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인피니티 사이드미러’ 사건 후폭풍 일파만파

파손으로 400만원 수리·렌트비 요구 논란
해명글 올렸지만 번호판 훼손 등 점입가경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29일, 인피니티 차량 차주가 사이드미러 수리비로 400만원 이상을 요구했다는 한 누리꾼의 호소글은 사건의 서막에 불과했다. 이미 해당 관련 글들은 추천 수 3000명, 300~500개 이상의 댓글들이 쇄도하며 전운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국내 최대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는 ‘사이드미러 수리비 등 400 이상 요구급’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 A씨는 “너무 속상해서 올린다. 집 앞에 앞 빌라 사람이 자기 집도 아니고 늘 저희 빌라 난간에 늘 주차한다”며 “아이가 학원 차량을 기다리다가 차 옆을 지나면서 실수로 차량 사이드미러를 건드린 것 같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업무 중이라 10분 후에 전화를 받고 내려가보니 아이는 울고 있고 경황이 없어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다. 인피니티 차주 B씨는 아이 보험 가입 여부를 묻고 사이드미러 작동이 되지 않아 수비리 견적을 확인한 후 연락을 주겠다며 A씨의 전화번호를 저장했다.

A씨 아이는 병원을 가겠다고 했고 우는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올라가 업무를 이어갔다. 업무 도중 B씨로부터 현금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 연락이 왔는데 수리비, 도장비 등 100만원 이상을, 렌트비용 300만원 이상을 원했다고 한다.

두 아이의 엄마라는 A씨는 “면허도 없는 제가 처음 겪는 상황이라 너무 당황스럽다”며 “잘 모르는 부분이라 자꾸 현금 요구하고 연락오는 게 너무 당황스럽다”며 “겁이 나서 인근 지구대에 가서 말씀드리니 딱히 도움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대 갔다가 나오는데 차주에게 전화가 왔다. 108만원은 부담될 테고 아이도 본 적 있으니 65만원으로 현금처리하자고 해서 보험사 담당자가 연락 기다린다고 양해를 구하겠다고 하니 렌트를 해야 한다고 했다”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1억원 들어가 있는 건 본인 부담 20만원이라는데 보험 1억원이면 자부담 20만원 내고 나버지 수비리, 렌트비 다 부담해주는 건가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A씨는 “차주는 현재 일을 쉬고 있고 사정이 좋지 않다면서 현금으로 빨리 처리해달라고 한다. 아이 실수는 제가 책임질 건데 처음 겪는 상황이라 뭐가 뭔지도 모르겠다고 답답해서 여쭙는다”고 호소했다.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고 인피니티 차주 B씨를 성토하는 댓글이 달리자 당사자는 이튿날인 지난 30일, ‘인피 차주입니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B씨는 “어머님과 통화했고 수리비 400만원이라는 금액은 수리기간이 한달 정도라는 이야기를 듣고 수리비 108만원에 렌트비 계산해서 나온 금액을 말씀드렸던 것”이라며 “사이드미러 안 접혀도 되고 오토바이 타고 다니면 되니 신경 안 쓰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다”고 해명에 나섰다.

이어 “저도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일상보험이 들어 있는데 저희 아이는 한도가 적어 현금처리가 낫겠다 싶어 말씀드렸던 것”이라며 “소통에 조금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수리비 받지 않기로 했고 놀라신 마음 위로한다고 되진 않겠지만 사과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내용에 두서없지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앞으론 더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겠다.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렇게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른바 ‘보배 성님’들로 불리는 회원들의 레이더망은 집요하다 못해 날카로웠다. 한 회원이 포털 사이트서 제공하는 지난해 7월 촬영된 로드뷰서 해당 차주의 주차돼있는 사진을 발견해 사이트에 올리면서 사건은 다른 국면을 맞기 시작했다.

해당 로드뷰 사진에 해당 차량의 사이드미러 중 운전석 쪽이 제대로 펴지지 않고 있은 채 주차돼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던 것이다.

즉, 아이가 사이드미러를 쳐서 사이드미러가 파손된 게 아니라 원래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태인데 괜한 트집으로 아이를 울렸을 뿐만 아니라 수리비, 렌트비 등으로 아이 모친에게까지 정신적 스트레스를 안긴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B씨는 해당 글 하단에 “사이드미러가 고장 나서 수출단지에 있는 외국인에게 구매했는데 운전석 쪽 전동기어 상태가 좋지 못했다”며 “언제 고장 날지 모르는 상태였던 것 같다. 정말 죄송하다. 다신 이런 일 없게끔 정신 차리고 살겠다”고 내용을 추가했다.

이번엔 같은 날 A씨가 ‘사이드미러 차주님이 해명글 요구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우선 보배드림님들께 감사드린다. 여러 말씀도 주시고 걱정도 해주시고 진심으로 정말 감사드린다”며 “불안한 마음에 경찰서 갔다가 짚 앞에서 차주님과 여자분 하고 마주쳤다”고 밝혔다.

그는 “글 내렸냐고 해명글 요구하셨는데 어제 현금처리 요구하셔서 아침에 입금드린다고 계좌번호 보내달라고 했다”며 “전화 받기 힘든 상황인데 전화해서 보배드림에 신상 털려서 연락 많이 와서 힘들다고 해서 차량번호는 지워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명글 요구하셨는데 왜곡되게 올리지 않았다. 차주님은 보험처리보다 현금처리가 더 싸니 현금을 요구하셨고 이 부분에 대해 억울해하시는데 저도 최대한 빨리 해드리겠다고 했다”며 “사정이 힘들어 보험 안 되면 죄송하지만 60만원으로 깎아주시면 안되겠느냐고 물으니 60만원을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전에 계좌번호 여쭈니 전화하셔서 글 내려달라고 해명글 말씀하셨다. 곤란하신 상황에 대해 우선 차주님께 죄송하다. 제 입장에선 어제 무섭다고 아이가 너무 많이 울고 처음 겪는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가 내려가기까지 10분~15분 넘는 시간 동안 그렇게 (아이가)서서 울고 있는 걸... 그래도 아이가 잘못한 부분에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빨리 해결해드리려고 했다”며 “자꾸 전화 주시고 문자로 해명글 요구하시고 글 내리라고 하시는데 연락 그만 주셨으면 좋겠다. 이제 와이프라는 분까지 전화 주셔서 아이 이름 대시며 OO 어머님 글 내리라고 남편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시는데 연락 그만 주세요”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A씨는 그 증거로 전날 B씨와 나눴던 대화 내용을 녹음한 상태라며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제서야 B씨는 이날 오후 ‘죄송합니다... 인피니티 차주입니다’라는 제목을 통해 “정말 죄송하다. 아이와 아이 어머님 정신적으로 힘들어하셨을 부분을 헤아리지 못하고 제 입장만 말씀드린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처음 글이 올라왔을 때 제 이야기가 아닌 아이와 아이 어머님께 사과를 드렸어야 하는 부분이었는데 제가 생각이 짧았다”며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리 요청한 점, 정말 죄송하다. 아이 어머니께도 사과드리겠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이어 “수리비에 대한 부분은 제가 설명을 잘못 드린 부분이었다. 제 딴엔 조심스럽게 드린다는 말씀이 어머니께 심적으로 많이 걱정되셨을 것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정말 생각이 짧았다. 양심적이지 못했던 부분들 사죄드린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B씨는 “아이와 아이 어머님께는 어떠한 위협도 협박도, 강제도 하지 않았다는 것만 알아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 다시 한번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

B씨의 사과글이 게재됐지만 보배 회원들은 “아이 어머님의 후기글이 올라오면 그때 인정하겠다” “많이 늦었네” “너무 늦은 것 같다. 횽(형)들이 시동 걸어버린 것 같다. 이미 엑셀 밟아버린 듯싶다”며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

그러면서 “아이 어머님과 통화해 만나 뵙고 사죄드리려고 통화 연결했으나 전화가 넘어가는 관계로 우선 문자를 남겨놨다. 꼭 찾아뵙고 사죄드리겠다”며 “일시적인 회피가 아닌 정말 진심어린 사과를 드리고 싶다. 많은 분들게 혼나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A씨와 나눴던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A씨 아이의 이름이 고스란히 노출돼 다시 논란이 일기도 했다.

B씨의 사과글이 올라왔지만 여전히 비난 댓글이 쏟아지는 가운데 A씨가 ‘인피 사이드미러 글 올린 아이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차주님, 연락 더 안주셨으면 한다. 분명히 말씀드렸다. 전화, 문자하지 말고 아내분도 연락주지 말라”고 경고했다.

A씨는 B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대화 내용을 캡쳐한 이미지와 함께 “차주님 말씀과 제게 하신 말씀과 다소 다른 부분이 있고 억울해하셔서 그중 일부 토씨 하나 안 빼고 몇 자 적는다”며 “내려오라고 했을 때 만난 18분 대화 내용 중 차주님 말씀하신 일부”라고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아래는 지난 29일, B씨의 발언 내용이다.

렌트도 알아보셨어요? 한도가 혹시 얼만지 아세요? 렌트가 금액이 좀 많이 나가요. 하루에 15만원씩인데 30일이면... 그러면 제가 아까 이제 업체에 통화를 했는데 일단 수리비가 108만원에, 렌트가 일단 거의 한 20일 정도 들어가는데 300조금 안되게 나오실 거에요.

그러면 다 해서 거의 408만원 정도. 렌트가 안 되시면 그냥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그냥 차라리 그냥 65만원만 저 주시고… 제가 여유로운 편은 아니어서 믿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저기 깜빡이 불 들어오는데 일반 순정에는 저런 게 없어요.

일단 수동으로는 잡히기는 해요. 덜렁덜렁 하기는 한데 그거는 괜찮은데, 그래서 차라리 렌트다 뭐다, 일단 어차피 할증 금액이 있잖아요.

차라리, 그럴 바에는 그냥 현금처리하시는 게 더 낫지 않나 해서 제가 알맹이만 좀 구해보려고 했는데, 이게 지금 일본 현지에는 부품이…수입차여도 상관이 없기는 한데 이게 한국에 몇 대 안 들어와서 그래서 이제 원산지는 일본인데 미국에 부품이 많은 거 같더라고요.

그 쪽에 좀 차가 많이 나가서 미국서 건너와서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린다고. 6개월 정도 걸리는데 대신에 마음은 좀 편하시겠죠. 금액적으로 아무래도. 아이가 많이 무서워하더라구요.

A씨는 “보배드림 글 올리고 상황 알고 나니까 정말 엄청 화가 난다. 그래서 경찰 부른다는 걸 만류하신 거냐”며 “차주님 식사는 하셨죠? 저는 우는 아니 달래느라 한숨도 못자고 아이 재우고 속상해서 울고 어제 오늘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니고 전화하고... 골이 울리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지금까지 공복”이라고 하소연했다.

아울러 “앞으로 연락하지 마세요. 저희 아이들도 건드리지 마세요. 아는 척도 하지 마세요”라고 글을 맺었다.

해당 사건은 보배드림 ‘교통사고/블박’ 게시판에 31일 오후 3시 현재 ▲전쟁 시작 인피니티 ▲사이드미러 수리비 등 400 이상 요구급 ▲사이드미러 차주님이 해명글 요구하세요 ▲인피니티 사이드미러 ▲성지순례 다녀왔습니다 등 관련글로 베스트 글에 올라 있다.

이번 인피니티 차주 사건의 글마다 댓글이 300~500개 이상 달리면서 점입가경 양상을 띠고 있다.

한 회원은 ‘인피니티야 배틀을 신청한다’는 글을 통해 “15년 된 썩차 인피니티다. 내껀 조수석이 아직 났다. 그래도 운전석은 멀쩡하다”며 “도색하면 쓸만할 거다. 배틀을 신청한다. 이긴 놈이 양쪽 다 갖는 거다. 덤벼라”고 제안했다. 해당 글에는 1327명이 추천으로 응원했고 댓글도 160개 이상이 달려 있다.

이번 논란이 차주의 해명글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이유는 이미 고장 나있던 사이드미러로 수리비 및 아이 및 아이 부모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줬다는 점 외에도 해명글이 피해자가 원하는 것과는 달리 변명으로 일관했을 뿐만 아니라 사과의 대상도 피해자인 아이 부모가 아닌 보배 회원들에게로 향했다는 점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차주가 불법으로 번호판 숫자(번호판 불법훼손)를 변경했던 정황마저 드러났다.

한 회원이 해당 차량의 번호판을 조회했는데 인피니티 차량이 아닌 스타렉스 차량으로 조회되면서 또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원래의 번호판 숫자가 ‘1’인데 검은색으로 덧칠해 ‘7’자로 임의로 변경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번호판 훼손 단속 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보배 네임드로 통한다는 한 회원은 ‘국민신문고 안 통하면 비장의 카드 대기 중...’이라는 글을 통해 “금융감독원 에 보험사기로 민원 신고하겠다. 추정이긴 하지만 어린 아이랑 어머니한테 협박한 거 생각하면 충분히 뒤가 구린 것으로 판명되기 때문에 5년 치 미수선 조사 해달라고 하려 한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는 “물론 인피니티(차주)가 제대로 사과하고 아이도 건드리지 않겠다고 하면 신고할 생각이 없긴 하다”며 “끝까지 해보겠다고 하면 이 카드도 대기 중이라는 거 아셨으면 한다”고 경고했다.

한 보배 회원에 따르면 현재 해당 차량은 11건의 주정차위반 과태료가 물려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B씨는 차량을 처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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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