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 여성도 일부 책임” 억울함 호소한 운전자, 왜?

추돌사고 유발 후 연락 및 만남 거부 논란
수리비·합의금 등 800만원으로 비용 발생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18일, 왕복 6차선 주행 중 무단 횡단자로 인한 앞차와의 급정거 추돌사고로 차량 수리비, 병원 치료비, 합의금 등으로 무려 800만원이 발생했다며 억울하다는 사연이 화제로 떠올랐다. 해당 운전자는 자신의 안전거리 미확보는 과실은 인정하면서도 무단횡단이 없었더라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무단 횡단 여성의 사고 후 대응도 적절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당사자인 A씨는 이날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에 ‘무단 횡단자에 의한 추돌사고 문의드린다’며 글과 함께 40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A씨의 차량과 같은 방향으로 주행 중이던 시내버스가 승강장이 있는 3차선으로 붙지 않은 채 승객들을 하차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때 반대편서 한 여성이 화물트럭 사이서 이중황색실선으로 그려져있는 중앙선을 넘어 무단횡단을 감행했다. 앞차는 급정차하면서 여성과의 충돌을 피했지만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았던 A씨는 앞차를 들이받고 말았다. 추돌사고 현장을 바라보며 유유히 3개 차선을 횡단한 여성은 반대편 인도로 올라선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주변 행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안전거리 미확보는 인정한다”면서도 “무단 횡단자의 사과 한 마디 없는 태도가 너무 화가 난다”며 “무단 횡단자에게 일부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A씨에 따르면 무단횡단을 시도했던 사람의 신원은 파악된 상태지만 그는 현재 연락은 물론, 만남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그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할증 감안하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런 태도가 너무 화가 나서 안 되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튿날에는 “사고 경험도 처음이고 문제 해결에 조언을 얻고자 올린 글이 하루 사이에 많은 조회수와 댓글이 달려 놀랍기도 하고 경황이 없다”면서도 “1차적으로 제 안전거리 미확보가 잘못인 것은 인지하고 있다. 앞 차주 분과의 비율 산정은 100:0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무단횡단자의 최소한의 양심도 없고 뻔뻔한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게 됐다”며 “많은 조회수와 댓글들도 같은 궁금증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무단 횡단자 외에 여러 상황에 의해 사고가 날 경우 어떤 판결이 날지 의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문의 글에 달린 160개를 상회하는 댓글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운전자의 잘못을 지적하는 기류가 강했다.(20일 오전 8시 기준)

“무단횡단 범칙금 3만원, 글 작성자 100% 과실”(청주OOO) “이런 경우는 과실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앞차가 부딪쳤으면 모르겠는데 앞차는 보행자와 부딪치지 않았다”(MROO) “평소에도 간격 저렇게 두고 다니는 건가? 이번만이 아니라 언젠가는 사고 한 번 났을 것 같다. 저렇게 가봤자 5분 빨리 갈 텐데 천천히 간격 좀 띄워서 가셔라”(워니OOO)

회원 ‘du4OOO’은 “억울할만 하지만 추격전도 아니고 차 운전습관부터 버려야 한다”, 회원 ‘밍기적OO’은 “왜 안전거리 미확보로 사고 내고 남탓 하느냐? 무단횡단 아니고 다른 천재지변 때문에 앞차 급정거 추돌사고 났으면 그때도 청구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A씨는 “앞 차주분과는 전혀 비율 산정할 게 못 된다. 다만 사과 하나 없는 무단 횡단자와의 과실 비율을 조정하고 싶어 문의 드린 것”이라며 “다수의 분들이 같은 상황서 어떻게 진행하시는 게 좋을지 공유드리고자 글을 올렸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눈팅만OOO’ 회원은 “사고 전의 차량 간격 보이나? 무단횡단 아니어도 박을 상황 같다. 운전습관부터 고쳐야겠다. 바짝 붙어 달리는 것도 저 정도면 수준급”이라며 “우선 신원 확보됐다고 하니 법적으로 책임 나누는 것을 추천 드리고 후기 꼭 부탁드린다. 사고 원인 제공을 한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이 어떻게 나눠질지 저도 궁금하다”고 댓글을 달았다.

‘스라OO’ 회원은 “고작 40초 영상에서 소름 돋는 부분으로 ▲차량 간격 유지 없이 달리는 님 ▲저 정도 사고에 800만원 나오는 견적 ▲차량 보지도 않고 무단횡단 해서 사고 유발한 무단 횡단녀 ▲뒤이어 무단횡단 하던 여자 덤프트럭 사각지대 앞에 멈춰서 있음 ▲또 무단횡단 하는 2명의 남자. 대한민국이 짱깨국(중국) 되어가는 느낌”이라며 자조 섞인 댓글을 남겼다.


“민사소송 들어가야 한다”(거침없OOO) “사과의 의미로 10만원에서 20만원 주고 끝내면 될 걸 800만원 요구하는 경우는 뭐냐”(머리OO) “저는 그래도 저 무단 횡단자가 제일 짜증나긴 하네요. 진짜 무책임한 사람들”(선녀와OOO) “변명과 핑계는 그만 하시고 인정할 거 인정하고 마무리하시고 억울하다 싶으면 민사로 무단 횡단자에게 소송하는 게 맞다. 근데 저 정도로 800만원이라니 세상 참 무섭다”(선O)라며 글 작성자를 두둔하는 의견도 눈에 띈다.

‘달려라OO’ 회원은 “3년 전, 똑같은 사고로 한문철TV에 채택돼 무단 횡단자에게 과실 30% 잡힌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소송까지 가려고 했지만 경찰 신고 후 신상정보를 제공받아야 가능하고 안전의무위반으로 벌점 먹고 시작한다길래 귀찮아 포기했다”고 과거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6월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서 발생했던 무단횡단 사고에 대해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TV'를 운영 중인 한문철 변호사는 “바로 앞 육교가 있고 왕복 9차로의 넓은 길, 맞은편 불빛과 바닥에 비치는 불빛 때문에 산란현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행자 의상도 흰색과 검은색 계열이었다. 운전자 과실은 0%로 보이기 때문에 경찰이 통고 처분을 내렸다면 거부하고 즉결심판을 요청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당시 무단횡단 도중 차량과 부딪친 여성은 머리가 찢어지는 등의 부상으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당시 보험사 측은 운전자에게 전방주시태만을 이유로 과실비율을 5%로 잡았으며 경찰은 운전자의 과실이 더 크다고 봤다.

한 재경 변호사는 “200m 이내에 횡단보도가 없는 구간이나 보행자가 주변의 안전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무단횡단하다가 사고 시 보행자에게 과실을 따져 물을 수 없다”며 “주변에 도로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방법이 마련돼있지 않은 도로 위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이는 전방을 주시하지 못한 차주의 잘못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보행자의 과실이 인정될 수 있는 무단횡단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재판정에서 자신의 죄(전방주시태만)를 반성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억울하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죄를 지속적으로 부정하고 불량한 태도를 보일 경우 그 이상의 처벌이 내려질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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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윤석열 한가위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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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반가운 얼굴과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추석 명절이 다가왔다. 예민하지만, 또 그만큼 흥미로운 정치 이야기도 한두 마디씩 오간다. 그래서인지 용산은 마냥 웃을 수 없다. 추석을 앞두고 연이어 리스크가 터졌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연휴 내내 야당이 추석 밥상을 독차지할지도 모른다. 물가는 오르는데 국정 지지율은 내림세다. 추석 연휴 동안 의료 대란은 예견된 문제였다. 야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역풍 맞을 위기에 처한 마당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묘한 거리감도 신경이 쓰인다. 꺼야 할 급한 불이 한두 개가 아니다. 지지율 추락 30% 뚫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20%대인 29.6%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8월 첫 번째 주 29.3%를 기록한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20%대 지지율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이 같은 수치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66.7%, ‘잘 모름’은 3.6%다. 해당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7%였다.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 ±2.0%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는 의료 대란을 비롯한 물가, 당정 갈등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야당이 의료 공백 문제를 입 모아 지적하면서 크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의료개혁을 다루는 정부의 태도를 겨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서 의료개혁과 관련해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 필수 의료 살리기’에 정책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기존의 뜻을 확고히 했다. 의료진과 대통령의 인식 차이에 대한 질문에는 “의료 현장을 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 “비상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 등의 말을 했다. 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혼자서만 달나라에 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3일 국회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중증·난치 환자를 떠나버린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하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응급실은 중증 환자만 이용할 수 있게 제도화할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부가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4일 윤 대통령은 심야 응급실을 방문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료진이 ‘번아웃’되지 않도록 각종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미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길어지는 의료 대란, 사면초가 한동훈 영부인 공천 논란까지? 상다리 휘는 야 물가 문제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지난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물가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2.0%로 집계됐다. 이는 1.9%이던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정부는 이 점을 강조하며 물가 안정세를 강조했지만 당초 지난달 물가가 높았던 탓에 국민이 체감하긴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달 정부는 민주당이 발의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 거부권을 썼다. ‘현금 살포’ ‘표풀리즘’이란 지적이 나와도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된다는데 싫어할 국민은 없다”며 “추석을 앞두고 (25만원 지원법을)딱 잘라 거절했으니 이에 맞먹을 대응책을 가져와야 한다. 지지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법안이든 지원금이든 국민이 피부로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윤 대통령은 “기초생활수급자 167만명에게 지급하는 생계급여를 추석 전 조기 지급하라”고 지시하면서 민생경제 분야서 승부수를 띄웠다. 같은 날 민주당은 당론으로 추진하던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역화폐법 개정안)을 국회서 의결하면서 마찬가지로 이슈 선점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추진하던 25만원 지원법과 다를 바가 없다며 “내 세금 살포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표적인 민생 법안을 정쟁 법안으로 활용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맞불을 놨다. 용산을 향한 야당의 공세가 날로 거칠어지고 있다. 이에 맞서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야권 인사를 겨냥해 수사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공격 대상이 됐다.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권오수 전 회장 등의 2심 선고기일이 오는 12일 예정된 만큼 이를 덮기 위한 ‘급발진 수사’를 진행한 게 아니냐는 점에서다. 검찰은 오는 9일 신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공판기일 전 이뤄지는 증인신문에 “문 전 대통령도 참석하라”고 통보했다. 법적으로 따졌을 때 출석 의무는 없지만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보고 있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진다. 다시 쥔 총자루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는 문 전 대통령과 딸 문다혜씨에 대한 수사를 두고 “추석 명절 밥상에 윤석열, 김건희 대신 다른 이름을 올리기 위한 국면 전환용 기획수사”라고 비판했다. 대통령 부부에 대한 혐의는 덮어주는 검찰이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 대해서는 도의를 무시하는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는 김혜경 여사도 소환했다. 지난 5일 김 여사가 수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을 두고 민주당은 “야당 대표로 모자라 배우자까지 추석 밥상머리에 제물로 올리려는 정치검찰의 막장 행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윤정부는 집권 후 추석 밥상마다 이 대표를 올리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며 “검찰은 이번에도 반성은커녕 야당 대표의 배우자마저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겠다고 한다. 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 탄압 수사가 검찰의 추석 기념행사냐”고 직격했다. 야당의 사법 리스크가 추석 밥상에 올라오나 싶더니 김건희 여사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분위기가 뒤집혔다. 김 여사가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당시 5선이었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야당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 여사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석 밥상에 올리면서 명품가방 수수 의혹부터 공천 개입 논란까지 전 방향으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원이 당초 컷오프된 점을 들며 반박했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진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소문이 무성하던 김 여사의 당무 개입과 선거 개입, 국정 농단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 되기 때문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며 “‘김건희 특검법’에 이를 포함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엄포를 놨다. 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당시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한 대표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며 “두 사람 모두 대답하지 않을 경우 김건희씨의 국정 농단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야당의 발목을 잡나 싶었지만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 등장하면서 한순간에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 형국이다. 용산이 코너에 몰린 상황서 여당이 난관을 헤치고 새로운 의제로 판을 엎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끝까지 시끌벅적 하지만 ‘N번째 윤-한 갈등’이 불거진 시점서 당에 큰 기대를 하기엔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여당이 합심해 추석 밥상을 차리고 싶어도 자꾸만 손발이 엇나가니 오히려 민주당만 득을 본다는 설명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국민의힘과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 대표가 제3자 특검법을 입 밖으로 내뱉은 순간 야당에 꽃놀이패를 직접 쥐어준 것과 다름없다. 한 대표가 용산과 언제 또 충돌할까 지켜보는 당 입장에서는 조마조마하다”고 토로했다. 다음 달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부산 금정구서 만에 하나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면 한 대표 사퇴 요구로 이어질 것이란 구설이 여의도 정가를 떠돈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이 패배하자 김기현 전 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처럼 한 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아직은 친한(친 한동훈)계 보다 친윤(친 윤석열)계 비중이 큰 만큼 당이 갈라지진 않겠지만 60%가 넘는 당원이 선택한 당 대표를 쫓아내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 갈등마저도 야당의 반찬으로 내어줬다. 용산이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 카드를 제시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용산은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반기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국정 브리핑서도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니라 제가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며 국회 정상화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이 대표와의 만남을 거절한 셈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첫 영수회담은 지난 4월29일이었다. 윤정부 출범 이후 720일, 4·10 총선이 끝난 지 18일 만이었다. 당시 총선서 국민의힘이 참패하자 국정 전환용으로 ‘소통하는 정부’를 내세웠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지금처럼 민주당이 온갖 리스크를 꺼내 들고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시점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영수회담에 응하지 않겠냐는 설명이 나오는 이유다. 꽉 막힌 국회 탄핵 거부권만 도돌이표 분위기 반전시킬 영수회담 카드 꺼낼까 이 대표는 지난 8·18 전당대회서 재임에 성공한 직후부터 줄곧 대화를 요청해 왔다. 윤 대통령 입장서도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무기한으로 미룰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첫 번째 영수회담처럼 ‘안 만나느니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 경우, 오히려 용산의 실책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시된다. 지난 1일 여야 대표 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만큼 대통령조차 야당 대표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다면 민주당이 “불통” “꽉 막힌 소통” 등 공격적인 논평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영수회담이 이뤄져도 꽁꽁 얼어붙은 정국이 풀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지난 5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제22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제안했다. 하지만 연설 후반부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조준하자 야당 측 의석서 반발이 터져 나왔고 민생협의체 논의는 뒷순위로 밀렸다. 야당 의원들 사이서 윤 대통령이 보내온 추석 선물을 거부하는 ‘선물 보이콧’도 일어났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자신의 SNS에 추석 선물 사진과 함께 “용산 대통령로부터 배달이 왔다”며 “받기 싫은데 왜 또다시 스토커처럼 일방적으로 (선물을)보내시나”라고 글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스토커 수사’나 중단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혁신당 김준형 의원도 “‘선물 보내지 마시라’고 분명히 말했지만 외교도, 장관 임명도 마음대로”라며 “(국회)개원식 불참까지 제멋대로 하더니 안 받겠다는 선물을 기어이 보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당장 눈앞에 택배기사님 고충을 생각하시는 것부터 시작하시라. 참고로 대통령실 명절선물은 지역주민들의 피땀으로 만든 특산품”이라고 말하는 등 국회 곳곳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한 차례 고비를 넘겨도 용산의 앞날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눈앞에 놓인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가 끝나면 수능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4대 개혁(연금·의료·교육·노동) 중 교육개혁이 다시 한번 주목받는 때이기도 하다. 이제 곧 수능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석에 의료개혁이 문제가 됐다면 그다음으로는 교육개혁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교육개혁이든 의료개혁이든 취지는 좋은데 문제는 이 개혁안을 벌여놓고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니 사방서 문제가 동시에 터지는 것”이라며 “의대 증원으로 인해 올해 수능은 ‘초긴장 모드’다. 지난해 ‘킬러 문항’으로 사교육계가 크게 반발한 만큼 정부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의협 당직 병원 반발 “추석에 아프면 대통령실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정부의 추석 연휴 당직병원 운영 방침에 크게 반발했다. 앞서 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에 약 4000곳을 대상으로 당직 병·의원을 운영할 계획을 밝히자 “민간 의료기관에 부당한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아울러 의협은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대통령은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며 “추석 연휴 응급진료 이용은 정부 기관이나 대통령실로 연락하시기 바란다”는 공지를 전송했다. 공지 말미에는 ‘02-800-7070’라는 연락처를 덧붙였다. 이는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이 제기되던 당시 논란이 됐던 대통령실 번호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