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가 우습나? 건드리지 마” 여행사 협박 논란

3달 전 계약·당일 다른 호실 확인 후 항의
환불배상 요구에 돌연 “가족들까지 끝나”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여행사를 통해 숙박 예약 후 찾아간 방이 계약조건과 너무 달라 항의와 함께 환불 및 배상을 요구하자 되레 협박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피해 호소글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0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도와주세요. 조폭 같은 여행사 직원에게 협박을 받았습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날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1월에 친구 둘과 울릉도 여행 계획을 잡고 숙박예약을 의뢰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여자들은 잠자리를 중요시하기에 최근에 생겼다는 호텔에 트윈+싱글베드룸으로 잡아달라고 요청했는데 방이 몇 개 없어서 빨리 잡아야 한다길래 1월19일에 계약금 50%인 74만7500원을 회사계좌로 송금했다”며 “호텔 측으로부터 예약이 확정됐다는 문자메시지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일, 나머지 잔금을 보냈는데 12일 담당자(B)가 ‘호텔 측 실수로 예약 파일이 지워져 다른 사람들 예약을 받느라 예약했던 방이 없어졌다’고 했다”며 “다른 방은 모두 예약돼서 2층 침대가 있는 방이 더 큰 다른 호실로 잡았다며 차액은 환불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일행 중 2층은 오르락내리락 하는 게 힘든 데다 2층에서는 못 자겠다고 해서 한 명은 이불을 깔고 바닥에서 자기로 하고 이불 준비를 요청한 후 울릉도로 향했다.


A씨 일행은 지난 14일, 울릉도 해당 호텔에 도착해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예약된 호실로 가보니 B씨의 말과는 다르게 게스트룸이었고 방도 좁아 이불을 깔면 짐을 놓을 공간은커녕 앉을 자리도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A씨 주장에 따르면 당시 호텔 측에선 예약 파일이 지워진 적도 없고 예약 자체가 없었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A씨는 “아마 B씨가 깜빡 잊고 예약을 하지 않은 것 같다. 그 책임을 호텔에 떠넘기며 거짓말을 한 것 같아 전화로 항의와 함께 환불 및 배상을 요구했다”며 “그때부터 짜증을 내며 전화를 끊은 후 받지 않길래 회사로 전화하니 횡설수설하면서 ‘짜증나지? 나도 그래’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적반하장식 대응에 황당함을 느꼈던 그는 이튿날(15일) “그동안 통화내용이 녹음돼있는 파일과 문자메시지가 다 있으니 합당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으면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하겠다”고 B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여행 일정 마지막날이었던 16일 오전 11시28분, B씨로부터 “숙소는 더 비싸다. 숙소에 물어봐도 된다. 법 얘기해서 겁먹지도 않고 법대로 살아왔다”며 “내가 우습게 보이나? 내가 그냥 여행사 직원으로만 보이지? 니 연락처, 전화번호 하나로 니 기족들까지 끝나. 날 건드리지 마”라는 협박성 문자를 받았다.

A씨는 “아마도 50대 아줌마들이 협박과 공포를 주면 그만둘 줄 알았나 보다. 친구들과 저는 그때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 공포에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라며 “가족까지 들먹이며 협박하고 언어폭행에 개인 신상 비밀침해 등 전국구 여행사 직원이 고객에게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형사소송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B씨로 예상되는 한 보배드림 회원은 해당 글에 “2주 전쯤, 숙박업소 직원이 엑셀파일이 삭제돼 제가 예약했던 게 사라져 다른 고객을 받았다고 다른 숙소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며 “비슷한 수준의 방으로 부탁해도 마감돼있어 계속 기다리며 대기를 요청했으나 해결되지 않아 결국 누락시킨 숙소(호텔)서 2층 침대 2개가 된다고 해서 예약했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는 “트윈베드보다 2층 침대 2개가 더 저렴하다고 생각해 배상해주겠다. 고객에게는 호텔 직원 실수니 사장님이 1박에 2만원 정도 할인해주겠다고 얘기했는데 호텔에선 당연히 (고객이)고함지르고 힘들게 하니까 자기들 실수가 아니라고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제게 반말하고 욕한 건 (글에)적지 않았는데 그래서 저도 욕을 했다. 고객이 욕해도 여행사 직원의 잘못이면 무조건 욕을 먹어도 되는 건지 묻고 싶다”며 “저는 녹취가 돼있지 않아 소명 못하겠지만 글 쓴 사람은 있다고 하니 통화시간 만큼 편집 없이 녹취록을 올리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먼저 욕한 부분인 앞부분을 자르면 제가 통화시간을 캡처해 답글 남기겠다”고 덧붙였다.

21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A씨는 “여행사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처음부터 실수를 인정하고 합당한 조치만 취해줬어도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고 횡설수설 제대로 답도 못하고 따져 물으니 짜증내고 전화를 끊었다”고 허탈해했다.

이어 “여행사 직원이 예약을 뒤늦게 했는지 대구서 포항 여객항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있었지만 인원초과로 택시(무료)로 이동했고, 포항서 울릉도 들어가는 배는 우등석이었던 반면 올 때는 일반석이었다”며 “1월에 예약했는데, 아마 늦게 예약이 들어가 일반석 자리가 없어 우등석으로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일로 저와 동행자 2명은 즐겁고 행복해야 할 여행을 망치고 사기와 협박 등으로 인해 극도의 불안과 공포,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해당 호텔 측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실수로 예약 파일이 지워진 것 같다”는 B씨 주장에 대해 “예약 당일 오버부킹(초과예약)이 있어 해당 내용을 여행사 측에 통보했다”면서도 “여행사에서도 예약했던 고객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건에 대해 더 이상은 답변드릴 게 없다”고도 했다.

▲지난 1월19일 비용 입금 후 이미 여행사로부터 A씨에게 예약 완료 문자메시지가 전달된 점 ▲호텔 측에서도 초과예약으로 인해 예약이 불가해 이를 여행사에 통보했다고 밝힌 점 등을 미뤄봤을 때 결국 여행사 측에서 A씨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여행사 직원 B씨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몇 번이고 계속해서 클레임을 제기하길래 더 이상 전화를 못하게 하기 위해서 짜증을 냈다”면서도 “A씨도 통화 중에 욕설을 했다. 어제 A씨가 올린 녹취 파일을 확인해봤는데 불리한 본인의 욕설 부분은 편집해서 올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전에 OOO호텔에 전화했던 언론사 맞느냐? 우리도 A씨를 상대로 영업방해로 고발을 준비 중에 있다. 더 이상은 답변이 곤란하다”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일요시사>는 A씨로부터 입수한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의 통화 음성 녹취 파일 10건을 확인했다. 녹취 파일 중 논란이 될만한 14일 파일에는 호텔 호실 도착 후, 16일엔 협박성 문자메시지 수신 후의 A씨와 B씨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아래는 14일, A씨가 숙소 도착 후의 통화 녹취 전문이다.

A씨 : “방에 들어왔는데 게스트하우스네요? 룸이 게스트룸이라구요?”

B씨 :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그(호실)게 더 비싼데…”

A씨 : “뭐가 비싼데요? 우리가 더블+싱글 좋은 방으로 예약했잖아요. 근데 여긴 게스트룸인데 그렇게 말씀 안 하셨잖아요.”

B씨 : “2층 침대 맞잖아요.”

A씨 : “게스트룸이 더 비싼 거에요? 우리가 예약한 방이 더 비싼 거에요?”


B씨 : “제가 말씀드렸잖아요…”(잠시 침묵)

A씨 : “무슨 말을 하셨는데요?”

B씨 : “제가 할 말이 없는데…금액이 차이가 난다고 말씀드렸구요. 그 방이 더 비쌉니다. 직원이 실수했기 때문에 제가 할 말이 없는데…”

A씨 : “그럼 뒤에 예약하신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방을 바꿔줘야지, 먼저 예약한 사람의 방을 바꾸면 어떻게 해요. 이 방 구하기 어렵다고 해서 몇 달 전에 예약한 거 아니에요?”

B씨 : “제가 잘못했고 그쪽에서 잘못한 건데 제가 끝까지 지키려고 했는데…그러면 고객님이…어… 어…2층 침대는 당연히 없고…중간에…2층 빼고…”(잠시 침묵)

A씨 :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에요? 지금 전화받으시는 분은 어떻게 되시는데요? 제가 뭐라고 부르면 돼요?”

B씨 : “죄송한데요. 제가 잘못한 건 없고요. 따지시려고, 진짜 짜증나 죽겠네!”

A씨 : “지금 뭐라고 했어요?”

3분6초 가량의 통화는 여기서 종료됐다.

아래는 지난 16일, A씨가 B씨에게 항의 과정에서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받은 후의 통화 녹취 전문이다.

B씨 : “문자 봤어요?”

A씨 : “봤어요.”

B씨 : “봤어요. 고소하면 되고, 고소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는지 모르겠는데…”

A씨 : “우습게 보이든 안 우습게 보이든…우리가 지금.”

B씨 : “그 방은 더 비싸고.”

A씨 : “비싸다니까.. 또 거짓... 여보세요? 우리가 무슨 바봅니까?”

B씨 : “욕 나올 수 있으니까.”

A씨 : “욕해, 욕해.”

B씨 : “욕하라고?”

A씨 : “응, 욕해요.”

B씨 : “아이고…”

A씨 : “뭐 이런 데가 다 있나? 진짜.”

B씨 : “야, 그래 있어.”

A씨 : “야? 그래 미친 X아!”

B씨 : “미X OO. 니가 미X지. 왜 미X다고 지X하고 있어. 니 그렇게 살아. 씨X. 니 지인 전화번호 갖고 내가 못 찾아갈 것 같아?”

A씨 : “찾아와.”

B씨 : “아이고, 됐다 그래. 씨XX아!”

A씨 : “찾아오고. 너거는 앞으로 장사 못하게 SNS 다 올릴 테니까.”

B씨 : “아이고, 다 올려, 지X하지 마. 그거 해.”

A씨 : “지금 통화하는 거, 욕하는 거 다 올릴 테니까.”

B씨 : “내가 니 위치 못 찾아갈 것 같애? 이 씨XX아, 니 마음대로 해. 개XX야!”

A씨 : “야이, 개XX 씨XX아, 나는 욕 못하는 줄 알아?”

A씨는 <일요시사>에 “이후 B씨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 이후론 다른 문자도 없었다”며 “오전에 통화 녹취 파일과 문자메시지 캡처 등을 증거자료로 정리해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말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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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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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