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빛낸 탤런트 부문 2위에 박은빈…1위는?

14일 한국갤럽 설문조사 결과…남궁민 20.2%
송혜교·안은진·송중기 순…비지상파 드라마 약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2023년 올 한 해 가장 많은 활약을 펼쳤던 탤런트는 남궁민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69명에게 올 한 해 가장 활약한 탤런트가 누구인지 묻는 설문조사(자유응답, 2인까지) 결과 발표에 따르면, MBC <연인> ‘이장현’역의 남궁민이 20.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8~9월 파트1, 10~11월 파트2로 방영된 <연인>은 1630년대 중반 청나라와의 전쟁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서로에게 연정을 품은 남녀가 각자의 삶에서 이름 없는 백성들과 함께 거친 풍랑을 헤치며 살아내는 여정을 그린 드라마다. 한국갤럽 선호 방송영상프로그램 10~11월 연속 1위작으로, 특히 여성들 사이서 크게 호응했다.

2001년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로 데뷔한 남궁민은 2017년 드라마 KBS2 <김과장>과 SBS <조작>으로 방송 양사에서 동시에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받으며 일명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이후 KBS2 <닥터 프리즈너>(2019), SBS <스토브리그>(2020), MBC <검은태양>(2021), SBS <천원짜리 변호사>(2022) 등 매년 개성 있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2위는 tvN <무인도의 디바>서 ‘서목하’역을 맡고 있는 박은빈(6.4%)이 자리했다. 지난해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서 그간 쌓아온 연기 내공을 한껏 발산했고, 올해 출연작에서는 가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노래 11곡을 모두 직접 불러 감탄을 자아냈다.

1996년 드라마와 영화로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공백기 없이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박은빈은 JTBC <청춘시대>(2016)에서 음주가무·음담패설에 능한 ‘송지원’역으로 기존의 차분한 이미지를 벗어났고, 남장 연기를 선보였던 KBS <연모>(2021)는 한국 드라마 최초로 ‘국제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위는 6.3%의 지지를 받은 송혜교다. 넷플릭스 웹드라마 <더 글로리>서 고교 시절 폭력 가해자 응징에 나서는 피해자 ‘문동은’역으로 전에 없던 서늘함을 선보였다. 대표적 한류스타로 오래전부터 중국 등 해외 활동이 많았던 그는 2016년 최고 화제작 KBS2 <태양의 후예>로 국내 복귀해 크게 주목받았고, 2년 연속 올해의 탤런트 3위에 오른 바 있다.

4위는 5.6%의 지지를 받은 안은진이다. KTBC <나쁜엄마>에서는 씩씩한 비혼모 ‘이미주’로, 사극 <연인>에서는 시대적 고난에 강인하게 맞서는 ‘유길채’로 상대역 남궁민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2년 뮤지컬로 데뷔한 그는 2018년부터 드라마에 출연, 다작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의 탤런트 10위권 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5위는 JTBC <재벌집 막내아들>(2022) 송중기(3.2%), 6위는 KBS2 <고려 거란 전쟁> 최수종(3.0%), 7위는 JTBC <힘쎈여자 강남순> 김해숙(2.4%), SBS <낭만닥터 김사부 3> 한석규, tvN <반짝이는 워터멜론> 고두심, tvN <슈룹>(2022) 김혜수(이상 2.2%)가 공동 8위에 올랐다.

상위 10명 외 1.0% 이상 응답된 인물은 차은우, 이준호(이상 2.1%), 엄기준(1.9%), 유이, 박서준(이상 1.8%), 전도연(1.7%), 윤아, 황정음(이상 1.6%), 한지민, 이병헌, 이정재(이상 1.5%), 박보영, 김소연, 김수미(이상 1.4%), 한소희, 김태리, 임지연(이상 1.3%), 최불암(1.2%), 김정은, 한효주, 박원숙, 이준, 김혜자(이상 1.1%), 이유미, 라미란, 이보영, 윤여정, 수지(이상 1.0%)까지 총 28명이다.

앞서 공표한 올해의 예능방송인·코미디언 분야에서는 유재석이 12년 연속 1위, 스포츠선수로는 손흥민이 7년 연속 1위지만 같은 기간 탤런트 1위는 매년 역동적으로 바뀌어왔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17년간 고현정(2009, 2010년)과 송중기(2012, 2017년)만 각각 1위를 두 번 차지했고, 그 외는 모두 다른 배우였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올해의 탤런트’ 1위 출연작은 모두 지상파 드라마였지만, 2018년 이후로는 2018년 tvN <미스터 션샤인>, 2020년 JTBC <부부의 세계>, 2021년 tvN <갯마을 차차차>, 2022년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비지상파 드라마가 더 많았다는 것도 눈에 띈다.

2017년에는 한 해를 통틀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10위 안에 든 비지상파 드라마가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1회뿐이었으나 2018년 9회로 급증했고, 2019년과 2020년 각각 7회, 2021년 6회, 2022년 9회, 2023년은 11월까지 10회로 점점 늘었다.


지난해까지 tvN 드라마가 강세였지만, 올해는 JTBC의 선전과 글로벌 OTT 가세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려는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참고로, 만 13세 이상 한국인의 연간 유료 동영상 사이트 이용 경험률은 2020년 21%, 2021년 33%, 2022년 44%, 2023년 57%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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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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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