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모텔 침대서 진드기·빈대 득실” 위생 논란 도마

일주일 투숙객 보배드림에 피해 호소글
업주 “치료비는 지급…방값 환불 어렵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서울시 금천구 소재의 한 모텔서 베드버그로 인해 한 투숙객이 두드러기 피해로 고생 중이라는 호소글이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심지어 해당 모텔에 일주일을 묵었다는 피해자는 모텔 업주로부터 방값을 환불받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국내 최대의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현장직이라 자주 모텔을 숙소로 사용하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서울시 금천구 소재의 모텔서 대량의 진드기와 빈대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글 작성자 A씨는 ‘진드기 가득한 숙박업소 환불문제…답답하네요’라는 제목으로 “겉보기에는 멀쩡했다. 놀라서 모서리 다른 부분의 린넨(침대 커버)을 당겨보니 유충에 번데기에…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친다”며 “온몸에 두드러기가 엄청 올라와서 가려워 미치겠다. 응급실도 한 번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부 사진을 올리고 싶은데 너무 혐이라 문제될까 봐 자제하겠다. 전신에 두드러기가 올라와 있다”면서도 “문제는 모텔 사장의 태도다. ‘병원비까지는 주겠다’지만 ‘방값 환불은 해줘본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모텔 업주는 운영 약관도 없고 “평생 이런 일은 처음 겪어본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했다.

앞서 몸에 두드러기가 생긴 후 A씨는 모텔 업주에게 “두드러기가 나서 그러는데 침구 바꾸느냐? 청소는 하는 거냐? 빨래는 어떤 세제로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는데 “손님 오시기 전에 침구를 바꿨다” “당연히 청소한다” “세제는 보통 물빨래할 때 쓰는 세제를 쓴다”는 답을 들었다.


그는 “호실까지 정확하게 얘기했으니 결론적으로 청소하고 침구 갈았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유충이나 번데기 및 대량의 배설물들이 그렇게 쌓여있다는 건 오랫동안 교체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단 소비자보호원과 구청에는 신고해놨지만 참 답답하다. 온몸의 두드러기로 인해 흉질지도 모르는데 스테로이드제 약 먹으면서 하루 종일 간지러움을 버티고 있다”며 “사장의 태도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겠느냐”고 물었다.

글과 함께 첨부된 약 40초가량의 동영상에는 침대 커버 아래로 수십여 마리의 벌레와 알로 보이는 알갱이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모습이 담겼다. 심지어 벌레들은 살아 활발히 움직이고 있었고 영상 말미에는 A씨의 손등 및 팔목에 두드러기들이 나 있다.

두드러기 증상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어도 온몸이 미칠 듯이 가렵다. 긁다 보니 물만 닿으면 따끔거려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OO’ 회원은 “모텔 방값이 문제가 아니다. 완치될 때까지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입원 기간 휴업 손해비용 위자료 청구해야 한다”며 “가려움으로 인한 흉이 생길 경우 피부과 흉터 제거 시술 비용까지 추가로 받으면 된다”고 제언했다.

이어 “모텔서 이 돈을 못 주겠다고 하면 민사로 진행하면 된다. 수백만원을 물어줘도 모자랄 판에 방값을 못주겠다고 있는 걸 보면 모텔 주인이 사회경험이 많이 부족한 듯싶다”고 지적했다.

‘돈을 좀 더 주고 잘만한 곳을 가시지… 여인숙 같은 오래된 숙소를 잡은 게 아니냐’는 한 회원의 지적에 대해 A씨는 “오해다. 구축인 것은 맞지만 유명 숙박 중개앱에도 광고 중인 모텔”이라고 답했다.


현직이라는 한 업계 관계자는 “베드버그로 해당 객실만의 문제가 아니라 양쪽 옆 객실, 위아래층까지 전체방역을 해야 한다”며 “매트리스, 시트 커버류 전체 폐기, 전문업체 집중 방역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베드버그들은 전기 콘센트 구멍으로도 이동하며, 문틈이나 천장으로도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렇게 조치하고 보험처리를 통해 의료실비와 도의적 배상 책임이 추가돼야 한다”며 “빈대가 초가삼간 태운다는 옛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모텔 업주가 위생이나 조치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 것 같다. 참고로 호텔 진드기, 호텔 베드버그를 검색해보시면 더 많은 정보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A씨는 “지난 2일, 금천구 가산동 소재의 OOO파크 입실 후 며칠이 지나면서 몸에 두드러기가 한두 개씩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냥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며 “금요일쯤 되자 허리와 손목을 중심으로 두드러기가 점점 올라왔고 토요일에는 온몸에 번질 기세로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까지도 면역력이 좋지 않아서 그런 것으로 판단해 약국서 항히스타민제를 사먹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했다”며 “토요일 밤이 되자 두드러기가 목을 타고 얼굴까지 올라왔고 허리 상단, 엉덩이 밑, 다리 쪽 전신으로 두드러기가 퍼졌다”고 언급했다.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한 A씨는 지난 9일, 서울 대림동 소재의 대림 성모병원 응급실에 방문했는데 ‘수포도 있고(물린 자국) 두드러기가(번지는 방향도) 특이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대학병원이나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라는 진단을 받은 그는 “이때부터 (모텔)진드기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일단 링겔과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서 돌아왔다”며 “다시 방에 들어와서 약간 붓기가 진정되나 싶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 방에만 들어오면 붓기가 심해지면서 더 간지럽고, 옷을 입은 부분 외에 두드러기가 몰려있는 것을 보고 진드기로 확신하고 이불에서 진드기를 찾아봤다”고 설명했다.

이날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침대 모서리 부분의 침대 커버를 잡아당겼는데 그 사이에서 진드기 같은 것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일부 벌레들은 기어다니기까지 했다.

그는 “직장동료를 불러 온몸 환부 사진과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곳을 모두 파악했다. 그후 모텔 사장을 불러서 현장서 보여줬더니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평생 이런 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사장이 적반하장식으로 자기도 정말 몰랐다면서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언쟁이 있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피해 보상에 대해선 “치료비 외의 다른 부분(여분의 짐, 옷가지, 일을 못하게 될 경우에 그 보상, 객실 환불 등)은 계속 말을 돌리면서 ‘잘 모르겠다. 객실 비용은 환불 안 된다’ ‘자기도 황당하다’ ‘평생 이래본 적 없다’며 질질 끄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피해 보상에 관한 대화가 오가는 중에도 모텔 업주는 계속해서 말꼬투리를 잡으며 A씨를 어르다가도 자신에게 불리한 말이 나오면 또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A씨는 “지금은 해당 모텔을 나와 다른 모텔서 숙박 중이며 온몸에 환부가 너무 가려워 잠도 못자고 있는 데다 병원에 다니느라 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방에 놔뒀던 짐들은 살려볼 수 있는 것은 살렸고 나머지는 그냥 버리려고 한다”고 아쉬워했다.


해당 업체는 숙박앱 ‘여기어때’에 만족지수 8.1을 기록하고 있으며, 유명 온라인 숙박 소개 사이트인 ‘호텔스닷컴’에도 소개돼있다.

베드버그는 ‘침대서 나오는 벌레’를 통칭하는 말로 노린재목 빈대과의 곤충을 일컫는 말로, 특히 유럽 등 외국의 숙박업소서 주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누리꾼들 사이에선 “유럽 자유여행 갔다가 베드버그에 물려서 엄청 고생했다” “두바이 호텔서 베드버그 물린 후기 올린다” 등의 SNS 관련글들이 넘치고 있다.

국내에선 자취를 감췄지만 일부 해외여행객들이 캐리어를 통해 국내로 전파돼 한국의 숙박업소에 퍼졌다는 게 학계 정설로 통한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베드버그에 물렸을 경우 전신에 두드러기가 동반되며 반드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돼 긁는 과정에서 피부 손상으로 인한 흉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외국은 한국과는 달리 보통 바닥에 카페트를 깔고 생활하는 데다 밖에서 신었던 신발을 벗지 않고 그대로 생활하는 탓에 베드버그의 위험에 쉽게 노출돼있다. 게다가 맨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 옷이나 신발, 가방에 들러붙어도 인지할 수가 없어 피해를 입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번식을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베드버그에 물리게 되면 바로 가렵지 않고 약 10~15시간 후, 경우에 따라서는 24시간이나 48시간 이후에 가려움을 느낀다. 주로 팔 정강이, 어깨, 발목, 다리 아랫 부분, 엉덩이 바깥쪽 등의 부위에 모기에 물린 것처럼 두드러기 형태로 발현된다.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심할 경우 발진이 올라오고 진물이 나오기도 한다.


한편, 금천구 소재의 일부 숙박업소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장기 투숙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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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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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