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OO초교 사건’ 입 연 OO헤어 “잘못 바로잡고 비난받겠다”

보배드림 통해 해명 글 작성 “틱 장애 증상”
회원들 “손이 친구 뺨에 맞아?” 냉소 분위기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대전 OO초등학교 40대 여교사의 극단적 선택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인근 미용실 ‘OO헤어’ 업주 A씨가 “세상에 퍼진 루머들이 진정성이 아닌 악성 루머들로 비화됐다”며 입장을 표명했다.

A씨는 지난 11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먼저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 지금도 이 상황서 글을 올려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하는 건 아닌가 많은 고민이 든다”면서도 “잘못된 내용들은 바로잡고 잘못한 내용에 대해서는 겸허히 비난을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학년 입학 후 아이의 행동이 조금씩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 학기 초부터 이상 증상이 나타났지만 ‘적응하는 과정이겠지’ 하는 생각에 해당 학교나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다.

2학기가 끝날 무렵 다니던 학원으로부터 아이에게 틱 장애 증상이 보이는 데다 작은 소리에도 귀를 막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보니 아이가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친구 뺨을 때렸던 것으로 밝혀졌다(A씨는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고 기술).

이 일에 대해 해당 교사는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해 사과하라고 했지만 아이는 겁을 먹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결국 교장실로 보내졌다.

A씨는 “고인, 교감, 교장과의 면담 자리서 아이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면서 훈육 과정서 학급회의 시간에 안건을 제시하는 것도 아닌, 인민재판식의 처벌 방식은 8세 아이에게 받아들이기 힘드니 지양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집에서 아이에게 ‘선생님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라고 일찍 등교시키겠다’고 지도하고 선생님께서도 아이들 없을 때 ‘한 번만 안아주면서 미안했어’라고 한 마디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이날 면담 자리서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종료됐는데, 고인은 면담을 가졌던 다음날부터 학기가 끝날 동안 병가로 학교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고작 8세인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 힘든 상황이 벌어진 것에 화가 났고 선생님이 아이와 약속한 부분도 이행되지 않아 저희는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 아이의 틱 장애가 점점 더 심해졌고 대학병원의 정밀검사와 주기적 심리상담 치료를 받는 한편, 학폭 담당 교사 연계로 상담도 진행했다.

그해 열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서 A씨는 학교에 ▲차후 아이가 학년에 올라가면 해당 교사의 담임 배제 ▲아이 심리 상태를 고려해 해당 교사과 다른 층에 배정 2가지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학폭위는 A씨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종료됐다.

A씨는 “학폭위 이후 고인에게 개인적인 연락은 물론, 만난 적도, 학교를 찾아간 적도 단 한 번도 없었다”며 “2020년, 2021년까지 요구사항이 잘 이행되고 있었는데 2022년에 바로 옆 교실에 선생님이 배정되면서 교육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 차례 추가로 민원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9년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건은 경찰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되면서 사건은 그대로 종결 처리됐다.


그는 “일부 언론서 아이가 학폭위 1호 처분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며, 저희는 선생님께 반말을 하거나 퇴근길에 기다렸다가 험담하거나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도, 개인적으로 연락한 적도, 만난 적도, 신상 정보 유출했다고 찾아가서 난동을 피운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커뮤니티서 4인방의 주동자로 지목됐는데, 김밥집과는 같은 학급의 학부모 관계일 뿐”이라며 “민원을 같이 제기했다는 나머지 2인은 누구인지도 모를뿐더러 주동자로 몰아세워진 상태”라고 억울해했다.

아울러 “저희가 잘못한 부분에 대한 비난과 손가락질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향후 고인이 되신 선생님과 관련한 민형사상의 문제가 있다면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A씨의 이 같은 주장은 확인되거나 정확히 증명되지 않은 내용들이다. 한쪽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쓰여진 해명글인 만큼 이를 감안해서 봐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A씨의 해명글에 앞서 갑질 가해 학부모 이웃이라는 누리꾼의 폭로가 터져 나왔다.

해당 학교의 학부모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제가 누구 아빠인지도 알 수 있지만 감수하고 글 쓴다. 미용실 엄마와 같은 단지 살고 있고 이 일이 있은 이후에 학교 가서 신상보호해주지 않는다고 난리치고, 지역 맘카페 글 스크랩해서 고소할 준비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4년 전, 오픈 카톡방을 만들어 주도한 사람, 미용실 엄마가 대장이 맞고 나머지 둘은 저 사람에게 동조한 죄 정도고, 무혐의 이후엔 추가 괴롭힘은 없었다”며 “혹자는 아이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데 미용실 아니는 애들 괴롭히는 망나니로 유명했다. 솔직히 지금은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때 짜증나서 찾아가려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아,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말이야 방구야. ‘친구 뺨을 손으로 때렸다’ 이게 정상적인 표현입니다. 이 부분 보고 밑줄 싹 다 패스”라는 댓글이 추천수를 가장 많이 받은 댓글로 올라와 있다.

대댓글에는 “기가 찬다.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뺨이 아이 손에 맞았다는 신박한 X소리 잘 듣고 그 이하는 안 읽었습니다” “뺨 때렸을 때 그냥 학폭 보내버렸으면 선생님 마음고생 안 하셨을 텐데…진짜 저거 짧게 써 있지만 선생님이 얼마나 경위서 쓰고 불려 다니고 고생하셨을지…”라는 의견이 달렸다.

현재 1학년 담임교사를 맡고 있다는 회원 ‘불OO’은 “뺨이 손을 때리기도 하는군요. 문제 행동이 있는 학생들로 인해 수많은 다른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힘들어한다”며 “10년 넘게 이 일을 해보니 콩콩 팥팥(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은 과학임이 증명되긴 하더라. 물론 반박 시 당신 말이 맞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다른 회원들도 “살다 살다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는 표현은 처음 본다. 글만 보고 뺨 맞은 친구가 가해 학생 손을 얼굴로 때렸다는 줄…그 뒤로 안 읽었네요” “애가 다른 애 귀싸대기를 후려친 거지. 손에 뺨이 맞았대. 정신 차리세요”라고 성토했다.

현재 교육계에 종사 중이라는 한 회원은 “글을 읽어보니 자녀분이 반 친구의 뺨을 때리는 사건이 있었지만 사과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제가 이해한 것이 맞느냐”며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말씀과 반 아이들의 대답, 교실 상황이 글에 참 자세히 묘사돼있는 게 참 신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사건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일에 대해 부모로서 아이가 다수의 학생들 앞에서 느낀 수치심과 무안함이라는 감정을 느낀 부분이 속상하신 듯하다”면서도 “하지만 훈육에는 늘 수치심, 무안함, 죄책감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과 해선 안 되는 행동을 배우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직 학폭 및 아동학대 담당교사라는 회원도 “3번째 항목(학폭위 직후 병가 처리)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어떤 공직이든, 회사든, 병가를 민원 다음날 조치하는 곳은 없다”며 “실제로 후배 교사가 아동학대 민원 건으로 병가조치 후 휴직했던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원은 “병가를 그렇게 쉽게 허락하는 학교는 어느 세상에도 없다. 어떤 공기관이 병가 신청한 후 다음날 결재가 되느냐”며 “해당 학부모의 아동학대 민원으로 병가 처리됐다는 게 합리적 의심이다. 손이 뺨으로 갔다는 말이 참 웃기다”고 자조하기도 했다.

이어 “어떤 상황이든 친구에게 신체적 폭력이 발생했고 해당 학생이 불편함이 있었다면 학폭 처리되는데 고인이 된 선생님께서 아직 어린 학생이고 훈육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돼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처리된 부분으로 보인다”며 “그런 분을 민원으로 그렇게 힘들게 고통을 줘야 했나? 말은 쉽게 뱉을 수 있지만 주워 담기는 어려운 법”이라고 직언했다.

실제로 <일요시사> 취재 결과, 현재 일선 학교서 아동학대로 교사가 신고당할 경우 즉시 분리 조치로 인해 보직해임 처분이 내려져 근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병가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동네 주민이라는 회원 ‘swkiOOOOO’은 “정말 치욕스럽고 부끄럽고 끔찍하다.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평생 반성하고 죗값 달게 받으시길 부탁드린다”고 질타했다.


반면 “아직 물증도 없고 유서도 나온 게 없는데 중립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유가족 증언도 따로 나온 게 없고…빨리 조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조심스러운 댓글도 눈에 띈다.

한 전문가는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는 문장은 명백히 의도된 문장으로 보이며 아이에겐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다”며 “A씨가 글을 통해서도 아이가 잘못했다는 것도 인정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이가 친구들과 놀다가 (자의든 타의든)때릴 수는 있는데 그 후 어른들의 해결 방식 과정의 진실이 중요한 쟁점이 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5일, 고인은 대전 유성구 자택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틀 만인 지난 7일 오후 6시쯤 숨을 거뒀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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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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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