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다돼가는데…’ 완산구 불법주차 민원 늑장처리 논란

전주세무서 인근 왕복 2차선 도로
담당자 “우린 단속부서라…” 해명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전북의 한 지방자치단체 교통 민원 처리에 대한 늑장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20일이 다 되어가는데도 불법주차 민원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일,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전주시 완산구청 공무원분들은 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 작성자 A씨는 “전화로 이중주차 단속을 요청해도 일주일이면 원상복구되는 상황”이라며 “주정차가 불가능한 노란선이 떡 하니 그려져 있는데 이중주차까지(돼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편해서 단속해달라는 민원전화만 수십차례 들어갔는데 예방할 생각은 있으시죠”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 회원은 “이건 중앙에 봉을 야무지게 박아야 한다. 혈세만 받아먹지 말고 일을 해라”고 성토했다.

자신을 전주에 거주 중이라는 다른 회원은 “전주 살면서 창피하다. 이건 완산구 일만은 아니다”라면서도 “덕진구 동물원사거리 OOO피자 앞 대로변 큰길 주차, OOOO사거리 튀김집 근처 큰길 주차 등등... 민원 넣어봐야 그때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OO대 정문 앞 대로변처럼 주차하고 지정시간 지나면 찍히는 CCTV 하나 설치하면 다 해소될 텐데”라며 답답해했다.

다른 회원은 “부산 못지 않게 주차난이 심각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도시가 전주”라고 거들었으며 또 다른 회원은 “주행 중 정차한 줄 착각했다. 주변에 공용주차장이 없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날 전주에 다녀왔다는 한 회원도 “오늘 전주 다녀왔는데 진짜 장난 아니었다. 도대체 뭐 이런 동네가 다 있느냐”며 “면 소재지도 저 상태로는 안 한다”며 혀를 찼다.

사흘 뒤인 6일에는 ‘<실시간> 전주시 완산시청 공무원분들은 봅니다’라는 글을 통해 “일을 안 하면 보통 커뮤니티는 확인할 텐데…”라며 민원처리가 되지 않고 있음에 개탄했다.

주차 민원이 해결되지 않자 A씨는 이튿날(7일), ‘<주차> 어…이건 단속 효과가 아닌데?’라는 제목과 함께 전주시청에 정식으로 민원을 넣었고 신청결과 이미지도 함께 첨부했다.

문제는 수십차례 민원전화가 접수된 후 20여일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도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A씨는 지난 10일에 이어 21일에도 완산구청 주차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에 대해 불만 글을 게시했다.


그는 이날 오전 ‘완산구청 담당자분? 단속한다면서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단속? 이게”라는 짧은 문구와 함께 이날 촬영했다는 사진 두 장을 함께 첨부했다.

첨부된 사진에는 왕복 2차선 노란색 실선 우측으로 승용차들이 주차돼있다. 심지어 일부 차량들은 도로 중앙선을 물고 있어 해당 도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일부 구간 역주행을 불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해당 구간 펜스에는 ‘불법 주정차 단속구간 과태료 부과’라는 플래카드도 걸려 있다.

해당 카페 회원들은 해당 도로 인근에 전주세무서가 위치하고 있고 주차구역이 여의치 않다 보니 세무서 직원들이 주차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이건 뭐 11시 방향으로 가려면 중침(중앙선 침범)해야 되는 것이냐” “심각하다” “저 중에 절반 이상은 세무서 직원들 차량이라 안 하겠죠?” “아예 도로를 폐쇄하고 그냥 주차장을 만들자” “정말 심각하네요. 저것들 치우려면 무슨 방법이 진짜 없는 건가요?” “저기 공무원들 진짜 일 안하나보네요” 등의 성토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주차장이 돼버린 해당 도로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3가에 위치한 서곡5길에 있으며 도로 바닥면에는 ‘생활도로 30’이라는 백색의 표기문구가 그려져 있다.

인근에는 전주세무서가 자리 잡고 있는데 세무서 후문을 나서 사거리서 우회전을 하면 아예 주차장화돼있는 왕복 2차선의 노란색 실선 도로가 나온다.

해당 지역의 주차 민원 담당인 완산구 산업교통과 교통지도 최지혜 주무관은 이날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저희는 단속 부서이기 때문에 단속에 대한 권한만 있다”며 “이미 민원이 들어와 현장서 스티커 발부 및 과태료 부과를 부과했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일일이 주차를 막을 수 있는 권한 자체가 없으며 행정적 조치만 취할 수 있다는 취지다.

최 주무관은 “며칠 전 해당 차로의 중앙선에 ‘중앙 봉을 설치해달라’는 민원을 받은 적이 있어 시설물 관리를 담당하는 시청에 해당 내용을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통행에 불편함을 느끼는 운전자 및 보행자 등 누구나 견인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며 “저희가 매일 해당 도로에 대해 주차 상황을 체크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주차를 막을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불법주차돼있는 차량들의 견인 요청은 전주시설관리공단에 하면 된다”고 귀띔했다.


전주시는 전국의 8개 지자체 중 가장 주차난에 허덕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해 7월22일, 우범기 전주시장은 만성지구를 방문한 자리서 임시주차장 조성 등 주차난 해소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관계부서에 지시했던 바 있다.

앞서 전주시는 주택가 유휴시절인아 담장, 대문 등을 개조해 주차장을 조성하는 시민들에게 공사비용을 지원하는 등 주차난 해소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지난달 24일 전주시에 따르면 단독주택 거주민, 아파트 입주민들을 위해 주차장 조성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내 집 주차장 그린파킹 사업’을 접수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주차장 1면당 50만원, 최고 20면에 1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단독주택은 주택 소유자가 담장이나 대문을 철거한 뒤 주차장을 설치할 경우 150만원~20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해준다.

주차난 해소와 관련해 정상택 전주시 대중교통본부장은 “대규모 공영주차장 조성도 중요하지만 주차공간 부족으로 이웃간 다툼이 일기도 하는 주거지역의 주차장 확충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그린파킹 사업을 통해 주택가 주차난을 해소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불법주차 차량들을 신고하려면 ‘국민신문고’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차량번호가 명확하게 찍히도록 사진 2장을 촬영해 등록하면 된다. 단,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촬영된 사진만 유효하며 휴대폰 촬영 앱이나 다른 앱에서 촬영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신고되지 않는다.

사진촬영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다산콜센터’(120번)를 통해 신고가 가능하다.


<hea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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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