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장 밖’ 굉음에 “전화번호 내놔” 강남 일식 업주 입길

오토바이 배달 기사에 “영업방해 계약해지 가능”
SNS 타임라인 속 도장면 사진 발견으로 ‘대반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강남 소재의 한 일식집 업주로부터 억울한 갑질로 당장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자신을 ‘배달 기사로 근무 중인 30대 청년’이라고 밝힌 회원 A씨는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강남 악덕 업주 갑질 사건 피해자입니다. 도움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피해 호소글을 게재했다.

A씨는 “최근 업주로부터 생업까지 위협받는 억울한 갑질을 당해 도움을 요청할 곳을 찾다가 찾아 뵙는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6시30분경 배달을 위해 해당 음식점 앞에 오토바이를 정차하는 과정서 사이드 스탠드를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옆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소리를 들고 밖으로 나온 일식집 업주는 도장면이 벗겨진 벽면을 가리키며 A씨를 향해 “당신이 파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이미 도착 전부터 해당 부분이 파손돼있다는 걸 분명히 봤다”며 도착 전의 블랙박스 영상 유튜브 캡처본을 함께 첨부했다. 캡처 이미지에는 모서리 부분의 흰색 페인트 도장면이 벗겨진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우면서 해당 부분과 제 오토바이가 접촉되지 않았던 것까지 확인했는데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첫마디가 ‘이거 부순 거냐?’였다”며 “제가 파손한 것으로 확정짓고 전화번호를 달라고만 계속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선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 하는 거 아니냐? 왜 계속 전화번호를 요구하는지, 하지도 않았는데 했다고 인정해야 하는지, 도통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양심적으로 했으면 했다고 하지 않겠느냐‘고 하자 (업주가)언성을 높이고 전화번호를 달라면서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무 죄도 짓지 않았는데도 죄인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억울함에 A씨도 언성이 높아졌다.

그는 “도저히 그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제가 파손한 게 아닌데 왜 전화번호를 줘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파손)하지도 않았는데 했다고 인정해야 하나?’는 생각에 억울했다”며 “바로 업주는 경찰에 신고했고 대화를 거부했다”고 부연했다.

A씨가 업주에게 파손 부위의 흔적, 도착 당시의 기억 등을 설명하면서 “블랙박스로 확인 후 제가 파손한 게 아니면 사과해달라”고 얘기했지만 업주는 “영업방해로 신고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A씨가 오토바이에 녹화된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뒤 다시 대화를 요청했지만 업주는 “배달의OO 고객센터에 연락한 후 ‘라이더가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 ‘매장서 소리 친다’ ‘통화 녹음 되고 있는 거냐’ 등 업장과의 분쟁 사유로 계약해지가 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A씨는 “업주의 행태로 인해 배달의OO과 계약해지로 당장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데 위협받았으며 이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어 아직도 억울함에 잠 못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경찰이 출동하자 업주는 “A씨가 거짓말을 한다”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면서 어중간한 각도의 CCTV를 가리키며 “파손한 게 맞다면 전체를 보상해야 한다, 정보공개 청구해서 민사 재판을 하겠다, 전화번호를 주지 않고 버틴다” 등 일방적으로 모욕을 당했다.

억울함에 잠 못 이루던 A씨는 관련 자료를 찾던 중 한 SNS를 통해 해당 부분이 촬영된 사진을 찾아냈다. 그는 “해당 사진의 블로그 리뷰는 지난 7·8월 사진으로, 자료를 찾은 뒤 ‘일식집 업주가 선량한 사람 하나 잡아 전체 보수하기로 했구나’ 확신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억울한 사건은 현재진행형으로 본인 가게 인스타XX 해명글을 통해 제가 고소를 언급했고 자신은 ‘파손했다고 언급한 적조차 없으며 오히려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제 정신은 더 피폐해졌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사장님, 명확한 자료가 있다. 너무나도 억울하다. 보배 회원님들의 간절한 도움을 요청드린다. 공론화되길 원한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글에는 A씨를 응원하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회원 ‘드래곤OO’는 “8월20일에 어느 분 블로그에 찍혀 있는 사진을 보니 벽이 똑같이 파손돼있는데…”라며 링크와 함께 댓글을 달았다. 블로그에는 해당 일식집의 전경 사진이 첨부돼있는데 게시일이 지난달 20일이다. 즉, 해당 위치의 페인트 칠 도장 벗겨짐(박리현상)은 A씨의 오토바이가 넘어지기 이전에 이미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회원 ‘이노OO’는 “업장이 인터넷에 올라가봐야 정신 차릴 텐데…선택해보라고 하시는 게 해결이 빠를 듯하다. 갑질은 님이 하셔도 될 것 같다”고 힘을 보탰다. 회원 ‘벌깨OO’은 “일본 오염수 방류로 회덮밥이 너무 안 팔려서 수리비가 부족했나?”고 조소했다.

회원 ‘카리스마D’도 “업주님, 그냥 지금이라도 사과하시고 마무리하시라. 원래부터 부서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들도 “저걸 오토바이가 넘어져서 벗겨진 거라고 하는 게 대단하다” “오토바이가 넘어져 벗겨진 거라고 해도 각도상 훨씬 위쪽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진짜 열심히들 산다” 등 업주를 비난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닉값하려고 로그인했다’는 회원 ‘OO페인트’는 “페인트만 15년 넘게 단종 운영 중인데 외부 도장이 저렇게 일어날 정도면 분명 재도장일 것”이라며 “재도장 시 바인더를 바른 후 재도장해서 저런 (들뜸)현상이 나타났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마)수성외부 2급을 사용했을 것 같다”며 “절대 사람 손이나 도구로 저렇게 파손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도 “아무리 봐도 박리현상인데…”라며 의심했다.


박리현상이란 기온의 변화 및 풍화 작용 등으로 도장면이 양파껍질처럼 한 겹씩 벗겨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날 <일요시사>는 A씨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업주 B씨는 “최초 오토바이 세우고 들어오시는 중에 굉음이 울려 식사하시던 분을 비롯해 한 곳을 응시했다”며 “기사님도 오토바이 확인을 위해 나가셨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마 기사님도 오토바이가 쓰러지는 장면을 못 보셨을 것이고 저도 못 봤다”면서도 “이미 오토바이는 세워져 있고 어디에 부딪혔는지 모르니 외부 방범 CCTV 확인 후 조치를 취하기 위해 전화번호를 달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함께 첨부된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B씨는 가게 문을 나오자마자 오토바이를 세우고 사이드미러를 맞추고 있는 A씨에게 “이거 부수신 거에요?”라고 묻고 있다. A씨가 먼저 나갔고 B씨가 뒤따라 나오자마자 파손을 의심한 셈이다. 

이어 “왜 갑자기 (A씨가)‘아, 너무하시네요’ 하시면서 언성을 높이셨는지 모르겠지만 후로 계속 전화번호 알려주는 것을 거부했고 오토바이 뒤쪽의 배달박스에 스크래치가 보여 ‘방금 어딘가에 부딪친 자국’이라고 말씀드렸다”며 “기사님이 땅바닥에 쓰러졌는데 땅바닥에 텀블러가 같이 떨어져 큰 소리가 났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언급한 어딘가는 파사드 간판을 말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두 번째 해명글에선 “(A씨가)처음엔 바닥에 쓰러진 것이라고 말씀하시고 가시기 전엔 도장이 떨어져나간 부분을 가리키셨는데 이미 굉음이 오토바이와 파사드 간판에 의한 거라고 인지하고 계셨던 것 아니냐?”고 상반된 해명을 내놨다. ‘방금 어딘가에 부딪친 자국’이라던 첫 번째 글과 앞뒤가 맞지 않는 셈이다.

B씨 주장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이 소리가 크게 났다”며 텀블러를 바닥에 집어던졌다. B씨는 “그러기엔 파사드(외부 간판) 울리는 철판 소리가 상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B씨가 올린 인스타XX 해명글은 ‘파사드 간판은 물적 재산인데 파손했으면 A씨가 사과부터 했어야 했다’로 요약된다. 파사드 간판이란 입구 기둥과 전면을 아연도금 소재의 철판으로 감싸는 형태의 구조를 말한다.

그는 “파사드 간판 중간의 하얀 점 두 개도 예전에 다른 기사님이 오토바이를 넘어뜨려 생긴 상처였다”며 “바로 나가서 확인하니 오토바이가 간판에 닿아 있었고 ‘죄송하다’는 기사님의 사과를 받으면서 혹시 모르니 연락처를 요구한 후 아무 후속조치 없이 넘어갔다”고 강조했다.

B씨가 언짢았던 부분은 A씨가 “바닥에 오토바이가 쓰러졌다. 내 오토바이가 망가져 속상하다”고 말한 부분이다. 그는 “제게는 사과 한 마디 없이 위기만 모면해보자는 변명으로밖에 안 들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화가 나서 ‘저 사람 데리고 가세요. 민사로 보자’고 격하게 발언했던 건 인정한다”고 수긍했다.

해당 인스타XX 해명글은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 됐다.

댓글에는 “아니, 밖에서 굉음이 들렸다고 해도 어떤 근거로 사장님 재산인 파사드 간판에 손상을 입혔다고 확신하는 거냐? 저 당시는 CCTV도 확인하지 않은 상태 아니냐? 본인 뇌피셜인데 왜 그 상황에 기사님께 사과를 바라시는 거냐?” “네이X 타임라인 보면 이전부터 녹슬어 있었는데 이번이 기회로 보고 덤터기 씌우려고 한 건가요?” “이거 부순 거에요?라고 왜 물어봄? 원래 저 상태라는 거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 등 의도와는 달리 부정적 댓글이 달리고 있다.

물론, B씨 주장처럼 A씨가 악의적으로 영상을 왜곡, 편집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잘못했다가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는 영상편집을 ‘굳이, 왜?’ 하겠느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반면 “억울한 건 알겠는데 당일 가입에 도와달라고 공론화되길 원한다는 말이 살짝 역겹다. 보배가 무슨 언론공작소도 아니고…” “신호위반 밥 먹듯이 하고 이슈를 위해서는 뭐든 하는 유튜버라서…큰 사건도 아닌데 공론화까지…” “여기는 딸배 사이트 아니다. 딸배들 하는 거 보면 그냥 중립이다. 다 뿌린 대로 걷는 법” 등의 부정적 댓글들도 달렸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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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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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