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모텔 침대서 진드기·빈대 득실” 위생 논란 도마

일주일 투숙객 보배드림에 피해 호소글
업주 “치료비는 지급…방값 환불 어렵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서울시 금천구 소재의 한 모텔서 베드버그로 인해 한 투숙객이 두드러기 피해로 고생 중이라는 호소글이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심지어 해당 모텔에 일주일을 묵었다는 피해자는 모텔 업주로부터 방값을 환불받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국내 최대의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현장직이라 자주 모텔을 숙소로 사용하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서울시 금천구 소재의 모텔서 대량의 진드기와 빈대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글 작성자 A씨는 ‘진드기 가득한 숙박업소 환불문제…답답하네요’라는 제목으로 “겉보기에는 멀쩡했다. 놀라서 모서리 다른 부분의 린넨(침대 커버)을 당겨보니 유충에 번데기에…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친다”며 “온몸에 두드러기가 엄청 올라와서 가려워 미치겠다. 응급실도 한 번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부 사진을 올리고 싶은데 너무 혐이라 문제될까 봐 자제하겠다. 전신에 두드러기가 올라와 있다”면서도 “문제는 모텔 사장의 태도다. ‘병원비까지는 주겠다’지만 ‘방값 환불은 해줘본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모텔 업주는 운영 약관도 없고 “평생 이런 일은 처음 겪어본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했다.

앞서 몸에 두드러기가 생긴 후 A씨는 모텔 업주에게 “두드러기가 나서 그러는데 침구 바꾸느냐? 청소는 하는 거냐? 빨래는 어떤 세제로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는데 “손님 오시기 전에 침구를 바꿨다” “당연히 청소한다” “세제는 보통 물빨래할 때 쓰는 세제를 쓴다”는 답을 들었다.


그는 “호실까지 정확하게 얘기했으니 결론적으로 청소하고 침구 갈았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유충이나 번데기 및 대량의 배설물들이 그렇게 쌓여있다는 건 오랫동안 교체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단 소비자보호원과 구청에는 신고해놨지만 참 답답하다. 온몸의 두드러기로 인해 흉질지도 모르는데 스테로이드제 약 먹으면서 하루 종일 간지러움을 버티고 있다”며 “사장의 태도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겠느냐”고 물었다.

글과 함께 첨부된 약 40초가량의 동영상에는 침대 커버 아래로 수십여 마리의 벌레와 알로 보이는 알갱이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모습이 담겼다. 심지어 벌레들은 살아 활발히 움직이고 있었고 영상 말미에는 A씨의 손등 및 팔목에 두드러기들이 나 있다.

두드러기 증상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어도 온몸이 미칠 듯이 가렵다. 긁다 보니 물만 닿으면 따끔거려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OO’ 회원은 “모텔 방값이 문제가 아니다. 완치될 때까지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입원 기간 휴업 손해비용 위자료 청구해야 한다”며 “가려움으로 인한 흉이 생길 경우 피부과 흉터 제거 시술 비용까지 추가로 받으면 된다”고 제언했다.

이어 “모텔서 이 돈을 못 주겠다고 하면 민사로 진행하면 된다. 수백만원을 물어줘도 모자랄 판에 방값을 못주겠다고 있는 걸 보면 모텔 주인이 사회경험이 많이 부족한 듯싶다”고 지적했다.

‘돈을 좀 더 주고 잘만한 곳을 가시지… 여인숙 같은 오래된 숙소를 잡은 게 아니냐’는 한 회원의 지적에 대해 A씨는 “오해다. 구축인 것은 맞지만 유명 숙박 중개앱에도 광고 중인 모텔”이라고 답했다.


현직이라는 한 업계 관계자는 “베드버그로 해당 객실만의 문제가 아니라 양쪽 옆 객실, 위아래층까지 전체방역을 해야 한다”며 “매트리스, 시트 커버류 전체 폐기, 전문업체 집중 방역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베드버그들은 전기 콘센트 구멍으로도 이동하며, 문틈이나 천장으로도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렇게 조치하고 보험처리를 통해 의료실비와 도의적 배상 책임이 추가돼야 한다”며 “빈대가 초가삼간 태운다는 옛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모텔 업주가 위생이나 조치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 것 같다. 참고로 호텔 진드기, 호텔 베드버그를 검색해보시면 더 많은 정보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A씨는 “지난 2일, 금천구 가산동 소재의 OOO파크 입실 후 며칠이 지나면서 몸에 두드러기가 한두 개씩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냥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며 “금요일쯤 되자 허리와 손목을 중심으로 두드러기가 점점 올라왔고 토요일에는 온몸에 번질 기세로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까지도 면역력이 좋지 않아서 그런 것으로 판단해 약국서 항히스타민제를 사먹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했다”며 “토요일 밤이 되자 두드러기가 목을 타고 얼굴까지 올라왔고 허리 상단, 엉덩이 밑, 다리 쪽 전신으로 두드러기가 퍼졌다”고 언급했다.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한 A씨는 지난 9일, 서울 대림동 소재의 대림 성모병원 응급실에 방문했는데 ‘수포도 있고(물린 자국) 두드러기가(번지는 방향도) 특이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대학병원이나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라는 진단을 받은 그는 “이때부터 (모텔)진드기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일단 링겔과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서 돌아왔다”며 “다시 방에 들어와서 약간 붓기가 진정되나 싶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 방에만 들어오면 붓기가 심해지면서 더 간지럽고, 옷을 입은 부분 외에 두드러기가 몰려있는 것을 보고 진드기로 확신하고 이불에서 진드기를 찾아봤다”고 설명했다.

이날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침대 모서리 부분의 침대 커버를 잡아당겼는데 그 사이에서 진드기 같은 것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일부 벌레들은 기어다니기까지 했다.

그는 “직장동료를 불러 온몸 환부 사진과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곳을 모두 파악했다. 그후 모텔 사장을 불러서 현장서 보여줬더니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평생 이런 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사장이 적반하장식으로 자기도 정말 몰랐다면서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언쟁이 있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피해 보상에 대해선 “치료비 외의 다른 부분(여분의 짐, 옷가지, 일을 못하게 될 경우에 그 보상, 객실 환불 등)은 계속 말을 돌리면서 ‘잘 모르겠다. 객실 비용은 환불 안 된다’ ‘자기도 황당하다’ ‘평생 이래본 적 없다’며 질질 끄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피해 보상에 관한 대화가 오가는 중에도 모텔 업주는 계속해서 말꼬투리를 잡으며 A씨를 어르다가도 자신에게 불리한 말이 나오면 또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A씨는 “지금은 해당 모텔을 나와 다른 모텔서 숙박 중이며 온몸에 환부가 너무 가려워 잠도 못자고 있는 데다 병원에 다니느라 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방에 놔뒀던 짐들은 살려볼 수 있는 것은 살렸고 나머지는 그냥 버리려고 한다”고 아쉬워했다.


해당 업체는 숙박앱 ‘여기어때’에 만족지수 8.1을 기록하고 있으며, 유명 온라인 숙박 소개 사이트인 ‘호텔스닷컴’에도 소개돼있다.

베드버그는 ‘침대서 나오는 벌레’를 통칭하는 말로 노린재목 빈대과의 곤충을 일컫는 말로, 특히 유럽 등 외국의 숙박업소서 주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누리꾼들 사이에선 “유럽 자유여행 갔다가 베드버그에 물려서 엄청 고생했다” “두바이 호텔서 베드버그 물린 후기 올린다” 등의 SNS 관련글들이 넘치고 있다.

국내에선 자취를 감췄지만 일부 해외여행객들이 캐리어를 통해 국내로 전파돼 한국의 숙박업소에 퍼졌다는 게 학계 정설로 통한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베드버그에 물렸을 경우 전신에 두드러기가 동반되며 반드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돼 긁는 과정에서 피부 손상으로 인한 흉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외국은 한국과는 달리 보통 바닥에 카페트를 깔고 생활하는 데다 밖에서 신었던 신발을 벗지 않고 그대로 생활하는 탓에 베드버그의 위험에 쉽게 노출돼있다. 게다가 맨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 옷이나 신발, 가방에 들러붙어도 인지할 수가 없어 피해를 입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번식을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베드버그에 물리게 되면 바로 가렵지 않고 약 10~15시간 후, 경우에 따라서는 24시간이나 48시간 이후에 가려움을 느낀다. 주로 팔 정강이, 어깨, 발목, 다리 아랫 부분, 엉덩이 바깥쪽 등의 부위에 모기에 물린 것처럼 두드러기 형태로 발현된다.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심할 경우 발진이 올라오고 진물이 나오기도 한다.


한편, 금천구 소재의 일부 숙박업소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장기 투숙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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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