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몰랐다” ‘기막힌’ 에이즈환자 가사도우미 사연

“중견기업 측 범죄자 취급했다” 주장
비판‧동정‧중립 등 회원들간 갑론을박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2년 넘는 시간 동안 에이즈환자가 거주 중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가사도우미로 일했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입길에 올랐다.

글 작성자 A씨는 24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자유게시판에 ‘저는 2년간 에이즈환자 가사도우미였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딸 붙잡고 펑펑 울다가 이렇게 글이라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 남기는 글은 100% 사실이고 불과 5일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며 “제목 그대로 저는 2년 넘는 기간 동안 B 에이즈환자의 가사도우미로 일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2년 넘도록 에이즈환자가 사는 집에서 근무했었다는 그는 원래 B씨 본가서 파출부로 일해 왔었고 모친의 권유로 B씨 집까지 관리를 맡게 됐다. 당시 그는 남성 두 명이 동거하는 게 의문이긴 했으나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A씨는 “중견기업 집안의 아들이 에이즈일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고 아무 문제없이 잘해왔다”며 “정말 열심히 꽤 부릴 줄 모르고 일하는 스타일이라서 두 집 모두 굉장히 저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에 불거졌다. A씨는 우연한 계기로 B씨는 물론, 그와 함께 살고 있는 동거인이 에이즈환자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가사도우미 업무 특성상 에이즈의 전염 위험성도 있는 만큼 적잖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침대에 뒹굴던 콘돔을 치우거나 둘이 쓰던 화장실 변기, 배수구 등을 맨손으로 청소했던 일이 떠올랐고, 일하다가 다쳐서 피가 난 적도 있었다”며 “이 사람들이 피 닦은 휴지 등을 치웠던 게 떠올라서 너무 화가 났다”고 언급했다.

이어 “일하다 보면 손톱이 갈라져 이 사람들이 쓰던 손톱깎이를 썼던 것도 너무 후회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B씨에게 ‘어떻게 에이즈환자인 걸 숨기고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느냐“며 전화해서 따졌다고 한다. 울며불며 B씨가 ’사람 하나 살려 달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 달라‘는 사정을 들은 A씨는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저도 고3 아들, 딸 키우는 엄마라서 갑자기 B씨와 모친이 짠해져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다. 당장 가사도우미 일을 그만두면 저도 수입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갑자기 일이 없어지게 됐으니 피해 보상 정도는 해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B씨는 ‘너무 놀라서 심장이 아파 잠깐 숨 좀 쉬겠다’며 전화를 끊었고 얼마 후에 다시 전화가 걸려왔을 땐 목소리가 싹 바뀌어 있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B씨는 그 동안 본인의 모친에게 전화했으며 A씨에게 “앞으로 볼 일 없을 것 같고 자신의 집도, 모친 집도 더 이상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에이즈환자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보안질병이라 함부로 발설 시 변호사 선임해서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A씨는 “자신은 에이즈환자가 아니고 룸메이트만 에이즈다. 뭔가 잘못 알고 있다는 등 횡설수설하더니 더 할 말이 없다”고 전화를 끊었다.


당시 전화 통화를 녹취 중이었다는 A씨는 “제가 녹취하고 있다는 걸 몰랐던 것 같다. 다시 전화해서 또 ‘모친이 너무 놀랄 테니 자신이 얘기하고 보상해주겠다. 하루만 기다려 달라’고 사정해서 일도 못 가고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떻게든 보상해주겠다는 B씨의 말만 믿었는데 솔직히 저와 B씨 모친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괜히 말했나 후회도 했다. 미안한 마음도 생겼고 머리도 복잡했다”고 회상했다.

하루, 이틀이 지났지만 B씨로부터의 연락은 오지 않았고 사흘 간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해 몸무게가 4kg이나 빠졌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던 A씨는 B씨와 B씨 모친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할 수 없었다. A씨를 차단해놨기 때문이었다.

며칠 후 A씨는 B씨로부터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면 무조건 최고의 변호사 선임해서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피해자는 나인데 2년 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열심히 일해온 내가 피해자인데 갑자기 제가 가해자인 듯 대하는 그들을 보니 너무 화가 났다”며 “B씨 모친을 꼭 만나 상황 설명도 하고 싶고 짐도 찾아갈 겸 가겠다고 하고 갔는데 경호인들 깔아놓고 무슨 범죄자 취급하듯 들어오지도 못하게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는 나인데 어떻게 사과 한마디 없이 이럴 수가 있느냐’고 소리라도 지르고 나왔어야 했는데 너무 수치스럽고 서러워서 그냥 돌아왔다”며 “이런 수치스러움은 처음이라 오는 내내 펑펑 울었다. 드라마서나 나올 줄 알았던 일이 내게 벌어지니 화를 내기는커녕, 그냥 다 내 잘못이고 죽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그래, 이게 대한민국이지. 돈 있으면 에이즈 걸린 거 숨기고 가정부 고용해도 되고 ‘누가 맨손으로 일하래요?’라고 조롱할 수 있는 곳”이라며 “나름 알아주는 중견기업 가족들이 본인들 입으로 사회지도층이라고 했던 사람들이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한탄했다.

너무도 분통하다는 생각에 오기가 생겼던 그는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지 법률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착수금만 수백만원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A씨는 “아, 그 사람들이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를 여기서 알았다. 이혼 후 저 혼자 아이 둘을 키우다보니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처지고, 제게 그럴만한 돈이 없다는 것도 그들은 너무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이즈라는 병 자체를 비난하려고 쓴 글이 아니다. 다만 에이즈에 노출될 것을 알았으면서도 숨기고 2년 넘게 저를 고용한 그들이 진정 잘못이 없는 건지, 반대로 본인들은 정상인이고 내가 에이즈환자였어도 고용했을 건지 묻고 싶다”며 “언젠가는 그 당당하고 뻔뻔한 B씨와 그의 가족들이 나중에라도 우연히 이 글을 보게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고 넘기고 편하게 살지 말길 바라며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길 바라고, 당신들이 소중한 존재이듯 나도 누군가에겐 너무나 소중한 엄마이자 딸이라는 사실을 꼭 알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에는 B씨의 행태를 지적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는 반면, A씨에 대한 부정적 댓글도, 중립이라는 댓글도 달렸다.


“고지 없이 일 시킨 거라면 사기 아닌가?” “검사 먼저 받는 게 먼저인 것 같은데 (그 후)사과를 받던 신고를 하던 하셔라. 4kg이나 빠질 정도면 스트레스 많았겠는데 언론에 공개하고 고소도 하시라” “아무리 그래도 고지해야지. 집안에서 온갖 걸 다 청소하는 사람인데…있는 사람들이 돈에 더 집착한다고 하더니…” 등 비판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한 회원은 “2년 일하셨으면 퇴직금 나오지 않느냐? 아니면 더 많은 걸 원하는 건가요? 퇴직금도 못 받으신 건가요? 별 문제 없이 몸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A씨는 “일용직 파출부라서 4대보험 안 되고 그날 그날 일당으로 받은 거라서 퇴직금도 없다”고 대댓글을 달았다.

회원 ‘조OO’도 “좀 이해가 안 가는 게 에이즈 안 거르셨다면 보상을 바라는 건 이해가 안 간다. 그쪽 대처야 당연히 잘못했지만 보상을 바라는 님 또한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회원 ‘커피는OOOOOO’는 “이상한 카더라식 댓글들이 많다. 에이즈는 성 접촉, 혈액 노출, 출산 전후의 수직감염으로 전파될 수 있다”며 “감염은 정액, 질 분비액, 모유, 혈액 등의 충분한 양의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와야 한다.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과의 신체접촉이나 식사를 같이 한다고 해서 전염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많은 댓글이 달리자 A씨는 추가글을 통해 “회사를 끼고 일했었는데 다이렉트로 입급해줄테니 직거래하자고 해서 날마다 일당으로 입금받았고 4대보험이나 퇴직금도 없다. 그래서 더 비참한 것”이라며 “진심도 없을 사과는 필요 없고 돈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B씨가 에이즈환자인 걸 인지했던 건 재활용 플라스틱을 버리는 곳에 깨끗한 약병을 발견하고 난 후였다. 지병이 있다는 A씨가 약통으로 사용하기 위해 해당 병을 가져가 약병으로 썼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에이즈환자들이 복용하는 에이즈 치료 약병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인터넷에 검색해본 결과 해당 약은 대학병원서만 처방이 가능한 약이었고 재활용쓰레기를 버리다가 대학병원 약 비닐봉투를 검색해보니 에이즈 치료 약 처방전이었다.

그는 “변호사 선임할 돈도 없거니와 소송에만 매달릴 수가 없는 고3 아이를 둔 엄마이자 가장인 게 가장 속상하다. 고민 끝에 보배에 하소연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쓴 글”이라며 “돈 때문에 그러는 거냐고 물으시는 분들 많은데 맞다. 하루 4만원 받다가 올해 들어 10만원씩 받은 내 일당이 너무 아쉬웠다. 부끄럽지만 그게 사실”이라고 마무리했다.

댓글을 통해서는 “에이즈에 걸린 사람들이라는 걸 알면서도 일할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저도 몰랐으니 2년 넘게 일했고 그래서 더 배신감을 느낀 것”이라며 “에이즈 검사는 간이로 해서 음성으로 나왔고 항원항체검사해보라고 해서 내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이즈환자들도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권리는 있지만, 제게 말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에이즈환자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하고 그들로 인해 감염 위험에 노출된 사람은 ‘에이즈면 보상받고 아니면 말라’는 이런 경우가 맞는 거냐?”며 “어제 받은 수모만 아니었더라도 이렇게 글 쓸 용기도 못 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 회원은 “에이즈는 남에게 알려야 하는 병이 아니고, 정상적으로 직장생활 할 수 있는 병”이라며 “감염이 쉽지도 않아 법적으로 전혀 문제되지 않을 듯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호사였던 주인공 톰행크스가 에이즈에 걸려 직장서 해고돼 소송을 통해 승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에이즈 문제를 최초로 다뤘던 1993년도 할리우드 영화 <필라델피아>를 예로 들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인권문제에 큰 울림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회원 ‘청담OOO’는 “보니까 처음 올리신 글로 일단 사실확인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저는 일단 중립”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A씨가 에이즈 감염이 되지 않았을 경우 금전적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지 않은 데다 법적으로도 에이즈 감염 여부를 근로자에게 사전 고지하도록 의무화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 근로기준법 14조상 근로자의 기준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의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보호하고 사용자를 감독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사용자의 지휘 및 감독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2조1항1호에 따르면, 종사하는 직업의 종류와 상관없이 정신·육체·사무 노동자, 상용·일용·임시직 노동자를 모두 포함한다. 또 사업 및 사업장서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현실적으로 고용돼있는 취업자만이 근로자에 해당하며, 실업자나 해고자 등 미취업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임금은 명목과 상관없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되는 것을 모두 포함하며, 예외적으로 현재 임금을 받고 있지 않더라도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무급의 노조 전임자·무급으로 휴직중인 자 등)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

다만, 판례에 의해 사용종속관계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는 보험 모집인, 골프장 캐디 등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다.

한 재경 소재 변호사는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했는지,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해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고용주)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만큼 그런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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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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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