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가 우습나? 건드리지 마” 여행사 협박 논란

3달 전 계약·당일 다른 호실 확인 후 항의
환불배상 요구에 돌연 “가족들까지 끝나”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여행사를 통해 숙박 예약 후 찾아간 방이 계약조건과 너무 달라 항의와 함께 환불 및 배상을 요구하자 되레 협박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피해 호소글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0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도와주세요. 조폭 같은 여행사 직원에게 협박을 받았습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날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1월에 친구 둘과 울릉도 여행 계획을 잡고 숙박예약을 의뢰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여자들은 잠자리를 중요시하기에 최근에 생겼다는 호텔에 트윈+싱글베드룸으로 잡아달라고 요청했는데 방이 몇 개 없어서 빨리 잡아야 한다길래 1월19일에 계약금 50%인 74만7500원을 회사계좌로 송금했다”며 “호텔 측으로부터 예약이 확정됐다는 문자메시지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일, 나머지 잔금을 보냈는데 12일 담당자(B)가 ‘호텔 측 실수로 예약 파일이 지워져 다른 사람들 예약을 받느라 예약했던 방이 없어졌다’고 했다”며 “다른 방은 모두 예약돼서 2층 침대가 있는 방이 더 큰 다른 호실로 잡았다며 차액은 환불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일행 중 2층은 오르락내리락 하는 게 힘든 데다 2층에서는 못 자겠다고 해서 한 명은 이불을 깔고 바닥에서 자기로 하고 이불 준비를 요청한 후 울릉도로 향했다.


A씨 일행은 지난 14일, 울릉도 해당 호텔에 도착해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예약된 호실로 가보니 B씨의 말과는 다르게 게스트룸이었고 방도 좁아 이불을 깔면 짐을 놓을 공간은커녕 앉을 자리도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A씨 주장에 따르면 당시 호텔 측에선 예약 파일이 지워진 적도 없고 예약 자체가 없었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A씨는 “아마 B씨가 깜빡 잊고 예약을 하지 않은 것 같다. 그 책임을 호텔에 떠넘기며 거짓말을 한 것 같아 전화로 항의와 함께 환불 및 배상을 요구했다”며 “그때부터 짜증을 내며 전화를 끊은 후 받지 않길래 회사로 전화하니 횡설수설하면서 ‘짜증나지? 나도 그래’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적반하장식 대응에 황당함을 느꼈던 그는 이튿날(15일) “그동안 통화내용이 녹음돼있는 파일과 문자메시지가 다 있으니 합당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으면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하겠다”고 B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여행 일정 마지막날이었던 16일 오전 11시28분, B씨로부터 “숙소는 더 비싸다. 숙소에 물어봐도 된다. 법 얘기해서 겁먹지도 않고 법대로 살아왔다”며 “내가 우습게 보이나? 내가 그냥 여행사 직원으로만 보이지? 니 연락처, 전화번호 하나로 니 기족들까지 끝나. 날 건드리지 마”라는 협박성 문자를 받았다.

A씨는 “아마도 50대 아줌마들이 협박과 공포를 주면 그만둘 줄 알았나 보다. 친구들과 저는 그때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 공포에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라며 “가족까지 들먹이며 협박하고 언어폭행에 개인 신상 비밀침해 등 전국구 여행사 직원이 고객에게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형사소송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B씨로 예상되는 한 보배드림 회원은 해당 글에 “2주 전쯤, 숙박업소 직원이 엑셀파일이 삭제돼 제가 예약했던 게 사라져 다른 고객을 받았다고 다른 숙소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며 “비슷한 수준의 방으로 부탁해도 마감돼있어 계속 기다리며 대기를 요청했으나 해결되지 않아 결국 누락시킨 숙소(호텔)서 2층 침대 2개가 된다고 해서 예약했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는 “트윈베드보다 2층 침대 2개가 더 저렴하다고 생각해 배상해주겠다. 고객에게는 호텔 직원 실수니 사장님이 1박에 2만원 정도 할인해주겠다고 얘기했는데 호텔에선 당연히 (고객이)고함지르고 힘들게 하니까 자기들 실수가 아니라고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제게 반말하고 욕한 건 (글에)적지 않았는데 그래서 저도 욕을 했다. 고객이 욕해도 여행사 직원의 잘못이면 무조건 욕을 먹어도 되는 건지 묻고 싶다”며 “저는 녹취가 돼있지 않아 소명 못하겠지만 글 쓴 사람은 있다고 하니 통화시간 만큼 편집 없이 녹취록을 올리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먼저 욕한 부분인 앞부분을 자르면 제가 통화시간을 캡처해 답글 남기겠다”고 덧붙였다.

21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A씨는 “여행사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처음부터 실수를 인정하고 합당한 조치만 취해줬어도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고 횡설수설 제대로 답도 못하고 따져 물으니 짜증내고 전화를 끊었다”고 허탈해했다.

이어 “여행사 직원이 예약을 뒤늦게 했는지 대구서 포항 여객항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있었지만 인원초과로 택시(무료)로 이동했고, 포항서 울릉도 들어가는 배는 우등석이었던 반면 올 때는 일반석이었다”며 “1월에 예약했는데, 아마 늦게 예약이 들어가 일반석 자리가 없어 우등석으로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일로 저와 동행자 2명은 즐겁고 행복해야 할 여행을 망치고 사기와 협박 등으로 인해 극도의 불안과 공포,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해당 호텔 측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실수로 예약 파일이 지워진 것 같다”는 B씨 주장에 대해 “예약 당일 오버부킹(초과예약)이 있어 해당 내용을 여행사 측에 통보했다”면서도 “여행사에서도 예약했던 고객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건에 대해 더 이상은 답변드릴 게 없다”고도 했다.

▲지난 1월19일 비용 입금 후 이미 여행사로부터 A씨에게 예약 완료 문자메시지가 전달된 점 ▲호텔 측에서도 초과예약으로 인해 예약이 불가해 이를 여행사에 통보했다고 밝힌 점 등을 미뤄봤을 때 결국 여행사 측에서 A씨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여행사 직원 B씨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몇 번이고 계속해서 클레임을 제기하길래 더 이상 전화를 못하게 하기 위해서 짜증을 냈다”면서도 “A씨도 통화 중에 욕설을 했다. 어제 A씨가 올린 녹취 파일을 확인해봤는데 불리한 본인의 욕설 부분은 편집해서 올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전에 OOO호텔에 전화했던 언론사 맞느냐? 우리도 A씨를 상대로 영업방해로 고발을 준비 중에 있다. 더 이상은 답변이 곤란하다”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일요시사>는 A씨로부터 입수한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의 통화 음성 녹취 파일 10건을 확인했다. 녹취 파일 중 논란이 될만한 14일 파일에는 호텔 호실 도착 후, 16일엔 협박성 문자메시지 수신 후의 A씨와 B씨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아래는 14일, A씨가 숙소 도착 후의 통화 녹취 전문이다.

A씨 : “방에 들어왔는데 게스트하우스네요? 룸이 게스트룸이라구요?”

B씨 :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그(호실)게 더 비싼데…”

A씨 : “뭐가 비싼데요? 우리가 더블+싱글 좋은 방으로 예약했잖아요. 근데 여긴 게스트룸인데 그렇게 말씀 안 하셨잖아요.”

B씨 : “2층 침대 맞잖아요.”

A씨 : “게스트룸이 더 비싼 거에요? 우리가 예약한 방이 더 비싼 거에요?”


B씨 : “제가 말씀드렸잖아요…”(잠시 침묵)

A씨 : “무슨 말을 하셨는데요?”

B씨 : “제가 할 말이 없는데…금액이 차이가 난다고 말씀드렸구요. 그 방이 더 비쌉니다. 직원이 실수했기 때문에 제가 할 말이 없는데…”

A씨 : “그럼 뒤에 예약하신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방을 바꿔줘야지, 먼저 예약한 사람의 방을 바꾸면 어떻게 해요. 이 방 구하기 어렵다고 해서 몇 달 전에 예약한 거 아니에요?”

B씨 : “제가 잘못했고 그쪽에서 잘못한 건데 제가 끝까지 지키려고 했는데…그러면 고객님이…어… 어…2층 침대는 당연히 없고…중간에…2층 빼고…”(잠시 침묵)

A씨 :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에요? 지금 전화받으시는 분은 어떻게 되시는데요? 제가 뭐라고 부르면 돼요?”

B씨 : “죄송한데요. 제가 잘못한 건 없고요. 따지시려고, 진짜 짜증나 죽겠네!”

A씨 : “지금 뭐라고 했어요?”

3분6초 가량의 통화는 여기서 종료됐다.

아래는 지난 16일, A씨가 B씨에게 항의 과정에서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받은 후의 통화 녹취 전문이다.

B씨 : “문자 봤어요?”

A씨 : “봤어요.”

B씨 : “봤어요. 고소하면 되고, 고소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는지 모르겠는데…”

A씨 : “우습게 보이든 안 우습게 보이든…우리가 지금.”

B씨 : “그 방은 더 비싸고.”

A씨 : “비싸다니까.. 또 거짓... 여보세요? 우리가 무슨 바봅니까?”

B씨 : “욕 나올 수 있으니까.”

A씨 : “욕해, 욕해.”

B씨 : “욕하라고?”

A씨 : “응, 욕해요.”

B씨 : “아이고…”

A씨 : “뭐 이런 데가 다 있나? 진짜.”

B씨 : “야, 그래 있어.”

A씨 : “야? 그래 미친 X아!”

B씨 : “미X OO. 니가 미X지. 왜 미X다고 지X하고 있어. 니 그렇게 살아. 씨X. 니 지인 전화번호 갖고 내가 못 찾아갈 것 같아?”

A씨 : “찾아와.”

B씨 : “아이고, 됐다 그래. 씨XX아!”

A씨 : “찾아오고. 너거는 앞으로 장사 못하게 SNS 다 올릴 테니까.”

B씨 : “아이고, 다 올려, 지X하지 마. 그거 해.”

A씨 : “지금 통화하는 거, 욕하는 거 다 올릴 테니까.”

B씨 : “내가 니 위치 못 찾아갈 것 같애? 이 씨XX아, 니 마음대로 해. 개XX야!”

A씨 : “야이, 개XX 씨XX아, 나는 욕 못하는 줄 알아?”

A씨는 <일요시사>에 “이후 B씨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 이후론 다른 문자도 없었다”며 “오전에 통화 녹취 파일과 문자메시지 캡처 등을 증거자료로 정리해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말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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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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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