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다리 내놔” 서천 수산물특화시장 꽃게 바꿔치기 의혹

18일, 해당 업주 “제 불찰…불미스러운 점, 사과드린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OO수산 사장님 보시면 모든 상인 욕 먹이는 짓은 이제 그만해주세요.”

최근 충남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서 구매한 꽃게가 다리가 떨어져나간 꽃게로 바꿔치기를 당했다는 한 누리꾼의 피해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17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부모님께서 서천에 놀러 다녀오셨다가 꽃게철이라고 사오셨는데 저 모양”이라며 사진을 게재했다.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조리에 앞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꽃게 5마리 사진이 담겨있다. 5마리의 꽃게들은 하나 같이 다리가 떨어져 나가 있다. 10개의 다리가 제대로 달려 있는 꽃게의 모습은 단 한 마리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순간 인천 소래포구와 다를 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소쿠리에 담을 때는 멀쩡했다는데 집에 와서 확인하니 바꿔치기해놨다”고 어이없어했다. A씨에 따르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포장 용기 안에 다리가 떨어져 있는지 확인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억울함을 느낀 A씨는 해당 업체에 전화했는데 사과는커녕 ’바꿔주겠다‘면서 (업체로)찾아오라는 말을 들었다.

A씨는 “장난치시는 건가? 외지 관광객이 갔는데 바꾸러 다시 지방으로 가겠느냐”며 “이런 식으로 장사하는 것 같은데 보배 가족분들께서는 가시면 당하지 마시라. 서천 수산물특화시장 OO수산 보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 모친은 가을이라 바람 좀 쐴 겸(서천에 놀러 가셨다가) 전어, 꽃게를 사 오셔서 가족과 함께 먹으려고 했다고 한다. 가까운 곳을 찾다가 행사 중이었던 인근의 수산물 특화시장서 싱싱해보이는 꽃게를 골라 바구니에 담았고 업체 사장이 포장을 위해 스티로폼 박스에 담았다. 이 과정서 다리가 떨어져 있는 다른 꽃게들로 포장됐다는 것이다.

그는 “(모친께서)집에서 요리하시려고 박스를 열었는데 저런 상태여서 많이 속상하셨던 것 같다”며 “그걸 옆에서 본 부친께서 모친 속상해하신 거 달래 드리려고 공감해주시고 제게 연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식 얼굴 보면서 맛나게 좋은 음식 해주시려고 했는데 얼마나 속상하셨을까?”라며 “다리 몇 개 없다고 음식맛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몇 그램 빠졌다고 배가 덜 차는 것도 아니라 집에 가서 별 말 없이 맛있게 먹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나이 드신 분이라고, 지역사람 아닌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식으로 장하사면 안 된다. 안 그래도 요즘 수산물에 대해 민감한 시기인데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OO수산 사장님 보시면 모든 상인 욕먹이는 짓은 이제 그만하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글에 회원들은 “좋은 건 단골 주는 건지? 어시장 여러 곳 가봤는데 대부분 저래서 저는 그냥 대형 마트 가서 산다. 소래포구 보면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 “3년 전인가? 저도 주꾸미 사러 가봤는데 그날 가고 ‘다신 안 와야지’ 했던 기억이 난다” “2년 전, 친절하고 인심 좋은 인상을 받아 시골 인심은 아직 있구나 싶었는데 그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나보군요. 안타깝네요” “다리가 없으면 싸게 팔면 되지. 왜 사기를 치느냐? 그렇지 않아도 일본 핵 폐수 때문에 장사 힘들 텐데…자기들 무덤 파는 거 아닌가?” 등의 비판 목소리를 냈다.

지난 16일, 장항 서천 여행을 하고 왔다는 회원 ‘차카게OOO’도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서 새우, 꽃게를 구입해 2층서 맛있게 먹고 왔는데 가게마다 꽃게 1kg 2만원, 흰다리새우 2만7000원 등 모든 수산물 가격이 동일해 담합 등 믿음이 떨어졌다”고 거들었다.


그는 “(이제)서천 쪽은 비싸서 안 가고 싶다. 다음날 오다가 이성X서 빵 사고 군산 수산물시장 구경하고 왔는데 거긴 꽃게 1kg 1만4000원서 1만5000원 등 가게마다 가격이 달랐다”고 부연했다.

같은 날 홍원항에 꽃게전어축제에 갔다는 다른 회원은 “사람이 너무 많아 서천 가서 사야겠다 싶어 들렀는데 가격이 너무 사악했다. 홍원항은 1kg에 1만원인데 여기는 1kg당 2만원…바로 옆 동네인데도 어떻게 2배 차이가 나는지, 그냥 인터넷으로 주문하려고 사지 않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어차피 킬로 수로 가격 매기는 거라서 상관없지 않느냐?”는 댓글에 A씨는 “처음 바구니에 담은 것과 바꿔치기했으니 다르지 않겠느냐? 다리 무게야 얼마 안하겠지만 싱싱하고 상품성 좋아보이는 꽃게로 보여주고(포장할 때)바꿔치기한 것 같다”고 답했다.

반박 댓글도 눈에 띈다.

회원 ‘YamOOOO’는 “파지 상품으로 보이는데 1kg당 얼마에 사셨나요? 제가 보기엔 A씨가 진상 같다”며 “엄한 사람 잡지 말고 모친께 확인 잘하고 상호 밝혀라. 확인 안 하고 싸다고 사고서, 당사자 아니면 잘 알아보고 글 쓰셔라”고 반박했다. 그는 “A씨가 진상이다에 200원 건다. 상대방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니 상호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다른 회원이 “상호 공개해서 신고당하면 책임지겠느냐?”고 댓글을 달자 그는 “그게 뭐라고, 책임지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해당 대댓글에는 “당신 수산업 종사자나 종사자 지인에 200원 걸겠다. 전화해서 따지니까 바꿔준다고 오라고 했다. 파지 상품이었으면 그런 말을 왜 했겠느냐”고 따졌다.

회원 ‘사와OO’도 “꽃게 다리가 떨어지는 건 흔한 일로 실제로 판매할 때도 다리 떨어져 있다고 싸게 팔지도 않는다고 하더라. 단, 무게 잴 때 다리가 온전히 다 붙어 있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다리가 없고 박스 안에 있다면 지극히 정상”이라며 “다리가 박스 안에 없다면 무게 잰 뒤에 다시 바꿔치기 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모친이 해당 시장서 수산물을 판매 중이라는 회원 B씨는 “이 글은 우선 팩트체크가 우선시돼야 할 것 같다. 시장의 모든 상인들을 다 알 순 없지만 사이즈나 품질별로 분류해 차등 가격으로 팔기도 한다”며 “제가 본 모친은 손님들 보는 앞에서 진열된 물건을 봉투나 아이스박스에 바로 담아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객들이 봉투에 담는 걸 볼 수 있고 바로 클레임 걸 수도, 사이즈나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사면 그만”이라며 “꽃게라는 게 잡는 과정 및 운반 과정서 다리손상이나 손실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손실없는 꽃게는 따로 분류해 조금 더 비싼 금액에 파는 상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 내용처럼 바꿔치기하면 정말 사기겠지만 진열해놓고 소비자가 바로 보는 눈앞에서 바꿔치기하기엔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 안 가보셨다면 그런 말씀 못 하실 것”이라며 “‘사과는커녕 바꿔주겠다고 오라고 했다’고 하셨는데 바닷가 사람들이다 보니 다소 사과에 인색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지쳐서 일일이 싸울 수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모든 상인이 다 똑같지 않으므로 다 투명하다고 할 순 없겠지만 최소한 모친과 주변 상인분들은 그런 분 없었다. 팔이 안쪽으로 굽기에 객관성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의 모든 상인이 사기 판매한다는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어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댓글은 오히려 논란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회원 ‘발기찬OOO’은 “글쓴이 모친께서 분명 다리가 잘 붙어있는 꽃게를 고르셨다고 하는데 왜 자꾸 기억이 왜곡됐냐고 하시느냐?”고 반문했다.

회원 ‘딸하나OO’도 “상인분께서 저 다리 없는 꽃게 사진을 보고도 사과를 안 한다잖아요. 보통 일반적으로 양심적으로 장사하는 사람이라면 저 꽃게 사진을 보면 예의상이라도 사과하지 않겠느냐”며 “구매자의 기억 오류든, 판매자의 바꿔치기든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판매자가 꽃게 사진을 보고 사과라도 했다면 의혹이 증폭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B씨의 반박 댓글에는 추천보다 비추천 수가 많이 달렸다. 

B씨는 “모친께서 만약 바꿔치기하다가 발각됐다면 소비자편을 들겠지만, 증거도 없이 마녀사냥식 글 하나에 시장상인들이 범죄자 취급당하는 건 너무 유감”이라며 “바꿔치기는 고객에게 물건 보여주고 나중에 결제 후 다른 상품으로 바꾸는 범죄”라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차등 진열된 상품 중 최상급의 상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경우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고, (A씨 모친이)진열 상품을 자세히 확인하지 않았거나 상인이 상품의 상태를 설명했지만 시장 안이 시끄러운 탓에 못 들었을 수도 있는 등 오해의 경우가 발생한다.

그는 “40이 넘는 세상살이하면서 사람은 누구나 본인이 본 것, 들은 것, 만진 것과 다르게 기억이 저장되는 경우가 있다는 걸 많이 겪었다”면서 “정확한 팩트와 증거 없이 시장상인들을 바뀌치기나 하는 사기꾼으로 오해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항변했다.


보다 못한 회원 ‘건강하세OOOOO'는 “계속 증거도 없이 몰아간다고 하는데 손수 꽃게를 고르셨고 고른 꽃게가 아닌 다른 꽃게가 박스 안에 있는데 그 ’증거(사진)‘를 말하니 기억이 왜곡됐다고 하느냐?”며 “물론 모친처럼 양심적인 분들도 있겠지만 B씨는 반대로 소비자를 ’증거‘도 없이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 모친도 게장 많이 담그시는데 절대 냉동 꽃게 사지 않고 살아있고 다리 다 붙은 꽃게로 구매하신다. 싸다고 다리 없는 거 구매하지 않는다. A씨 모친도 손수 꽃게 고르신 것 같은데 무슨 싸니까 다리 없는 걸 골랐다고 하느냐? B씨야말로 증거도 없이 소비자를 블랙컨슈머 취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일요시사>는 A씨와의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다만, A씨는 기존 글 말미에 “이런 일이 있어 다들 확인하시라고 정보를 드리려했는데 너무 많이 알려져 버렸다. 댓글 다신 분들 중에는 특화시장 상인분도, 한 다리 건넌 지역분도 계실 것 같다”며 “아마 어느 정도 인지하고 계실 것 같다”고 내용을 추가했다.

이어 “저도 보배 눈팅도 하고 잠깐씩 글도 올렸기에 회원님들의 성향을 어느 정도 아는데 제가 속이면서 뭘 바라고 올렸겠느냐”며 “부모님께 자세한 이야기도 다시 듣고 다시 올리는 글이니 보시면 정중한 사과 한 마디면 된다”고 요구했다.

해당 사연이 보도된 이날 가입한 한 보배 회원 C씨는 “불미스러운 점, 먼저 사과드리며 모든 일은 저희의 불찰로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서천 수산물특화시장 당사자’라고 밝힌 그는 오후 2시32분에 “글 작성자님의 부친과 통화해서 사과드렸다. 즐거운 가족과의 식사를 제 불찰로 망친 점, 많이 속상하셨을 거라고 생각된다”며 “이 자리를 통해 진심 어린 사과, 다시 한번 드린다”고 말했다.

해당 업주가 공식으로 사과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서천 수산물특화시장 대게 논란’은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였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양상이다.

사과 글에 한 보배 회원은 “글 작성자 부모님에게만 그랬느냐? (바꿔치기)걸린 것만 처리하는 게 자기 잘못을 뉘우치는 거라고 확신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해당 회원의 주장처럼 사과 글에는 ‘불찰’ ‘사과’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앞으로의 재발 방지 대책 등에 대한 내용은 일언반구도 찾아볼 수 없다.

다른 회원은 “원래 진심 어린 사과는 환불이 원칙 아니냐? 상품가치 떨어지는 물건을 속여 팔았으면 사과하면 끝은 아닌 것 같다. 역시 시장은 갈 곳이 못된다고 생각한다”고 겨냥했다.

다른 회원도 “지금까지 많은 고객들에게 사기쳤겠지만 그 사람들이 전부 바보들이라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닐 것”이라며 “속았음을 알았어도 다시 가는 것도 귀찮고 그냥 ‘돈 버린 셈’ 치는 것이다. 당신들이 잘 속여서 괜찮았던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맙시다. 그렇게 해야 상인들이 먹고 산다고 하면 일반 고객들은 그걸 먹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번 돈으로 사 먹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날 <일요시사>는 C씨에게 전화 통화를 수회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을 받지 않았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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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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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