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 동행’ 청소년에 담배 판 편의점 적발? 함정수사 논란

“무혐의 나올 것”이라던 파출소 “행정 처분 예정”
일각에선 실적 올리기 꼼수 VS 법대로 ‘갑론을박’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여경과 함께 편의점으로 들어온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판매한 업주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갑론을박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3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편의점 9년차 황당한 미성년자 담배 판매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9년차 편의점 업주라고 밝힌 글 작성자 A씨는 이날 오전 2시 정각에 “아르바이트생이 근무 중이었는데, 밖에서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경찰이 출동했다”며 “(미성년자)여성 두 명과 여경 한 명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편의점 안으로 들어와 셋이 나란히 서서 여성 한 명이 담배를 달라고 했다”고 운을 뗐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은 여경과 미성년 여성이 이야기를 하면서 편의점으로 들어왔던 데다 ‘어떤 미성년자가 경찰과 같이 와서 담배를 사겠어’ 라는 생각에 신분증 확인 절차 없이 미성년 여성 중의 한 명인 B에게 담배를 판매했다.

CCTV 영상을 확인하던 A씨는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담배를 받아든 B가 편의점 밖으로 나간 뒤 경찰과 함께 흡연을 하며 여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A씨는 글에 “밖에 나가서 경찰이 보는 앞에서 담배를 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기술했다.

그는 “그로부터 10분 후 같이 있던 여경이 들어와 (아르바이트생에게)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마치 본인은 그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물어봐서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며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진술서를 받아야 한다며 진술서를 쓰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는 관할 파출소로부터 연락을 받고 ‘어느 파출소인지’ ‘여경의 관등성명이 어떻게 되는지’ 물었으나 알려주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A씨는 수소문 끝에 여경이 근무하고 있는 해당 파출소를 찾아갈 수 있었다.

A씨는 “해당 파출소에 당사자(여경)는 없었지만 근무 중인 경찰분들 말로는 ‘상황이 애매하고 신원 조회를 늦게 해서 벌어진 일로, 이미 진술서가 접수돼있는 상태고 경찰 조사를 받으면 충분히 무혐의가 나올 것’이라는 안내를 받아 화를 가라앉히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며칠 뒤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경찰 조사가 이뤄졌으며, 담당 수사관도 호의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고 아르바이트생에게 얘기를 들었다.

며칠 후 A씨는 수사관으로부터 ‘(업주는)제3자라서 점주는 조사를 받을 필요가 없고 구청 위생과에 행정처분으로 넘길 예정이다. 이의신청은 위생과에 하라’면서 생년월일을 알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이때부터 피해가 올 것이라는 판단에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아르바이트생에게 기소유예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A씨가)감경을 받을 수 있으며 어쨌든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누가 CCTV를 봐도 경찰이 같이 있는데 미성년자가 담배를 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심지어 같이 이야기하면서 들어왔다고 하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울러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이런 비슷한 사건을 겪었던 분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린다”면서도 “물론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은 아르바이트생의 책임도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해당 글에는 ‘업주의 잘못’ VS ‘함정수사’라는 두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편의점 업주를 두둔하는 회원들은 “여경과 이야기하다가 들어와서 사간 거라면 누가 미성년자인 줄 알겠냐?” “이건 함정수사다. 말 그대로 제대로 낚인 것 같다. 건수 하나 올린 것” “편의점 CCTV 돌려서 그 여경이 함께 있었다는 거 확인시켜주면 될 것” “여경은 미성년자 담배 구매 방조죄인데 미성년자인 거 알면서도 구매하는 거 지켜만 본 것”이라고 동조했다.

반면, 업주 측의 잘못이라는 회원들의 의견도 다수 있었다.

회원 ‘쫄O’는 “억울하겠지만 일단 경찰이 있건 없건 신분증 검사는 하는 게 맞다. 경찰은 판매자의 범죄 여부를 따지는 사람들”이라며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찰도 잘못이 있어 보이지만 그대로 판매자가 확인하지 않은 게 제일 큰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회원 ‘태어나OOOO’는 “신분증을 얼굴 보고 하느냐? 경찰이든 누구든 무슨 상관이냐? 자기 할 일 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자조했다.

회원 ‘낭만X’은 “여경도 문제지만 파는 사람이 잘못 아닌가? 사는 사람이 잘못인가? 아니면 누가 더 잘못인가?”라고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A씨가 억울해하는 부분은 ▲경찰복을 입은 여경이 신원 조회도 하지 않고 미성년자 담배 구매에 동행한 점 ▲여경의 관등성명을 밝히지 않아 파출소를 찾아다녀야 했던 점 ▲경찰 본인도 미성년자인 줄 인지하지 못한 상태서 함께 동행해 아르바이트생을 헷갈리도록 한 점 ▲경찰 앞에서 담배까지 피는 미성년자를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은 점의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 여경이 미성년자의 담배 구매에 동행한 점은 의견이 충분히 갈릴 수 있다. 핵심은 B와 여경의 관계가 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리 중요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A씨 주장대로라면 최소한 여경과 B는 담배 구매 이전에 밖에서 대화가 오갔는데, 결국 지인 여부와는 관계 없이 이미 어느 정도 말을 맞췄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여경의 관등성명 미고지 부분으로, 통상 민원인들은 경찰 포함 공무원들에게 관등성명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경찰의 관등성명 고지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데 있다. 실제로 경찰관직무집행법상 불심검문이나 임의동행 요구 시엔 신분을 증명할 증표를 보이고 관등성명을 밝혀야 하지만 이 경우를 제외하면 규정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세 번째, 미성년자와 함께 동행해 아르바이트생을 헷갈리게끔 만든 부분은 해석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다. 핵심은 ‘왜 함께 들어왔는지’ ‘고의성이 있었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아르바이트생이 여경이 함께 들어온 여성이 담배를 살까?’하는 생각에 신분증을 검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이는 이번 사건의 본질을 벗어난 부분일 수 있다. 법적으로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판매하기 위해선 무조건 신분증을 검사하도록 법에 명시돼있는 탓이다. 

여경의 미성년자 담배 판매 방조 책임 부분도 논란의 여지는 존재한다. 사회적 통념상 미성년자가 담배를 구매하는 상황을 그냥 보고 있었던 여경도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겠으나 근무수칙 등 규정을 어기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경찰이 미성년자 흡연을 제제하지 않은 점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담배와 술은 유해물질로 규정돼 청소년에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미성년자들이 담배나 술을 구매(실제로는 판매 업주만 처벌)하는 게 법적 규정이 없는 데다 이들의 흡연이나 음주 자체 역시 처벌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즉, 해당 여경에게 도덕적 책임을 묻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사회적 책임까지 묻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주장이다.

현행 청소년보호법 제28조(청소년유해약물 등의 판매, 대여 등의 금지) 1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유해약물을 판매, 대여, 배포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해서는 안 된다. 또 청소년에게 담배나 주류를 판매할 경우, 청소년보호법 제54조 및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별표Ⅱ에 따라 ‘판매자는 위반 횟수마다 100만원의 과징금에 처해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담배 판매의 경우는 담배사업법 제17조 제2항 제7호 등 위반으로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 처분이 내려진다.

함정수사란 수사기관(형사소송법상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및 특정 사안의 특별사법경찰관리) 또는 그 하수인이 특정인으로 하여금 범죄를 저지르게 하거나 교사하거나 범죄를 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후 범죄의 실행을 기다렸다가 검거하는 수사기법을 말한다.

다만 이처럼 정상적인 형태가 아닌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증거능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만큼 검사 기소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현직 편의점 업주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미성년자와 경찰이 따로 들어오고, 미성년자가 먼저 계산하고 경찰이 그걸 뒤에서만(미성년자 인상착의는 모르는 상태) 보다가 밖에서 미성년자인 걸 확인하는 거냐? 그게 아니라 같이 얘기하면서 들어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이면 미심쩍거나 옳지 못한 일은 미리 방지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일 벌어지는 거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다가 일 벌어지고 나서 처벌하려는 게 진짜 경찰이 할 일 맞느냐”고 답답해했다.

<일요시사>는 이날 A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으며 해당 글은 14일 오후 삭제 처리됐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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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