시장서 수산물을 판매 중이라는 회원 B씨는 “이 글은 우선 팩트체크가 우선시돼야 할 것 같다. 시장의 모든 상인들을 다 알 순 없지만 사이즈나 품질별로 분류해 차등 가격으로 팔기도 한다”며 “제가 본 모친은 손님들 보는 앞에서 진열된 물건을 봉투나 아이스박스에 바로 담아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객들이 봉투에 담는 걸 볼 수 있고 바로 클레임 걸 수도, 사이즈나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사면 그만”이라며 “꽃게라는 게 잡는 과정 및 운반 과정서 다리손상이나 손실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손실없는 꽃게는 따로 분류해 조금 더 비싼 금액에 파는 상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 내용처럼 바꿔치기하면 정말 사기겠지만 진열해놓고 소비자가 바로 보는 눈앞에서 바꿔치기하기엔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 안 가보셨다면 그런 말씀 못 하실 것”이라며 “‘사과는커녕 바꿔주겠다고 오라고 했다’고 하셨는데 바닷가 사람들이다 보니 다소 사과에 인색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지쳐서 일일이 싸울 수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모든 상인이 다 똑같지 않으므로 다 투명하다고 할 순 없겠지만 최소한 모친과 주변 상인분들은 그런 분 없었다. 팔이 안쪽으로 굽기에 객관성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의 모든 상인이 사기 판매한다는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어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댓글은 오히려 논란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회원 ‘발기찬OOO’은 “글쓴이 모친께서 분명 다리가 잘 붙어있는 꽃게를 고르셨다고 하는데 왜 자꾸 기억이 왜곡됐냐고 하시느냐?”고 반문했다.

회원 ‘딸하나OO’도 “상인분께서 저 다리 없는 꽃게 사진을 보고도 사과를 안 한다잖아요. 보통 일반적으로 양심적으로 장사하는 사람이라면 저 꽃게 사진을 보면 예의상이라도 사과하지 않겠느냐”며 “구매자의 기억 오류든, 판매자의 바꿔치기든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판매자가 꽃게 사진을 보고 사과라도 했다면 의혹이 증폭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B씨의 반박 댓글에는 추천보다 비추천 수가 많이 달렸다. 

B씨는 “모친께서 만약 바꿔치기하다가 발각됐다면 소비자편을 들겠지만, 증거도 없이 마녀사냥식 글 하나에 시장상인들이 범죄자 취급당하는 건 너무 유감”이라며 “바꿔치기는 고객에게 물건 보여주고 나중에 결제 후 다른 상품으로 바꾸는 범죄”라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차등 진열된 상품 중 최상급의 상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경우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고, (A씨 모친이)진열 상품을 자세히 확인하지 않았거나 상인이 상품의 상태를 설명했지만 시장 안이 시끄러운 탓에 못 들었을 수도 있는 등 오해의 경우가 발생한다.

그는 “40이 넘는 세상살이하면서 사람은 누구나 본인이 본 것, 들은 것, 만진 것과 다르게 기억이 저장되는 경우가 있다는 걸 많이 겪었다”면서 “정확한 팩트와 증거 없이 시장상인들을 바뀌치기나 하는 사기꾼으로 오해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항변했다.


보다 못한 회원 ‘건강하세OOOOO'는 “계속 증거도 없이 몰아간다고 하는데 손수 꽃게를 고르셨고 고른 꽃게가 아닌 다른 꽃게가 박스 안에 있는데 그 ’증거(사진)‘를 말하니 기억이 왜곡됐다고 하느냐?”며 “물론 모친처럼 양심적인 분들도 있겠지만 B씨는 반대로 소비자를 ’증거‘도 없이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 모친도 게장 많이 담그시는데 절대 냉동 꽃게 사지 않고 살아있고 다리 다 붙은 꽃게로 구매하신다. 싸다고 다리 없는 거 구매하지 않는다. A씨 모친도 손수 꽃게 고르신 것 같은데 무슨 싸니까 다리 없는 걸 골랐다고 하느냐? B씨야말로 증거도 없이 소비자를 블랙컨슈머 취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일요시사>는 A씨와의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다만, A씨는 기존 글 말미에 “이런 일이 있어 다들 확인하시라고 정보를 드리려했는데 너무 많이 알려져 버렸다. 댓글 다신 분들 중에는 특화시장 상인분도, 한 다리 건넌 지역분도 계실 것 같다”며 “아마 어느 정도 인지하고 계실 것 같다”고 내용을 추가했다.

이어 “저도 보배 눈팅도 하고 잠깐씩 글도 올렸기에 회원님들의 성향을 어느 정도 아는데 제가 속이면서 뭘 바라고 올렸겠느냐”며 “부모님께 자세한 이야기도 다시 듣고 다시 올리는 글이니 보시면 정중한 사과 한 마디면 된다”고 요구했다.

해당 사연이 보도된 이날 가입한 한 보배 회원 C씨는 “불미스러운 점, 먼저 사과드리며 모든 일은 저희의 불찰로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서천 수산물특화시장 당사자’라고 밝힌 그는 오후 2시32분에 “글 작성자님의 부친과 통화해서 사과드렸다. 즐거운 가족과의 식사를 제 불찰로 망친 점, 많이 속상하셨을 거라고 생각된다”며 “이 자리를 통해 진심 어린 사과, 다시 한번 드린다”고 말했다.

해당 업주가 공식으로 사과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서천 수산물특화시장 대게 논란’은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였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양상이다.

사과 글에 한 보배 회원은 “글 작성자 부모님에게만 그랬느냐? (바꿔치기)걸린 것만 처리하는 게 자기 잘못을 뉘우치는 거라고 확신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해당 회원의 주장처럼 사과 글에는 ‘불찰’ ‘사과’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앞으로의 재발 방지 대책 등에 대한 내용은 일언반구도 찾아볼 수 없다.

다른 회원은 “원래 진심 어린 사과는 환불이 원칙 아니냐? 상품가치 떨어지는 물건을 속여 팔았으면 사과하면 끝은 아닌 것 같다. 역시 시장은 갈 곳이 못된다고 생각한다”고 겨냥했다.

다른 회원도 “지금까지 많은 고객들에게 사기쳤겠지만 그 사람들이 전부 바보들이라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닐 것”이라며 “속았음을 알았어도 다시 가는 것도 귀찮고 그냥 ‘돈 버린 셈’ 치는 것이다. 당신들이 잘 속여서 괜찮았던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맙시다. 그렇게 해야 상인들이 먹고 산다고 하면 일반 고객들은 그걸 먹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번 돈으로 사 먹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날 <일요시사>는 C씨에게 전화 통화를 수회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을 받지 않았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