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상 환불 불가” 월미테마파크 티켓 발권 논란

어른‧아이 각 2장에 8만8000원
‘사용하다 남은 표’ 반박 의혹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인천 월미테마파크에 아이와 함께 놀러 갔다가 티켓 환불 문제로 얼굴을 붉혔다는 사연이 화제다. 6일, 12시 현재 해당 글에는 2300명이 넘는 회원들이 추천 버튼을 눌렀으며 댓글도 270여개 이상이 달려 있다.

지난 5일, 국내 최대의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월미도 테마파크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지지난 일요일에 아이 엄마가 대청소를 해서 아이와 단둘이 어딜 갈까 하다가 월미도에 갔다”며 “테마파크 가서 놀이기구나 타려고 매표소로 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어른‧아이 1회 이용권(어른 6500원, 아이 5500원) 2개씩 주세요’라고 했는데 (판매 직원이)마이크로 뭐라고 중얼거리더니 2만2000원짜리 어른 두 개, 아이 두 개 총합 8만8000원짜리를 결제 후 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비싸서) 바로 결제 취소해주고 1회 이용권 2장으로 바꿔달라고 했더니 자기네들은 환불이 안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짜증났지만 아이 때문에 화는 못 내겠고 세 개 정도 타다가 열 받아서 그냥 돌아와 민원을 넣었지만 아직 깜깜 무소식”이라고 적었다.

A씨는 “환불 불가라는 말을 듣고 어이없어서 바로 인증샷 하나 찍었다. 환불 안 돼서 기분 망칠 수 있으니 방문하시는 분들은 주의하세요”라고 당부하면서 티켓 4장과 카드결제 영수증을 함께 첨부했다.


첨부된 카드결제 영수증에는 지난달 26일, 10시46분에 8만8000원이 결제된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글에는 ‘결제 전에 금액을 확인하지 않은 티켓 구매자에게도 잘못이 있다’와 ‘아무리 그래도 환불이 불가하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찬반 의견 댓글이 달렸다.

반대 입장은 어른과 아이 각각 2개의 티켓을 구매하려 했다면 2만4000원이라는 금액이라는 것을 미리 인지‧확인한 후 결제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 외에도 사용하다가 남은 거 환불하려다가 거부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회원들은 “선택할인권은 4장 다 환불 아니면 환불이 안 되더라” “몇 장 쓰고 나선 환불 안 된다. 왜냐면 여러 장 한 번에 구입 시 할인돼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닉네임 ‘조OO’는 “아무리 생각해도 환불이 불가한 건 사용했기 때문일 듯하다”고 의심했다.

인천에 거주 중임을 암시하는 닉네임 ‘인천OO’ 회원은 “웬만하면 댓글 안 남기는데 한마디 한다. 월미도는 일반이용권과 선택할인권이 있다”며 “일반이용권은 놀이기구 한 종만 탈 수 있는 이용권이고 선택할인권은 놀이기구를 많이 타니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 작성자는)할인권 끊어서 타다가 남은 표를 환불해달라고 한 거죠?”라며 “거기(매표소)에 써 있다. 선택할인권은 환불되지 않는다. 일반표였으면 당연히 환불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의심은 설득력이 낮아 보인다.


함께 첨부돼있는 인증사진과 글 내용을 보면 선택할인권 4장이 모두 담겨있다. 이는 글 작성자가 ‘결제 직후 환불 불가라는 안내를 받은 후 촬영’한 것으로 놀이기구를 타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A씨도 글 본문에 “환불 불가라는 말을 듣고 어이없어서 바로 인증샷 하나 찍었다. 세 개 정도 타다가 열 받아서 민원을 넣었지만 아직까지 깜깜무소식”이라고 적었다.

A씨는 6일, <일요시사> 취재를 통해 “할인권 사용 후 환불해달라는 양심 없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구입 후 바로 환불해달라고 했다. 그 테마파크에 CCTV가 있다면 확인해보셔도 된다”고 말했다.

찬성하는 회원들은 “비행기나 버스 같이 예매 후 사용가치가 사라지면 모를까 (환불 불가가)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사실관계가 정확히 밝혀졌으면 좋겠다. 저런 상황은 정말 기분 나빴을 것” “그냥 안 가는 게 답”이라고 두둔했다.

닉네임 ‘으아가OOO’ 회원은 “환불이 안 되는 게 어디 있음? 가치가 훼손되는 것도 아니고 사용기간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소비자보호원에 신고해요”라고 했다.

일부 댓글들 중에는 “저희도 환불 안 된다고 해서 다시는 안 가고 있다” “인천 사는데 저도 같은 경우가 있어 바로 쌍욕하고 환불받았다” “저도 가서 당했다. 다음에 와서 하라고... 그냥 애들 앞에 있으니 화도 못 내고”라며 이번 글 작성자의 경우가 처음이 아니라는 의견들도 달렸다.

이처럼 몇 몇 회원들의 증언으로 미뤄볼 때 해당 놀이공원서 같은 사례를 겪었던 이용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일각에선 업체의 이 같은 영업 행태를 지적해서 이슈화시키는 길만이 다른 사람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나서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놀이공원별 자유이용권 금액과 미사용 티켓 환불 규정(2022년 4월 기준)에 따르면 롯데월드와 에버랜드는 유효기간과 관계없이 환불이 가능하며, 서울랜드는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은 미사용 티켓의 경우 환불이 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놀이공원마다 사용하지 않은 이용권에 대한 환불 규정이 다르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월미테마파크 홈페이지 공지 안내에 따르면 티켓별 요금은 대인‧소인과 관계없이 선택할인권 2만2000원, VR게임존(3회이용권) 1만7000원으로 책정돼있다.

선택할인권의 경우 가격에 상관없이 대인은 모든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데 있어 4기종, 소인은 5기종을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단, 해당 할인권은 교환이나 환불이 불가하다고 명기돼있다.


지난 1992년 마이랜드로 개장했던 월미테마파크는 연중무휴로, 2009년에 4000평의 대규모 오락시설로 확장하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상 70m 높이의 하이퍼드롭과 2층 바이킹, 115m 대관람차 등 가족이 함께 이용하기 좋은 기구들이 많아 인천지역의 명소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또 유튜브 예능 채널 ‘짝쿵TV',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tvN 예능프로그램 <플레이어>, tvN <코미디 빅리그> 등에서 촬영하는 등 인기 장소로 정평이 나 있기도 하다.

결국 이번 논란은 티켓 구매자와 판매 직원 간 소통의 어려움 및 환불 불가 정책으로 요약된다. 실제로 놀이공원은 각종 놀이기구서 나오는 고음의 음악, 주변 사람들의 대화 소음 등으로 무척 시끄러운 게 현실이다. 판매 직원의 마이크 음성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종종 오발권 문제가 발생되기도 한다.

이날 오후 <일요시사>는 사실관계 확인 및 월미테마파크 측의 입장을 묻기 위해 취재에 들어갔으나 관계자는 “바빠서 통화가 힘들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후로도 수차례 연락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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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